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잊혀진 대통령으로 남을 것 같은가
“퇴임 후 잊혀진 사람이 되고 싶다” 너무 이상했던 신년회견 대통령 답변
검찰총장 찍어내고 공수처 설치 민주체제 뒤흔든 리더로 기억될 것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주자로 나서기 한참 전, 대통령감으로 각인된 장면이 있다. 2009년 고 노무현 대통령 영결식. 백원우 민주당 의원이 이명박(MB) 당시 대통령에게 “어디서 분향을 해!” 고함치며 달려들 때다. 상주(喪主) 역할의 전 대통령비서실장 문재인은 MB에게 몇 번이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 다음 대통령은 저 사람이다, 라고 교통방송 ‘라디오 방통령’ 김어준이 2011년 책에 썼을 정도다. 그때 문 대통령도 속으로는 백원우를 껴안아주고 싶었다면, 좀 복잡해진다. 나중에 백원우 재판과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솔직히 밝힌 심정이다. 대통령이 대단한 절제력으로 꾹꾹 눌러 표현만 안 할 뿐이지 실은 가장 과격한 386정치인과 같은 정서라는 의미여서다.
입으로는 “한국 민주주의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역사적 시간”이라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한국 민주주의를 무자비하게 파괴하는 모습에 과거의 문 대통령이 겹쳐 보인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권력기관의 제도적 개혁을 드디어 완성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는 7일 발언을 곧이곧대로 듣다간 선진국 같은 제도개혁인 줄 알기 십상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청와대까지 치고 들어오기 전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개정법안부터 처리하라는 돌격명령을 문 대통령은 너무나 고상하게 표현했다.
집권세력이 국민의힘 따위는 무시하고 처리한 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개정은 기업의 소유권을 흔들 수 있다. 노조법 개정은 해고 노동자도 주인 만드는 인민민주주의로, 5·18역사왜곡특별법 개정은 표현과 사상의 자유를 훼손해 전체주의로 가는 길이다. 이미 온갖 부동산 규제로 거주이전의 자유가 사라지고, 내 집을 팔 수도 살 수도 없는 판이다. 소유와 자유가 불안한 체제가 어떻게 민주주의인가. 그러고 보면 집권 4년 차에 이르도록 문 대통령의 말과 실제는 늘 딴판이었다. 선하고 신중해 보이지만 거칠게 말하면 위선이다. 대통령의 성격 때문이라면 위험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과대망상적 성격에서 포퓰리즘 정치와 현란한 거짓말이 튀어나왔듯, 국정의 성공과 실패에 대통령 성격이 큰 몫을 한다는 연구가 적지 않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2015년 심리학자 김태형은 심리적 의존 상대가 필요한 정치인이라고 진단한 적이 있다. 최순실(최서원)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고 난 뒤 그 말이 그 뜻임을 알고 놀란 기억이 생생하다. 그는 문 대통령에게 ‘착한 아이 콤플렉스’가 있다고 2017년 대선 전에 내놨던 ‘대통령 선택의 심리학’에서 분석했다. 가난한 어린 시절 부모님의 기대에 맞추느라 아프고 힘들어도 말을 못했고, 그래서 사랑받지 못할까 봐 두려워한다는 거다. 문빠의 끔찍한 사랑이 대통령에게는 양념인 이유다.
정치하기 싫은 문 대통령이 오로지 정권교체를 위해 386운동권에 택군(擇君)을 당한 사실은 유명하다. 당연히 측근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백원우 같은 행동대장 겸 복화술사가 예쁘고 고마웠을 터다. 정치는 잘할 자신도 없다던 문재인을 대통령 만든 사조직이 386운동권 선거 캠프였다. ‘문재인의 운명’을 쓰도록 이끈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등 광흥창팀 10여 명 중 상당수가 그대로 ‘청와대 정부’가 됐다. 진보 정치학자 최장집은 “요컨대 그들은 선거기술자들”이라며 “공직 추구와 권력에 대한 열망이라는 공통점을 제외한다면 정치윤리를 발견하기 어려운 무(無)도덕한 집단”이라고 지적했다. 적폐청산이라는 명분으로 정치 보복을 자행한 그들이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라임·옵티머스 의혹, 우리들병원 특혜 대출 의혹 사건 등 정권비리에 언급된다는 건 당신들 민주주의에도 수치다.
퇴임 후 어떤 대통령으로 남고 싶으냐는 신년회견 질문에 문 대통령은 “그냥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답했다. 망국의 군주가 아니라면 참으로 나오기 힘든 소리다. 주변에서 어른대는 냄새에 ‘나는 아무것도 안 했다’는 잠재의식의 발로가 아니길 바란다.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뒤흔든 대통령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문 대통령은 “대통령 끝나고 난 이후 좋지 않은 모습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마무리해 기자들을 웃게 했다. 그러려고 공수처 설치에 기를 쓰는 모습이 슬플 따름이다.
-김순덕 대기자, 동아일보(20-12-10)-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文은 여당과 연대해 국가에 2조8천억 배상하라
탈원전은 가짜뉴스로 시작… 원전 안전성은 文이 인정, 경제성 저평가는 조작돼
탈원전은 정책 실패 아닌 文이 국익을 개인 오기의 희생물 삼은 것
전 재산 내놔도 모자란다
문재인 정권의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이 백일하에 드러나는 것을 보면서 한수원 관계자들의 눈물 얘기를 떠올린다. 문 정권 초기 탈원전 서슬이 시퍼럴 당시 원전 운영 한수원 관계자들이 몇몇 외부 인사와 만나 “우리가 피땀을 바쳐 성공한 한국형 차세대 원전이 사장되게 됐다. 이 시간을 허비하면 다른 나라에 따라잡힌다”고 토로하며 울음을 삼켰다고 한다. 숨죽여 내놓는 한마디 한마디였다.
역대 대통령 연설엔 동의할 수 없는 내용도 많았다. 그러나 연설 전체가 엉터리거나 도를 넘는 비약인 경우는 문 대통령의 2017년 6월 19일 탈원전 연설밖에 없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1368명이 사망했다고 했다. 이렇게 위험하니 탈원전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후쿠시마에서 그때까지 방사능으로 사망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런 황당한 가짜 뉴스를 대통령의 중대한 연설문에 집어넣은 참모진이나 가짜 뉴스란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탈원전 오기를 부리는 대통령이나 놀라울 따름이다.
한국형 원전 보유국의 대통령이 후쿠시마 원전을 예로 든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원전 사고가 커지는 것은 발생 수소가 폭발해 격납 용기를 깨뜨리기 때문이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가 그 예다. 그런데 한국형 원전은 방식 자체가 수소 발생이 되지 않는다. 격납 용기 파괴가 일어날 수 없다. 미국 스리마일 원자로가 같은 방식인데 사고 때 격납 용기가 온전했다. 사망자 0명, 피폭자 0명, 환경 피해 0였다. 지금은 41년 전 스리마일 사고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원전 기술이 발전했다. 문 대통령이 원전 문제와 관련해 했던 말 중에 정확한 것은 하나뿐인 것으로 기억한다. 체코 총리와 만나 “한국은 원전 운영 40년 동안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었다”고 우리 원전의 안전성을 자랑했다. 그런데 이 핵심적이고 옳은 말은 국내에선 지키지 않고 오히려 그 반대로 하고 있다.
누구나 대통령이 되면 개인의 선호는 뒤로하고 국익을 먼저 생각하기 마련이다. 미국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오바마는 대통령이 되자 중단된 원전 건설 재개를 선언했다. 원전이 경제적이고 안전하고 탄소 발생 없는 깨끗한 에너지라는 엄연한 사실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는 스리마일 사고를 들어 반대하는 환경단체들에 그 사고가 오히려 원전이 안전하다는 사례라고 설득했다.
한국형 원전 개발 책임자였던 이병령 박사는 책에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과의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한국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두 사람도 대통령이 되자 각각 원전 4기의 건설을 승인했다. 두 사람은 ‘국회에 원자력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며 이 박사를 출마시키려 했다. 노 대통령은 원전만이 아니라 군사적 원자력 기술도 포기하면 안 된다는 뜻인 것으로 보였다고 한다.
자신의 생각이 틀린 사실 위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 명백해지면 대부분은 시간이 걸려도 생각을 바꾼다. 그런데 그러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불행히도 지금 한국 대통령이 그런 사람이다. 문 대통령은 설계 수명 40년을 넘긴 원전을 연장 사용하는 것을 선령을 넘긴 세월호에 비유했다. 이 역시 원전에 무지한 참모가 감성적 말장난을 한 것이다. 원전 사고는 운영 기간과 상관이 없다. 스리마일 원전은 가동 1년도 되지 않았는데 운영자들 실수가 연달아 겹치면서 사고가 난 것이다. 지금 미국은 40년에서 60년, 80년으로 원전 수명을 연장해 사용하고 있다. 과학적으로 문제가 없으니 미국 환경단체들도 조용하다. 한국은 미국보다 얼마나 부자여서 멀쩡한 원전들을 40년 쓰고 폐쇄하나.
문 대통령이 탈원전으로 국가에 끼친 피해는 실로 막대하다. 월성 1호기 폐쇄만으로 2조원 이상이 날아갔다. 원전 보수에 든 7000억원, 전기 생산을 못 해 생긴 1조3000억원 이상이 없어졌다. 신한울 3, 4호기 중단으로 4000억원, 신고리 5, 6호기 중단으로 1000억원도 날아간다. 모두 2조8000억원이다. 세계 최고 경쟁력의 한국 원전 산업을 붕괴시킨 것은 액수로 계산할 수도 없다.
법원은 과거 대우그룹 파산으로 회장과 임원들이 연대해 총 23조원의 추징금을 납부하라고 선고했다. 국가는 외환 위기 때 금융 부실 책임자 9000여 명을 대상으로 1조800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문 대통령이 나라에 끼친 피해는 이와 얼마나 다른가. 정책의 실패를 배상의 대상으로 삼을 순 없다. 하지만 기본적 사실 확인과 과학적 검증을 거친 정책이 예상치 못하게 실패했을 경우다. 탈원전은 그렇지 않다. 시작부터 엉터리 사실에 근거했다. 수많은 전문가가 과학 데이터로 국가에 끼칠 피해를 제시했다. 문 대통령 스스로 ‘한국 원전은 안전하다’고 공개 인정했다. 경제성 평가를 조작한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다. 이것은 예측 불가능한 미래 변수의 발생으로 정책이 실패한 것이 아니다. 분명히 문제가 예견된 상태에서 아집으로 밀고나간 것이다. 문재인과 민주당은 연대하여 2조8000억원을 대한민국에 배상하라. 전 재산을 내놔도 모자란다. 한국 원자력의 아버지들과, 여기에 청춘과 피땀 눈물을 바친 산업 역군들과, 깨어있는 국민의 명령이다.
-양상훈 주필, 조선일보(20-12-10)-
__________________________
탄소세

석유에는 이런저런 세금이 많이 붙는다. 휘발유에는 관세, 교통에너지환경세, 주행세, 교육세, 부가가치세가 포함돼 최종 소비자 가격의 3분의 2가 세금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격인데 필수 에너지원인 석유는 세금 걷기가 용이해 정부가 교육세 같은 목적세를 신설할 때 석유를 자주 활용해 왔다.
▷앞으로는 주유를 하면서 탄소세도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탄소세는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에 포함된 탄소량에 따라 부과하는 세금이다.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필요한 재원을 탄소세 부과로 충당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2015년 한국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 195개국이 서명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합의된 탄소중립은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소한으로 줄이되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양은 산림 조성 등으로 흡수해 실질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흐름이지만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제조기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는 큰 부담이다. 기업들은 지금도 탄소배출권 거래제로 인한 부담을 호소하고 있는데 정부가 철강, 석유화학 등 탄소 배출량이 많은 산업에 추가 부담금 부과를 시사해 기업의 환경 관련 비용이 더 늘어나게 됐다.
▷수출 기업들은 해외에서 ‘탄소국경세’도 내야 할 것 같다. EU가 탄소국경세 도입을 예고한 상태이고 미국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탄소국경세 신설을 대선 공약으로 발표한 바 있다. 탄소국경세는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에서 수입되는 물품에 부과하는 무역 관세다. 탄소 배출이 많은 산업이 도태되는 효과가 기대되지만 탄소 저감 정책에서 앞서가는 선진국은 이익을 보고 탄소집약도가 높은 개발도상국은 손해를 보는 불균등 발전이 심화될 수 있고, 새로운 무역장벽이 될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는 탄소 감축을 위해 에너지 구조를 화석연료에서 태양광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하면서도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의 87%나 되는 에너지 분야 탄소중립 전략에서 원자력발전을 배제했다. 치명적 방사능 누출 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는 원전 비중을 줄이면서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현실은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고 온실가스 배출도 없는 원전 없이는 탄소 감축이 불가능하다. 미국 영국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이 하나같이 원전 활용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방편으로 삼는 것도 이런 현실론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도 원전을 환경의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이태훈 논설위원, 동아일보(20-12-10)-
=========================================
'[세상돌아가는 이야기.. ] > [時事-萬物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김정은·바이든 회담, 가능할까] [비건 방한 맞춰 나온 김여정 악담… 北 ‘전대미문의 고난’ 깊어질 뿐] (0) | 2020.12.11 |
|---|---|
| [민주 절차 다 무시하는 ‘민주화 세력’, 이 폭주 누가 멈추나] ... [독재의 꿀 빠는 ’586정당'] .... (0) | 2020.12.10 |
| [김여정에 찍힌 강경화도 곧 경질되는가] [과학과 이성이 사라진 북한의 코로나 대책] (0) | 2020.12.10 |
| [바이든이 하와이 일정 바꿨던 이유] (0) | 2020.12.10 |
| [판사들도 아니라는 ‘판사 사찰’, 그걸로 尹 징계한다니] [ … 불의구현사제단?] [백성들의 와언(訛言)] (0) | 2020.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