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누가 투자하고 수익 챙겼는지 ‘돈 흐름’부터 밝혀라]
[LH 투기만큼 끓어오른다, 20대 이유있는 대장동 분노]
대장동, 누가 투자하고 수익 챙겼는지 ‘돈 흐름’부터 밝혀라

중앙지검 부실수사 현주소
검찰이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한 달 넘게 수사하고 있지만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을 뇌물 혐의로 기소한 것 말고는 별다른 성과가 없다. 유씨를 구속할 때는 대장동 수익 가운데 성남시 몫은 1822억원으로 묶어버리고 나머지는 김만배씨 등 민간 업자들이 모두 가져갈 수 있도록 해 성남시민에게 수천억 원 손해를 끼쳤다는 배임 혐의를 적용하더니 정작 기소할 때는 빼버렸다. 대장동 사건의 큰 줄기는 덮이고 잔가지만 남은 셈이다.
대장동 사건은 수천억 원의 특혜를 받는 대가로 수백억 원의 뇌물을 건네는 초대형 부패 범죄다. 수사의 성패는 ‘돈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달려 있다. 자금의 최초 출발지, 중간 경유지와 최종 도착지를 찾아내야 누가 얼마나 큰 특혜를 받았는지, 이 특혜를 받으려고 누구를 상대로 어떤 로비를 했는지 등 사건 전모를 밝혀낼 수 있을 것이다.
대장동 ‘돈 흐름’에는 의문이 하나 둘이 아니다. 김만배씨가 대주주인 시행사 화천대유의 초기 자금 580억원이 누구 돈인지부터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고 있다.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1호의 배당금 절반인 700억원의 진짜 주인이라는 ‘그분’이 누구인지, 단수인지 복수인지도 아직까지 규명되지 않고 있다. 김만배씨와 그의 동업자인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이 받아간 4040억원 배당금이 어디에, 얼마씩 쓰였는지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김만배씨가 화천대유에서 빌려갔다는 473억원의 쓰임새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정치인과 법조인에게 50억원씩 전달됐다는 로비 의혹도 있다.
특혜와 뇌물 거래는 밀실에서 은밀하게 이뤄진다. 수사 기관이 확실한 물증을 내놓지 못하면 돈을 받은 사람이나 준 사람이 범행을 시인할 이유가 없다. 당사자와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계좌, 현금, 수표 등을 면밀하게 추적하는 게 수사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검찰은 수사의 기본조차 지키지 않고 있다. 검찰은 유동규씨를 뇌물 혐의로 구속하면서 김만배씨에게서 현금과 수표가 섞인 5억원을 받았다고 했지만, 김씨 영장실질심사에선 전액 현금으로 건너갔다고 앞뒤 안 맞는 이야기를 하다가 구속 영장을 기각당했다. 어떤 돈이 건너갔는지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수사 기관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금이라도 검찰은 대장동 사업에 어떤 사람들의 돈이 투입됐고, 그 결과 얻은 수익이 누구에게 얼마씩 돌아가게 돼 있는지 ‘돈 흐름’부터 제대로 밝혀야 한다.
-조선일보(21-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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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투기만큼 끓어오른다, 20대 이유있는 대장동 분노
[여론&정치]

대장동 사건 특검 도입에 대한 의견/한국갤럽 (10.26~28)
대장동 사건에 ‘특검 도입이 필요하다’는 여론은 최근 한국갤럽 조사에서 65%, 한국리서치 조사에서 64%였다. 역대 주요 특검 때 여론과 비교하면 정부‧여당이 대장동 사건 특검을 수용하지 않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2003년 대북 송금 특검(코리아리서치 49%), 2008년 BBK 특검(한국갤럽 47%),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리얼미터 54%), 2018년 드루킹 특검(한국갤럽 54%) 등은 모두 찬성이 50% 안팎이었지만 여야 합의로 도입했다.
국민적 공분을 산 대장동 사건의 특검 찬성은 모든 연령층에서 과반수였다. 특히 20대의 분노가 가장 컸다. 갤럽 조사에서 20대는 대장동 사건에 ‘특검 도입이 필요하다’가 72%였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의도적으로 개입했을 것’도 70%였다.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에 수천억원의 돈벼락을 안겨준 대장동 사건이 청년 세대가 민감하게 느끼는 ‘불공정’과 ‘부동산 좌절’을 동시에 건드렸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재‧보선도 LH 임직원 땅투기 사건이 청년 세대를 자극한 게 승부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당시에도 20대의 83%가 ‘LH 사건을 정부 합동수사본부가 제대로 수사하지 못할 것’이라며 정부‧여당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컸다. 20대는 작년 4월 총선에서 여야(與野) 지지가 56% 대 32%였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인 서울시장 선거에선 35% 대 55%로 뒤집히면서 야당의 압승에 기여했다.
올해 LH 사건과 대장동 사건을 거치면서 정부‧여당에 대한 20대의 시선은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 작년 12월 갤럽 조사에서 20대는 ‘정권 유지를 원한다’와 ‘정권 교체를 원한다’가 46% 대 39%였지만, 얼마 전 조사에선 25% 대 55%로 완전히 바뀌었다. 20대는 정당 지지율도 작년 12월엔 민주당(36%)이 국민의힘(7%)을 압도했지만, 최근엔 국민의힘(31%)이 민주당(25%)을 추월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도 40%에서 25%로 떨어졌다.
청년 세대의 민심이 내년 3월까지 이어진다면 대선에서 승부의 추가 야당 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크다.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유권자 세대별 구성비는 진보 성향의 35~54세(37%)와 보수 성향의 55세 이상(38%)이 비슷하다. 청년 세대인 18~34세(25%)의 선택이 승부를 가를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여당은 민심과 동떨어진 궤변으로 청년 세대의 ‘대장동 분노’에 기름을 붓고 있다. 대장동 사업을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하면서도 성역 없는 수사로 진실을 밝히자는 특검은 반대하고 있다. 야당을 향해선 “앵무새 같은 특검 주장은 국민적 피로감만 더할 뿐”이라고 했다. 여당이 의혹의 규명을 미적댈수록 청년 세대의 분노는 더 커지고 재집권 꿈은 멀어질 것이다.
-홍영림 여론조사전문기자 겸 데이터저널리즘팀장, 조선일보(21-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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