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열린민주당 합당, ‘떴다방 정치’ 반성이 먼저 아닌가]
[이재명에 휘둘린 ‘선거용 재난지원금’ 혼란 20일]
[윤석열이 지른 ‘50조 지원’ 뒤늦게 재원 검토한다는 野]
與 열린민주당 합당, ‘떴다방 정치’ 반성이 먼저 아닌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그제 ‘당 대 당’ 통합 추진에 합의했다. 민주당이 강경 친문 세력이 주도하는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협상에 착수한 것이다. 두 정당은 같은 친문 성향으로 강경-온건 차이만 있을 뿐이어서 합당 성사는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이 이재명 대선 후보의 정체된 지지율 회복을 위해 범여권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독자 창당한 열린민주당을 겨냥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참칭하지 말라”고 했다. 다른 당직자도 ‘열린민주당은 친문재인계의 효자’라고 한 손혜원 열린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에 대해 “우리는 그런 자식을 둔 적이 없다”고 일갈했다. 지지층이 겹치니 득표 차질을 우려해 선을 그은 것이다.
그러나 정치 상황이 바뀌자 열린민주당에 대한 민주당의 태도는 180도 달라졌다. 민주당은 야당을 따돌리고 입법 독주를 할 때마다 열린민주당을 ‘2중대’처럼 활용했다. 열린민주당이 친여(親與) 위성정당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온 이유다. 이처럼 겉으로는 별거 상태였지만 속으로는 한 몸이나 마찬가지였던 두 정당이 합친다고 하니 또 하나의 정치 쇼를 보는 듯하다. 선거철에 정치권이 이합집산을 하는 것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거기에도 최소한의 원칙은 있어야 한다. 정치적 유불리만을 잣대로 갈라섰다 합했다 하는 것은 정당정치의 물을 흐리는 꼼수가 아닐 수 없다.
지난해 총선에서 야당이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만들자 민주당도 ‘위성정당은 없다’던 당론을 번복해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만들었다. 거대 양당은 원칙이나 염치도 없이 나중에 자신들의 위성정당과 다시 합쳤다. 열린민주당도 창당 주체나 형식은 달랐지만 위성정당과 다름없는 길을 걸었다. 민주당은 합당에 앞서 위성정당으로 인해 빚어진 정치적 퇴행과 원칙 없는 이합집산에 대해 반성부터 하는 것이 도리다.
-동아일보(21-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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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에 휘둘린 ‘선거용 재난지원금’ 혼란 2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그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주장을 철회했다. 지난달 말 “1인당 30만∼50만 원의 추가 지급”을 제안한 지 20일 만이다. 이 후보는 “야당이 반대하고 있고, 정부도 난색을 표한다”며 “고집하지 않겠다”고 했다. 마치 야당과 정부의 장벽에 부딪혀 현실론을 택한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애초 법적으로나 재정 형편상 불가능한 발상이었다.
이 후보의 주장은 대선을 앞둔 내년 1월 지급을 목표로 했다는 점에서 애초 ‘선거용’이란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여당이나 정부와 아무런 사전 협의도 없었다. 재정 당국이 난색을 표했는데도 “초과 세수가 40조 원으로 나라 곳간이 꽉꽉 채워지고 있다” “부자 나라에 가난한 국민이 온당한 일이냐”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하지만 ‘초과’ 세수라고 해서 남아돌아 마구 써도 되는 돈이 아니다. 경제가 잘 돌아가 덤으로 걷힌 게 아니라 집값 급등에 따른 부동산 관련 세금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올해도 재정 적자가 90조 원에 달한다. 국가재정법상 초과세수는 지방교부세, 지방교육재정부담금, 국채 상환 등에 먼저 써야 한다. 이런 사정을 모른 채 강행하려 했다면 국가 경영 능력에 한계를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
집권 여당이 보인 태도도 실망스러웠다. 지급 명목을 ‘일상회복 방역지원금’으로 바꾸고 지급 규모를 1인당 25만 원, 20만 원 등으로 낮추는 등 이재명표 재난지원금 관철에 당력을 집중했다. 올해 말 들어올 일부 세금의 징수를 내년으로 미뤄 재원을 마련하면 대선 전에 돈을 뿌릴 수 있다는 ‘납세 유예’ 꼼수 아이디어까지 등장했다. 이 와중에 기획재정부는 올해 남은 추가 세수가 19조 원 규모인 데도 “10조 원 조금 넘을 것”이라고 잘못 보고하는 바람에 논란을 자초했다. 이에 여당은 국정조사 운운하고 이 후보는 기재부의 예산 기능을 떼어내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일까지 벌어졌지만, 청와대는 “당정이 현명한 결론을 도출하라”며 침묵했다.
아무리 집권당 대선후보라 해도 법을 어겨가며 국가 예산을 쌈짓돈처럼 쓸 수는 없다. 이 후보의 한마디에 당정청이 이처럼 난맥상을 보인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 이 후보의 철회 소식에 청와대는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했다. “역시 이재명답다. 이 후보의 유연성을 보여줬다”는 당내 평가도 나왔다. 국민은 20일간 벌어진 전 국민 재난지원금 혼란의 전말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동아일보(21-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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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 지른 ‘50조 지원’ 뒤늦게 재원 검토한다는 野
윤석열 대선후보가 “새 정부 출범 100일 동안 50조 원을 투입해 정부 영업시간 제한으로 인한 (자영업자·소상공인) 피해를 전액 보상하겠다”고 이달 초 밝힌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재원 마련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내년 예산안(604조4000억 원)의 8.3%나 되는 돈을 자영업자 지원에 쓰겠다고 덜컥 약속부터 해 놓고 이제야 돈을 어디서 구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윤 후보의 공약은 대통령이 되면 집합금지, 영업시간 제한 등 코로나19 규제의 강도, 피해 정도에 따라 사업주별로 최대 5000만 원까지 총 43조 원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3분기 손실보상액(2조4000억 원)의 18배나 되는 막대한 규모다. 신용보증기금 등을 통한 장기저리 대출 확대에도 5조 원을 쓰겠다고 했다.
쓸 데는 확실한데 돈 나올 데는 불분명하다. ‘한국판 뉴딜 2.0’, ‘직접 일자리’ 등 현 정부가 추진하던 불요불급한 사업을 우선 줄이겠다는 의견이 국민의힘에서 나온다. 하지만 내년 33조7000억 원 예산이 잡힌 한국판 뉴딜의 경우 각 부처 기존 사업에 ‘뉴딜’이란 이름만 붙인 게 상당수여서 실제 줄일 수 있는 예산은 3분의 1에도 못 미칠 공산이 크다. 세금알바 일자리, 고용장려금 예산 등은 합쳐도 11조 원 남짓이다. 부족한 30조 원가량을 더 마련할 방법은 적자국채를 발행하는 것뿐이다.
더욱이 내년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경기가 위축되면서 부가가치세, 법인세 수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윤 후보 공약대로 1주택 종합부동산세 재검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한시 인하 등이 이뤄지면 세수가 더 줄면서 내년 말 1068조 원으로 예상되는 국가채무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정부 방역정책을 따르느라 생긴 자영업자들의 손실은 마땅히 보상해야 한다. 하지만 재원 대책 없는 ‘지르고 보기’식 50조 원 약속은 550만 자영업자의 환심을 사기 위한 매표 공약일 뿐이다. 여당이 그제 철회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악성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면 같은 기준을 자신의 공약에도 적용해야 한다. 아니면 윤석열식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동아일보(21-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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