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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타기 외교는 惡手.. 한미정상회담 동맹 복원해야”] [한일 관계 개선.. ]

뚝섬 2022. 3. 12. 06:49

[“줄타기 외교는 惡手… 한미정상회담 빨리 열어 동맹 복원해야”]

[한일 관계 개선, 밥 한 끼부터]

 

 

 

“줄타기 외교는 惡手... 한미정상회담 빨리 열어 동맹 복원해야”

 

[새 대통령에게 바란다] 최중경 한미협회장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패권주의로 치닫는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Contain China)을 수립하고 중국과 대립각을 세울 때 안미경중(安美經中)이라는 구호, 즉 ‘안보는 미국과 협조하고 경제는 중국과 협조한다’는 얘기가 무슨 묘수풀이나 되는 양 각종 보고서와 언론에 회자됐다. 한국 정부가 최강 군사대국이나 채택할 수 있는 ‘전략적 모호성(Strategic Ambiguity)’을 내세우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하며 애매한 태도를 보이자 당시 부통령이었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서울에 와 “미국 반대편에 서지 말라(It’s not a good bet to bet against the US)”고 경고했다. 당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두고 중국과의 갈등이 고조되자 롯데 등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한류에도 제동이 걸렸다. 미국도 놓치고 중국도 놓치는 악수를 둔 것이다.

군주론을 쓴 마키아벨리는 이미 500년 전에 “애매한 중립은 파멸을 부른다”고 경고했다. 최근 미중 갈등 구조가 깊어지면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으로 몰리는 한국은 생존과 번영을 위한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그런데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 구상과 그에 따른 실행 계획을 보면 우리에게 과연 여러 개의 선택지가 허용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기존의 반도체 공급망에 참여한 나라들의 면모를 보면 반도체 산업이 본궤도에 진입하기 시작한 1970년대 기준으로 볼 때 미국의 최우방국들로 구성돼 있다. 설계는 미국이 하고, 주요 생산 장비는 일본과 네덜란드가 공급하고, 생산은 한국과 대만이 담당하는 구조로 공급망이 만들어져 있다. 21세기 들어 대만과 한국의 반도체 공장이 중국에 진출하면서 이런 미국의 최초 구상이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게다가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면서 반도체산업 발전을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하게 되자 위협을 느낀 미국의 입장에 변화가 생겼다. 정밀 유도무기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의 설계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자기 완성형 공급망을 미국 영토 안에 확보하고,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을 제외하는 것이 중국의 군사적 도전을 견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판단에 이른 것이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에 공장 건설을 요청받은 이유이다.

 

인공지능(AI), 로봇, 인식기술, 바이오 등 미래 첨단산업은 모두 안보와 직결된 분야다. 그러니 중국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한 이들 분야에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것은 이해가 간다. 다른 분야에서도 경제와 안보를 완전히 분리하기는 어렵지만 특히 첨단산업 분야에서 안보와 경제가 동행하고 있다는 인식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입장을 정리하기 쉬워진다.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가장 중요한 경제성장 정책은 전쟁억지력을 갖춘 튼튼한 안보라는 사실이다. 좋은 경제정책을 써서 기업이 성장하고 일자리가 늘어나도 전쟁이 일어나 교통, 통신, 에너지 등 기반시설이 붕괴되고 생산시설이 파괴된다면 경제 자체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군사적 긴장도가 가장 높은 지역의 하나인 한반도에 사는 우리에게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다. 한국 경제는 현재 수출을 주도하는 대규모 장치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노력과 함께 첨단산업으로의 이행을 질서 있게 추진해야 지속가능한 경제를 만들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미동맹을 견고히 하여 튼튼한 안보를 유지하고 미국이 새로 그리는 국가 간 첨단산업 협력 네트워크에서 의미 있는 위상을 확보해야 한다.

새 정부는 선거 과정에서 공약한 대로 무너진 한미동맹을 복원하고 강화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소극적이었고 전임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의 재임 중 미 국방부가 제안한 새로운 한미 연합 군사작전계획의 채택도 미루면서 한미 군사 공조체제의 퇴행을 불렀다. 미국의 새로운 동아시아태평양 방위전략 구상에도 적극적인 참여를 거부하고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여 미국이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로 전락했다. 새 정부는 출범 후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한미 정상회담을 열고 한미동맹 정상화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로드맵을 제시하여 미국의 신뢰를 회복하고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를 재확인해야 한다. 새 정부는 변화된 한미동맹 정책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신뢰와 한미동맹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계획의 실행 과정에서 주요 파트너로서 참여하고 긴밀하게 협조해 한국 경제의 탄탄한 미래를 열 수 있어야 한다. 새 정부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건다.

 

최중경 한미협회장 약력
△경기 화성(66) △경기고, 서울대 경영학과, 미국 하와이대 경제학박사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필리핀대사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지식경제부 장관 △동국대 석좌교수 △한국공인회계사회장 △서비스산업총연합회장 △한국가이드스타 이사장 △고려대 세종캠퍼스 행정전문대학원 석좌교수


-최중경 한미협회장, 동아일보(22-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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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 개선, 밥 한 끼부터

 

[특파원 리포트] 

 

한국의 대선 결과는 일본에서도 큰 뉴스다. 한동안 러시아의 무력 침공 소식에 한국도 북한도 ‘뒷전’이었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를 만들겠다”는 일성을 일본의 모든 매체가 일제히 주요 뉴스로 전했다. 최대 관심사는 역시 한일 관계의 향방이다. 정권 교체를 계기로 ‘전후 최악’이라는 한일 관계 해결 여부를 전망하는 기사가 쏟아진다.

 

한국에선 ‘극우파’로 낙인찍힌 하시모토 도루 전 오사카 부지사도 어느 민영 방송 아침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참에 양국 관계 개선을 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징용·위안부 피해자 배상 문제 등을) 완전히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할 필요는 없다. 서로 다른 역사 인식으로 부딪치면서도 ‘우리는 서로 다르구나’ 이야기하면서 마지막엔 술 아니면 밥이라도 먹을 수 있는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현안에서 부딪치더라도 소통조차 포기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말에 공감했다.

 

한일 관계는 2018년 강제징용 피해자 대법원 판결, 이듬해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최악으로 치달았다. 이후엔 일본이 관계 개선의 전제 조건으로 “한국이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요구하면서, 양국은 대화 물꼬조차 트기 어려워졌다. 양국 관계가 최악의 수준에서 몇 년째 고여있자, 사람들도 점차 무감해지고 있다. 굳이 관계 개선을 해야 하느냐는 반문도 나온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라의 안전과 평화는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절감하는 시기다. 대만에 대한 야욕을 숨기지 않는 중국의 이웃국으로 한국도 일본도 손잡을 땐 잡아야 한다. 하시모토 전 지사의 표현을 다시 빌리자면 “중국·러시아·북한을 이웃에 두고 한국과 안보 협력이 더 중요해지는 시기에 계속 ‘네가 틀렸다’ 욕지거리를 퍼부어대는 관계는 좋을 게 없다”.

 

올해는 2002년 한·일 월드컵 20주년이 되는 해다. 마침 한일 관계 개선에 의욕적인 대통령이 한국에서 탄생했다. 일본에서도 지난해 10월 자민당 내에선 비둘기파로 통하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취임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11일 기시다 총리와 통화하면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협력하자고 했다. 일본은 윤 당선인이 미국 다음으로 일본 정상과 통화하고, 3·11 동일본 대지진을 위로하는 말도 건넨 점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얽히고설킨 한·일 간 현안에 갑자기 완벽한 해결책이 솟아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백 점을 받아야 하는 건 아니다. 십 점, 오십 점이라도 일단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시작하는 데 의미가 있다. 모처럼 찾아온 변화 시기에 한일 양국 정상이 밥 한 끼 정도 함께할 수 있는 작은 관계 회복부터 시도했으면 한다.

 

-도쿄=최은경 특파원, 동아일보(22-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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