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에게 제왕 권력 준 대통령제, 미국만인가
대통령제는 수명 다한 치매 좀비 같은 제도
인터넷 愚衆정치와 만나 트럼프 현상 낳아
미국보다 더한 한국… 어떤 사이코패스 나올까
트럼프의 가까운 친척은 “어린 시절 우리는 트럼프를 사이코패스라고 불렀다”고 했다. 트럼프에 대해선 ‘기저귀 찬 어른’ 등 많은 별명이 있지만 ‘사이코패스’라는 것이 가장 적절한 표현 같다. 사이코패스는 ‘규율을 따르지 않는다’ ‘자기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일삼는다’ ‘충동적이다’ ‘공격적이다’ ‘무모하다’ ‘책임감이 없다’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도 자책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등의 성격적 특징을 보이는데 트럼프는 거의 대부분에 해당된다.

2020년 3월 예스퍼 미 국방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해 발언하고있다.트럼프는 현지시각 지난 9일 트위터메시지로 예스퍼 국방장관을 경질했다./EPA 연합뉴스
트럼프는 미국과 세계의 규율을 파괴했다. 대통령 4년 동안 1만번이 넘는 거짓말을 했다. 지금도 매일 하고 있다. 보통 거짓말은 다른 사람이 잘 모르는 일을 속이는 것이다. 트럼프는 누구나 거짓인 줄 아는 거짓말을 태연히 한다. 이것은 반사회적 성격장애다. 너무나 충동적이고 무책임하다. 김정은과 벌인 리얼리티 쇼 영상을 다시 보면 저토록 충동적이고 무책임한 사람에게 우리 안보가 달려 있었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는다. 한·미 연합 훈련을 돈 많이 든다며 즉흥적으로 없앴다. 국방장관도 몰랐다. 한국에는 갑자기 방위비 5배를 내라고 한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도 자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우쭐댄다.
미국은 세계인의 선망과 존경의 대상이었다. 그럴 자격이 있는 나라였다. 그런 나라가 4년 전 사이코패스를 대통령으로 뽑았다. 그때는 미국민이 트럼프를 잘 몰랐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런데 트럼프의 4년을 보고서도 무려 7100만표를 주었다. 바이든 당선보다 더 놀라운 일이 사이코패스를 지지한 미국민이 절반에 가깝다는 이 사실이다.
사이코패스 대통령은 우연한 해프닝이 아니다. 물론 트럼프 현상의 바탕엔 세계화와 IT 경제에 따른 사회 양극화, 인구 비율이 줄어드는 백인들의 초조함이 있다. 그러나 단 두 정당이 ‘대통령’이라는 현대판 왕좌를 두고 쉬지도 않고 죽기 살기로 싸우는 대통령제의 근본적 문제가 심각하다. 대통령제는 수명을 다했는데도 죽지 않고 있다. 치매이자 좀비다. 4년 전 트럼프는 국민투표에선 지고도 대통령이 됐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국민이 더 많은데도 제멋대로 왕(王) 같은 권력을 휘둘렀다. 승자 독식의 대통령이란 자리 자체가 그렇다. 내각제 총리도 이상한 사람들이 있지만 대통령 같은 권력이 없다. 트럼프 반대편에선 이를 갈았다. 이번에 진 트럼프 지지자들도 또 이를 갈 것이다. 나라에 사리분별이 설 자리가 없다.
인터넷 소셜미디어라는 우중(愚衆)정치의 강력한 도구도 트럼프 현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 과거엔 트럼프 같은 사람의 거짓말과 황당 언행은 언론에 의해 검증되고 걸러졌다. 이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중(大衆)에게로 직행한다. 대중은 진지하게 고민하는 정치인은 외면하고 리얼리티 쇼 같은 트럼프의 언행에 열광한다. 트럼프의 트위터 정치는 오물이 정화조를 거치지 않고 강물로 직행하는 것과 같다.
한때 소셜미디어는 민주 정치를 더 발전시킬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날이 갈수록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는다. 사실(事實)은 힘을 잃고 충동과 재미, 자극이 득세한다. 청와대의 울산 선거 공작이라는 심각한 사건은 아는 사람이 드물고 야당 대표가 사찰에 육포를 보낸 실수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 이게 소셜미디어 정치다. 국민은 통합이 아니라 ‘모세의 기적’처럼 갈라지고 있다. 반으로 갈라진 국민은 자기 편의 모든 잘못에 눈감는다. 트럼프가 얻은 47.6%의 표가 그 결과다. 문재인 정권의 콘크리트 지지율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이상의 사이코패스도 포퓰리즘 정책과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편 가르기를 잘하면 50% 안팎을 득표할 수 있다.
승자 독식 대통령제, 죽기 살기 양당제, 국민 우중화 소셜미디어가 결합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은 미국만의 일인가. 미국에서 대통령이 왕이라면 한국 대통령은 그 이상의 ‘지존’이다. 두 당이 죽기 살기로 싸우는 것도 미국을 능가한다. 한국의 소셜미디어 정치 기술은 세계 최고일 것이다.
한국은 대통령 왕국이자 소셜미디어 왕국이지만 이를 바꿀 방법이 없다. 국민이 ‘내 손으로 대통령을 뽑는다’는 데 여전히 미련을 갖고 있다. 이 상황에서 한국에서도 사이코패스의 ‘자질’을 가진 정치인들이 이미 등장했고 등장할 예정이다. 이들은 트럼프처럼 노골적이지 않다. 가면을 쓰고 있고 쇼에 능하다. 하지만 세상을 보는 눈이 비뚤어져 있고 다른 사람들에 대한 정도 이상의 적대감을 품고 있다. 남에게는 가혹하고 자신들에게는 관대하다. 자기편의 승리와 이익이 나라의 장래보다 우선이다. 거짓말을 연극 대사처럼 하고 탄로 나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잘못을 시정하지 않고 강변과 역공으로 눈을 부라린다. 오기와 아집 덩어리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실제 모습이 전혀 다르다. 이 모든 것에 소셜미디어를 잘 활용한다.
트럼프는 시리아 철군이라는 중대한 군사·외교 조치를 합참의장에게 알리지도 않고 트위터로 먼저 날렸다. 한국에도 이런 대통령이 반드시 나타날 것이다. 어쩌면 임박했을 수 있다.
-양상훈 주필, 조선일보(20-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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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죽을래?” 조폭식 탈원전 협박 진원은 장관 아닌 靑

백운규 전 산업부장관이 2017년 10월 당시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탈원전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는 장면
2018년 4월 백운규 당시 산업부 장관이 월성 1호기를 2년 반 더 가동하겠다고 보고한 원전 과장에게 “너 죽을래?”라고 말하며 ‘즉시 가동 중단’으로 보고서를 다시 쓰게 시켰다고 한다. 산업부 실무진은 그 전까지 한수원 이사회가 월성 1호 조기 폐쇄를 의결하더라도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영구정지 허가가 나오기까지 2년 반 정도는 계속 가동시키자는 의견을 갖고 있었다. 원전 국장은 3월 15일 ‘2년 반 추가 가동’ 계획을 백 전 장관과 당시 청와대 비서관에게 보고까지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백 전 장관은 4월 3일 문재인 대통령이 “월성 1호 가동 중단은 언제 결정하느냐”고 질문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는 원전 과장에게 “너 죽을래?”라고 막말까지 하며 계획을 바꾸도록 했다는 것이다.
“너 죽을래” 질책은 마치 조폭 중간 두목이 부하에게 “보스 지시 어겼다가는 너도 죽고 나도 죽는다”며 호통치는 상황을 보는 것 같다. 원전 과장은 “심한 모멸감을 느꼈다”고 감사원에서 진술했다. 그는 모멸감을 느끼면서도 장관이 시킨 대로 한수원 본부장을 호출해 "월성 1호기는 조금이라도 재가동은 안 된다”고 통보했다. 그는 회계법인 관계자를 불러서는 “막말로 우리가 원전 못 돌리게 하면 이용률 나올 수 없는 것 아니냐. 월성 1호 장래 이용률은 30~40%밖에 안 될 것”이라고 억지를 부려 경제성 평가를 왜곡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산업부 공무원들은 자기들 행동이 직권남용, 업무방해 등 불법이라는 걸 인식하고 있었다. 그랬기에 한수원·회계법인에 압력을 가한 것이 드러나지 않도록 회의 자료를 바꾸도록 했고 나중엔 사무실 컴퓨터의 문건 수백 건을 삭제한 것이다. 불법인 것을 알면서도 그랬던 것은 대통령 지시를 거슬렀다가는 공직 생명이 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너 죽을래’라는 말은 장관이 했지만 그 진원은 대통령이고 청와대다. 나라 돌아가는 게 왕조(王朝) 시대 비슷하게 퇴보해버렸다.
이 모든 것이 대통령 한 사람의 탈원전 집착과 오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제까지 문재인 대통령이 탈원전을 내세우며 했던 얘기는 “후쿠시마 사고로 1300명 넘게 죽었다”는 식의 완전히 틀리는 내용이거나 “설계 수명이 다한 원전은 세월호와 같다”는 터무니없는 비유 정도였다. 그래놓고는 체코 대통령을 만나선 “한국 원전은 40년 사고 없이 가동했다”고 자랑해 국민을 아연케 했다.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정책 부작용이 크거나 국민 반대가 많으면 자기 생각에 잘못된 부분은 없는 것인지 고민하면서 다각도로 검토해봐야 한다. 문 대통령은 정반대로 한다. 오히려 ‘왜 월성 1호를 빨리 폐쇄하지 않느냐’고 추궁하면서 오기를 부렸다. 공무원들은 그런 지시를 어쩔 수 없이 이행했다가 줄줄이 감사받고 징계와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르게 됐다.
월성 1호뿐 아니라 이 정부 들어 공사가 중단된 신한울 3·4호기도 내년 2월까지 공사를 재개하지 못하면 발전 사업 허가 자체가 취소된다고 한다. 신한울 3·4호기엔 이미 7900억원이 투입돼 10% 이상 공정이 진행됐다. 건설이 취소되면 한수원은 두산중공업 등에 손해를 배상해줘야 한다.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온다. 이 돈은 전부 문 대통령 등이 내야 마땅하다.
-조선일보(20-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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