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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열로 세우면 지구 12바퀴, 현대차 생산 1억 대 돌파] ....

뚝섬 2024. 10. 1. 06:23

[1열로 세우면 지구 12바퀴, 현대차 생산 1억 대 돌파] 

[안전한 차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신차 티저 마케팅에 웃는 현대차]

 

 

 

1열로 세우면 지구 12바퀴, 현대차 생산 1억 대 돌파 

 

현대자동차가 누적 차량 생산 1억 대를 달성했다. 1968년 미국 포드 차량 조립을 시작으로 자동차 생산에 발을 내디딘 지 56년 만이다. 현대차에 앞서 1억 대를 생산한 업체는 미국의 GM과 포드, 일본의 도요타 닛산 혼다, 독일 폭스바겐 등 6곳뿐이다. 모두 100년 안팎의 역사를 자랑하는 업체들로, ‘1억 대 클럽’에 가입하기까지 60∼70년씩 걸렸는데 현대차가 최단기간 입성에 성공했다.

▷1억 대라고 하면 쉽게 감이 오지 않는다. 현대차에서 가장 많이 생산한 베스트셀링카 아반떼(전장 4710mm) 기준으로 한 줄로 늘어세우면 지구 둘레를 약 11.8바퀴 돌 수 있다. 엄청난 성과지만 출발은 소박했다. 1968년 11월 울산공장에서 1호 차량인 1600cc급 준중형 세단 ‘코티나’를 만들기 시작해 그해 533대를 생산했다. 기술이랄 것도 없었다. 부품 국산화율은 21%에 불과했고, 사실상 볼트와 너트를 끼워 맞추는 수준이었다.

▷현대차는 조립 생산에 만족하지 않고 1975년 첫 독자 모델인 ‘포니’를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포니는 이듬해 한국 승용차 최초로 에콰도르 등 해외에 수출을 시작했다. 1986년엔 ‘포니 엑셀’로 자동차 본고장인 미국 땅을 밟았다. 1991년 국내 첫 독자 엔진인 ‘알파엔진’ 개발에 성공했고, 1994년엔 플랫폼 엔진 변속기까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엑센트’를 선보였다. 1996년 글로벌 1000만 대 생산을 달성했고, 이후 2013년 5000만 대, 2019년 8000만 대, 2022년 9000만 대로 가속페달을 밟았다.

 

현대차는 판매 대수 기준 세계 3위의 빅메이커로 우뚝 섰다. 스승들은 진작에 뛰어넘었다. 현대차에 처음 조립을 맡겼던 포드를 2010년 글로벌 생산량에서 제쳤고, 엔진과 변속기를 얻어 썼던 일본 미쓰비시는 아득히 넘어섰다. 경쟁사들이 주춤할 때 멈추지 않았다. 코로나19 당시 GM과 포드는 공장 가동을 멈췄지만 현대차는 생산을 유지해 점유율을 높였다. 도요타와 폭스바겐이 중국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생산에 발목이 묶여 있을 때 현대차는 미국, 인도 등 신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현대차 2억 대 시대로의 출발을 알린 1억1번째 생산 차량은 전기차 ‘아이오닉 5’였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을 상징한다. 미래차 시장에서 승리하려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돌파하고 저가 공세를 앞세운 중국의 추격을 뿌리쳐야 한다. 최근 중국은 댓글부대를 동원해 “흉기차(현대차·기아를 비하하는 표현) 누가 타냐”는 식의 악성 인지전까지 펼치고 있다. 승리의 필살기는 여전히 품질과 신뢰다. 56년 전 첫 차를 만들던 마음 그대로 열정과 도전정신도 날카롭게 벼려야 할 것이다.

-김재영 논설위원, 동아일보(2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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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차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김도형 기자의 일편車심]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많이 다쳤다. 교통사고였다. 우즈는 제네시스 브랜드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연 골프대회의 주최자로 나섰다. 대회 이틀 뒤 아침 제네시스 GV80 차량을 운전하다 도로를 크게 벗어나는 전복 사고를 냈다. 오른쪽 다리가 골절돼 수술을 받았다.

다른 곳은 별로 안 다쳤다는 소식과 앞뒤가 거의 완파된 사고 차량의 모습이 함께 전해졌다. 차량 안전 문제가 조명받았다. 사고가 난 뒤에 알게 되는 건 ‘수동적 안전’이다. 차가 탑승객을 보호하는 기술이다.

차량 앞의 엔진룸과 뒤쪽 짐칸은 사고 시 충격을 잘 흡수하도록 설계한다. ‘크럼블 존’이란 개념이다. 잘 찌그러지는 소재를 적절히 활용한다. 승객 공간인 ‘캐빈룸’은 무너지지 않고 원래 형태를 최대한 지켜야 한다. 강도 높은 철강재가 많이 쓰인다. 안전띠와 에어백도 중요한 장치다.

 

GV80는 우즈의 상반신을 잘 보호했다. 다만 하반신을 완전히 보호하는 데는 실패했다. 다른 차였다면 어땠을까. 점치기 힘들다. 조건이 동일한 사고 상황을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차의 안전성은 국내외 안전도 평가로 가늠할 수 있다. 시판하는 차를 다양한 각도로 충돌시키며 실험한다. 인체 부위별 부상 위험도까지 측정해 공개한다.

 

승객 공간만 잘 지켜낸다고 안전한 차는 아니다. 요즘은 ‘능동적 안전’이 주목받고 있다. 사고 자체를 막으려는 기술이다. 앞차를 추돌할 가능성을 감지해 차량 스스로 제동하는 전방추돌 방지 기술이 대표적이다. 보행자나 중앙선을 넘어온 차와 충돌할 위험이 있으면 차가 알아서 운전대를 돌리는 기술도 조금씩 적용 중이다.

하지만 이런 기술을 잘 갖춘다고 안전한 차가 완성되는 것일까. 가장 중요한 요소가 남아있다. 사람이다. 안전한 차를 완성하는 것은 결국 운전자다.

음주, 졸음, 부주의, 과속.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지목하는 위험 요소다. 맨정신으로 운전에 집중하고 과속만 하지 않아도 치명적인 사고 위험이 급감한다. 국내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의 70%는 졸음과 주시 태만 때문에 발생한다는 조사도 있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다. 확실한 것은 한적한 도로의 내리막 곡선 구간을 달리던 차가 중앙분리대와 건너편 2개 차선을 가로질러 도로변을 굴렀다는 사실이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우즈는 차를 정상적으로 통제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기술은 사람이라는 변수마저도 통제하려 하고 있다. 볼보는 생산하는 차량의 최고 시속을 180km로 제한하기로 했다. 과속을 막으려는 노력이다. 카메라와 센서로 음주나 부주의한 상태를 가려내 운전을 막으려는 시도도 있다. 이는 아무리 안전하게 만들어도 차가 ‘위험을 자초하는 인간’을 이겨낼 수는 없다는 고백이라 할 수 있다.

미래에는 자율주행 기술이 더 안전한 도로를 만들지도 모른다. 기술은 술에 취하거나 졸지 않고 스마트폰에 한눈팔거나 통제를 벗어날 정도로 과속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김도형 기자, 동아일보(21-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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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티저 마케팅에 웃는 현대차

 

전체 모습 말끔히 보여주지 않고 조금씩 공개하며 호기심 자극 전략
스타리아 등 신차 홍보방식으로 “너무 끈다”에도 주목도 커져 화제
 

 

현대자동차가 11일 공개한 ‘스타리아’의 티저(사전 예고) 모습. 스타리아는 그레이스, 스타렉스 등 과거 현대차 승합차의 계보를 잇는 ‘다목적차량(MPV)’이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새 자동차 모델을 공개할 때 한꺼번에 공개하지 않고 껍질을 벗기듯 조금씩 공개하며 호기심을 극대화하는 티저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소비자 관심을 최대한 이끌어 내기 위해서다. 관심이 커지고 기대감이 높아져야 잠재 고객이 실제로 구매에 나설 확률이 높아진다는 계산이다.

현대차는 11일 다목적차량(MPV) ‘스타리아’를 처음 공개하면서 티저 모습을 내놨다. 현대차 장수 승합차 스타렉스의 뒤를 잇는다는 평가를 받는 차종이다. 실내는 널찍한 공간의 7인 좌석을 구현했고 높은 전고와 긴 전폭, 전장으로 공간감을 극대화해 차내에서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는 게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야심 차게 내놓은 새 모델이지만 현대차는 2분기(4∼6월) 중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스타리아의 전체 모습을 말끔히 보여주진 않았다. 대략적인 겉모습과 일부 좌석만 공개했을 뿐이다. 티저 전략은 2016년경부터 현대차그룹 주요 신차의 본격 마케팅 전략이 됐다. 출시를 한 달가량 앞두고 어두운 공간에서 대략적인 외관만 흘끗 보여주거나 전조등과 후미등 등 해당 차의 핵심 디자인만 살짝 보여주는 식이다.

 

현대차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공개는 국내 주요 기업을 통틀어도 손꼽힐 만큼 감질 나는 티저 전략을 썼다. 첫 티저 공개부터 지난달 완전한 모습을 공개하는 데까지 2개월 가까이 기간을 들였다. 2019년 8월 콘셉트카 ‘45’ 티저부터 따지면 지난달 25일 완전 공개까지 아이오닉5 공개에만 약 1년 반이 걸린 셈이다.

 

아이오닉5 모습이 처음 드러난 건 올해 1월 12일이었다. 첫 티저로 전조등과 후미등, 큰 바퀴 휠 정도만 공개된 걸 두고도 “드디어 쓸 만한 전기차가 등장했다”는 평가와 “내부는 왜 공개하지 않냐”는 반응이 함께 나왔다. 한 달여가 지난 2월 15일에 중앙 콘솔 ‘유니버설 아일랜드’가 각각 앞뒤로 이동하는 모습의 실내 티저가 공개됐다. 전용 전기차 공간이 내연기관차보다 널찍하다는 걸 강조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전기차만의 공간 활용성’을 기대하는 의견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유튜브 등에서 이어졌다. 

 

현대차가 선보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 사진=현대차

 

두 차례 티저 공개에 이어 2월 23일에는 아이오닉5를 완전히 공개했다. 사진 한두 장씩을 내놓으며 호기심을 자극한 티저 공개 때와 달리 이날에는 100장의 사진을 한꺼번에 내놓았다. 25일 사전계약 첫날에만 2만3760대를 계약하며 국내 자동차 역사상 사전계약 최다 기록을 경신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달 17일부터는 미디어를 대상으로 아이오닉5 실물을 직접 보는 자리를 갖는다. 아직 미정인 시승 행사까지 더하면 현대차는 올 상반기 내내 아이오닉5를 소개하는 자리를 단계별로 쪼개 마련한다.

티저를 두고 일각에서는 “너무 질질 끈다”는 비판도 없지 않지만 마케팅 전략으로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미디어 등의 주목도가 커지면서 티저 모습만으로도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데다 티저 전략에 대한 비판은 우수한 상품성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있다.

-서형석 기자, 동아일보(21-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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