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記憶의 방식’이 달라져야 나라가 成熟한다] ....

뚝섬 2023. 1. 28. 07:23

[‘記憶의 방식’이 달라져야 나라가 成熟한다]

[우물 안에서 反日 떼쓰기, 나라 위신만 해친다]

[이제 일본 차례, 사과 없이 과거사 굴레 못 벗는다]

[정말 어렵게 나온 ‘징용 배상’ 해법, 日도 호응을] 

[文 끝내 못 푼 한일관계, 양국 국내정치 악용 땐 다시 평행선]

 

 

 

記憶의 방식’이 달라져야 나라가 成熟한다

 

[강천석 칼럼]

기억의 포로되면기억 감옥 갇힌거나 같아져
격차 좁혀진 한국·일본, 누가 먼저 성숙한 역사 시대 여나

 

‘너 자신을 알라’는 말만큼 쉬워도 실천하기 힘든 일도 없다. ‘내’가 먼저 있고 ‘나’와 다른 ‘남’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순서(順序)가 거꾸로다. 누구나 ‘남’과 부딪히면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된다.

 

민족의식과 국가 의식의 형성 과정에서 중요 계기가 되는 것이 다른 민족, 다른 국가와 벌인 전쟁이다. 일본 역사는 일본을 묶어주는일본 의식 급속히 강화된 시기로 고려-몽고 연합군이 일본을 침공한 1200년대 () 꼽는다. 사실은 그보다 훨씬 전 한반도 정세 변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규슈(九州) 지역엔 들판에 성(城)을 쌓는 일본 성과 달리 산에 쌓은 산성(山城) 유적이 많다. 산성은 한반도 형식이다. 삼국 통일 이후 일본에 감돌던 대(對)신라 위기의식의 결과라고 한다. 일본의 가장 중요한 사서(史書)인 ‘일본서기(日本書紀)’ 삼국 통일(676) 후인 680 무렵 편찬을 시작했다. ‘일본서기’에는 백제 역사서인 ‘백제기’ ‘백제본기’ ‘백제신찬’에서 인용한 부분이 숱하게 등장한다.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고대사 연구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라는 디딤돌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삼국사기에는 고려가 거란·여진 등의 거듭된 침공으로 시달림을 당한 , ‘삼국유사에는 6차례 29년에 걸친 몽고 침략으로 국토의 상당 부분이 잿더미가 이후 형성된국가 의식민족의식 함께 반영돼 있다.

 

유럽 역사에는 다른 민족과 접촉·교류·전쟁을 통해 ‘우리 민족’ ‘우리 국가’를 형성하는 과정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런 흔적을 보존하고 있는 ‘살아 있는 화석(化石)’이 언어다. 오늘날 영어에는 영국을 침략했던 로마·게르만·바이킹이 남긴 단어와 영국이 침략·점령했던 민족과 국가에서 묻혀온 단어가 숱하게 많다. 언어 흔적은 나무의 나이테와 같아서 아무리 빨고 헹궈도 지워지지 않는다.

 

우리는 사회(Society)·경제(Economy)·자유(Liberty)·개인(individual)·종교(religion)·존재(being)·권리(right)·그(he)·그녀(she)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는 글을 쓸 수 없다. 모두가 19세기 20세기 일본인들이 낯선 영어·네덜란드어·독일어와 씨름하며 한자어를 사용해 번역한 것이다. 법학·정치학·경제학·수학·물리학·화학·생물학·지질학 근대 과학 용어 거의 전부에 일본 손때가 묻어있다.

 

죽창가(竹槍歌)를 불렀던 조국씨도 이런 번역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선 형사법(刑事法)이란 자기 전공 분야 논문을 한 줄도 쓰지 못할 것이다. 숨길 일도 부끄러운 일도 아니다. 일본 농기구(農器具) 이름에는 한반도 언어의 파편들이 남아있다고 한다. 1500여 년 전 선진(先進) 벼농사 방법과 농기구가 한반도에서 바다를 건너 일본으로 흘러갔다는 뜻이다.

 

성숙(成熟)이란’ ‘우리그들 객관적으로 보게 되는 발전의 단계다. ‘남’과 ‘그들’은 ‘나’와 ‘우리’를 비춰주는 거울이다. 일본관광국은 2022년 12월의 137만명 외국 관광객 가운데 한국 관광객이 46만6000명이라고 발표했다. 2위 국가의 2.7배를 넘는다. 한국이 정말 잘사는 나라가 됐다는 느낌과 함께 살짝 걱정이 된다. 일본인이 해외로 나간 전체 숫자는 43만명이었다. 2019년 한국인과 일본인이 해외로 나간 숫자는 2871만명과 2008만명이었다. 인구 5143만명 나라 해외 관광 숫자가 인구 12558명인 나라보다 많다면상당히 ()하다’.

 

상대를 객관적으로 정확히 아는 것은 나에게 득(得)이 된다. 상대를 부정확하게 아는 나라는 지형(地形)을 모르고 뛰어내리는 낙하산병(落下傘兵)과 같다. ‘과거를 기억하는 방식 국가의 성숙과 직결돼 있다. 기억의 감옥 갇히면기억의 포로(捕虜)’ 된다.

 

영국 경제가 어렵던 2000년대 초반 어느 영국인은 ‘매일 밤 독일군 상대로 전투와 상륙 작전을 벌이느라 낮엔 일할 기운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당시 영국에선 TV 방송들이 2차대전을 다룬 프로를 13개나 내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영국은 EU 탈퇴했고, 이후 3 만에 영국 국적을 버리고 독일 국적을 취득한 사람이 10 증가했다.

 

국력 격차가 좁혀지는 상황에서 협력하며 경쟁하는 한국과 일본은 징용공 문제로 다시 시험대에 섰다. 누가 성숙한 역사의식에 먼저 도달하느냐의 경쟁이다. 한국이 이번만은 반드시 이겨주기를 바란다.

 

-강천석 고문, 조선일보(23-01-28)-

_______________

 

 

우물 안에서 反日 떼쓰기, 나라 위신만 해친다

 

[김창균 칼럼]

尹정부 징용 해법 내놓자 야권은굴욕몰아가기
政爭 이득 될지 몰라도 國格 어떻게 비치겠나
덩치 커진 나라가 투정 국제사회는 납득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강제징용 해법 논의를 위한 공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2023.1.12/뉴스1

 

윤석열 정부가 일제 강제 징용 해법을 내놨을 때 솔직히 걱정스러웠다. 정부가 뭘 잘못했다는 뜻은 아니다. 대법원이사법 자제라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걷어차서 생긴 문제였다. 일본 기업이 한국 대법원 결정을 거부해서 국제재판소로 가면 승소 가능성은 희박하다. 우리 쪽에서 매듭을 풀 수밖에 없다. 우리 기업이 낸 돈으로 배상금을 먼저 지급하는 방식 역시 상식적이고 현실적이었다. 다만 야당이굴욕 외교라고 물어뜯을 것이 뻔했고, 그에 따라 국민 여론이 널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동안의 경험이 그랬다.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합의도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거센 비난 여론이 일면서 궁지에 몰렸다. 문재인 정부는 합의를 뒤집으며 죽창가를 불렀다. 국민은 ‘NO 재팬 복창하며 화답했다. 일본 불매운동 한 달 만에 유니클로 매출액은 70% 급감했고, 부동의 1위였던 일본 맥주 수입은 3위로 내려앉았다. 일본과 타협하면 매국으로 몰리고, 대립 각을 세우면 박수를 받았다. 이런 풍토 속에서 강제 징용 해법은 정치적 역풍을 맞을 위험이 컸다. 그런데도 윤 정부는 정공법으로 밀고 나갔다. 민주당은 그래 왔듯이 반일(反日) 화약고에 불을 붙였고, 친야(親野) 매체들은 부채질을 시작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국민 반응이 예상보다 담담하다는 점이다. 한 대학교수는 586 선동에 젊은 세대가 호응하지 않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지금의 2030은 일본에 대해서 피해 의식도 열등감도 없다고 했다. 함께 겨뤄볼 만한 경쟁자로 본다. 정권 ‘NO 재팬 힘이 실렸던 아베 효과 작용했던 탓이라고 했다. 일본이 수출 규제라는 부당한 갑질을 한다고 느꼈기에 젊은 층들이 울컥했다는 거다.

 

카타르 월드컵 때 일본 경기를 시청하면서 중계진의 태도가 과거와 달라졌다고 느꼈다. 일본 상대 팀이 골을 넣으면 마치 우리 팀 응원하듯 흥분하던 편파 중계가 아니었다. 일본이 한국보다 좋은 성적을 거둘까 노심초사하는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던 촌티가 사라졌다.

 

요즘 젊은 층의 반감은 중국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30세대 대상 여론조사에서 중국은 압도적으로 비호감 선두다. 무역 보복과 문화 동북공정 등 중국의 힘 자랑이 반감을 부른 탓이다. 중국몽() 함께하겠다는 좌파 진영의 반일(反日) 선동이 힘을 잃어가는 이유다.

 

1979년에 1권이 나온 해방 전후사의 인식은 운동권의 의식화 교과서였다. 80학번 필자도 선배 지도 아래 읽었다. 독후감를 서로 나누는 세미나는 ‘기·승·전·친일(親日) 원죄론’이었다. 이승만 정권이 친일 청산을 하지 않은 게 대한민국 만악(萬惡)의 근원이었다. 단추를 잘못 꿰서 나라가 온통 비틀렸다는 진단이 명쾌했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은 찜찜했다. 세상사 이치가 그리 단순할까.

 

그때 친일 원죄론을 문재인 정권서 다시 듣게 됐다. 2019년 3.1절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친일 잔재 청산은 너무나 오래 미뤄 둔 숙제”라고 했다. 2021년 7월 이재명 경기지사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대한민국 수립은 친일 세력과 미 점령군의 합작으로 이뤄졌다”고 했다.

 

1980년 한국의 1인당 소득은 일본의 6분의 1 정도였다. 요즘은 손을 뻗으면 닿을 정도로 따라붙었다. 2027년이면 순위가 뒤집힌다는 예측을 일본 경제연구센터가 내놨다. 1980년엔 일제강점기를 기억하는 세대가 성인의 절반 이상이었지만, 지금은 80대 후반 이상 극소수만 남았다. 한일 양국의 역학 관계도, 양국 국민들이 서로를 보는 눈도 크게 달라졌다. 그런데도 대통령과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의 대일(對日) 인식은 40 대학생 의식화 논리에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했다.

 

우리만큼 남의 시선에 신경 쓰는 국민도 드물다. 한국 문화, 한국 음식이 외국인 눈과 입에 맞는지 궁금해하고 상대가 엄지를 치켜세우면 흐뭇해한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대한민국의 좌표를 매기고 평가하는 진짜 기준은 따로 있다. 한국 전문가들은 한일 관계가 역사 문제로 꼬일 때마다 고개를 갸우뚱한다. 한국은 이제 엄연한 선진국이고, 해방된 세대가 훨씬 지났다. 그런데도 일본 문제만 나오면 신생 후진국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덩치는 어른인데 젖꼭지 물고 투정하는 퇴행(退行)이나 다름없다. 야당 수뇌부를 차지한 586 운동권들은 무조건 일본을 비난하는 국격을 높이는 일인 것처럼 선동한다. 우리끼리 자뻑하고 우물 밖에선 비웃음만 산다. 국제 규범을 벗어난 반일(反日) 떼쓰기 외교는 나라 위신만 해칠 뿐이다.

 

-김창균 논설주간, 조선일보(23-01-26)-

________________

 

 

이제 일본 차례, 사과 없이 과거사 굴레 못 벗는다

 

한일 정부는 어제 도쿄에서 국장급 협의를 열어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해법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우리 정부가 대법원의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들이 일본 피고기업 대신 피해자지원재단으로부터 판결금을 받는 ‘제3자 변제’ 방식을 강제징용 문제의 해법으로 사실상 공식화한 이래 처음 이뤄진 외교당국 간 대면 협의다. 우리 측은 이 자리에서 “사과와 기여 측면에서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 조치가 있어야 우리 독자적 해법도 발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지난주 제시한 강제동원 배상 해법은 수교 이래 최악이라는 한일 갈등 해결을 위한 현실적인 차선책이라고는 하지만 일본 정부의 사과도, 피고기업의 참여도 전제되지 않았다. 다만 일본 측의 자발적 성의 또는 기여를 기대하고 있다. 당장 피해자 측은 “결국 일본에 모든 면죄부를 줬다”고 반발하고, 야당도 “일본 눈치만 본 굴욕 외교”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래서 한일 간 외교적 합의가 이뤄진다 해도 그간 실패한 한일 합의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정부는 늦어도 올해 봄까지는 한일 공동의 해법을 발표할 방침이라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을 통한 정상회담 개최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날로 고도화하면서 한미일, 한일 안보협력이 절실한 터에 한일관계가 과거사 갈등에 발목을 잡혀선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래 한일 정·관계 교류 과정에서 한국이 먼저 적극 나서면 일본도 자연스럽게 호응하는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는 이심전심의 공감대가 이미 양국 간에 형성됐다는 기류도 읽힌다.

 

일본 정부도 한국 측 해법에 조심스럽게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방미 회견에서 “가능한 한 빨리 한일 현안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여론 동향을 살피는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일본이 화답할 차례다. 군사력 증강과 미일동맹 확대를 통해 인도태평양 안보 현안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꾀하는 일본이다. 부끄러운 과거에 대한 사과와 반성도 없이 힘과 목소리만 키우려 한다면 주변국의 더 큰 경계와 의심만 살 뿐임을 알아야 한다.

 

-동아일보(23-01-17)-

_______________

 

 

○  2차 소환 통보 李 “對日 저자세 굴종 외교.” 언제 나오나 했더니 어김없이 등장한 ‘죽창가’.

 

-팔면봉, 조선일보(23-01-17)-

_______________

 

 

정말 어렵게 나온 ‘징용 배상’ 해법, 日도 호응을 

 

조현동 외교부 제1차관. 2023.1.1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징용 판결 문제와 관련해 강제 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 대신 한국의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 지원 재단으로부터 배상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대신 받을 수 있는 내용의 정부 방안이 공개됐다. 2018년 대법원은 일본제철,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기업이 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하라고 확정 판결했다. 하지만 일본 측 반발로 실질적 배상은 이뤄지지 않고 일본의 경제 제재와 한국의 일본 상품 불매 운동 등 양국 갈등만 이어졌다.

 

한국 입장에서 최선의 해법은 법원 판결대로 일본 기업의 배상을 받아내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1965년 한일 합의로 보상이 끝난 문제라고 한다. 현재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재산을 강제 처분한다고 해도 얼마 되지 않아 배상액에 크게 부족하다. 강제 처분에 따른 심각한 한일 마찰도 우려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시간만 흘러 배상 확정 판결을 받은 징용 피해자 15명 중 벌써 12명이 세상을 떠났다. 일본과 갈등을 무작정 이어가는 것이 정말 피해자를 위한 것이냐고 묻게 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정부는 재단이 어떤 자금으로 판결 금액을 대신 변제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과거 일본으로부터 받은 청구권 자금으로 성장한 한국 기업이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 “한국 기업이 왜 일본 기업의 변제를 대신하느냐”는 일부의 반발은 일리가 있다. 하지만 이외에 현실적인 해법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는 징용 판결 문제를 시종일관 방치했다. 오히려 반일 몰이를 국내 정치에 이용했다. 윤석열 정부라고 이런 셈법을 모를 리 없지만 이런 해법을 제시한 것은 고령 피해자의 처지와 한일 외교 관계 회복이 다급하기 때문이다. 징용 판결 5 만에 정부가 어렵게 첫발을 내디뎠다. 일본 정부도 과거 협정만 내세우지 말고 한국의 우호적 조치에 호응해야 한다. 일본 기업의 자발적 재단 참여를 막지 말아야 한다. 과거사 사과 표명에 인색해서도 안 된다.

 

-조선일보(23-01-13)-

_______________

 

 

文 끝내 못 푼 한일관계, 양국 국내정치 악용 땐 다시 평행선

 

문재인 대통령이 1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103주년 3·1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임기 중 마지막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은 역사를 직시하고 역사 앞에 겸허해야 한다”면서도 “한일 양국의 협력은 미래세대를 위한 현세대의 책무”라며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본 측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어차피 현 정권과의 관계 개선은 물 건너갔다는 분위기다.

문 정부 임기가 끝나가는 지금 한일 관계는 사상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위안부 합의 번복을 시작으로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이에 따른 일본의 수출규제 보복, 한국 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이어지면서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정권과 여권 핵심 인사들은 ‘죽창가’와 ‘토착 왜구론’으로 기름을 부었다. 일본 정치인들도 다를 게 없었다. 과거사 문제에 경제보복으로 나서 공분을 샀고 선거 때마다 인종차별적인 혐한 분위기를 부추겼다.

한일 관계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대응하기 어렵다. 세계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한미일 3국 공조를 강조한 새로운 ‘인도태평양 전략’을 내놓았다. 한일 관계를 양자 관계로만 봐서는 우선 미국이 그리는 세계경제 재편 전략에 대한 적확한 대응이 어렵게 됐다. 양국 갈등의 기회비용도 크다. 합쳐서 국내총생산(GDP) 7조 달러에 1억7000만 명의 내수시장을 가진 양국 간 협력은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웬만한 경제 충격을 이겨내는 버팀목이 될 수 있다. 북한 핵 위협과 미사일 발사,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신냉전 흐름은 양국 안보 협력 필요성도 높이고 있다.

 

지금 분위기라면 대선 후에도 꼬여 있는 양국 현안 해결은 어려워 보인다. 여야 대선 후보는 어제도 한일 관계 개선 청사진을 놓고 생산적인 토론을 하기보다는 상대방의 말꼬투리 잡기에 더 열중하고 있다. 일본은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역사 왜곡이나 다름없는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밀어붙이고 있다. 과거사와 관련해서도 강경 일색이다. 지금까지 한일 관계는 개선되다가도 국내 정치에 이용하는 순간 늘 원점으로 돌아갔다. 양국 모두 한일 갈등을 국내 정치에 악용하고자 하는 유혹을 뿌리치는 것이 개선을 위한 첫걸음이다.

 

-동아일보(22-03-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