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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을 얻으면 양심은 사라지는가?] [쥐새끼]

뚝섬 2020. 10. 21. 06:04

 

권력을 얻으면 양심은 사라지는가?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어느 역사가의 말처럼 권력과 비리가 무관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하더라도 부동산 투기, 사모 펀드 비리, 권력 남용 등 정치인과 연결된 의혹이 끝도 없이 쏟아져 나오는 건 놀랍다. 국민은 이제 진실이 드러나고 범법자들이 처벌받을 거라 기대하지 않는다. 정의의 수호자를 자처하던 최고 권력자와 그가 비호하는 전·현직 법무부 장관, 고위 관료들의 태산 같던 혐의가 묻혀버리는 걸 반복해서 보아온 탓이다

 

‘인간의 굴레’를 쓴 영국 작가 서머싯 몸이 1921년에 발표한 단편소설 ‘비’는 타인에게는 도덕적 잣대를 엄격히 들이대지만 자기 욕망을 제어하는 데는 나약하기 짝이 없는 인간의 본질을 통렬히 보여준다. 장마 때문에 섬에서 발이 묶인 선교사 데이비드슨은 같은 숙소에 묵고 있던 새디가 문란하게 산다며 당국에 고발한다. 그를 원망하던 새디는 감금이 결정되자 겁을 먹고 영혼을 구원해달라며 매달린다. 매일 밤 그녀 방을 찾아가 함께 기도하던 데이비드슨은 어느 날 아침, 칼로 목을 그어 자살한 시체로 발견된다. 모든 정황은 세상을 향한 새디의 절규에 담겨 있다. “사내들은 다 똑같아. 추악하고 더러운 돼지 새끼들!”

 

윤리적 우월함을 장담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도 없다. 작은 죄는 부풀리고 없던 죄도 만들어 남을 단죄하는 사람이야말로 그 속은 더 추한 법이다. 그래도 데이비드슨은 욕망을 이기지 못한 자신을 환멸해서 스스로 벌할 만큼의 양심은 남아있었다. 궁금하다. 인간은 힘을 갖게 되면 수치심을 잃게 되는 것일까. 아니면 원래 자기 성찰이 없는 자들이 권력에 취해 휘청거리다가 끝내 자멸하게 되는 것일까?

 

-김규나 소설가, 조선일보(2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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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새끼

 

지난 19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이성윤 중앙지검장은 라임·옵티머스 수사에서 손을 떼야 한다”며 “흰 쥐든 검은 쥐든 나라의 곳간을 축내고 선량한 국민의 돈을 갈취한 쥐새끼가 있다면 한 명도 남김없이 색출해 모두 처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마디로 추 장관과 이 지검장이 쥐새끼를 보호하려고 국가의 공권력을 남용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개새끼와 쥐새끼를 잘 구별해야 한다. 사전에 따르면 개새끼는 그냥 욕설이지만 쥐새끼는 욕이 아니다. “아주 교활하고 잔일에 약삭빠른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일전에 월간조선 기고에서 ‘주역(周易)’을 통해 추 장관을 점검해본 일이 있다. 점을 쳤다는 뜻이 아니다. 역사 속의 비슷한 인물을 찾아내고 이어 그 사람이 이미 ‘주역’의 어떤 효(爻)에 해당하는지를 살펴 추 장관의 행태와 전망을 그려보는 방식이다. 현재 추 장관은 누가 보아도 중종 때의 권간(權奸) 김안로(金安老⋅1481~1537년)와 흡사하다. 젊어서는 사림이었다가 권세를 누리게 되자 ‘공포 정치’로 좋은 선비들을 가차 없이 박해하고 유배를 보낸 인물이다. 무능한 중종이 임금 자리에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필자의 책에서 김안로는 진괘(晉卦)의 밑에서 넷째 붙어있는 양효(陽爻)에 해당하는 인물로 보았다. 다섯째 음유(陰柔)한 임금을 모시면서 마구 권력을 행사하는 자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공(周公)은 네 번째 양효에 대해 “나아가는 것이 쥐새끼[鼫鼠]와 같으니 반듯하면 위태롭다”고 했다. 이때 반듯하다[貞=貞固]는 것은 좋은 뜻이 아니라 자기 생각만 고집한다는 말이다. 공자는 다시 이를 풀이하면서 “반듯하면 위태로운 까닭은 자리가 마땅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쥐새끼란 사람을 두려워하고 꺼린다. 바른 도리를 가진 사람을 꺼리고 두려워하니 매사 자리에 나아가 일을 행하는 것이 딱 쥐새끼와 같다는 뜻이다. 게다가 자질이나 덕(德)은 갖추지 않은 채 그 자리를 계속 고집하니[貞=固] 누가 보아도 위태로운 것이다.

 

-이한우 교장, 조선일보(2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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