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安의 단일화 협상 난항, 진짜 이유가 뭔지 의아하다]
[安 후보에게 정권 교체란 무엇인가]
尹·安의 단일화 협상 난항, 진짜 이유가 뭔지 의아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 초청 2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기념 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2.2.25/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와 관련해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안 후보 측에서 최종적으로 결렬 통보를 받았다”며 협상 과정을 공개했다. 윤 후보는 “양측의 전권 대리인들이 어제 오후 2~4시 회동에서 합의를 이룬 뒤, 안 후보의 완주 철회를 위한 추가 명분 제공을 위해 오늘 새벽 0~4시 재협의를 했고 제가 기자회견을 통해 후보 간 회동을 공개 제안하기로 약속했었는데 갑자기 최종 결렬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단일화 협상이 사실상 타결된 상태였는데 안 후보가 입장을 바꿨다는 것이다. 대리인이 누군지 묻자 “우리 측은 장제원 의원, 안 후보 측은 이태규 의원”이라며 실명까지 공개했다. 장 의원은 윤 후보의 핵심 측근이고, 이 의원은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이다.
그러자 안 후보는 “이 의원이 한번 윤 후보 측 얘기를 들어보자는 차원에서 나갔던 것”이라며 “아침에 전해진 내용을 듣고 그간 윤 후보 측 입장과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에 고려할 가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13일 안 후보가 공개 제안한 여론조사 방식 단일화에 대한 입장 표명이 없기 때문에 무의미했다는 것이다.
윤·안 후보 간 단일화를 둘러싼 지루한 줄다리기가 협상 결렬 책임 공세까지 주고받는 상황이 됐다. 극적 반전의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극도로 전망이 불투명해진 것이 사실이다. 대선 국면에서 실시된 모든 여론조사에서 정권 교체 응답이 절반을 넘고 있고, 정권 유지를 원하는 쪽보다 10%p 내외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두 후보의 협상이 끝내 결렬되고 만다면 이런 민심을 실망시키고 배반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협상이 뻐그러진 외견상 이유는 안 후보가 제안한 여론조사 방식을 윤 후보가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윤 후보와 안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3배 내지 4배 차이가 난다. 안 후보가 여론조사로 윤 후보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여당 후보 지지자들의 역선택밖에 없는데 누가 봐도 상식을 벗어난 후보 결정 방식이다. 그래서 윤 후보 측은 협상 과정에서 안 후보 측이 요구하던 국정 철학과 비전을 받아들이기로 했고 인수위 공동 운영과 안 후보 측의 내각 참여도 거의 합의가 이뤄졌다고 하고 있다. 그런데도 협상이 결렬된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의아하다.
-조선일보(2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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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후보에게 정권 교체란 무엇인가
2012년 단일화 협상 결렬 후 “정권 교체·새 정치 위해 사퇴”
이번도 명분은 같은데 독자 출마… 安, 정치 입문 초심 돌아보길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는 우리 정치사에서 보기 드문 정치인이다. 정치 입문 3년 만에 제1야당 공동대표가 됐고, 지난 10여 년간 대선에 3번, 서울시장에 2번 도전했다. 보통은 정치를 20년 넘게 해도 엄두조차 못 낼 이력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전남 여수시 이순신광장 앞에서 유세를 위해 연단으로 오르고 있다. 2022.2.27/뉴스1
안 후보의 5차례 도전 중 4번이나 단일화 논의가 있었다는 점도 특이하다. 2011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것을 시작으로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작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후보와 단일화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먼저 단일화를 제안했다가 일주일 만에 거둬들였다. 윤 후보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며 만나자고 했지만, 안 후보는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잘랐다.
서로 다른 정치 세력이 연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단일화 결렬에는 양측 모두 책임이 있을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 등 주요 당직자들이 단일화를 훼방놓는 듯한 발언을 했다. 윤 후보는 안 후보 제안에 답을 주지 않다가, 선거가 다가와 접전이 펼쳐지자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안 후보의 처신도 의아하다. 단일화를 할 경우 보통 양측이 여론조사 방식과 문항 등을 놓고 치열한 협상을 벌이게 마련이다. 안 후보도 과거엔 문구 하나를 놓고 며칠씩 줄다리기를 했다. 그러나 이번엔 단일화를 제안하면서 그 방식까지 본인이 못 박아 발표했다. 작년 서울시장 선거 때와 동일한 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방식을 윤 후보가 수용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봤는지 의심스럽다. 과거 단일화 땐 안 후보 지지율이 문재인·오세훈 후보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았다. 엇비슷하거나 더 높은 조사 결과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윤 후보가 안 후보에 비해 줄곧 3~4배가량 지지율이 높게 나온다. 이런 것이 안 후보가 강조해온 ‘공정’이란 가치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다. 안 후보가 여론조사로 윤 후보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여당 후보 지지자들의 ‘역선택’밖에 없다. 여당 후보와 싸울 야권 단일 후보로 여당의 역선택을 받은 사람이 나서는 것이 민주주의와 정당 정치 원칙에 맞는가.
안 후보가 윤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한 명분은 ‘정권 교체’였다. 10년 전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때도 같았다. 그때도 여론조사 방식 때문에 협상이 결렬됐지만 그는 “정권 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사퇴했다. 안 후보는 “더 이상 단일화 방식을 놓고 대립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며 “새 정치에 어긋나고 국민에게 더 많은 상처를 드릴 뿐”이라고 했다. 이번 선거도 그 어느 때보다 정권 교체 여론이 뜨겁다. 대부분의 조사에서 ‘정권 유지’ 여론보다 10%포인트 이상 높게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이 분열되는 것은 어떻게 ‘새정치’에 부합하는지 설명해야 한다. 안 후보는 작년 오 시장과 단일화 때도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기지 못하면 정권 교체가 불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럼 이번엔 단일화 없이도 정권 교체가 가능하다는 것인가.
안 후보의 진심이 단일화에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안 후보는 작년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면서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시장에 당선되면 도중에 그만두고 대선 나가는 일 없다고 한 것”이라며 출마했다. 안 후보는 11년 전 정치에 입문하면서 “현 집권 세력은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고 있다”며 “역사의 흐름에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지 저를 희생할 각오와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안 후보가 스스로에게 물어보기 바란다. ‘현 집권 세력은 역사의 물결을 제대로 타고 있는가’ ‘안 후보 본인은 역사의 흐름에 도움이 되고 있는가.’
-황대진 기자, 조선일보(2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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