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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의 최후통첩, 우크라 사태보다 끔찍하다] [정용진 ‘좋아요’]

뚝섬 2022. 1. 12. 07:32

北의 최후통첩, 우크라 사태보다 끔찍하다

 

[김순덕의 도발]

 

만약, 북한이 휴전선 가까이 북한군 10만 명을 집결시켰다고 가상해보자. 그리고는 미국에 ①대북 적대행위 중단 ②남한에 군사기지 건설 중단 ③사드 등 미사일 배치 중지 ④핵우산 제공 금지를 요구하며 거부할 경우 쳐들어온다고 최후통첩을 보냈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이런 일이 지금 우크라이나를 놓고 벌어지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러시아군 10만 명을 집결시키고는 작년 12월 15일 미국과의 협정문 초안을 일방적으로 작성해 보냈다. ①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진 중단 ②구 소련국가와 군사협력 금지 ③미사일, 전략폭력기와 군함 배치 중지 ④미국 밖 모든 핵무기 철수 등을 요구하며 침공불사를 밝힌 거다.

 

지난해 말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오른쪽)의 안내를 받으며 저격 소총을 들고 있는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푸틴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추진에 대해 군사 대응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모스크바=AP 뉴시스

 

도저히 받지 못할 푸틴의 협박문

 

도대체 말이 되는 내용인가. 협상을 위한 문안이 아니라 파투를 내려는 협박문이다. 나토 동진 중단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반대한다는 소리다. 미국과의 군사협력 금지란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해도 미국은 지원군을 보내지 말란 얘기다.

그러고 보면 소름이 돋는 내용이다. 러시아 근처에 미군 전략폭격기나 군함을 배치 못하게 만들면, 유럽은 물론 한국에도 전략자산을 배치 못하게 된다. 미국 밖 모든 핵무기를 철수하라는 건 미국이 동맹국을 방어하는 핵우산 시스템 자체를 깨버리겠다는 의미다. 러시아의 최후통첩을 미국이 받아들인다면, 그게 더 끔찍해질 판이다.

다행히 10일(현지 시간) 스위스에서 열린 전략안정대화(SSD)에서 미국은 러시아에 주권과 영토 보전, 주권국가가 동맹을 선택할 자유에 대한 미국의 결의를 강조했다고 밝혔다(이 대화에 우크라이나는 끼지도 못한다). 그러나 우리는 거의 실제상황이다.

 

푸틴은 핵·미사일 위협까진 안 했다

 

북한은 5일과 11일 극초음속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했다. 북한 미사일 도발이 한두 번이 아니어서 우리도 무감각해진 듯하지만 이건 장난이 아니다. 마하 10, 최대 음속의 10배의 극초음속미사일로 서울까지 1분, 한반도 전역을 3분이면 핵탄두로 타격할 수 있다. 한미 미사일 방어체계로 요격도 불가능하다. 북이 ‘최종시험’이라고 밝혔으니 실전배치도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봐야 한다.

 

그럼에도 11일 청와대는 “종전선언의 필요성이 절실해졌다”고 했다. 작년 10월 북한이 ‘종전선언 논의를 위한 만남’을 위한 선결 조건으로 제시했던 것이 ①적대행위 금지, 즉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이었다. 종전선언을 하면 북이 밤낮 주장하는 ②③④은 당연히 따라온다.

11일 우리 땅에선 도입된 지 36년 넘은 공군의 F-5E 전투기가 추락해 조종사가 목숨을 잃었다. 북은 핵탄두를 실어 한반도 전역을 타격할 신무기 개발에 여념이 없는데 문 정권은 우리만 무장해제하겠다며 미국에다 북한 요구를 받으라고 성화를 부리는 형국이다.

 

제국의 역사에서 존재하지 않았던 우크라이나

 

힘없는 나라는 지도에서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 국제질서다. 우리나라가 그랬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도 세 번이나 강대국에 분할돼 사라졌던 역사가 있다. 엄밀히 말하면 우크라이나는 지도에 등장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나라다. 9세기 동슬라브 민족 최초의 봉건국가인 ‘키예프 루시’가 지금의 우크라이나의 수도인 키예프 중심으로 발전했지만 1240년 몽골에 망한 뒤 리투아니아, 폴란드, 러시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 번갈아 흡수됐다. 우크라이나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이 선포된 건 1921년이었다.

마침내 1991년, 70년 만에 소련이 해체됐고 우크라이나가 독립했다. 지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그 옛날 소련 국가들을 다시 러시아 세력권으로 두고 싶은 것이다. 그 중에서도 ‘(러시아) 도시들의 어머니’ 키예프가 있는 우크라이나를!

 

어찌 보면 인류 역사의 대부분은 제국의 역사라 할 수 있다. 1900년 유럽 지도만 봐도 국가라는 것이 많지 않다. 정복과 통합의 DNA가 있는 유럽 제국들은 오스만 제국이 지중해를 가로막자 아시아의 부와 이윤을 찾아나서 식민지 경쟁을 벌였다. 2차 세계대전 뒤, 그리고 1991년 소련 붕괴 뒤 민족국가들이 대거 탄생했지만(현재 국제 승인을 받은 주권국가는 195개) 오래도록 살아남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한국은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라 성공

 

지금 세계질서에 도전하는 국가는 모두 제국의 역사를 지닌 나라들이다. 러시아가 그렇고, 중국이 그러하며, 과거 페르시아라고 불렸던 이란도 마찬가지다. 공교롭게도 한국은 이들 나라와 무관하지 않다. 러시아와 중국은 한반도 꼭대기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 이란은 핵·미사일 협력으로 북한과 내밀한 관계다.

그러고도 제국이 아닌 우리나라가 살아남은 게 용하지 않은가. 우리나라는 당대 최고 제국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를 때 발전했다. 조선은 14세기 말 당대 최고의 경제체제와 이에 상응하는 정치, 사회체제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제시한 명나라 문명을 받아들여 200년 간 번성할 수 있었다고 함재봉은 ‘한국사람 만들기’에서 분석했다.

그러나 17세기 초 명-청 교체기, 망해버린 명나라 주자성리학을 붙들고 쇄국을 고집하다 조선은 국권을 잃었다. 해방 후 주권국가로 거듭난 대한민국은 미국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랐기에 오늘 같은 발전이 가능했다. 북한처럼 소련과 중국의 길을 따르지 않았던 ‘건국의 아버지들’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거꾸로 간 문, 이재명은 한술 더 뜬다

 

중국과 ‘공동운명체’라며 한사코 따르는 문 정권은 400년 전 이미 망한 명나라를 좇는 위정척사파를 연상케 한다. 문 대통령은 2017년 중국에 ‘사드 3불’(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방어망, 한미일 군사동맹 불가)을 천명함으로써 총 한번 맞지 않고 군사주권을 내주는 괴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2017년 12월 중국 국빈방문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함께 중국 의장대의 사열을 받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동아일보DB

 

정권교체’를 강조하는 집권당 대선 후보 이재명도 외교안보에선 문 정권과 다르지 않다. 종전선언 찬성은 물론이고 전시작전권 전환을 놓고도 “주권의 핵심을 (타국에) 맡겨놨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고 했다

미안하지만 말 잘하는 이재명은 틀렸다. 1978년 한미연합사를 창설할 때 모델로 삼은 것이 나토의 군사지휘체계다. 나토 역시 미4성 장군이 ‘유럽동맹군 최고사령관’으로서 지휘한다. “그냥 환수하면 되지 무슨 검증이 필요한가”라는 말까지 한 걸 보면, 안보와 국제정치의 엄중함을 알고나 있는지 의심스럽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체결했던 통화스와프 계약이 2021년 12월 31일 종료됐다. 5일 새해 첫 북한 미사일 도발 뒤 일본과 통화하며 방위약속을 재확인했던 미국은 그러나 한국과 통화하지 않았다. 한국에서 손떼라는 북의 최후통첩을 미국이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우려가 안팎에서 번지고 있다.

-김순덕 대기자, 동아닷컴(22-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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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좋아요’

 

[송평인 칼럼]

색깔론이 철 지난 게 아니라 푸틴의 우크라이나 위협
시진핑의 동아시아 위협 보면서 공산주의 경각심 잃은 게 철없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용기 있는 기업인이다. 소셜미디어이니까 희화화해서 어린 시절에 흔히 듣고 쓰던 ‘멸공’이란 표현을 썼을 것이다. 말꼬리 잡고 늘어지는 자들이 아닌 한 그 말이 무엇에 대한 비판인지는 누구라도 즉각 알아차릴 수 있었다.

멸공’이란 말로 표현된 공산주의에 대한 경각심을 철 지난 색깔론이라고 말하는 자들은 외신을 주의 깊게 보지 않은 ‘우물 안 개구리’들이다. 냉전 이후 사라졌던 전쟁이 돌아오고 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은 유럽 쪽에서 우크라이나를 위협하고 있고 중국의 시진핑은 동아시아 쪽에서 대만을 위협하고 있다. 두 전쟁 위협 모두 집안 자체가 뼛속 깊이 공산주의자인 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푸틴의 할아버지는 레닌과 스탈린의 개인 요리사였다. 시진핑의 아버지는 부주석까지 지낸 마오쩌둥의 동지였다.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공산주의는 사라졌는지 몰라도 ‘자유롭고 민주적인 질서’를 위협하는 독재체제로서의 공산주의는 엄연히 살아 있다.

재조산하(再造山河)는 본래 임진왜란으로 피폐해진 조선에서 류성룡이 이순신에게 써준 글이다. 세계가 그 성공을 칭송하는 대한민국을 다시 만든다는 주제 넘는 문재인 판 재조산하는 이승만 격하 운동으로 시작됐다. 이승만이 공산화를 막은 것은 그의 모든 과(過)를 상쇄할 공(功)이다. 그러나 1919년을 시점으로 삼은 억지스러운 건국 100주년에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을 지낸 이승만의 자리는 없었다.

 

이승만을 제외하고 공산화를 막는 데 기여한 또 한 사람을 꼽으라면 6·25전쟁과 그 전쟁을 전후해 활약한 백선엽 장군이지만 백 장군의 별세에 대통령의 조문은 없었다. 그 대신 자유시 참변에서 민족주의 성향의 독립군 학살을 방조한 공으로 레닌의 표창까지 받은 소련 공산당원 홍범도의 유해 앞에서는 몇 시간을 서서 경의를 표했다.

북한 김여정의 ‘삶은 소대가리의 앙천대소(仰天大笑)’ ‘겁먹은 개의 요란한 짖음’ 같은 조롱에 문 대통령이 대응하지 않은 건 제가 받은 욕 제가 참는 것이니까 알아서 할 일이다. 북한이 우리 돈 170억 원을 들여 지은 남북연락사무소를 파괴했을 때 ‘대포로 (폭파) 안 한 게 어디냐’고 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은 인내의 한계를 시험했다. 김여정이 ‘대북전단 두고 볼 수 없다’고 하자 민주당은 불벼락을 맞은 듯 기민하게 움직여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을 만들었다.

문 대통령은 집권하자마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방해했다. 이후 사드 추가 배치를 하지 않겠다는 등의 굴욕적인 삼불(三不) 정책을 중국에 약속했다. ‘내로남불’을 주특기로 삼던 그가 중국의 미세먼지에 대해서는 남 탓 대신 제 탓만 했다. 중국 국빈방문에서 10끼 중 6끼나 ‘혼밥’을 하고도, 또 청와대 출입기자가 중국 측 경호원에게 폭행당했는데도 귀국해서는 후한 대접을 받았다고 할 때는 영락없는 조공(朝貢)국의 수장이었다.

 

지난해 12월 한중(韓中) 간 전략대화에 참석한 인사로부터 들은 얘기다. 중국군 상장 출신의 참석자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본토의 미군이 오기 전까지 주한미군이나 주일미군이 대만으로 이동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이 공격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며 경고했다고 한다. 북한이 한국과 일본을 향해 단독으로 미사일을 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괜히 허구한 날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겠는가.

완전히 무력해지면 경각심도 사라진다. 세계는 우크라이나를 걱정하는데 정작 우크라이나인들은 평온하다고 한다. 애써봐야 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쏴도 한국은 평온하다.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을 쏴도 평온하고 극초음속 미사일을 쏴도 평온하다. 우리도 점점 더 무력감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미국은 다시 중국(China) 대신 중공(CCP·the Chinese Communist Party)이란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오죽하면 기업인이 나서 회사의 리스크를 감수하고 ‘멸공’을 말하겠는가. 정치인들이 비굴하게 입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멸치나 콩을 사서 은근히 지지를 보내는 것으론 부족하다. 멸공이란 표현이 과격하다면 승공(勝共)도 좋다. 정 부회장처럼 기죽지 않고 ‘노빠꾸(no back)’ 하면서 선명하게 말하는 것이 필요한 때다.

-송평인 논설위원, 동아일보(22-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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