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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층(ozone layer)] [새 정부, ‘탄소 중립’ 만큼 ‘기후 위기 방어’.. ]

뚝섬 2024. 11. 24. 05:36

[오존층] ]

[오존층(ozone layer)]

[새 정부, ‘탄소 중립’ 만큼 ‘기후 위기 방어’도 시야에 넣길]

[‘침묵의 살인자’ 오존]

 

 

 

오존층

 

지구온난화의 역설… 기온 따뜻해지자 오존층이 회복 

 

미 항공우주국(NASA)이 이번달 적외선 카메라로 남극 상공을 촬영한 모습. 파란색으로 표시된 곳이 오존층이 파괴된 부분이에요. /미 항공우주국

 

올해는 모처럼 기분 좋은 환경 뉴스 두 가지가 전해졌습니다. 첫 번째는 미항공우주국(NASA)이 포함된 공동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였는데, 지난 겨울 북반구의 성층권 오존량이 역대 가장 많았다는 소식입니다. 두 번째는 남극 성층권의 오존 구멍의 크기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것이었죠.

 

오존량이 많아지거나, 오존 구멍이 줄어들면 무엇이 좋은 걸까요? 지구의 대기권 중 성층권에 있는 오존층은 태양의 유해한 자외선(UV)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기 때문에 천연 자외선 차단제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오존의 구멍이 넓어지거나 오존량이 적어지면 더 많은 자외선이 지표면에 도달하면서 사람들의 건강에 매우 나쁜 영향을 주죠. 사람들은 피부암이나 백내장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고, 식물들은 말라 죽어 농업 생산량도 줄어들게 된답니다.

 

오존 구멍이 커지고 오존층의 농도가 옅어지는 가장 큰 원인은 인류가 배출한 염화불화탄소 때문입니다. 프레온 가스라고도 하죠. 아이스팩과 같은 냉매제 등에 사용되는 염화불화탄소는 한번 배출되면 대류권에서 거의 없어지지 않고 성층권까지 올라갑니다. 성층권에 도달한 염화불화탄소는 자외선에 의해 분해되면서 염소 원자가 생기죠. 이 염소 원자가 성층권의 오존과 반응해 일산화염소를 만들어 오존층을 파괴합니다. 오존층은 성층권인 25∼30km 높이에 있어요. 이 외에도 인간이 로켓을 발사하거나, 화산 폭발 등의 자연 현상이 일어나도 오존층이 손상돼요.

 

오존층은 날씨의 영향도 많이 받는답니다. 성층권에서 발생하는 강한 제트기류인 극소용돌이가 오존층을 파괴하는 거예요. 극지방 성층권의 기온이 영하 78℃ 이하로 떨어지면 극소용돌이가 만들어지는데요. 이는 오존층을 파괴하는 ‘극성층권구름’을 만들어내지요. 2019년엔 남극 상공 기온이 예년보다 따뜻했어요. 기온이 높아 극소용돌이가 만들어지기 어려운 조건이었고, 이 때문에 오존 구멍이 매우 작게 나타났답니다. 반면 이듬해인 2020년엔 기온이 낮아지며 남극에 대규모 오존 구멍이 나타났는데요. 차갑고 강한 극지방 소용돌이에 의해 오존층이 파괴되면서 오존 구멍이 다시 커진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최근 성층권의 오존량은 점차 회복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요. 그렇다면 오존은 어떻게 다시 늘어나고 있는 걸까요? 먼저 오존층 회복을 위해 1987년 세계 여러 나라들이 프레온 가스 등을 줄이기로 약속한 ‘몬트리올 의정서’의 영향이 있어요. 협정 이후 각국이 오존층 파괴 물질을 덜 배출하면서 오존 구멍의 크기도 점점 더 줄어들고 있거든요.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 때문에 역설적으로 오존이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극지방의 겨울 온도가 점점 따뜻해지다 보니, 극소용돌이가 만들어지기 어려운 환경으로 변하고 있는 거죠. 오존층 회복은 우리에게 좋은 소식이지만, 기뻐할 수만은 없는 이유랍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조선일보(2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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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층(ozone layer)

 

태양의 강력한 자외선 막아줘… 없으면 지구에 생명 살 수 없어

 

2018년 촬영된 남극 상공 오존층의 모습. 가운데 푸른 부분이 얇아진 오존층을 의미해요. /NASA

 

입체 영상을 허공에 띄우는 3D 영상 기법, 빛으로 상처 부위를 치료하는 레이저 시술. 56년 전인 1966년 처음 방영되기 시작한 드라마 '스타트렉: 디 오리지널 시리즈'에 나오는 과학기술인데요. 당시 꿈같았던 이런 기술이 현재는 대부분 사용되고 있어요. 드라마에는 외계 우주인과 싸울 때 사용됐던 보호막인 방어 무기 '실드(Shield)'도 등장하는데요. 외계 우주인은 지구인과 전쟁을 할 때마다 이 보호막을 뚫지 못하고 패하게 됩니다.

그런데 지구에 실제 실드와 같은 방어막이 있답니다. 우선 첫 번째로 지구 자기축(지구 자기장과 가장 가까운 자기장의 축)에는 고리 모양으로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밴 앨런대(Van Allen belt)'라는 보호막이 있는데, 이 보호막은 우주로부터 날아오는 방사선이나 태양풍을 막아줍니다.

두 번째 방어막은 성층권에 있는 오존층(ozone layer)이에요. 오존층은 태양으로부터 지구로 들어오는 강력한 자외선을 막아주는데요. 오존층은 자외선이 성층권에 있는 산소 분자와 산소 원자를 분해하며 만들어져요. 우선 자외선이 산소 분자 하나를 두 개의 산소 원자로 나누면, 이 원자는 다른 산소 분자와 합쳐져 오존(O3)이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오존은 또다시 자외선에 의해 산소 분자와 산소 원자로 분해되고, 합쳐지는 과정을 되풀이하며 오존층이 돼요. 이처럼 오존을 만들고 분해하는 과정에 자외선이 사용되기 때문에, 오존층을 통과하며 자외선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는 거예요.

오존층은 세 종류 파장의 자외선을 막아 주는데요. 자외선 A는 5%, 자외선 B는 90%, 자외선 C는 100% 차단해요. 이 중 건강에 가장 해로운 자외선은 자외선 C인데, 오존이 모두 막아주고 있는 셈이지요. 미 항공우주국(NASA) 연구에 따르면, 성층권의 오존이 10% 줄어들면 지표면에 도달하는 자외선은 20% 증가한다고 해요. 만약 오존층이 얇아지면 사람들은 피부암이나 백내장 등에 걸리고, 나무가 말라죽는 등의 일이 일어나게 되지요.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마리오 몰리나 등의 과학자가 1970년대 초 오존층이 점차 얇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영국 탐사단의 조사로 남극 대륙 상공의 오존층에 구멍이 생겼다는 것도 발견됐어요. 이는 당시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프레온가스 등을 사용했기 때문으로 밝혀졌어요.

이후 오존층 파괴를 막자는 운동이 벌어지면서 프레온가스 등의 사용을 금지하는 몬트리올 의정서가 1987년에 체결됐는데요. 지금까지 전 세계의 모든 국가가 참여한 협정 중 가장 성공했다는 평을 들어요. 협정 이후 오존층에 뚫렸던 구멍은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답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조선일보(22-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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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탄소 중립’ 만큼 ‘기후 위기 방어’도 시야에 넣길

 

[한삼희의 환경칼럼]

중국 다음 인도, 아프리카 인구 대국들 산업화로 ’1.5도’는 불가능할 것
기후 붕괴 대비 에너지, 식량, 물에 탄력성 확보 필요
 

 

작년 7월 15일 기상 이변으로 인한 폭우로 벨기에의 베르비에시 교차로에 떠밀려 내려온 차들이 포개져 쌓여 있는 장면. 당시 기록적 폭우로 독일, 벨기에에서 220명이 사망했지만 '강에 여유를' 프로젝트로 수해에 철저히 대비했던 네덜란드에서 한 명의 희생자도 나오지 않았다. /AFP 연합뉴스

 

기온 상승을 산업혁명 전 대비 1.5도 아래로 억제하는 국제 목표는 달성하기 힘들다고 본다. 그걸 위한 수단인 2050 탄소 중립 역시 그렇다. 비관적으로 보는 이유는 개도국들에서 홍수처럼 분출되는 성장 욕구를 제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난 20년의 지구 온실가스 농도 상승엔 중국 산업화의 작용이 결정적이었다. 그 기간 중국 배출량은 세 배가 됐다. 14억 인구 대국이 뿜어내는 온실가스가 현재 전 지구 배출의 30%에 달한다.

 

중국 다음엔 인도가 기다리고 있다. 인도 인구는 중국과 큰 차이 없다. 그렇지만 1인당 연간 배출량(1.77톤)은 중국(7.41톤)의 4분의 1도 안 된다. 그 인도가 중국처럼 되는 길로 들어서 있다. 작년 11월 글래스고 유엔 기후회의에서 인도는 ‘석탄 발전의 단계적 폐지(phase out)’ 조항에 반발했다. 결국 최종 합의문은 ‘단계적 감축(phase down)’으로 약해졌다. 인도로선 기후 붕괴 방지보다 자국 산업화가 절박한 목표다. 10년 전엔 세계 언론이 베이징 미세 먼지를 가스실이라고 보도했다. 지금은 인도의 뉴델리가 그런 말을 듣는다. 인도의 배출 수준이 어디까지 올라갈지가 향후 20년 지구 온실가스 경로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인도가 산업화하고 나면 그걸로 끝이 아니다. 인도 뒤로 아프리카가 줄 서 있다. 아프리카 54국의 인구 덩치는 중국, 인도와 거의 똑같다. 개인 배출량(1톤)은 인도의 절반, 중국의 7분의 1, 한국의 12분의 1쯤 된다. 아프리카 사람들도 선진국 국민이 뭘 누리고 사는지, 중국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다 보고 있다. 선진국 사람들조차도 기후 해결을 위해 욕망을 누르자는 말은 잘 먹혀들지 않는다. 하물며 아프리카인의 발전 열망을 제어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더 문제는 아프리카 인구의 향후 비약적 증가가 거의 확정적 사실이라는 점이다. 인구 구성이 아주 젊고 출산율이 높다. 24세 이하 인구가 60%(한국은 24%)이고, 여성은 평생 아이를 4.35명 낳는다. 유엔 전망으로는 2020년 인구 13억명이 2050년 25억명, 2100년엔 42억명이 된다. 2100년까지의 세계 인구 증가분(30억명)의 거의 전부가 아프리카에서 일어난다. 1인 GDP는 2000달러도 안 된다. 그들에게 북극 얼음 해빙, 해수면 상승은 딴 나라 얘기다. 그들은 아프리카의 가뭄·홍수가 극심해진 것은 선진국들이 자신들을 식민지로 지배하고, 노예로 부리면서, 자원을 착취하고, 산업화 열매를 먼저 따먹으면서, 지구 대기를 온실가스로 오염시킨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아프리카가 석탄이 아니라 태양광으로 산업화하는 길도 있긴 하다. 그 성장 경로를 과연 받아들일지 지켜봐야 한다.

 

1.5도 목표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국제 사회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 약속은 지켜야 한다. 동시에, 닥쳐올 가능성이 높은 기후 붕괴에 단단한 대응 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은 지구 전체를 위한 책임 실천이고, 기후 방어력을 키우는 것은 자국민 이익을 지키는 실리적 행동이다. 어느 것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코로나 사태는 상상할 수 없던 일도 덮쳐올 수 있다는 걸 일깨워줬다. 촘촘히 짜인 상호 의존 공급망은 지구의 어느 구석에서 벌어진 일을 전 세계적 충격으로 번지게 만든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지금의 에너지 위기, 곡물 위기를 보면 된다. 2010~11년에도 북아프리카, 중동에서 ‘아랍의 봄’ 시민 봉기가 도미노처럼 번졌다. 튀니지·이집트 정권이 붕괴했고 알제리·리비아·시리아·사우디아라비아·요르단·예멘에서 사회 불안이 빚어졌다. 곡물 가격 상승으로 인한 ‘기아 폭동’이었다. 2010년의 이상(異常)기후에 따른 흉작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가 곡물 수출을 금지한 탓이었다. 기후 붕괴가 현실화된다면 아랍의 봄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충격파가 될 수 있다.

 

작년 7월 기습 폭우 홍수로 독일·벨기에인 220명이 죽었다. 이들 나라와 하천을 공유하는 네덜란드에선 한 명의 희생자도 없었다. 네덜란드가 2007~15년 했던 제방 보강, 강바닥 준설, 강 폭 확대 등 이른바 ‘강에 여유 주기(Room for the River)’ 사업 효과였다. 한국은 곡물 자급률 21%의 나라다. 에너지 역시 자립도가 19%에 불과하다. 강우는 여름 한철 몰아서 폭우로 들이붓는다. 국가 생존의 3대 요소인 식량, 에너지, 물이 모두 극도로 취약하다. 그런데도 탈원전을 밀어붙였고, 4대강 보는 부수려 했고, 우량 농지들에 대대적으로 태양광 패널이 채워지고 있다. 새 정부는 기후 붕괴에 대비해 생존 필수 자원들에 최대한의 여유를 확보해두는, 큰 시야의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한다.

 

-한삼희 선임논설위원, 조선일보(22-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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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살인자’ 오존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과 발작적 기침, 호흡 곤란, 어지럼증. 매년 초여름이 되면 국내 주요 병원의 응급실에는 이런 증세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밀려 들어온다. 대기 중 오존 농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시기다. 오존의 독성이 천식이나 만성기관지염 같은 호흡기질환 환자들의 약해진 폐 세포를 공격하는 것이다. 호흡 곤란에 심장마비까지 오면서 그대로 숨을 거두는 안타까운 상황도 발생한다.

최근 10년간 오존 노출에 따른 국내 초과사망이 2배로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오존 농도의 상승으로 인한 초과사망자는 2010년 1248명에서 2019년 2890명으로 증가했다. ‘초과사망’은 특정 기간에 통상적으로 예상되는 수를 넘어서는 사망을 뜻한다. 통계적 개념이다. 오존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예상 평균치보다 훨씬 더 늘어난 것이다. 이 기간 동안 국내 오존 농도는 평균 35.8ppb에서 45ppb로 높아졌다.

산소 원자 3개가 결합한 오존은 강력한 독성 때문에 ‘침묵의 살인자’ 혹은 ‘보이지 않는 킬러’로 불린다. 폐뿐 아니라 뇌 같은 다른 장기에도 병을 일으키고, 선천성 기형 발생 위험도를 높이는 오염물질이다. 지난해 영국이 주도한 국제공동팀의 연구에서는 오존 농도가 0.2% 상승할 때마다 연간 6000명이 넘는 추가 사망자가 발생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오존은 신체뿐 아니라 정신 건강까지 위협한다. 오존 농도가 높은 지역에 사는 청소년들은 우울증을 겪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

 

우리나라는 오존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가장 빨리 늘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사망자 수는 100만 명당 15.9명으로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증가율은 OECD 35개국 중 가장 높다. 오존은 질소산화물 같은 오염물질이 햇빛과 만나 광화학반응을 일으키며 생성된다. 자동차 배기가스가 많은 대도시의 오존 농도가 높다 보니 서울, 부산 같은 도시에서는 수시로 ‘오존 비상령’이 떨어진다. 해외에서도 도시 거주자 5명 중 4명이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을 넘어서는 농도의 오존에 노출돼 있다고 한다.

▷이제 곧 햇볕이 강해지는 계절이 온다. 오존 농도를 알려주는 전광판이 새빨개지는 날이 많아질 것이다. 마스크로도 못 막는 오존의 공격은 폭염과 함께 몰려오니 더 괴롭다. 오존주의보 체크, 야외 활동 및 과격한 운동 자제, 수분 보충 같은 대처법을 잘 지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더 근본적으로는 오존을 발생시키는 오염물질을 줄이는 게 해법일 것이다. 대기오염을 악화시키는 기후변화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내 목숨을 위해서라도 환경론자가 되라는 게 지구의 호소이자 경고다.

-이정은 논설위원, 동아일보(22-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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