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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그레이트 게임’ 눈감은 文] [괴물 미사일]

뚝섬 2021. 9. 29. 06:18

美 그레이트 게임’ 눈감은 文

 

[특파원 리포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1.9.22/연합뉴스

 

지난주 중국 외교부 브리핑의 최대 이슈는 지난 15일 발족한 미국·영국·호주의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였다. 호주는 미·영의 지원 아래 공격형 핵(核)잠수함 8척을 건조할 예정이다. 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한 호주는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다. 호주가 핵잠수함을 보유하게 되면 “핵무기는 없지만 핵잠수함을 가진” 첫 사례가 된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2일 브리핑에서 “미·영은 호주에 (핵잠수함 연료로) 90% 이상 고농축 우라늄을 수출할 가능성이 있다”며 “호주가 이를 핵무기로 전용할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24일 브리핑에서는 “(핵잠수함 수출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국가들을 자극해 지역 내 비핵화에 심원(深遠)하고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주목해야 할 것은 미국이 던진 이번 승부수가 30년 이상 미래를 내다본 것이라는 점이다. 호주가 채택할 가능성이 있는 영국의 애스튜트급 핵잠수함은 2001년 건조를 시작해 현재 4대가 운용 중이다. 건조부터 취역까지 한 대당 10년이 걸린다. 호주가 2025년부터 핵잠수함을 만들기 시작해도 2035년에야 첫 잠수함을 바다에 띄울 수 있고 본격적인 전력화는 2040년 이후에야 가능하다.

 

중국은 이미 6척의 핵잠수함과 수백 기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대잠수함 탐지 능력을 비롯해 중국의 군사·기술력이 계속 발전한다면 2040년엔 호주 핵잠수함이 중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도 중국이 이렇게 발끈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커스가 대중 압박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말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필리핀을 찾아 방문군 지위협정을 계속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필리핀에 입국하는 미군에 대한 비자 면제 근거가 되는 협정이다. 필리핀은 오커스에 대해서도 찬성 입장을 밝혔다. 9월 중순에는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이 베트남을 방문해 일본 군사 장비·기술을 베트남에 이전하는 내용의 협정을 체결했다. 그 뒤에는 미국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외교가에서는 미국이 다음 수를 놓을 곳으로 한국·일본을 예상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군축국장을 지낸 사쭈캉(沙祖康) 중국군축협회 명예회장은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최근 몇 년간 미국은 한국 등 국가에 대해 미사일 개발 제한을 풀었다”며 “중국에 대한 전략 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북핵 억제 수단이라고 보는 한국과는 인식 차가 크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에서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이 종전(終戰) 선언을 하자고 했다. 동행한 BTS만큼도 주목받지 못했다. 우리는 이미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새 판을 짜는 ‘태평양 그레이트 게임’ 한복판에 있다. 엉뚱하게 ‘선언’에 집착할 때가 아니다.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조선일보(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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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미사일

 

지난해 10월 폴란드 항구도시 스비노우이슈치에 인근 해저에서 갑자기 폭발음과 함께 거대한 물기둥이 솟구쳤다. 그 충격은 인근 도시까지 전해졌다. 해저에서 발견된 지진 폭탄 ‘톨보이’(Tallboy)가 뇌관 제거 과정에서 물 속에서 폭발했던 것이다. 톨보이는 길이 6.4m에 전체 무게가 5.4t에 달한 사상 최대 규모의 불발탄이었다. 이 불발탄은 1945년 2차대전 당시 영국 공군이 투하했던 것으로, 이로 인해 독일 순양함이 침몰했다.

 

▶톨보이는 2차대전 때 위력을 발휘한 영국제 지진 폭탄 중의 하나다. 지진 폭탄은 크고 무거운 폭탄이 높은 고도에서 빠른 속도로 떨어지면서 지하 깊숙이 관통해 폭발, 인공지진과 같은 충격파로 견고한 벙커 등을 파괴하도록 만든 것이다. 벙커버스터의 원조다. 톨보이는 독일군 유보트 잠수함기지, V2로켓 발사기지, 독일군 요새 등을 닥치는 대로 파괴했다.

 

▶괴물 폭탄 경쟁은 현대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7년 당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IS 은신처에 ‘모든 폭탄의 어머니’로 불리는 GBU-43 MOAB 투하를 지시했다. MOAB는 반경 2.7㎞의 건물과 차량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고, 폭발하면 핵폭탄처럼 높이 3㎞의 버섯구름이 생긴다. 러시아는 미국의 MOAB에 대응해 ‘모든 폭탄의 아버지’로 불리는 FOAB를 개발했다. FOAB는 MOAB의 4배 폭발력을 갖고 있다고 한다. 미국은 이에 질세라 무게 14t에 달하는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 MOP를 개발한다.

 

▶우리 군 당국이 최초 공개한 고위력 미사일, 현무-4′는 괴물 미사일로 불린다. 문재인 대통령이 “세계 최고 수준의 탄두 중량을 가진 미사일”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극비 사항인 탄두 중량은 필자가 지난해 처음 들었을 때 기존 무기 상식을 깨는 수준이어서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 형상도 극비 사항이어서 지난 15일 시험 발사 후 현무-4가 아닌 다른 미사일로 영상을 바꿔치기해 공개했다. 위력은 지진 폭탄처럼 한 발로 북한 금수산태양궁전이나 지하 100m 이하에 있는 ‘김정은 벙커’를 파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

 

▶이런 괴물 폭탄·미사일은 평상시엔 적 지도자로 하여금 공포심을 느껴 함부로 도발을 못하도록 하고, 유사시엔 가공할 파괴력으로 적 전략 목표물 등을 파괴하기 위한 것이다. 현무-4도 유사시 북한에서 핵미사일 발사 단추를 누를 유일한 존재인 북한 김정은이 겁을 먹어 단추를 함부로 누를 수 없게 하는 게 주목적일 것이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조선일보(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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