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흉기]
[‘대형 사고 나든 말든’ 폭주하는 민노총]
도로 위 흉기
1980년대 서울 올림픽대로에서 일어난 사고다. 차를 몰던 남편이 갑자기 쾅 하는 소리에 놀라 급히 갓길에 차를 세웠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옆자리에 탄 아내가 숨져 있었다. 앞서 달리던 화물차 바퀴에서 튀어나온 돌이 차 유리를 뚫고 아내를 친 것이다. 뒤로 튀어나온 돌의 속도에 차량 속도까지 더해 끔찍한 사고가 난 것이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다.
▶이런 날벼락이 화물차 주변엔 상존한다. 한국도로공사가 고속도로에서 수거한 낙하물은 연간 20만~30만건에 이른다고 한다. 차량 부품·합판·의자에다 가끔 돼지도 떨어진다. 시속 80㎞만 넘어도 전방 화물차에서 떨어져 느닷없이 날아오는 작은 물건이 뒤따르는 차량엔 치명적 흉기가 된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고속도로에서 적재물이 떨어져 발생하는 사고로 숨질 확률은 28.5%.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의 2배에 육박한다고 한다.
▶화물차에선 어마어마한 ‘흉기’도 떨어진다. 3년 전엔 고속도로를 달리던 화물차에서 13t짜리 강철 코일이 굴러 떨어져 일가족 4명이 탄 승합차를 덮쳤다. 어린 딸이 숨지고 어머니가 크게 다쳤다. 지난해엔 중부고속도를 달리던 화물차에서 아스팔트 등을 다지는 10t짜리 롤러차가 그대로 떨어졌다. 뒤따르던 차들이 이를 피하려다 서로 부딪치면서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엊그제 경부고속도로 경기 안성 부근에선 화물차에서 빠진 바퀴가 반대 차선 관광버스를 덮쳐 2명이 숨지고 1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빠진 바퀴는 버스 앞 유리를 뚫고 지나가 중간 통로까지 가서 겨우 멈췄다고 한다. 화물차 바퀴가 100㎏ 안팎인데 차량 속도까지 더해 충격이 커졌다. 2018년에도 한밤중 고속도로를 달리던 화물차에서 예비 타이어가 떨어져 뒤따르던 승용차, 트럭 등 4대와 연쇄 충돌해 1명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한국에서 화물차는 ‘도로 위 흉기’라 부른다. 안전 점검이나 적재 불량을 제대로 단속하지 않기 때문이다. 적재 문제만 해도 현행법은 ‘화물에 덮개를 씌우거나 묶는 등 확실하게 고정해야 한다’고만 돼 있을 뿐 구체적 기준도 없다. 10여 년 전 유럽에서 도로를 달리는 거의 모든 화물차에 덮개를 씌운 것을 봤다. 일본도 그렇다. 낙하물 사고를 막으려는 것이다. 그게 돈이 들어 어렵다면 규정을 세밀하게 다듬고 단속이라도 강화해야 한다. 그에 앞서 화물 차주들이 수시로 바퀴 나사를 조이고, 묶는 끈도 조여야 한다. 화물차를 언제까지 공포의 대상으로 남겨둘 건가.
-최원규 논설위원, 조선일보(2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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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사고 나든 말든’ 폭주하는 민노총
이달 초 민노총 화물연대 노조원들이 전남 SPC물류 센터 앞에서 대체 운송 차량 진입을 막고있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 제공
민노총 화물연대가 국내 최대 제빵 업체를 상대로 빵과 재료 운송을 거부하며 파업하는 과정에서 조직 범죄 수준의 불법행위가 잇달아 벌어지고 있다. 파업에 가담한 노조원 대신 투입된 대체 기사가 몰던 화물차가 고속도로 휴게소에 머무는 동안 연료 공급선이 고의로 잘리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연료 공급선이 잘리면 주행 중 연료가 떨어져 시동이 꺼지면서 제동이 제대로 되지 않아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사람을 죽이는 중범죄가 될 수 있다.
경찰은 “파업 중인 민노총 조합원 범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경찰이 신원을 확인한 용의자 3명은 차량 2대로 화물차를 뒤쫓아왔다고 한다. 고속도로 휴게소 CCTV에는 대체 기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 용의자 중 1명이 차량 뒤로 다가가는 모습이 찍혔다. 이후 화물차 아래쪽 연료 공급선이 날카로운 도구로 잘려 있었고, 연료는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용의자는 자신이 타고 온 차가 아닌 휴게소에 함께 들어온 다른 차로 떠났다고 한다. 경찰은 조직적으로 계획된 범행으로 보고 있다.
민노총 노조원 대신 빵을 운송하던 화물차 기사가 한밤 도로에서 노조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사건도 경찰이 수사 중이다. 기사가 국도를 운행하는데 노조원 수십 명이 가로막았다고 한다. 노조원들은 기사가 앞을 보지 못하도록 차 앞유리를 골판지로 가렸다. 기사가 “골판지를 떼어달라”고 하자, 노조원 5~6명이 기사를 끌어내려 얼굴, 등과 가슴을 주먹으로 3~4분간 무차별 폭행했다고 한다.
민노총의 패악은 끝이 없다. 국민에게 충격을 준 택배 대리점 업주의 죽음 앞에서도 지금까지 제대로 사과 한마디 한 적이 없다. 정권이 자기 편이니 마음대로 횡포 부려도 괜찮다고 생각할 것이다.
-조선일보(21-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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