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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우리 시대 최악의 해] [‘새해 결심 하지 마라’] [ … 새해엔 다들 알아서 잘 살아야 합니다]

뚝섬 2020. 12. 31. 06:25

 

[2020 우리 시대 최악의 해] 

[‘새해 결심 하지 마라’] 

[들들 볶지 마세요… 새해엔 다들 알아서 잘 살아야 합니다]

 

 

 

2020 우리 시대 최악의 해

 

‘올해는 한 살 더 먹지 않겠다. 한 게 없으니까.’ 최근 소셜미디어에 돌고 있는 영어 카툰이다. ‘한 게 없는' 게 아니라 ‘살지도 않은' 것 같다. 여행은커녕 극장 한번 못 가고 한 해를 보낸다. 그래도 다시 생각해보니 아무 일 없이 지나간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 것 같다. ‘전쟁만 안 터져도 최악의 해는 아니다’라고 하는데, 올 한 해 코로나 팬데믹은 전쟁 못지않은 위력으로 우리의 일상을 파괴했다.

 

▶세계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이 쏟아지는 미국의 희생자 규모가 이미 2차 세계대전 미군 전사자 29만1500명을 넘어섰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들어서며 매일 3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자 “하루하루가 9·11 같다”는 말이 나온다. 전쟁 같은 지금의 삶은 잊고 있던 평범한 일상의 가치를 돌아보게 했다. 국내 인공지능 빅데이터 업체가 일상에서 가장 가고 싶은 곳을 물었더니 놀랍게도 ‘학교'가 1위였다. 철없는 아이들조차 “학교 가기 싫다”는 투정을 하지 않는다. 같은 업체가 어디를 여행하고 싶냐고 물었다. 바다가 1위인 건 이해하겠는데, 해외와 제주도를 누르고 ‘서울'이 2위에 올랐다. 시골서 서울 구경하고 싶어하던 시절로 되돌아간 건가.

 

▶코로나는 청년층에게서 삶의 기쁨과 미래에 대한 기대를 앗아갔다. 비대면과 마스크는 청춘 남녀가 만나 인연을 맺을 기회도 안 준다. 올해 3~9월 혼인 건수가 12% 감소했다. 아이도 낳지 않는다. 집값 폭등으로 젊은 층은 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고 집을 사야 했다. 전세 대란으로 서민들은 울었고, 집 한 채에 살고 있는데 갑자기 세금 올리고 건보료 올려 은퇴자들은 분노했다.

 

▶정치가 국민에게 감동을 준 적은 드물지만 올해는 정말 심했다. 대통령이 검찰총장 한 사람 쫓아내려고 갖은 궁리를 하고 대신 내세운 법무장관이 하루가 멀다 하고 소란을 떨었다. 그러다 정신을 차려보니 세계 주요국이 코로나 백신을 다 확보했는데 우린 거의 빈손이었다.

 

▶오늘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이 세계보건기구에 공식 보고된 지 1년이다. 30일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8200만명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파우치 미 전염병연구소장은 “아직 최악이 오지 않았다”고 한다. 당분간은 확진자와 사망자 수 증가를 피할 수 없다는 얘기다. 종교개혁가 루터는 “희망은 강한 용기이며 새로운 의지”라고 했다. 팬데믹에 맞서는 용기와 이 전쟁에서 이기겠다는 의지가 우리의 희망이다. 2021년 그 희망의 실현을 보고 싶다.

 

-김태훈 논설위원, 조선일보(20-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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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결심 하지 마라’

 

새해 결심을 양력(solar calendar)에 맞춰 내일 할 것인가, 음력 설날(舊正·New Year’s Day in lunar calendar)에 할 것인가 결심하지 못하고 있는데, 눈에 띄었다. 미국 심리학자(psychologist) 소피 라자루스 박사가 쓴 글의 제목이었다. “힘겨운 한 해엔 역효과만 낳을(be counterproductive) 수 있다”는 요지였다.

 

2020년만큼 극도로 혼란스러운 상황(dumpster fire)의 연속이었던 해가 또 있었을까. 불확실성과 두려움(uncertainty and fear)에 내둘려 새로운 시작 채비도 못한 채(be beyond ready to turn the page) 황급히 2021년으로 뛰어들게(jump headfirst into 2021) 됐다. 새해 벽두에(at the break of a new year) 새로운 다짐을 해보는 것은 관행이라지만, 예년 같지 않게(be unlike any other) 모든 것이 뒤집어진 터라(get turned upside down) 종잡을 수가 없다(can’t make head nor tail of it).

 

라자루스 박사는 전 세계적 팬데믹 상황에서 결코 하지 말아야 할 짓(the last thing we need to do)으로 자기 자신에게 더 많은 압박을 가하며(put more pressure on ourselves) 비현실적인 목표를 세우는(set an unrealistic goal) 것을 지적한다. 새해 결심이 본질적으로 잘못된(be inherently wrong) 것은 아니지만, 여느 사람들마냥 시류에 편승하느라(jump on the bandwagon like everyone else) 압박감과 의무감(sense of pressure and obligation)으로 굳이 그럴 이유는 없다고 말한다.

 

특히 요즘처럼 험난한 상황에선 커다란 포괄적 목표를 세우기보다는(rather than setting a large sweeping kind of goal) 현재의 자신 주변을 둘러보고 무엇이 더 유용할(be more useful) 것인가 생각해보는 편이 낫다고 한다. 공연히 실망과 스트레스를 자초해(set ourselves up for disappointment and stress) 감당하기 더 어렵게 만들지(make it even harder to cope) 말고, 지금 당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be reasonable and realistic right now) 작은 변화가 무엇일까 따져보고 우선 고쳐나가는 것이 현명하다는 얘기다.

 

그리고 그 변화는 S.M.A.R.T 하게 이뤄나가야 한다. Specific(구체적)이고, Measurable(측정 가능)하며, Achievable(성취 가능)하고, Realistic(현실적)인 것을 Time-based(시간 단위) 목표로 잡아야 한다. ‘매주 세 번 유산소 운동(aerobic exercise)’으로 하지 말고, ‘월·수·금요일 일과 직후에 달리기(go running straight after work)’로 정한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이루려는 실수를 범하지(make the mistake of trying to achieve too much) 말고 한 가지씩,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try something new) 것이 바람직하다. 실패했던 결심은 되풀이해봐야 성공 확률이 낮다. 체중 감량(weight loss) 다이어트에 실패했다면 ‘에스컬레이터 안 타기’로 바꿔보는 것이 낫다.

 

-윤희영 에디터, 조선일보(20-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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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들 볶지 마세요… 새해엔 다들 알아서 잘 살아야 합니다

 

주식으로 좀 벌면 다 버핏인가… ’책 읽어라' ‘살 좀 빼라' 간섭 그만
그래도 ‘1가구 1주택법'이 전·월세 다 날리기 전 집은 꼭 사시길
’아차' 하면 한강에 띄운 배나 공원 텐트서 살게 되는 것도 순식간

 

/일러스트=이철원

 

세상에는 참 잘난 사람이 많다. 가뜩이나 많아서 세상 살기 힘든데 유독 요즘은 더 많은 것 같다. 특히 요즘은 주식시장이 ‘불장'이 되니 무슨 놈의 워런 버핏이 그리 많은지….

 

올해도 막바지에 다다르니 또 새해에는 이렇게 살라는 둥 저렇게 살라는 둥 여기저기서 훈수가 많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어쩌다 팔자에 없는 논객 소리를 듣게 되었으나 여러모로 평균 이하의 사람이다.

 

주식…. 마이너스로 3년 넘게 들고 있던 주식을 올해 초에 본전 찾자마자 딱 그 값에 치를 떨며 팔아 치웠다. 참 평소에는 몇 달씩도 잘 잊어버리고 살았는데 그냥 계속 잊어버리고 있을 걸 왜 하필 그 타이밍에 귀신같이 찾아봤는지…. 역시 안 될 놈은 안 된다. 올 초에 팔아 치운 그 주식이 지금 세 배 간다. 그뿐인가. 4년 전쯤 사서 여태 들고 있는 주식은 여태 -70%다. 그냥 없는 셈 치고 묻어놨더니 이제는 공돈 같아 꿀맛이다.

 

책…. 솔직히 잘 안 읽는다. 유튜브, 넷플릭스, 플레이스테이션 등 세상에 재미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 책을 읽고 싶겠는가? 아이가 코로나로 학교를 못 가고 집에서 유튜브만 보길래 책 좀 읽으라고 헀더니 ‘엄마도 안 읽잖아’ 하는데 준엄한 팩트 폭행에 차마 대꾸할 말이 없었다. 그뿐인가. 나는 운동도 안 한다. 가끔씩 꽂히면 PT도 받으면서 열심히 할 때가 있긴 한데 보통은 그냥 집 안에서 꼼짝을 하지 않는다.

 

변명을 좀 하자면…. 아니다. 변명을 했다간 또 운동 열심히 하고 날씬한 게 벼슬인 사람들이 트럭으로 몰려와서 운동을 하라는 둥 살을 빼라는 둥 훈수를 둘 것이다.

 

나는 내가 남들보다 공부 좀 잘한다고 해서 ‘아니 공부가 왜 그렇게 어려워? 수업만 열심히 듣고 기출 문제만 좀 풀어봐도 성적 잘 나오는데’ 이런 식으로 말해 본 적이 없다. 내가 남들보다 돈 좀 더 번다고 해서 ‘이렇게 해봐라 저렇게 해봐라, 왜 그것밖에 못 버냐, 그러다 말년에 폐지 줍는다’ 하고 말해 본 적도 없다. 그런데 유독 나 살쪘다, 나 운동 안 한다 하면 훈장들이 어디선가 한 트럭씩 나타나서 훈계를 해댄다. 덜 먹고 많이 움직이면 되는데 그게 그리 어렵느냐는 둥 운동 안 하면 온갖 병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아니 공부는 교과서 위주로 예습·복습만 열심히 하면 되는데, 그래서 다들 서울대는 가셨는지?

 

일견 대충 사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나름 그 안에서 치열하게 살고 있다. 자꾸 무슨 주식 공부를 하라느니, 부동산 공부를 하라느니, 책을 읽으라느니,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라느니, 그렇게 살다간 벼락거지가 된다느니, 인생이 뒤처진다느니…. 알았으니까 부디 들들 볶지 말아 줬으면 좋겠다. 안 그런 사람들도 알아서 자기 스타일대로 잘들 산다.

 

여태 훈수 두지 말자고 해 놓고 말하기 민망하지만 그래도 웬만하면 집은 하나씩들 형편껏 사는 게 좋겠다.

 

최근에 민주당이 1가구 1주택법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내가 여기서 놀라운 사실을 한 가지 공개하겠다. 1가구 1주택이 되면 놀랍게도 전·월세는 사라진다! 그뿐인가? 서로 집을 맞바꾸지 않는 이상 이사도 갈 수가 없다. 그 와중에 또 집이 없는 사람은 계속 없게 된다. 1가구 1주택만 가지자고 했지 없는 사람한테 1주택 공짜로 주겠다고는 안 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집 없는 사람은 전·월세도 없어졌는데 어디 가서 살아야 할까? 한강에 배 띄우고 공원에 텐트 치고 살게 되는 거 순식간이다.

 

너무 당연한 건데 이게 뭐 놀라운 사실이냐고? 그 높으신 국회의원님들도 모르는데 당연히 놀라운 사실 아닌가. 물론 이 법을 발의한 의원은 오해라며 “1가구 1주택 보유 또는 거주를 기본으로 하는 정책을 추구하자는 것”이라며 “한 채 이상 집을 못 갖게 금지하는 법이 결코 아니다”라고 해명하였다. 참고로 이 분은 일찍이 MBC 백분토론 나와서 카메라 꺼진 줄 알고 ‘그렇게 해도 (집값) 안 떨어져요’ 라고 말해 놓고, 논란이 되자 ‘집값 떨어지는 것이 더 문제라고 주장하면서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의 발목을 잡으려는 하락론자들에 대한 반박이었다’고 말씀하신 바로 그분이시다.

 

각자 찰떡같이 잘 알아듣고 2021년은 모두가 알아서 잘 사는 한 해가 되도록 하자.

 

-필명 삼호어묵·'정부가 집값을안 잡는 이유' 저자, 조선일보(20-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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