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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사람들] [대선 100일 앞인데, 한심한 논란으로 실망만 주는 후보들] ....

뚝섬 2021. 11. 29. 06:21

[잊혀진 사람들]

[대선 100일 앞인데, 한심한 논란으로 실망만 주는 후보들]

[홍해처럼 갈라진 이대남 이대녀]

 

 

 

잊혀진 사람들

 

[朝鮮칼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공약은 본인의 전격적인 입장 변경으로 없던 일이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포퓰리즘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그의 기본소득 공약이 시퍼렇게 살아있다. 현재의 지지율 국면에서 포퓰리즘의 아이콘이 자신의 정치적 주무기를 스스로 버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포퓰리즘에는 중독성이 있다. 정치가든, 유권자든 한번 빠지면 쉽게 헤어나오지 못한다. 포퓰리즘은 전염성도 강하다. 누군가에 의해 한번 시동이 걸리면 정치판 전체를 지배하는 게임의 법칙이 된다. 문제는 비용이다. 대국민 선심은 자비(自費)로 베푸는 것이 아니다. 소속 정당의 금고를 여는 것도 아니다. 포퓰리즘에 소요되는 예산은 국가 재정에서 나온다. 그것이 국가 부채를 동반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국가 재정은 현재 국민이 내는 돈이며, 국가 부채는 앞으로 국민이 갚아야 할 빚이다.

 

포퓰리즘은 어쩌면 좋은 의도로 시작된 정책이 비용 부담과 관련하여 일종의 괴물처럼 변해버린 경우다. 가령 A라는 사람이 경제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X를 알게 되었다고 치자. 이에 대해 A는 B와 이야기를 나누고 X를 돕기 위한 법을 함께 제정한다고 치자. 그리고 그 법은 논의에 동참하지 않은 C가 X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시한다고 치자. 여기서 A와 B가 X를 돕기로 한 것은 전혀 잘못이 아니다. 잘못된 것은 C를 개입시킨 점이다. 왜냐하면 C는 X를 돕는 일에 비용만 댈 뿐, 존재감이나 기여도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1883년 미국의 사회학자 윌리엄 섬너(William Sumner)는 C를 ‘잊혀진 사람’(The Forgotten Man)이라 불렀다. 그는 남북전쟁 이후 미국의 사회적 불평등에 맞서고자 했던 진보주의자들이 이념적 열정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평범한 시민들에게 사회적 프로젝트의 비용을 부담하도록 강요한다고 비판했다. C는 열심히 일하고 투표하고 기도하면서 묵묵히 나라를 위해 세금을 내는 존재다. A와 B가 정부, 정당, 노조, 이익단체 등 조직화된 집단이라면 C는 이들 틈에 가려진 삶의 개별적 주체들이다. 섬너가 볼 때 C는 사실 잊혔다기보다 처음부터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잊힌 사람이라는 표현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것은 20세기 전반 대공황 시기였다. 뉴딜을 처방으로 제시한 진보주의자 루스벨트 대통령은 ‘경제 피라미드의 바닥에 있는 잊힌 사람’을 위한 정치를 약속했다. 섬너의 이론에 따르면 C가 잊힌 사람인데, 루스벨트는 이를 X로 바꿔치기한 것이다. 루스벨트가 설정한 잊힌 사람은 빈곤층이나 고령자, 농민, 노동자 등 이른바 ‘민중’ 유권자들이었다. 이들은 미국 역사상 유일하게 4선을 기록한 루스벨트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이 되었다.

하지만 루스벨트는 대공황을 끝낸 것이 아니라 불필요하게 장기화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애미티 슐래스, ‘잊혀진 사람’). 퍼붓기식 국가 재정 확대가 심각한 사회·도덕적 부작용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루스벨트식(式) 잊힌 사람이 아닌, 섬너의 원래 잊힌 사람들은 뉴딜로부터 혜택을 받기는커녕 대형 국책 사업과 복지 확대에 필요한 거대 예산만 세금으로 떠안았다. 이들 순진한 국민은 공공 구호에 의존하기보다 혼자 힘으로 살고자 노력하면서 경제 위기의 극복만 조용히 기다렸다. 사실상 시대의 희생양이었다.

 

물론 루스벨트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엇갈린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을 무조건 포퓰리즘으로 매도할 수도 없다. 하지만 음수사원(飮水思源), 곧 물을 마시며 그 근원을 생각하듯 포퓰리즘의 재원에 대한 성찰은 최소한의 예의이자 염치다. 선거판이 나랏돈을 펑펑 쓰는 매표(買票) 경연장으로 타락한 작금의 한국 정치에서는 더욱 그렇다. 포퓰리즘의 선동자나 직접 수혜자들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사람들의 피와 땀을 잊고 살거나 모른 체한다. 그 결과, 성실한 노동과 정직한 납세를 보람으로 아는 선량한 국민들은 포퓰리즘의 호구(虎口)나 다름없다. 알짜 세원(稅源)임에도 불구하고 기업인과 자산가라면 무턱대고 죄인 취급하는 사회다.

 

포퓰리즘의 폭주를 완전히 멈추려면 막후의 잊힌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힘을 모아야 한다. 그나마 세상이 굴러가고 국가 시스템이 돌아가는 것은 이들 진짜 애국자 덕분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깨닫게 만들어야 한다. 내년 대선은 여야의 선택을 넘어 포퓰리즘이라는 이름의 정치적 괴물을 퇴출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나라 살림에 보탬이 되는 사람들이 나라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

 

-전상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사회학, 조선일보(21-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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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100일 앞인데, 한심한 논란으로 실망만 주는 후보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021년 11월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다음 대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 선거는 대한민국이 다시 미래를 향해 전진할 수 있느냐는 중대 기로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시장 원칙을 무시한 소득 주도 성장 정책으로 수백만 명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제조업과 3040 일자리는 격감하고 세금 알바 자리만 늘었다. 나랏돈 풀어 지원금을 퍼주다 보니 국가채무는 1000조원에 육박한다. 비현실적 부동산 정책으로 집값·전셋값은 급등하고 세금 폭탄이 날아들었다. 무리한 탈원전으로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가진 원전 산업은 토대부터 무너졌다. 김정은과 정상회담 이벤트에 매달리며 대북 저자세로 일관하다 안보는 위태로워지고 동맹 관계는 흔들렸다. 국민들은 내년에 출범할 새 정부가 나라를 다시 번영의 궤도로 되돌려 놓아주기를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유력 여야 정당 후보의 요즘 모습은 실망스럽기 이를 데 없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과거 잔혹한 살인 사건들을 변호한 일에 대해 솔직하지 못한 해명을 늘어놓았다가 불신을 자초했다. 투기 세력에게 천문학적인 이익을 안겨주며 대다수 국민을 허탈하게 만든 대장동 개발 비리에 대해서도 책임 회피성 변명으로 일관하더니, 특검 수용에 대해서도 불분명한 태도로 오락가락하고 있다. 국민을 분노하게 한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대해 거듭 반성한다고 하면서도, 한편에서는 문 정부보다 더 무책임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선출 이후 20일 넘도록 선대위도 제대로 꾸리지 못하고 있다. 새 얼굴 한 명 없이 원로·중진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내가 주도권을 쥐겠다”고 기 싸움을 벌였다. 선대위 내부 자리다툼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과학·경제·안보·사회 전문가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윤 후보는 이렇다 할 정책과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 채 손바닥 ‘왕(王)’ 자와, ‘개 사과’ 등 일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행태로 정권 교체를 바라는 유권자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국민들은 이런 후보들 중에서 대한민국의 다음 5년을 맡길 지도자를 선택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회의를 느끼고 있다. 이 후보는 특검을 비롯한 정공법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해소하고, 과오에 대해선 솔직하게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 윤 후보 또한 국민들 눈살 찌푸려지는 선대위 싸움은 당장 정리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인적 쇄신과 정책 공약을 선보여야 한다.

 

-조선일보(21-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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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처럼 갈라진 이대남 이대녀 

 

얼마 전 20대 남성들이 자주 찾는다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대녀(20대 여성)들 코로나 이후 삶의 질이 이대남(20대 남성)보다 낮아진 이유’라는 글이 올라왔다. 올 2분기에 20대 여성의 일자리 평가지수가 전 연령대 중 가장 낮았고, 삶의 질이 떨어졌다고 느끼고 있다는 여론조사를 소개하며, ‘20대 여성들이 뮤지컬 관람, 인스타 맛집 탐방 등을 남자친구나 부모 돈으로 즐기다 코로나로 못 놀게 돼 삶의 질이 떨어진 것’이라고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이런 식의 여혐, 남혐 공격이 일부 네티즌 사이에 벌어진 건 하루 이틀 된 얘기는 아니다. 보편적 사회 현상으로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유독 ‘이대남’ ‘이대녀’ 갈라치기가 두드러진다. 이재명 후보는 “‘여성’ 자가 들어가니까 여성가족부 명칭을 바꾸자”고 했다. 윤석열 후보도 20대 남성들에게 인기 없는 여성가족부를 향해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홍보로 실망을 안겨줬다”고 공격했다.

 

▶ 최근 여론조사에서 20대 남성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두 배 이상 높고(45% 대 18%), 20대 여성은 민주당 지지가 국민의힘보다 두 배 이상 높다(28% 대 11%)는 결과가 나왔다. 야당은 이준석 당 대표 선출, 서울·부산 보궐 선거, 대선 후보 경선의 홍준표 예비 후보 등이 이대남에게 어필해 톡톡히 재미를 본 것이 원인일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표방해 이대녀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효과가 이어지고 있다. 출범 당시 20대 여성 지지율이 95%나 됐다.

 

▶그런데도 여야 후보 공히 이대녀는 제쳐두고 이대남에게 더 공을 들이고 있다. 형수 욕설 논란의 이재명 후보, ‘쩍벌’ 자세의 윤석열 후보 둘 다 20대 여성 유권자의 마음을 좀처럼 못 얻고 있다. 20대 여성의 절반(47%) 가까이가 양당 후보 둘 다를 지지하지 않거나 기타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할 정도다. 반면 20대 남성은 지지하는 후보가 없거나 기타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25%에 불과하다. 여야 모두 이대남 표밭이 노동력 대비 수확 효율이 더 높다고 느끼게 되는 구도다.

 

▶20대의 정치 성향이 늘 이렇게 홍해 가르듯 나눠지는 건 아니었다. 지난 대선에서는 20대 남성도 진보층이 더 많았다. 얼마 안 되는 질 좋은 일자리를 놓고 20대가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이대남, 이대녀 갈등이 증폭된 측면이 적지 않다. 정치인들은 그 갈등에 편승해 표 잡는 경쟁만 벌이고 있다.

 

-강경희 논설위원, 조선일보(21-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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