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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문화 盜用과 한 요리사의 양심 고백] [후추]

뚝섬 2021. 1. 14. 06:58

 

중국의 문화 盜用과 한 요리사의 양심 고백

 

중국이 김치, 한복, 아리랑, 심지어 판소리와 상추쌈(lettuce-wrapped rice)까지 자기네 것이라고 억지를 부리고(stick to its guns) 있다. 이런 짓거리를 문화 도용(盜用·cultural appropriation)이라고 한다. misappropriation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착복⋅횡령⋅탈취라는 뜻이다. 말 그대로(as the word itself) 다른 나라 문화의 독자성을 도둑질해 마치 자기 것인 양 유용하는 절도 행위로 요약된다(boil down to stealing an identity from another culture and using it as their own).

 

외국 유명 요리사가 비빔밥을 ‘도용’했다가 정중히 사과하고(make a polite apology) 재발 방지를 약속해(promise to prevent the recurrence) 중국의 뻔뻔스러움과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show a stark contrast with China’s impudence). 미국 최고 요리사로 손꼽히는 스테퍼니 이저드는 얼마 전 소셜미디어에 ‘bibimbap’이라는 제목의 사진을 올렸다.

 

쇠고기 위에 고수·박하 등 여러 향초를 이리저리 얹어놓은 모습이었다. 아무런 문화적 맥락이나 요리의 전형적 특징 표시(cultural context or sign of the dish’s hallmarks)도 없었다. 비빔밥이라고 이름은 붙여놓았는데, 마치 태국·베트남 요리처럼 보였다(look like a Thai or Vietnamese dish).

 

한국 요리에 정통한(be well-versed in Korean dishes) 전문가들이 “이거야말로 무책임한 문화 도용”이라는 비난을 쏟아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비빔밥이 원래 그런 것으로 잘못 인식하지(perceive in the wrong way) 않겠느냐”는 지적이었다.

 

문화 교류(cultural exchange)는 필요 불가결하지만(be integral), 인기 많은 한국 요리에 중대한 오해를 일으킨(arouse a gross misinterpretation of the beloved Korean dish) 이번 행위는 무책임했다는 것이다. 문화적 근원이나 가치를 이해하려는 아무런 성의와 노력 없이 이름만 빌려 돈을 벌려는(make money off borrowing its name) 짓은 지탄받아(be condemned) 마땅하다고 했다.

 

레스토랑 체인과 식품 회사도 소유하고 있는 이저드는 미각의 탐험가이자 유행의 창조자라는 찬사를 듣는다(be hailed as an explorer of flavors and a tastemaker). 그 여세를 몰아(avail herself of the gathered momentum) 소스⋅조미료⋅향신료까지 팔고 있다.

 

이저드는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issue a public apology). “비빔밥에서 영감을 얻어보려 하다가 제어 불능 상태가 되면서(spin out of control) 너무 동떨어진 것이 되고 말았다(end up very far from it). 이름이라도 바꿨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다른 문화·역사를 가진 음식을 대할 때는 세심해야(be careful and thoughtful) 한다는 걸 깨달았다. 앞으로는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make sure to do so in the future). 진심으로 사과드린다(apologize from the bottom of my heart).”

 

-윤희영 에디터, 조선일보(21-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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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추

 

맛과 향을 한껏 높이는 검은 열매… 옛날엔 금만큼 비쌌다

 

후추는 겨울철 따끈한 국이나 수프를 먹을 때, 솔솔 뿌려 풍미를 더 하는 익숙한 향신료입니다. 흙빛의 후춧가루를 뿌리거나 동그란 알갱이를 쓱쓱 갈아 넣을 수 있죠. 후추가 들어간 음식은 알싸한 향기가 납니다.

후추는 본래 칡이나 등나무처럼 가는 줄기로 벽이나 막대기를 타고 올라가며 자라는 덩굴성 식물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키가 4m까지 자라지만 줄기가 아주 가는 덩굴을 만들며 뻗어나가요. 잎은 길게는 손가락 길이 정도까진 자라지만 가장자리가 밋밋합니다. 그리고 봄에서 여름에 걸쳐 피는 꽃은 흰색이나 분홍색을 보이는데, 크기가 후추 열매만큼이나 작아요. 가을부터 가지에 맺히는 열매가 바로 우리가 흔히 향신료로 알고 있는 후추입니다. 나무보다 열매가 더 유명해서일까요. 후추 열매를 줄여 후추라고도 부릅니다.

 

후추 열매의 모습/위키피디아

 

그런데 이 후추 열매가 원래는 검은색이 아닌 것을 알고 있었나요? 후추의 열매는 빨간색입니다. 후추는 꽃이 진 자리에 열매를 맺습니다. 지름이 5㎜ 정도인 열매 알알이 동그랗게 수십 개가 모여 하나의 길쭉한 무리를 만들어내지요. 촘촘히 붙어 몸집을 불린 열매 무리가 무거워서인지, 줄기가 아래로 향해 축축 처져 있습니다. 처음에는 초록색이던 알이 점점 커지면서 빨간색을 띠는데요. 익어가는 과정에서는 어떤 열매는 빨간색으로, 어떤 열매는 초록색으로 남아 알록달록 장관을 만들어냅니다. 후추 열매는 더 익으면 검붉은 색에 가까워집니다.

우리가 먹는 후추는 어떻게 검은색이 되는 걸까요? 후추는 향신료로 만들기 위해 가공 과정을 거치는데요. 녹색의 설익은 후추를 따서 뜨거운 물에 데치고 건조기를 이용해 말리면 점점 검은색을 띠게 됩니다. 열매의 수분이 말라붙으면서 표면이 쪼글쪼글하고 색이 검은 통후추의 모양이 되죠.

후추는 불과 몇 백 년 전에는 금과 맞먹는 가치를 지녔던 식물입니다. 남인도가 원산지인 아열대 식물인데요. 후추는 조금만 첨가하면 언제나 맛있는 고기를 먹게 해 주는 향신료였고, 당시 귀족의 과시 수단이었습니다. 후추의 몸값은 점점 치솟았죠. 후추는 기후가 서늘한 유럽에서는 자랄 수가 없었고, 아주 먼 곳에서 험한 경로를 거쳐 수입해야 했기 때문에 아주 비쌌습니다. 후추를 차지하는 나라가 세계를 제패한다고 했을 정도였습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배를 댔던 것도, 사실은 후추를 찾으러 갔기 때문이라고 해요. 이제는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후추를 재배해 생산량이 많이 늘어났고 아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향신료가 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온실에서 후추를 키웁니다. 대부분 식물원 등에서 관상용으로 재배하죠. 오히려 우리나라에는 후추와 같은 과에 속하는 '후추등'이라는 식물이 있습니다. 덩굴이나 잎의 모양, 열매까지 후추와 똑 닮은 이 식물은 우리나라 제주도 해안가 기후에서 자랄 수 있을 정도로 추위에 강합니다. 예전에는 후추를 대신해서 후추등의 열매를 먹기도했다고 합니다.

 

-최새미 식물 칼럼니스트, 조선일보(21-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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