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란 듯이 秋와 동시입장한 文 대통령을 보며]
[“與 만만세” 부른 사람이 서울시장 보선과 大選 심판 본다니]
[건설업 출신 野의원 5년간 건설 담당 상임위, 이 자체가 문제]
보란 듯이 秋와 동시입장한 文 대통령을 보며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국정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에 함께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권력 기관장 회의를 주재하면서 회의장에 추미애 법무장관과 동시에 입장했다. 국정원장, 행안부 장관 같은 다른 참석자들은 미리 대기하는 상태에서 대통령이 보란 듯이 추 장관과 나란히 회의장에 들어선 것이다. 대통령이 공식 행사에서 참석자들을 어떤 자리에 어떻게 배치하느냐는 그 자체로 국민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대통령이 권력 기관장 중 추 장관 한 사람만 선택해서 함께 입장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최근의 ‘추미애 논란’에 대해 대통령은 전혀 동의하지 않으며 그를 전폭적으로 신뢰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나 다름없다.
이날 권력 기관장 회의는 추미애 장관 아들의 병역 특혜 의혹이 증폭되는 와중에 열리는 시점 때문에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을 끌었다. 대통령은 하루 전 청년의 날 기념식에서 ‘공정’이라는 단어를 37번이나 언급했다. “끝없이 되풀이되는 불공정의 사례를 본다”면서 “여전히 불공정하다는 청년들의 분노를 듣는다”고도 했다. 그런 만큼 많은 국민이 추 장관이 참석하는 이날 회의를 계기로 이번 사태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을 듣고 싶어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관련 언급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동시 입장’으로 답을 대신한 것이다. 청와대는 “추 장관은 행사장 바깥에서 대통령 영접 목적으로 대기하다가 만나서 들어온 것”이라고 했지만 이를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문 대통령은 대신 권력 기관 개혁에 대해 “어려운 일이지만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며 “조직을 책임지는 수장부터 일선 현장에서 땀 흘리는 담당자까지 자기 본분에만 충실할 수 있게 하면 된다"고 했다. 말 자체는 틀린 게 없다. 그런데 이 정권이 지금까지 자기 본분에 충실하게 일하던 사람들을 어떻게 다뤄왔나. 문 대통령이 임명한 추 장관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조국 전 장관 가족 비리, ‘유재수 감찰 무마’ 등 정권의 불법 혐의를 수사했던 검사팀을 공중분해하고 검찰총장 손발을 잘라 식물 총장으로 만들었다. 이들을 쫓아낸 자리는 모두 ‘추미애 사단’으로 채웠다. 그 결과 민주당 의원이 연루된 라임펀드 비리, 박원순 전 서울시장 피소 사실 유출, 어용 방송과 친정부 검사들의 채널A 사건 조작 의혹 등까지 노골적으로 정권 편을 들던 '애완견’이나 다름없는 검사들 손에 맡겨졌다.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 리 없다.
대통령 본인이 “우리 정권 비리도 똑같이 수사하라”고 해놓고 실제로 칼끝이 정권을 향하자 안면몰수하고 인사 학살을 자행했다. 자신의 가족과 측근을 수사하는 검찰 수사팀을 통째로 날리는 일은 군사정권 때도 없던 일이다. 자기 본분에 충실해온 사람들을 다 날려놓고서는 “자기 본분에 충실할 수 있게 하는 게 권력 개혁”이라고 한다. ‘대통령이 딴 세상에 사는 것 같다’는 얘기가 안 나올 수 있겠는가.
-조선일보(20-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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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만만세” 부른 사람이 서울시장 보선과 大選 심판 본다니

조성대 선관위원 후보자
민주당이 추천한 조성대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자가 오늘 청문회를 앞두고 국회 답변서에서 “선관위원의 가장 필수적 자질은 고도의 공정성과 중립성”이라고 했다. 그런데 조 후보자는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이 확실시되자 소셜미디어에 “만세 만세 만만세”라고 썼다. 2012년 문재인 대선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 조국씨의 파렴치가 드러나자 “가짜 뉴스가 공분을 유도했다” “X 묻은 개가 X 묻은 개를 나무란다”며 조씨를 감쌌다. 이 정권과 한 몸인 참여연대 소장을 지냈다.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는 정부 발표를 “놀랄 만한 개그”라고 했다. “이 XX들은 언제까지 거짓말로 일관할 건가”라고도 했다. 민주당 극렬 지지자인 이런 사람이 ‘공정’과 ‘중립’을 말하니 그의 말대로 놀랄 만한 개그 아닌가.
중앙선관위는 ‘공정한 선거 관리’를 책임지는 헌법 기관이고 선관위원은 선거법 유권해석 등에 관한 최고 의사 결정을 하는 ‘민주주의 심판’ 자리다. 정치적 공정과 중립이 생명이기 때문에 정당에 들어가거나 정치에 개입할 때는 선관위법으로 해임·파면할 수 있다. 그런데 지난해 이 정권은 민주당 대선 백서에 ‘문재인 캠프 특보’로 이름을 올렸던 사람을 선관위 상임위원에 임명했다. 자기 팀 ‘선수’를 ‘심판’시킨 것이다. 그 효과는 지난 총선에서 톡톡히 입증됐다. 선관위는 야당의 ‘민생 파탄’ 구호는 불허하고 여당의 ‘친일 청산’ ‘적폐 청산’은 허용했다. 야당이 요구했던 ‘비례 OO당’ 명칭도 쓸 수 없다고 결정했다. 심판과 선수가 같은 편인 것보다 불공정한 경기는 없을 것이다.
이 정권이 대놓고 ‘만만세’를 부른 조 후보자를 선관위원으로 추천한 이유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후년 대선을 감시할 심판진에 자기 선수를 한 명 더 꽂겠다는 것이다. 권순일 중앙선관위원장의 행태도 이해하기 힘들다. 그는 대법관 임기가 끝나면 물러난다는 관례를 깨고 2주간 자리를 지키다가 기어이 선관위 새 사무총장과 사무차장을 임명했다. 현 선관위에서 핵심 보직을 맡았던 사람들이다. 이렇게까지 해야 할 이유가 뭔지 알 수 없다.
내년과 후년 선거에선 선관위가 정권의 편으로 대놓고 나서는 것을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선관위가 이렇게 정파적으로 구성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선거법 강제 변경이라는 폭거를 저지른 정권이 이제 선관위까지 망가뜨리려 한다. 민주주의와 선거의 위기다.
-조선일보(20-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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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 출신 野의원 5년간 건설 담당 상임위, 이 자체가 문제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이 국회 국토교통위원을 지내는 동안 가족 건설 회사가 5년간 국토부 산하기관과 서울시 등으로부터 700억원대의 공사를 따내고, 회사가 가진 특허기술 이용료로 370억원을 받았다고 한다. 박 의원이 국토교통위 간사를 맡은 직후 수주가 집중됐다거나 국정감사에서 비리 의혹을 제기하면 해당 공기업으로부터 수주 건수가 늘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100% 공개 입찰이었고, 의원이 된 후 수주가 오히려 줄었다"며 “당시 박원순 시장이 공사를 줬겠느냐”고 반박했다. 무엇이 사실인지는 당 조사와 검찰 수사에서 밝혀져야 한다.
3선 박 의원은 2015년 이후 줄곧 국회 국토위 소속으로 활동해왔다. 아들과 친형이 건설사를 운영하고 있고, 백지신탁을 했다지만 본인도 건설사 대주주인 의원이 건설을 담당하는 국토위에 들어가고 간사로 활동한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 박 의원을 계속 국토위에 배정한 야당의 책임도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서 왜 국민으로부터 외면을 받았는지 되짚어봐야 한다. 특혜인지 아닌지에 앞서 건설사 관련 의원이 건설 담당 상임위에 들어가는 처신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사례가 거듭되면서 한때 국민 혐오도가 북한 김정은과 같은 수준이 됐다. 쇄신하고 변화하지 않으면 당명과 당색을 아무리 바꾸더라도 등 돌린 국민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190석 거여에 맞서야 하는 야당이 기댈 것은 국민의 지지밖에 없다. 국민의힘이 박 의원 문제를 어떻게 규명하고 처리하는지 국민은 지켜볼 것이다. 이참에 여야는 제도적으로 국회의원의 상임위 이해 충돌을 막을 방안을 제시하고 실천해야 한다.
-조선일보(20-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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