[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정권 안에 진실을 말하는 친구가 없다] [경찰, 지금 대통령 심기 경호 중인가]

뚝섬 2020. 8. 18. 05:45

 

정권 안에 진실을 말하는 친구가 없다

 

정권 하는 일에 칭송·찬성만… 거대 여당에 아첨꾼 수두룩

 

현직 국회의원이 줄줄이 대통령 부인을 칭송했다. 5공화국 때가 아니고 바로 며칠 전이다. 의원 배지 갓 단 초선이 아니고 여당 최고위원을 노리는 이들을 포함한 정권 실세들이 찬사를 늘어놓았다. "수해 봉사 패션! 클래스가 다르네요!" "여사님의 진심 봉사가 화제. 우리 정치도 좀 본받아서…" "그 어떤 퍼스트레이디보다 자랑스럽습니다"…. 이 못지않게 충성스러운 분들이 176석 거대 여당에 수두룩하다. 당연히 공수처설치법, 부동산 3법 같은 찬반 양론 팽팽한 법안도 깊은 논의 없이 거의 100% 찬성으로 통과됐다.

정권 하는 일을 언제나 옳다고 떠받드는 충신들이 의회 권력을 장악했으니 권력은 튼튼한 반석 위에 섰을까. 1900년 전 고대 로마시대 그리스인 학자 플루타르코스에게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영웅전'으로 유명한 플루타르코스는 정치도덕론도 많이 썼다. 당대 권력자 친구에게 보낸 편지 '아첨꾼과 친구는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는가'에서 그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을 비롯해 숱한 위인과 권력자들이 적이 아니라 정권 내 "아첨꾼 패거리" 때문에 무너졌다고 경고한다. 아첨꾼은 친구인 척 가장하지만 말과 행동을 잘 살펴보면 곧 드러난다. 아첨꾼은 권력자가 즐거워하는 것만을 추구하는 반면 친구는 때로는 기분 좋은 칭찬을 하고, 때로는 언짢은 질책을 함으로써 권력자를 돕는다('플루타르코스의 모랄리아').

대통령이 1년여 전 검찰총장을 임명하면서 "살아있는 권력에 엄정하라" 했던 주문은 정권에 언짢은 질책도 하는 친구 역할을 당부한 말이었다. 그 말은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빛 좋은 허언(虛言)임이 드러났다. 썩은 부위를 도려내 환자 생명을 살리려는 친구를 권력자가 싫어한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아첨꾼들이 준동한다. "명을 어기고" "지시를 잘라먹고" "소설을 쓰시네" 같은 권위적 언어를 쓰는 우두머리가 앞장서고 패거리가 뒤따르며 인사와 조직 개편을 통해 권력자가 즐거워하는 것만을 추구하는 '아첨꾼 검찰'로 뼈대를 바꾸는 중이다.

플루타르코스 같은 고대 학자들의 문헌을 연구한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1926~1984)는 건강한 정치의 핵심으로 '파레시아(parresia)'라는 개념을 뽑아냈다. 그리스어로 '모든 것을 말하기'라는 뜻이다. 푸코는 "아첨꾼에 대비되는 진정한 친구는 진실을 말하는 친구"이며 "파레시아를 실천하는 사람이 근본적으로 친구"('담론과 진실-파레시아')라고 했다. '모든 것을 말하기'가 정치의 핵심이라는 사상은 서양에만 있지 않다. 정치의 잘잘못에 대해 무슨 말을 해도 벌하지 않는다는 조선시대 군주의 '구언(求言)'도 같은 맥락이다. 광복 후 안재홍(1891~1965)이 주창한 '다사리' 이념은 모든 것을 '다 사뢰는(말하는)' 정치를 통해 모두를 '다 살리는' 정치를 지향했다.

모든 것을 말하는 친구가 없는 정권은 오래 존속할 수 없다. 의회·검찰·사법 다 틀어쥐고 강고한 권력을 갖더라도 아첨꾼 패거리들이 권력자가 즐거워하는 것만 추구할 때 정권 기반은 조금씩 허물어진다. 벌써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후 가장 낮은 39%를 기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동산 대책 효과에 대해 지난 10일 "주택시장이 안정화되고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현실과 동떨어진 엉뚱한 소리를 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대통령이 감이 없다"고 했지만, 단지 그 문제만이 아니다.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정권 안에 아첨꾼만 득시글하고 모든 것을 말하는 친구, 진실을 말하는 친구가 없기 때문이다.


-이한수 문화부 차장, 조선일보(20-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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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지금 대통령 심기 경호 중인가

 

국회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던지며 항의했던 북한 인권 단체 대표 정모씨에 대해 경찰이 '공무 집행 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가해 경찰관들에게 폭력을 쓴 혐의라고 한다. 신발 투척 당시 경찰이 신청한 영장이 기각된 데 이어 정씨에 대한 두 번째 영장 신청이다.

시위 도중 체포되면 훈방 조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씨와 함께 체포된 시민 4명은 귀가 조치했다. 정씨만 콕 집어 영장을 신청했다. 정씨가 얼마나 심각한 폭력을 행사했고 경찰이 어떤 피해를 보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정씨는 혐의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사건 현장에서 경찰관 20여 명이 앞을 가로막아 피해 가려 했는데 경찰이 팔을 잡고 이동을 방해하는 것을 뿌리쳤을 뿐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체포 과정에서 경찰관들이 무릎으로 목을 짓눌러 가슴 부위에 상처를 입었다는 것이 정씨 주장이다.

정씨는 "만약 좌파 시위 가담자가 이런 식으로 체포됐다면 그 경찰서는 난장판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그랬을 것이다. 민노총 조합원들은 경찰관을 무차별 구타해도, 전국 관공서와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어도 불과 몇 시간만 조사받고 풀려났다. 경찰서 앞마당에서 취재기자를 폭행하고 인증샷을 찍으며 경찰을 조롱하는데도 모르는 척했다. 반면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의 전단을 돌리던 50대 여성이 신분증 제시 요구에 응하지 않자 바닥에 쓰러트리고 팔을 등 뒤로 꺾어 수갑을 채우기도 했다.

정씨가 신발을 던진 '1차 범행'에 대한 영장은 법원이 "혐의는 인정되지만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범행은 있었지만 구속할 만한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법조계 주변에선 "경찰이 32년 전 폐지된 국가원수 모독죄를 부활시켰다" "경찰의 대통령 심기 경호"라는 말이 나왔다. 정씨를 겨냥한 경찰의 두 번째 영장 신청에 대해서 어떤 평가가 나올 것인가.

 

-조선일보(20-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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