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린이 300만명 심각한 영양실조]
[‘보스턴 브라민’의 아기]
[앞머리에 헤어롤 달고 다니는 여학생들의 항변]
○ 유니세프, “탈레반 점령 아프간에서 어린이 300만명 심각한 영양실조”라고. 지도자 잘못 만난 亡國民의 비극.
-팔면봉, 조선일보(21-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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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브라민’의 아기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마리 댄포스 페이지, 마조리 솔턴스톨(3개월), 1916년, 캔버스에 유채, 개인 소장
미국 초상화가 마리 댄포스 페이지(Marie Danforth Page·1869~1940)는 보스턴에서 태어나 보스턴 미술관 부속 미술학교에 다녔다. 이 학교는 고전적인 초상화와 풍경화에 인상주의의 산뜻한 색감과 세련된 구도를 더한 보스턴 화파의 중심지였다. 당시 유럽 미술이 파격적인 혁신을 거듭해도 보스턴 화파가 장인적 노동과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했던 건 ‘보스턴 브라민’의 보수적 취향 때문이었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에서 유래한 ‘브라민’이라는 용어가 보여주듯, 보스턴 브라민이란 식민지 시절부터 보스턴에 뿌리를 내리고 마치 유럽 귀족처럼 정재계를 장악하며 대대로 부와 명예를 누리던 명문 가문들을 일컫는다.
페이지의 고객은 바로 보스턴 브라민, 그중에서도 부인과 아이들이었다. 그즈음 이미 여성도 전문인으로서 활동할 수 있는 분위기였지만 기혼이자 입양한 두 딸을 뒀던 페이지는 밖으로 나가지 않고 반드시 고급 주택가의 자택 3층에 마련한 자기 스튜디오에서만 그림을 그렸다. 그런데도 고객이 줄을 섰는데, 전신상 한 점이 1000달러, 요즘 가치로 1500만원을 웃돌았으니 고가의 주택 유지비는 미생물학자였다는 남편이 아닌 그녀가 충당했을 것이다.
희고 긴 세례용 드레스를 입힌 예쁜 아기는 마조리 솔턴스톨이다. 솔턴스톨 또한 10세대, 300년 동안 끊이지 않고 하버드 동문을 배출한 대표적 보스턴 브라민이다. 그러나 1916년생 마조리에 대한 기록은 1938년 뉴욕타임스지에 게재된 예일대 출신 의대생과의 약혼 소식이 전부다. 그 후로 행복하게 ‘의사 사모님’으로 살았더라도 역사적 인물은 아니지만, 석 달 된 아기를 드레스에 싸서 남의 집까지 데리고 가 이젤 앞에 눕혀두던, 조금은 극성스러운 부모의 애정만큼은 역사적이라고 하겠다.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동아일보(21-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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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머리에 헤어롤 달고 다니는 여학생들의 항변
한국에 처음 오는 서양인들에게 가장 특이하게 보이는(look unique) 것은 온통 새카만 머리(jet-black hair)와 수많은 십자가들(lots of crosses)이라고 한다. 그런데 세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모습이 하나 더 생겨났다. 여학생과 젊은 여성들이 앞머리에 헤어롤을 매단 채 활보하는(prance around wearing hair curlers locked into their bangs) 장면이다. 어찌나 별나고 독특해 보였는지(seem eccentric and peculiar) 미국 뉴욕타임스가 기사로 소개했다.

한국의 헤어롤 문화를 소개한 기사/뉴욕타임스 캡처
보통 찍찍이 형태로 된 이 플라스틱 원통형(plastic cylinder, usually Velcro-covered) 헤어롤을 한 젊은 여성은 거의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카페, 식당, 대중교통(public transportation), 길거리 등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얼핏 보기에(at first glance) 과거 아줌마나 할머니들이 미장원에서 했던 구식 헤어롤(old-fashioned hair roller)처럼 생겨서 이전 시대 흔적처럼 보이는데(seem like a vestige of a previous era) 그게 그런 게 아니라고 반박한다.
실용적일(be functional) 뿐 아니라 급변하는 미적 관념의 징후(sign of shifting ideas about beauty)이자 세대 차이의 반영(reflection of the generational divide)이라고 말한다. 부모들은 집 밖에서 앞머리에 헤어롤 달고 다니면 남들이 뒤에서 욕한다고(speak ill of them behind their backs) 극구 만류하지만(hold them by the buttons), 정작 본인들은 남의 시선 의식할 필요가 뭐 있느냐고 항변한다.

누구를 만나러 갈 때, 가는 길에서보다 목적지 도착해서 어떻게 보이느냐가 더 중요하지(matter more at the destination than on the way there) 않으냐고 반문한다. 버스·지하철 안이나 길거리에서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자신이 신경 쓰는 사람 앞에 가서 잘 보이면(look good only in front of the people she cares about)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이런 독자적 태도(independent attitude)는 한때 엄격히 지켜졌던(be once strictly observed) 관습에 더 이상 얽매일(be fettered by the conventions)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젊은 여성들 사이에 널리 퍼지고 있다. 이전 세대들과 달리(unlike previous generations) 남이 뭐라고 하든 조금도 개의치 않고(do not care a hair) 속 편하게 사는 쪽을 선택하겠노라(choose to live carefree) 당당히 말한다. 왜 남자들 눈을 피해 숨어서, 다른 사람 없는 곳에서, 화장을 해야(put on make-up in private, hidden from the sight of men) 하느냐며 사람들 있는 데서 립스틱을 바르면(put on lipstick in public) 사회악이 되느냐고 볼멘소리를 한다.
헤어롤을 달고 다니는 딸을 둔 한 엄마는 뉴욕타임스에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10대 때는 헤어스프레이로 머리 높이고 뽕 넣는 게 유행이었어요. 그때 우리 엄마들에겐 그게 얼마나 괴상망측하게 보였겠어요(look quite odd)?”
-윤희영 에디터, 조선일보(21-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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