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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개혁’, 그리 당당하면 추미애 서울시장 후보 내라] [죽어도 오고 마는 내일, 우습게 보지 말라]

뚝섬 2020. 11. 5. 07:54

 

검찰 개혁’, 그리 당당하면 추미애 서울시장 후보 내라

 

서울서 5선, 출마 의지 강해 성범죄 보선에 여성 후보 적격
文, 秋의 검찰 난도질 응원 대표 공약 잘 실천했다는 뜻
그런데도 딴 후보 찾는다면 秋 이용하고 버리는 사기극

 

추미애 법무장관은 취임 열 달 동안 인사, 수사지휘, 감찰이라는 칼 세 자루를 원 없이 휘둘렀다. 울산시장 선거 공작, 유재수 비리 감찰 무마같이 정권에 부담을 주는 사건을 수사하던 검사들을 통째로 지방으로 좌천시키는 학살 인사를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허수아비로 만들려고 70년 헌정사에서 전임 법무장관들이 단 한 번 꺼내 썼던 수사지휘권을 세 차례나 발동했다. 윤 총장의 오른팔, 왼팔 측근들은 감찰로 옥좼다. 추 장관의 칼춤은 권력 비리 수사를 못 하도록 검찰의 힘을 빼는 데 목적이 있었다. 추 장관은 그걸 ‘검찰 개혁’이라고 부른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국민이 원하는 진짜 검찰 개혁은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를 눈치 보지 않고 공정하게 수사하는 것이라고 했다. 추 장관과 정반대로 검찰 개혁을 정의한 것이다.

 

검찰 내부 통신망을 통해 추 장관에게 항명한 검사 300여 명도 윤 총장과 같은 의견이다. 검찰 전체 구성원 2150명 중 10%가 훨씬 넘는 인원이 인사권자에게 항명하며 “내 목을 치라”고 한다. 예삿일이 아니다.

 

문 정권 사람들은 집권 전부터 이 사태를 예견하고 있었다. 2011년 12월 조국 서울대 교수는 야당의 유력 대선 주자 문재인과 함께 국민 콘서트를 하는 자리에서 “법무부가 추진하는 개혁에 반발하며 나가시겠다고 하는 검사들은 빨리 보내드려야 한다. 집단 항명하셔서 사표를 제출하면 다 받으면 된다”고 했다. 추 장관이 첫 반발 성명을 낸 검사에게 “커밍아웃해 주시면 좋다. 개혁만이 답”이라고 한 것은 바로 이런 로드 맵에 따른 것이다. 항명 검사들의 사표를 받으라는 청와대 청원에 4일 오후 현재 40만명 넘게 동의 입장을 밝혔다. 9년 전에 떨어진 ‘조국 지령’에 따라 진성 친문 지지자들이 집결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 개혁을 둘러싼 논란을 잠재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국민의 판단을 구하는 것이다. 마침 적절한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내년 4월 서울시장 보선이다. 서울은 우리나라 인구 4분의 1이 몰려 사는 대한민국의 중심부이자, 모든 지역과 이념을 아우르는 용광로 같은 곳이다. 5000만 국민 전체의 여론을 대신 물을 수 있는 표밭이다. 그 서울시장 선거에 ‘검찰 개혁’을 상징하는 인물을 여당 후보로 내세워 유권자의 심판을 받으라는 거다. 그 적임자로 추미애만 한 사람이 있을까.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권력 기관장 회의 때 국정원장, 행정안전부 장관 같은 다른 참석자들이 대기하고 있는 상태에서 추 장관과 동시에 입장했다. 추 장관에 대한 신임을 보란 듯이 표출한 것이다. 지난달 추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이 수사에서 손을 떼게 하는 지휘권을 세 번째로 발동했을 때 청와대는 하루 만에 “불가피한 조치”라며 힘을 실어줬다. 물론 대통령 뜻일 것이다. 검찰 개혁은 문 대통령이 2012년 대선에 처음 도전할 때부터 내건 대표 공약이었다. 대통령은 추 장관의 말 많고 탈 많은 검찰 손보기가 자신이 그려온 검찰 개혁을 제대로 구현한 것이라고 응원하고 있다.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임기 4년을 마친 문재인 정권을 결산하는 자리나 마찬가지다. 대통령의 핵심적인 대국민 약속을 앞장서 실현시킨 책임자를 후보로 내서 국민의 신임을 묻는 것이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더구나 추 장관은 서울 지역구에서만 5선 의원을 거쳤다. 지난 4월 총선에 불출마한 이유 중 하나가 서울시장 선거 도전이라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추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과 멱살잡이를 하는 와중에 법무부와 관련 없는 부동산 정책에 훈수를 둔 것은 자신의 서울시장 꿈을 내비치려는 의도였다. 이번 보선은 전임 박원순 전 시장의 성범죄 의혹 때문에 치러지는 까닭에 여성 후보를 내세워야 명분이 선다는 주장도 여당 내에서 힘을 얻고 있다.

 

이런 모든 사정을 감안하면 서울시장 여당 후보에 추미애 외에 다른 카드를 꼽기 힘들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과 정권이 굳이 다른 선택지를 찾는다면 이유는 딱 한 가지일 것이다. 추 장관이 나서면 선거에서 지고 정권에 타격이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다. 검찰을 난장판으로 만든 추미애 방식에 대해 국민 대다수가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현실을 정권도 잘 알고 있다는 뜻이 된다. 그런 민심을 알면서도 대통령이 추 장관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척했다면 정권 비리 수사를 막기 위한 방패막이로 추 장관을 이용해 먹었다는 말밖에 안 된다. ‘검찰 개혁은 정권의 사기극’이라는 항명 검사들의 고발 그대로다. 진실의 순간이 곧 닥쳐올 것이다.

 

-김창균 논설주간, 조선일보(20-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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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오고 마는 내일, 우습게 보지 말라

 

포퓰리즘과 거짓말의 암세포가 증식하고 면역세포가 인체 공격해도

항암제는 나오고 말 것

 

면역력. 코로나 시대 부쩍 많이 듣는 단어다. 바이러스 등에 대항해 우리 몸을 지켜주는 방어 시스템이다. 전 세계를 충격에 몰아넣은 코로나 바이러스도 면역력이 강한 젊은 층에서는 제대로 위력을 발휘 못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인간의 면역력은 신비롭다.

 

그런데 왜 이토록 강력한 면역체계가 인체에 치명적인 암세포는 방어하지 못할까? 이 질문에 답을 만들어 노벨상까지 받아낸 과학자들이 있다. 제임스 P. 앨리슨(72)과 혼조 다스쿠(78). 201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그들이 밝혀낸 비결에 따르면 암세포는 면역세포의 활동을 중단시키는 특별한 단백질을 갖고 있다. 쉽게 말해 암세포는 면역세포에게 “난 너의 친구야. 넌 활동하지 마”라고 거짓말을 해 무력화한다. 여기에 주목해 의학계에서는 암세포가 면역세포를 무력화하지 못하게 하는 물질을 외부에서 주입하는 방식의 면역 항암제 개발이 한창이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증이 하나 더 있다. 이렇게 강력해진 면역세포가 암세포뿐만 아니라 건강한 세포나 장기(臟器)까지 공격하면 어떻게 될까. 화학적 항암제의 치명적 부작용이 바로 암세포 주변의 건강한 세포까지 파괴하는 것 아닌가.

 

여기에 대한 답도 앞서 두 과학자가 규명했다. 면역세포에겐 건강한 세포 앞에선 스스로를 제어하는 물질이 있었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제어 기능이 없는 면역세포는 암세포보다 무섭다는 얘기다.

 

이 두 과학자의 위대한 업적을 곱씹다 보면 지금 우리 사회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암세포는 무한 증식을 하고, 면역 기능은 엉망진창이 되고 있으니, 사회라는 ‘인체’가 망가진다는 생각이다. 우리 사회에 커가는 암세포의 정체는 포퓰리즘과 거짓말이다. 이전 시대에선 양극화, 공동체 의식 결여 등이 암세포 같았다면 이젠 선동적인 포퓰리즘과 막무가내식 거짓말이 진실을 덮는다. 페어플레이(정정당당한 승부)는 실종되고 있다. 더욱이 이를 주도하는 세력은 용어의 변주에도 능하다. ‘검찰 개혁’이란 말이 만들어내는 현상들을 보라.

 

그나마 이를 견제할 면역 기능은 ‘어이 상실’ 수준이다.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를 거치면서 포퓰리즘과 거짓말을 제어하는 ‘사회적 면역 체계’를 작동시켜 성장을 도왔다. 그 소중한 성과들이 지금 눈앞에서 처참히 무너지고 있다. 최후의 버팀목이어야 할 검찰과 사법부조차 ‘유사 암세포’ 징후를 보인다. 면역 체계를 자임한 일부 정치 세력과 언론, 시민단체 등은 더하다. ‘암세포’를 공격하는 대신 공정, 정의 등 핵심 가치를 짓밟고 있다. 제어 기능을 상실한 면역세포가 인체를 파괴하는 것과 똑같다. 류머티즘 질환, 갑상선염 등이 바로 면역세포가 내 몸을 공격해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이다.

 

괴물이 된 면역세포들은 분노의 과잉화, 질투의 정치화를 내세워 사회 곳곳에 침투하고 있다. 일본 경제학자 다케우치 야스오가 “질투는 때때로 정의라는 가면을 쓰고 나타난다”고 했는데, 섬뜩하다.

 

그렇지만 코로나 국면처럼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 같은 해결책이 나오면 우리는 복원될지 모른다. 면역 항암제 같은 것 말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에겐 그것이 안 보인다.

 

하지만 포기해서야 되겠나. 인체와 달리 우리 사회의 항암제는 희망 그 자체일지 모른다. 그 희망을 키워야 한다. ‘커밍아웃 검사’들처럼 구성원 각자가 제자리를 지키며 암세포에 속지 말고, 가짜 면역세포는 축출하고, 면역 기능은 복원해야 한다. 그래서 ‘죽어도 오고 마는 내일’이 얼마나 무서운지 암세포에게 보여줘야 한다. 요즘 암세포들은 내일을 너무 우습게 보는 것 같다.

 

-이인열 기자, 조선일보(20-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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