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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앞에서 힘 잃은 진실] .... [꼭꼭 숨어라, 대통령 기록물 보일라]

뚝섬 2022. 1. 15. 08:34

[탈원전 앞에서 힘 잃은 진실]

[탈원전 문제 지적 공무원에 끝내 보복, 文 임기 말까지 속 좁은 오기]

[꼭꼭 숨어라, 대통령 기록물 보일라]

 

 

 

탈원전 앞에서 힘 잃은 진실 

 

2017년 6월 19일 오전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열린 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가한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을 하고 있다./조선일보 DB

 

문재인 정부가 5년간 밟아온 탈(脫)원전 족적을 되짚어보면 2010년 ‘타진요(블로에게 실을 구하는 모임)’ 사건이 떠오른다. 타진요는 미국 스탠퍼드대 출신 가수 타블로에게 근거 없는 학력 위조 의혹을 제기했던 사람들이다. 합당한 근거를 제시해도 믿지 않고, 새로운 의혹을 계속 제기했다. 타블로와 그 가족의 인생은 망상에 빠진 키보드 뒤편 음모론자들에 의해 송두리째 무너졌다. 대법원까지 간 이 사건은 타블로 측 승소로 끝났다. 하지만 진실과 음모의 싸움에서 결국 생채기 난 쪽은 진실이었다.

 

심리학에선 남의 말 듣지 않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것을 ‘확증 편향’이라고 한다. 1960년 영국 심리학자 피터 웨이슨이 제시한 이 개념은, 객관적 진실과 관계없이 자기 신념을 강화할 정보만 취사 선택하는 경향을 뜻한다. 확증 편향에 빠진 사람들은 자기가 구축한 세계에 흠집 낼 만한 진실은 간단히 무시한다. 타진요 사건 당시 타블로의 담당 교수였던 토비아스 울프 교수는 ‘(타블로가) 스탠퍼드대 영문과 학·석사를 3.5학기 동안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는 내용의 공문에 직접 사인을 해 한국으로 보냈다. 타진요는 “울프 교수의 사인은 가짜”라고 했다. 진실은 이럴 때 힘을 잃는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국내 원전의 미래를 두고 현 정권에서 발전적 대화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은 정부가 확증 편향에 빠진 탓이 크다. 우리나라 중·장기 탄소 중립 정책을 결정한 탄소중립위원회에 원자력 전문가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은 듣고 싶은 말만 들으려는 확증 편향의 일례다. 한국수력원자력이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에 원전을 포함해달라며 각종 데이터를 토대로 제시한 의견서 역시 정부에는 ‘조작된 울프 교수의 사인’ 정도로밖에 인식되지 않았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고리 원전 1호기 영구 정지 선포식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사례를 들어 “원전은 안전하지도, 저렴하지도, 친환경적이도 않다”고 했다. 우리 사정도 피차 다르지 않다며 원전을 공포의 대상으로 만들었다. 이런 음모론은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던 원전 업계 종사자들의 밥그릇을 걷어차 버렸다. 숱한 강소 기업이 부도나고 도산했다.

 

정부 탈원전 정책에 앞장섰던 한수원과 산업부가 5년 만에 “국내 원전은 안전하고, 저렴하며, 친환경적이다”라고 했다. 실제로 1978년 우리나라에서 원전이 첫 가동을 시작한 이래 40여 년간 사고는 한 차례도 없었다. 원전 발전원가는 사후 처리 비용과 사고 대비 비용을 포함해도 다른 발전원보다 싸서 발전용 연료 수입에 드는 외화 지출을 연간 15조원씩 경감해줬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태양광의 4분의 1 수준이다. 탈원전 정책에서 타진요가 떠오르는 것은, 선동이 진실을 억압해도 결국 승리하는 것은 진실이기 때문이다.

 

-박상현 기자, 조선일보(22-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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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문제 지적 공무원에 끝내 보복, 文 임기 말까지 속 좁은 오기

 

문재인-채희봉-백운규-정재훈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의 감사를 맡았던 유병호 감사원 공공기관감사국장이 최근 감사 업무에서 배제돼 감사연구원장으로 좌천됐다고 한다. 유 국장은 다른 감사 부서에서 계속 근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감사원이 이를 묵살하고 연구직으로 보냈다는 것이다. 유 국장은 2020년 포렌식으로 증거를 복구해가며 청와대와 산업부의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의 전모를 밝히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댓글 하나가 7000억원을 들여 새 원전처럼 보수한 월성 1호기의 폐쇄로 이어졌다는 사실도 이 감사에서 드러났다. 유 국장 좌천은 직간접적으로 문 대통령의 뜻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탈원전 정책의 잘못을 지적한 사람에 대한 보복인 것이다.

 

비슷한 시기 탈원전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한 보고서의 국회 제출 관련해 책임자였던 한국수력원자력 이인식 기획본부장도 방사선보건원으로 좌천됐다고 한다. 보고서는 “국내 원전은 지진 등으로부터 충분히 안전하고, 값싸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 역할을 해왔다”는 상식적 사실을 담고 있을 뿐인데 문 대통령의 비위를 건드린 것이다.

 

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은 총체적 허구에 근거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미 드러나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탈원전 선언문에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1368명이 사망했다”고 했지만 이것부터 완전한 ‘가짜 뉴스’였다. 이로 인해 국내 원자력 산업 생태계가 무너지고 원자력 연구 인력이 유출되고 단절될 위기이며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력 기술은 5년을 허송하면서 경쟁국들에 추월당할 처지다. 무리한 태양광 확충으로 전국의 숲과 저수지를 헤집고 공해를 유발하고 있는데 그 이익은 중국 업체들이 가져가고 있다. 탈원전의 문제를 가리기 위해 억눌러오던 전기료는 마침내 인상되기 시작했다.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탈원전 정책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오기와 아집을 꺾지 않는다. 오히려 탈원전 문제를 지적했던 공직자들에게 보복을 하고 있다. 임기 말까지 이어지는 이 속좁음이 혀를 내두르게 한다.

 

-조선일보(22-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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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꼭 숨어라, 대통령 기록물 보일라

 

15만6938건. 지난달 31일 대통령기록관이 공개한 2021년도(2020년 생산분) 대통령 기록물 생산 건수다. 개정 대통령기록물법에 대통령 기록물 생산 현황을 공고하도록 의무화한 규정이 신설돼 내놓은 집계다. 이 가운데 대통령비서실장 직속실(1만5536건)과 국가안보실(6408건) 등 청와대에서 업무 관리 시스템으로 생산한 대통령 기록물이 2만8270건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된 2020년만큼 매년 생산됐다고 가정하면 문재인 정부 5년 임기 동안 대통령기록물은 78만여 건에 이를 전망이다.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이 지난 12월 14일 세종시 대통령기록전시관 4층에 새롭게 단장해 공개한 '대통령의 역할' 전시실 모습. 기록관 측은 전시실 전면 개편을 통해 629건의 문서, 사진, 영상 등 전시기록물을 확충하고 대통령 역할에 대한 의미를 재조명했다고 밝혔다. 2021.12.14/연합뉴스

 

대통령 기록물은 대통령의 직무 수행과 관련해 생산된 기록물과 물품이다. 다른 공공 기록물보다 훨씬 중요한 가치를 갖고 있고 비밀 기록물도 많다. 예컨대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4월 27일 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넨 USB도 대통령 기록물에 포함된다. 이 USB에 북한 원전 건설 관련 내용이 담겼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정부는 그 안에 원전 관련 내용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도 USB에 담긴 내용은 국가 기밀이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통령 지정 기록물’로 정해지면 열람이 허용되지 않고, 자료 제출 요구에도 불응할 수 있어 사실상 봉인(封印)된다. 지정 기록물은 대통령이 정하고, 보호 기간은 최장 15년(사생활 관련은 30년)이다.

 

학계에선 문재인 대통령 임기를 3개월여 남긴 요즘, 청와대가 대통령 기록물 분류와 이관에 관해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혐의를 비롯해 향후 문제가 커질 만한 사건과 관련된 대통령 기록물이 상당수 생산돼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이 클 것이라는 얘기다. 임기가 끝나기 전에 대통령 지정 기록물로 지정해 비공개되도록 보호 장치를 하든지 아예 존재를 확인할 수 없도록 조치를 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나마 지정 기록물로 정해졌을 경우엔 나중에라도 국회 재적 3분의 2 이상 찬성 의결이나 고등법원의 영장 발부로 예외적으로 열람할 수 있는 계기를 기대할 수 있지만, 슬그머니 숨길 경우에는 존재조차 파악하기 어렵게 된다. 심지어 의도적으로 폐기하는 경우도 있다.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여부가 논란이 됐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초본 삭제가 그 예다.

 

앞서 2008년 논란이 된 ‘이지원(e-知園) 불법 유출’은 노 전 대통령이 퇴임 직후 대통령 기록물 76만9000여 건을 복제한 저장 장치와 서버 등을 봉하마을로 가져간 사건이다. 삭제된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원본의 수정본은 봉하마을의 이지원에선 복구됐다. 노 전 대통령 퇴임 당시 비서실장으로 기록물 이관 등을 총괄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사초(史草) 실종’ 논란의 중심이 됐던 이유다.

 

2019년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하는 2022년 5월 개관을 목표로 총 172억원의 예산을 들이는 문재인 대통령기록관 설립을 추진했다. 본지 취재로 이 사실이 알려지자 당시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께서 불같이 화를 내셨다”고 밝혔다. 정부가 부지 매입비까지 예산안에 편성한 사안을 대통령이 몰랐고, 원하지도 않았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2년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당시 문재인 대통령기록관을 추진했던 청와대,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 인사 중에 책임지고 물러난 이는 없다. 오히려 당시 대통령기록관장은 임기가 2년이나 남았는데 지난해 국가기록원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대통령기록관장 자리에는 친정부 인사가 들어와 5년 임기를 새로 시작했다. 알 박기 인사로 임기 말 대통령 기록물 관리를 위해 포석을 깐 셈이다. 어떤 기록을 얼마나 어떻게 숨길 것인가.

 

-곽수근 기자, 조선일보(22-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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