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으면 어때’…20대 초반보다 많아진 40대 초반 신부]
[그 많던 ‘노처녀’는 왜 사라졌을까]
[비혼 축의금]
[30대 남성 절반이 미혼]
[추석 밥상 갈등도 없애준 ‘노답’ 부동산정책]
‘늦으면 어때’…20대 초반보다 많아진 40대 초반 신부

한국에도 꽤 알려진 일본 작가 다카기 나오코의 책 ‘서로 40대에 결혼’은 출판 당시 화제가 됐다. ‘혼자 살아보니 괜찮아’, ‘독신의 날들’ 같은 책을 연달아 냈던 그의 갑작스러운 결혼에 “배신감을 느꼈다”는 여성들도 있었다. 그래도 그는 “안 해 봤다고 후회할 것 같으면 일단 저질러 보자!”며 결혼에 이어 임신, 출산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한다. 세계적 현상이라는 만혼(晩婚) 트렌드가 보수적인 일본에서도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국내 40대 초반 여성의 지난해 혼인 건수가 20대 초반 여성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혼인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0년 이후 처음으로 40대 초 혼인이 20대 초를 추월한 2021년부터 2년째다. 40대 여성의 혼인 건수는 해마다 늘어나는 반면 20대 여성의 혼인은 줄어든 결과다. 한국에서도 여성들의 결혼이 그만큼 늦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40대 결혼은 절반 이상이 초혼이다. 여성이 연상인 부부 비중 또한 역대 가장 높다. ‘누난 내 여자니까∼’라는 노래 가사가 낯설지 않은 시대다.
▷‘노처녀, 노총각 히스테리’라는 말은 사라지는 분위기다. 이제는 늦은 나이까지 싱글 라이프를 여유롭게 즐기는 사례가 더 많다. 초혼 연령은 남성(33.7세)과 여성(31.3세) 모두 역대 최고다. 주택 마련의 어려움 등 주변 여건 탓도 있지만 결혼을 ‘필수 아닌 선택’으로 여기는 인식의 확산도 영향을 미쳤다. 만혼의 장점을 앞세우는 이들은 역으로 ‘젊을 때 결혼하면 안 되는 10가지 이유’ 같은 논거를 들이대기도 한다. 결혼 실패 확률이 더 높고, 경제적으로 불안정하며, 아직 자기계발이 진행 중인 만큼 기회비용이 크고, 가족과 사회로부터의 압박이 더 심하다는 등의 이유다.
▷온라인 데이팅 앱의 발달로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서로의 관심사와 배경을 맞춰 만나기가 쉬워지고 있다. 고령화 추세 속에 짝을 찾을 수 있는 모집단 자체도 늘었다. 40, 50대의 만남은 웨딩 문화도 바꿔놓고 있다. 성숙미와 세련미를 강조한 ‘작은 결혼식’이 열리고, 순백이 아닌 다채로운 색깔과 무늬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등장한다. 꼭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생각은 없지만 늦결혼에 대비해 난자를 냉동하는 여성들도 많아졌다.
▷저출산 대책 마련에 머리를 싸매고 있는 정부 관계자들은 만혼 현상에 한숨이 나올 법도 하다. 결혼이 늦어지는 만큼 출산을 늦추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적잖다. 그렇다고 100세 시대의 인생 반려자를 찾는 데 적령기를 따질 일은 아니다. 독신이었던 제임스 매티스 전 미국 국방장관은 72세였던 지난해 50대 여성과 결혼식을 올렸다. 사랑에 나이가 어디 있으랴. “결혼, 미룬다고 아예 안 하는 게 아니다”라는 싱글들의 외침이 울린다.
-이정은 논설위원, 동아일보(23-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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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노처녀’는 왜 사라졌을까

‘노처녀’가 주인공인 2005년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삼순이가 고작 서른 살이었다는 사실, ‘노처녀 라디오 DJ 미자의 일과 사랑을 그린 드라마’라는 시놉시스를 가진 같은 시대 드라마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주인공 나이도 겨우 서른 한 살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는 어느덧 그들과 동년배가 됐다.
그러고 보니 ‘노처녀’라는 단어를 요즘은 잘 쓰지 않는다. 내가 급식을 먹던 시절까지는 드라마·영화·예능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였다. 결혼하지 않은 미혼 여성에게 남성이 ‘아줌마’라며 시비를 거는 장면은 단골로 등장했고, 예능에서도 데뷔 연차가 어느 정도 쌓인 여성 연예인에게 남성 출연자들이 공격의 의미로 사용하곤 했다. ‘노처녀’를 입에 올리는 남성의 나이가 해당 여성보다 훨씬 많았음에도 나이 공격은 여성들에게만 유효하게 먹혔다.
TV에서 여성의 나이와 결혼 여부로 트집을 잡으니, 자연스럽게 우리는 교복을 입고 모여 앉아 누가 가장 먼저 시집을 갈지 따위를 주제로 자주 떠들었다. 결혼을 가장 빨리, 그리고 가장 늦게 할 것 같은 친구 또는 아이를 빨리 낳을 것 같은 친구 등 아무 근거 없이 입에서 나오는 대로 토론을 이어 나갔다. 친구 중 누군가 결혼을 하지 않을 가능성 같은 건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게 자연스러웠다. 대세 예능이 ‘우리 결혼했어요’이던 시절이었으니까.
다행히도 세상이 바뀌었다. ‘내 이름은 김삼순’이 방영되던 17년 전의 서른 살과 지금 서른 살(1993년생)의 삶은 180도 달라졌다. 스스로 돈을 벌어 파리의 ‘르 코르동 블루’로 유학을 다녀오고 유명 레스토랑의 스카우트까지 받는 능력 있는 파티시에임에도 나이 탓에 노처녀 딱지를 달고 산 김삼순과 이제 겨우 사회 초년생 딱지를 붙였을 2022년의 삼순이들은 너무도 다르다.
노처녀들은 어디로 사라졌나. 노처녀의 사전적 의미는 ‘혼인할 시기를 넘긴 나이 많은 여자’로 아가씨·아줌마와 마찬가지로 오로지 결혼의 상태가 기준이 된다. 결혼 외에 다양한 라이프 사이클이 생겨난 지금의 세대에게는 조금 모호한 호칭이 되었다. 그러니까 전국의 ‘결혼 안 해’를 선언한 딸들에게는 전혀 성립될 수 없는 호칭이다.
지금의 30대는 (그리고 미래 세대는) 결혼에 사활을 걸지 않는다. 내 주변의 삼순이, 미자는 어떻게 살고 있나. 일단 나는 주말 카페에 앉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잔 시켜놓고 신문사에 기고할 글을 쓰고 있다. 어제는 홀로 제주도로 휴가 간 고향 친구에게 연락이 왔고, 회사에 다니면서 사업을 시작해 투잡, 스리잡 뛰는 친구가 있다. 반면 일을 놓고 다시 공부를 시작해 올해 임용고시를 본 친구가 있고, 이직을 위해 매번 이력서를 고쳐 쓰는 친구도 있다. 더 이상 결혼만이 여성의 삶을 대변하지 않는다.
나는 이제 친구들이 결혼을 ‘언제’하는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질문이 바뀌었다. ‘언제 결혼해?’가 아닌 ‘결혼할 거야?’가 되었다. 결혼을 인생에 염두에 두고 있는지, 아닌지부터 알아야 하니까. 결혼 여부로 나뉘던 세상에 살던 우리는 이제 다른 삶의 방식들이 있다는 걸 안다.
10년 전에는 ‘시집가는 모습 보고 싶은 노처녀 스타’에 배우 김혜수가 뽑히는 시대에 살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김혜수에게 누가 감히 “시집 안 가느냐”고 할 수 있을까. ‘작품을 더 많이 찍었으면 좋을 것 같은 스타’ 같은 설문이라면 모를까 김혜수의 커리어에 결혼은 의미가 없어진 지 오래다. 이제 여성의 삶에 결혼은 당연하지 않다. 자연스레 결혼을 전제로 한 호칭들도 사라져 간다. 바람직한 변화다. 예전에도 여성에게는 그 호칭들이 반갑게 여겨진 적 없었으니까.
-강민지 ‘따님이 기가 세요’ 저자, 조선일보(22-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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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 축의금

“친구들 결혼 때마다 꼬박꼬박 내왔다면 본인이 ‘비혼(非婚)주의’를 선언하고 요구할 경우 당연히 줘야 한다.” “축하하려고 낸 거지 순번 정해 타려고 곗돈 부은 건 아니잖나. 돈 아까워 회수하겠다는 심보다.” 몇 년 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주 논쟁거리로 등장하는 비혼 축의금 논란의 찬반양론은 이렇게 요약된다. 중장년 세대에겐 농담처럼 들릴 수 있지만 ‘공정’을 중시하는 MZ세대 솔로 청년들은 정색하는 문제다.
▷작년 1월 PD 겸 방송인 재재가 한 TV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자신의 ‘비혼식(式)’ 경험을 공개했다. 친구들을 모아 비혼을 선언하고 축의금도 받았다고 했다. 올해 4월에는 한 인터넷 동호회에 ‘비혼이니까 축의금 안 내겠다는 친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고등학교 동창 중 하나가 첫 번째로 결혼하는데 다른 친구가 “나는 결혼하지 않을 거니까 축의금을 내지 않겠다. 결혼식 참석은 하되 밥도 안 먹겠다”고 했다는 내용이다. 나중에 번거롭게 비혼 선언하고 축의금을 돌려받느니 아예 처음부터 안 내겠다는 거다.
▷결혼에 대한 청년들의 생각이 근본적으로 달라지다 보니 이런 일이 생겼다. 통계청의 ‘2022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거나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결혼 안 한 여성은 22%, 결혼 안 한 남성은 37%뿐이다. 결혼하지 않는 이유로는 남성의 35%, 여성의 22%가 ‘결혼 자금 부족’을 들었다. 경제적 부담 때문에 결혼을 피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주변 사람들의 결혼에 부담스러운 축의금을 내는 게 부당하다고 느껴질 것이다.
▷LG유플러스가 내년 1월부터 비혼 직원에게 기본급의 100% 축의금, 유급휴가 5일을 주기로 결정하면서 논란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이 회사는 근속 5년 이상, 만 38세 이상 직원이 사내 경조 게시판에 ‘비혼 선언’을 등록하면 결혼하는 직원과 동일한 혜택을 주기로 했다. 다만 ‘먹튀’를 막기 위해 축의금 등을 받고 2년 안에 이직하면 페널티를 준다. 다른 직원과 형평성을 고려해 나중에 생각이 바뀌어 결혼하더라도 중복 지원은 하지 않는다.
▷롯데백화점도 올여름 만 40세 이상 결혼 안 한 직원에게 경조금과 휴가를 주는 제도를 도입했고, 결혼식 화환 대신 반려식물을 보내주기로 했다. 매년 ‘비혼 선언의 날’을 정해 신청한 직원들에게 유급휴가와 축의금을 주는 외국계 화장품 회사 한국지사가 화제가 된 적도 있다. 기업들까지 독신자를 ‘아직 결혼 못한’ 미혼(未婚)이 아니라 ‘결혼 안 하기를 선택한’ 비혼으로 보기 시작했다. 이제 비혼 축의금에 거부감을 드러냈다간 ‘꼰대’란 소리를 듣게 될지도 모른다.
-박중현 논설위원, 동아일보(22-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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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남성 절반이 미혼
1990년대 초 조선일보에 입사했을 때 사내에 ‘조총련’이란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삼십줄에 접어들어도 장가 못 가고 있는 기자들을 가리켜 동료들끼리 ‘조선일보 노총각 연맹 회원’이라고 놀렸다. 그때 ‘조총련’에서 제일 나이 많아 회장으로 불리던 노총각 나이가 서른여덟이었다.

▶30년 전만 해도 남성들 역시 30대에 결혼 안 하고 있으면 귀에 딱지 앉도록 ‘노총각’ 소리를 듣었다. 30대 미혼 남성이 열 중 하나도 안 되던 시절이었다. 1990년 당시 남자 초혼 연령은 평균 27.8세, 여성은 24.8세였다. 30년 만에 결혼 풍속도는 엄청나게 달라졌다. 2020 인구주택 총조사에서 30대 남성 미혼자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50%(50.8%)를 넘었다. 30대 여성은 셋 중 하나(33.6%)꼴로 미혼이다. 30대 미혼 비율이 이리 높은 건 ‘만혼’ 추세가 굳어지면서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3.2세, 여자 30.8세다. 남자의 초혼 연령은 2003년에 처음 30세를 넘겼고, 2016년에는 여성도 서른을 넘겼다.
▶결혼정보회사를 운영하는 ‘한방언니’라는 예명의 유튜버가 ‘배우자 선택시 여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건 6가지 순위’란 동영상을 띄워 높은 조회수를 올렸다. 직업, 연봉, 키, 학력, 집 장만 가능 여부, 시댁 경제력과 시부모의 노후 준비를 꼽았다. 신체적 조건인 키 말고는 무조건 ‘남자의 경제력’을 최우선으로 따지는 세태를 체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그렇지 않았는데 요즘은 집 사기가 너무 힘들어지다 보니 결혼 상대 소개시켜 달라며 찾아오는 여성의 80%가 집 가진 남자인지부터 묻는다”고 했다.
▶결혼이 ‘필수’ 아닌 ‘선택’이 되면서 비혼(非婚)도 거스르기 힘든 추세이다. 여성은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결혼 안 하는 비중이 높다. 30세 이상 미혼 여성들 가운데 가장 비율이 높은 학력 집단은 대학원 졸업 여성이다. 남성은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평균 결혼 연령을 훌쩍 넘긴 30대 후반(35~39세) 남성 가운데 열 중 넷이 미혼이다. 혼자 사는 게 좋아 결혼 안 한 남성도 있지만, 가정을 꾸리는게 버거워 결혼을 포기한 남성도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월급은 쥐꼬리인데 날로 치솟는 집값과 전셋값, 초조함에 이곳저곳 투자하느라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는 2030세대의 빚, 혼자 벌어선 아이 키우기 힘든 양육 부담, 이런 악조건들이 점점 더 30대를 ‘결혼 안 하는 고독 세대’로 내몰고 있다.
-강경희 논설위원, 조선일보(21-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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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밥상 갈등도 없애준 ‘노답’ 부동산정책
[광화문에서]
이번 추석은 예년에 비해 식구들 간 정치 갈등이 확 줄어든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문재인 정부의 완벽하게 실패한 부동산정책 덕분인 것 같다. 2018년 추석 직전 열린 남북 정상회담을 두고 “북한 놈들 말을 믿냐”는 부모님의 타박에 “태극기 유튜브나 좀 그만 보시라”고 대들었다는 김모 씨(32)도, 결혼 후 첫 명절에 “좌파는 절대 안 된다”고 일장연설을 하던 장인어른이 불편해 내내 피해 다녔다던 구(舊) ‘문파’ 김모 씨(38)도 올해는 한마음 한뜻으로 입을 모았다. “민주당이 틀렸다”고.
그도 그럴 것이 뉴스에나 나올 법한 ‘집 잃은’ 청년들의 사례들이 집집마다 연휴 내내 밥상 위에 올랐다. 박모 씨(70)는 조카 부부가 결혼 2년 만에 강제 이사를 당했단 소식을 뒤늦게 듣고 분개했다. 2019년 서울 한 아파트에 전세로 신혼살림을 차리고 첫아이도 임신했는데 난데없는 ‘임대차 3법’의 유탄을 제대로 맞았다. 집주인이 “차라리 내가 들어가 살겠다”며 계약갱신을 거부한 것. 전세 물량이 씨가 마른 탓에 둘은 결국 전혀 다른 동네의 구축 빌라로 이사해야 했다.
김모 씨(30)네도 지난해 시집간 언니의 신혼 전셋집이 1년 반 새 시세가 1억8000만 원이나 올랐다. ‘K방역’을 따른다고 결혼식을 두 번이나 미룬 탓에 얼마 살아보지도 못했건만, 법이 정해둔 임대보증금 5% 상한은 현실에선 힘이 없었다. “집주인이 썩 나가라 하기 전 시세에 맞춰 적당히 올려줘야 안 쫓겨난다”는 친척들의 조언에 연휴 내내 온 가족이 고민에 빠졌다.
사실 민주당이 지난해 법을 밀어붙일 때부터 이미 충분히 우려됐던 부분이다. 최근 만난 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지금같이 유동성이 풍부한 초저금리 시대에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는 건 사실 당연한 흐름인데 우리가 너무 역행하려고 했던 건 아니었는지, 이제 와서 그런 생각이 들긴 한다”고 했다. “매매가가 오르면 전세가도 같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우리가 너무 한쪽만 생각했던 건 아니었나 싶다”는 뒤늦은 시인이었다.
추석 민심을 더 우울하게 만든 건 야권 주자들 역시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못한다는 점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집이 없어 청약통장을 만들어보지 못했다”는 뚱딴지같은 소리나 하고 있고, 시세 4분의 1 가격에 아파트를 주겠다는 홍준표 의원의 공약도 신뢰가 가지 않는다. 이러니 차라리 결혼하면 1억 원을 주고, 주택자금도 2억 원씩 빌려준다는 허경영을 뽑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건지도 모르겠다.
연휴가 끝나자마자 “20대의 전월세 대출이 15조 원을 넘어섰다”는 국감 자료들이 쏟아졌다. 전 국민 ‘기본주택’을 운운하던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최측근은 서울 청담동 재건축 아파트 등 10여 개 부동산을 보유 중이고 가족법인까지 설립해 이 중 일부를 증여했단다. ‘내로남불’ 지적에 이 지사는 “나는 몰랐다”고 ‘손절’하기에 급급했다. 정부여당이 지난해 그토록 외치던 부동산과의 전쟁이 대체 누구와의 전쟁이었는지 궁금하다. 올 추석 화제의 덕담이었다는 “우리도 ‘화천대유’합시다”가 더 씁쓸하게 들릴 뿐이다.
-김지현 정치부 차장, 동아일보(21-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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