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개 첨단 협력 합의, 한미 안보동맹을 기술동맹으로]
[“원자로의 미래는 작을 수 있다”... 전 세계가 뛰어든 SMR은 무엇]
[탈원전하며 SMR 수출한다니]
23개 첨단 협력 합의, 한미 안보동맹을 기술동맹으로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 25일(현지 시각) 윤석열 대통령 방미 기간 중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으로 열린 '한미 첨단산업 청정에너지 파트너십' 행사에서 GE, 플러그파워, SK E&S와 '블루수소 생산·유통·활용을 위한 전주기 사업 투자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은 오른쪽부터 조석 HD현대일렉트릭 사장, 로저 마르텔라 GE 최고지속경영책임자,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조지 맥나미 플러그파워 이사회 의장, 추형욱 SK E&S 사장. 2023.4.26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방미를 계기로 한·미가 배터리·바이오·원전 등 첨단 산업과 청정 에너지 부문에서 협력한다는 23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해각서는 이행이 강제되지 않지만 양국의 공공기관·연구소와 대표 기업들이 차세대 산업 분야에서 공동 연구하고 세계 시장을 주도할 공통의 표준을 개발한다는 등의 광범위한 협력안에 합의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다. 핵심 원천 기술을 보유한 미국은 연구 개발에 강하고 우리는 제조 능력이 뛰어나 서로 윈·윈하는 모델이 될 수 있다. 한미 관계가 70년 역사의 안보 동맹, 2011년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에 따른 경제 동맹에 이어 기술 동맹으로 확대되며 질적 도약을 이룰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에 MOU를 체결한 소형모듈원전(SMR) 분야에서 두산에너빌리티·한국수력원자력·현대건설이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진 미국 뉴스케일·홀텍인터내셔널 등과 4세대 SMR 건설·운영, 사용후 핵연료 저장, 공급망 개발 등에 합의했다. 미국이 기술과 시장 개방을 통제해왔던 분야인 만큼 첨단 기술력을 확보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배터리·바이오·자율차·항공·로봇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에서도 두 나라가 함께 글로벌 시장을 주도해 나간다는 데 합의했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미 상무부가 반도체법에 따라 설립하기로 한 국가반도체기술센터(NSTC)에도 한국 기업과 연구소들이 포함될 전망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차세대 기술 표준 제정에 우리가 직접 참여해야 반도체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다.
첨단 산업 한미 협력은 미국 대중(對中) 봉쇄 전략의 일환이다. 미국은 중국을 배제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미국과 동맹국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해 반도체·2차전지 등에서 핵심 제조 능력을 갖고 있는 한국을 파트너로 받아들였다. 중국에 뒷덜미를 잡히기 직전이었던 한국 산업계로선 미국과의 협력이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다.
우리가 원자력 산업을 시작한 것도 6·25전쟁 직후 미국과 맺은 원자력 협정부터였다. 이제 세계 5대 강국의 반열에 올랐다. 이런 한미 협력 성공 경험을 우주기술·인공지능 등의 차세대 산업 분야로 적극 확대해가야 한다. 미국과의 기술 동맹이 미래 먹거리가 부족한 한국 경제의 새로운 기회가 됐으면 한다.
-조선일보(23-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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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로의 미래는 작을 수 있다”... 전 세계가 뛰어든 SMR은 무엇
소형모듈원자로 개발 중… 한국도 2028년 허가 목표

중국에서 건설 중인 SMR./CNNC
중국 남부 하이난성 창장에서는 소혈모듈형원자로(SMR: Small Modular Reactor) ‘링룽 원’이 건설되고 있다. 중국원자력공사(CNNC)는 링룽 원을 2026년 상업운전할 계획이다. 링룽 원의 전기출력은 125메가와트(MW)급으로, 대형 원전의 10분의 1수준이다. 육상 풍력 발전기 40기에 해당하는 출력이다. 링룽 원은 현재 세계에서 유일하게 건설 중인 SMR로,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중국 당국은 SMR을 여러 건설 프로젝트에 적용하고 담수화 플랜트에 사용할 계획이다.
세계 각국에서 차세대 원전인 SMR이 개발되고 있다. SMR은 원전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한 소형 원자로로, 크기가 대형 원전의 100분의 1수준이다. 전기출력이 300MW 이하로 대형 원전(1000MW 이상)보다는 작다. 모듈 형태로 제작해 건설공기 단축과 건설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미국전기전자공학회(IEEE)가 발간하는 스펙트럼지는 최근 “원자로의 미래는 작을 수 있다”며 “중국이 SMR 개발을 주도하고 있으며 세계도 이를 따를까?”라고 보도했다.
◇전 세계 71종 SMR 개발 중
현재 SMR이 상용화된 곳은 없다. 러시아는 선박에 장착하는 SMR을 개발했지만, 대형원전처럼 육상에 건설된 곳은 아직이다. 하지만 앞으로 SMR은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조르지오 로카텔리 밀라노공대 교수는 “앞으로 15~20년 안에 SMR이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하고 널리 보급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을 포함해 한국, 미국, 러시아 등에서 71종 이상의 SMR이 개발 중이다.
미국에서는 2030년 이전 7곳의 개발사에서 SMR을 배치할 계획이다. IEEE 스펙트럼은 “대부분은 시험용 원자로이지만 중요한 디딤돌”이라고 했다. 특히 미국 스타트업 뉴스케일이 대표적인 SMR 기업이다. 이 회사는 77MW 급 SMR을 개발했다. 뉴스케일은 4,6,12개의 원자로를 함께 묶어 발전소를 만드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2030년까지 미국 아이다호주에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이 목표다.

뉴스케일의 SMR 조감도./뉴스케일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12월 영국에 470MW급 원자로용 부품을 제공할 공장을 건설할 부지 세 곳을 후보에 올렸다. 2029년까지 최초의 원자로에 공급하길 기대한다. 프랑스도 2030년까지 SMR 산업 개발에 10억 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며, 다른 유럽 국가들도 SMR 개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도 2028년 SMR 허가 목표
한국도 SMR을 개발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의 기본 설계를 진행 중이며, 2026년 인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2028년 인가를 받아 2030년대 수출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원자력안전위원회도 이에 맞춰 개발자와 소통해 신속한 인허가 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은 2012년 한국형 SMR 스마트(SMART)의 표준설계 인가를 세계 최초로 받은 바 있다.
혁신형 SMR은 170MW급 소형모듈 원자로다. 기본 4개의 모듈(680MW)을 배치해 600MW급 화력발전소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안전성과 경제성도 개선됐다. 모듈형태로 공장에서 제작 가능하고 전기뿐 아니라 담수화, 열 생산 등 다목적으로 활용 가능하다. 5중 방어 구조로, 노심손상 빈도가 10억년에 한 번 수준으로 안전성도 강화할 계획이다. 연간 1개 호기(4개 모듈)를 수출하면 3조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한국의 혁신형 SMR./원자력연구원
◇대형 원전보다 경제성·안전성 우수한 SMR
전 세계가 SMR 개발에 뛰어드는 것은 원자력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 에너지원으로 여전히 유망하기 때문이다. 대형원전은 가격이 비싸고, 한국은 공기를 정확히 맞추는 것으로 잘 알려져있지만 다른 국가들은 건설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SMR은 가격도 대형원전보다 싸고 덜 위험하다. 특히 공장에서 모듈 형태로 제작해 내륙에서 이송 가능하다. 그리고 건설현장에서 조립·설치하면 된다. 건설기간도 짧다.
KOTRA는 “SMR이 노후 발전소를 대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예를 들어 전기교환기, 석탄 발전소 터빈 등의 기반 설비를 활용해 SMR 운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인프라 및 설비를 활용해 SMR을 운행하면 기본 투자 비용이 절감되고, 게다가 가장 큰 인프라인 송배전을 추가로 설치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했다.

대형 원전과 SMR 비교./원자력연구원
-유지한 기자, 조선닷컴(23-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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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하며 SMR 수출한다니

경북도는 신한울원전 1·2호기의 조속한 운영 허가를 건의하는 공문을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발송했다고 5일 밝혔다. 신한울 1·2호기는 공정률 99%로 사실상 완공 상태이나 운영 허가가 3년 가까이 연기되고 있다. 신한울 1·2호기 전경. 2021.4.5경북도 제공.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과학기술정통부와 함께 가을쯤 3세대 개량형 소형 모듈 원전(iSMR) 연구·개발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렇지 않다. 문 장관은 소형 모듈 원전(SMR)에는 기존의 경수로형을 축소한 3세대형과 소듐고속냉각로 등 차세대 원전이 있는데, 혁신형 3세대 원전은 사용후핵연료 문제나 안전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안전성 수준에 머물러 있는 SMR을 국내에 추가하는 것은 국내 원전 밀도가 높고 국민 수용성 부분 등에서 볼 때 쉽지 않다”고 했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국내에 iSMR을 건설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SMR은 탄소 중립을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힌다. 원자로·증기발생기·가압기 등 주요 기기가 한 용기에 들어가는 일체형인 데다 안전성이 대폭 향상됐고, 핵폐기물도 대폭 감축한 원전이다. 정부는 그러나 SMR 역시 안전성과 주민 수용성에 문제가 있는 만큼 국내엔 짓지 않되, 해외에는 수출하겠다는 계획이다. 해외 수출이 국내 원전 산업을 유지하기 위한 해법이란 것이다. 전문가들은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해 국내엔 안 짓겠다면서 해외에는 우리 제품을 사라고 하면 누가 사겠느냐”고 지적한다.
SMR을 포함한 원전은 안전성과 경제성이 핵심이다. 한국이 독자 개발한 APR1400 원자로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것은 국내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건설로 안전성과 경제성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SMR처럼 안전성과 경제성이 핵심인 제품을 국내에서 건설도, 운영도 해보지 않은 채 수출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게다가 문제는 기술 개발과 수출, 실제 제작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정부는 2028년까지 iSMR 인허가를 받고, 2030년부터 원전 수출 시장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원전 산업 생태계는 빠른 속도로 붕괴 중이다. 원전 기업의 줄도산이 이어지고, 핵심 인력의 해외 유출도 심각하다. 대학 원자력 전공 학생 수도 줄고 있다. 10년 뒤까지 버텨낼 기업이나 인력이 있을지 의문이다. 전문가들은 SMR 수출을 위해서라도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해 원전 업계의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문 장관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나 노후 원전 수명 연장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세계 일류 원전 기술이 사장되든 말든, 치열한 국제 경쟁에서 뒤처지든 말든, 그로 인해 국가 경제가 망가지든 말든, 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변화가 없다.
-안준호 기자, 조선일보(21-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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