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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 전에 준공식부터 하나] [디지털 탄소발자국]

뚝섬 2021. 12. 28. 06:29

[준공 전에 준공식부터 하나] 

[디지털 탄소발자국] 

 

 

 

준공 전에 준공식부터 하나

 

TV 예능 ‘무한도전’의 과거 에피소드 중 ‘홍철 없는 홍철팀’ 일화가 있었다. 상황은 이랬다. ‘홍철팀’ ‘명수팀’으로 나누어 노홍철과 박명수가 가위바위보로 한 명씩 팀원을 뽑았다. 내리 네 판을 진 박명수는 마지막 한 판을 이기고도 뽑고 싶은 사람이 없었다. 그가 선택한 건 노홍철. “그래. 넌 뽑힌 적이 없잖아.” 멤버들의 황당한 동조에 노홍철은 억울하지만 박명수 팀으로, 졸지에 팀장이 사라진 홍철팀은 “이름은 그대로 쓰겠다”며 ‘홍철 없는 홍철팀’이 됐다. 이렇게 통념을 비틀고, 상식을 부수는 과정이 참신한 웃음 소재가 된다.

 

2021년 12월 22일 전북 군산시 새만금 1구역 현장에서 열린 새만금 육상태양광 발전사업 준공식에서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상업운전 가동을 알리는 터치 버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 정부 역점 사업인 새만금 육상태양광 준공식에서도 이런 예능 같은 상황이 연출됐다. 준공(竣工)은 공사가 끝났다는 의미인데, 아직 준공 절차가 남은 상황에서 성대한 준공식부터 연 것이다. 지난 22일 전북 군산에선 국토교통부 장관, 전북도지사, 새만금개발청장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새만금 육상태양광 발전시설 준공식’이 열렸다. “가동!”이라는 힘찬 사회자 구호에 맞춰 귀빈들이 버저를 누르자, 특수효과 장비에서 불꽃 기둥이 솟구쳤고, 스크린엔 ‘297MW(메가와트)’라는 큰 글자가 튀어나왔다. 1~3구역의 총 발전량을 뜻하는 숫자다.

 

그런데 이튿날인 23일, 이미 준공식을 마치고 ‘가동’까지 공표한 1구역 준공 과정을 취재하던 중 황당한 소리를 들었다. “1구역은 아직 준공 검사를 실시하지 않았고, 이 절차가 남았으니 당연히 가동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통상 공사가 마무리되면 주무 관청은 준공 검사를 통해 당초 설계대로 공사가 진행됐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밟는다. 이 검사는 일주일에서 열흘 안팎이면 끝난다. 며칠만 기다리면 되는데 개발청이 시간에 쫓기듯 샴페인부터 터트린 배경은 뭘까. 개발청은 보도자료에서 “이번 육상태양광 발전시설 준공은 2018년 10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 이후 가시화된 첫 번째 성과”라고 했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도 준공식에서 “오늘 시작하는 1구역은 새만금 태양광 발전의 첫 결실”이라고 했다.

 

새만금 태양광은 탈원전을 대표하는 핵심 사업이지만, 아직까지 수상·육상 모두 제대로 가동을 시작한 곳은 없다. 지난 4월 첫삽을 뜬 육상태양광도 올해 말까지 1~3구역 공사를 끝내고 가동까지 한다는 계획이었으나, 그나마 공사가 빨리 끝난 1구역(99MW) 정도가 ‘성과’라는 단어로 포장해 내세울 만한 결과물이다. 개발청 입장에선 해가 바뀌기 전 ‘준공 퍼포먼스’가 필요했을 것이고, 준공 검사에 걸리는 일주일도 기다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홍철팀엔 홍철이 없어도 되지만, 준공식에는 준공이 토대가 돼야 한다. 상식 밖 행동은 예능에선 웃음을 주지만, 현실에선 비웃음밖에 사지 못한다.

 

-박상현 기자, 조선일보(21-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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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탄소발자국

 

[최재천의 자연과 문화] 

 

또 한 해가 저문다. 2021년은 그냥 코로나로 시작해서 코로나로 끝이 난다. 해마다 이맘때면 크리스마스로 한껏 들떴던 마음이 다가오는 새해에 대한 계획과 다짐으로 한결 차분해진다. 하지만 새해를 기획하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 우선 올해를 잘 마감해야 한다. 이번 연말에 나는 올 한 해 동안 내가 남긴 탄소발자국을 되돌아보며 그중 몇 발자국이라도 지우려 한다.

 

탄소발자국은 사람의 활동이나 상품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기체, 그중에서도 특히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의미한다. 2006년 영국 의회 과학기술처가 최초로 제안한 개념으로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무게 혹은 그를 상쇄하기 위해 심어야 할 나무 수로 표시한다. 이산화탄소는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발전과 자동차 운행을 비롯해 에어컨과 냉장고 냉매에서 많이 발생한다. 전체 온실기체의 약 16%를 차지하는 메탄은 주로 가축 분뇨에서 나온다.

 

흔히 자동차나 비행기를 타고 직접 가지 않고 전화나 인터넷으로 처리하면 탄소발자국이 찍히지 않는 줄 알지만, 휴대폰이나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디지털 탄소발자국’도 만만치 않다. 디지털 기기로 정보를 공유하려면 와이파이나 랜(LAN) 같은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문제는 이런 네트워크를 사용할 때마다 데이터 센터의 서버를 냉각하느라 엄청난 전력이 소모된다는 것이다.

 

이메일 하나 전송하는 데 4g, 전화 통화 1분에 3.6g, 동영상 10분 시청하는 데 1g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된다. 스마트폰의 발달로 너도나도 즐겨 하는 사진 전송은 10장 보내는 데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이 자동차 1㎞ 주행에 근사하다. 다시 꺼내 볼 일 없는 메일만 삭제해도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손실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코로나19 방역에도 동참할 겸 이해가 가기 전에 우리 모두 차분히 이메일부터 정리하자.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사회생물학, 조선일보(21-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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