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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 정치중립 훼손하고 국민 편 가르기 조장한 김원웅] [對外관계 비전도, 국정쇄신 의지도 찾기 힘든 文 8·15 경축사]

뚝섬 2020. 8. 17. 06:58

 

광복회 정치중립 훼손하고 국민 편 가르기 조장한 김원웅

 

김원웅 광복회장은 15일 광복절 75주년 기념사에서 “대한민국은 민족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라며 ‘친일 청산’을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이승만은 반민특위를 폭력적으로 해체시키고 친일파와 결탁했다”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는 베를린에서 만주국 건국 10주년 축하연주회를 지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충원에서 친일행위자 묘를 이장하는 국립묘지법 개정(이른바 ‘파묘법’)을 촉구했다.

김 회장의 기념사는 정치 유세로 여길 만큼 편향적이고 분열적인 언사로 가득했다. 일부러 논란을 만들기로 작정한 듯했다. 김 회장을 둘러싼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미 간 대북정책을 조율하는 워킹그룹을 ‘일제 통감부’에 비유하는가 하면, 고 백선엽 장군을 칭송한 주한미군사령관을 본토로 소환하라는 서한을 백악관에 보내기도 했다. 이번에는 그 정도를 넘어 아예 빗나갔다. 과거사를 부정하는 일본이 아닌, 우리 사회 내부를 겨냥했다.

김 회장은 초대 대통령과 애국가 작곡가에 대한 일부 사실만을 근거로 ‘친일민족반역자’라고 규정했다. 나아가 “친일을 비호하면서 자신을 보수라고 말하는 것은 매국노 이완용을 보수라고 우기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며 친일을 보수와 연결했다. 역사적 인물의 공과(功過)에 대한 객관적·종합적 평가는 아예 안중에도 없고 제멋대로 딱지를 붙여 이후 수십 년 역사를, 나아가 그 세월을 살아온 국민의 삶을 친일이냐 아니냐로 갈랐다. 그는 “친일 청산은 여당·야당의 정파적 문제도, 보수·진보의 이념의 문제도 아니다”고 주장했지만, 그가 제시한 ‘민족-반민족’ 구조는 그런 편 가르기와 과연 무엇이 다른가.

 

이러니 공화당과 민정당 당료를 거쳐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 회장의 이력도 새삼 부각될 수밖에 없다. 김 회장은 자신의 과거에 대해 “원죄이자 평생의 업으로 여긴다”고 했다지만, 이후 그의 정파적인 언행은 그런 반성을 무색하게 만든다. 독립유공자와 후손들이 모인 광복회는 우리 독립운동과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단체다. 선동적인 논리로 분열을 부추기는 김 회장이 그 대표로서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동아일보(20-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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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外관계 비전도, 국정쇄신 의지도 찾기 힘든 文 8·15 경축사

 

그제 문재인 대통령의 제75주년 8·15 광복절 경축사는 한마디로 답답한 국민의 마음을 풀어주기에 미흡한 것이었다. 부동산정책의 실패 등으로 인한 지지율 추락이 보여주듯 지금 민심은 그 어느 때보다 현 정부가 과감한 국정 쇄신을 통해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기를 고대하고 있다. 8·15 경축사인 만큼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고 독립된 민주국가로서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겠지만, 경축사 어느 대목에서도 문 대통령이 지금의 대내외적 위기를 직시하고 심기일전하겠다는 다짐을 느끼기 어려웠다.

먼저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북한 핵 문제를 의제로 삼지도 못한 채 “남북협력이야말로 최고의 안보정책”이라는 공허한 말을 내놓는 데 그쳤다. 보건의료 방역협력, 산림협력, 농업기술 공동연구 등을 거듭 제안하긴 했으나 홍수 피해에 대한 어떤 외부 지원도 받지 않겠다는 북한의 시큰둥한 태도 때문에 이도 저도 할 수 없는 옹색한 상황임을 드러냈을 뿐이다.

 

갈등의 교착 상태가 이어지는 대일관계 역시 “언제든지 일본 정부와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원칙론적인 입장만 내놓았다.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싶지는 않다는 뜻이 담겨 있지만, 그렇다고 상황을 타개해 나갈 특별한 비전은 제시되지 않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패전기념일 추도사는 ‘역사’라는 단어가 아예 사라지고, 자위대 역할 확대를 의미하는 ‘적극적 평화주의’를 주장하고 나서는 등 오히려 강경 기조로 ‘퇴행’했다. 한일관계가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


다시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실물경제의 위기, 꺾이지 않는 부동산값 상승,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청년실업, 나랏빚의 급격한 증가 등 후손들에게 물려줄 국가의 지속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난제들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올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7개국 가운데 성장률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인용해 ‘선방론’을 되풀이하는 것으로 넘어갔다.

 

꼬여 있기만 한 남북관계와 대일관계에 대한 뚜렷한 해법도, 국론을 분열시켜 온 국정 독주에 대한 성찰도 없었던 이번 경축사는 문 대통령이 낙관적인 전망에만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만 더 키워 주었다. 임기 후반기 국내외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선 환골탈태 수준의 대대적인 국정 쇄신이 필요한데 대통령은 국회 절대 과반 의석만 믿고 갈수록 민심과 멀어지고 있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

 

-동아일보(20-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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