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과연 누가 이익을 보는가?’]
[‘검수완박’ 밀어붙이려 공수처 만들 때 편법 또 쓴다니]
검수완박, ‘과연 누가 이익을 보는가?’
[윤평중 칼럼]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 등 참석 의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83차 정책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스1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정국이 파열 직전이다. 검수완박 폭주에 나선 더불어민주당은 속전속결을 다짐한다. 한 달도 남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 퇴임 전까지 ‘문재인표 검찰 개혁’의 마침표를 찍겠다고 장담한다. 문 정권 역린을 건드린 검찰을 종이호랑이로 만들어 영구히 후환을 제거하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13일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한동훈 후보자는 국민 고통을 이유로 결연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이 가장 두려워했던 ‘한동훈 카드’의 깜짝 등장으로 검수완박 전선이 과열되면서 구(舊)권력과 신(新)권력의 ‘강 대 강’ 대치 구도가 부각되고 있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한동훈 후보자뿐 아니라 법조계·언론계·학계·시민사회가 이념과 진영을 넘어 한목소리로 검수완박 졸속 강행 처리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9월 민주당의 시대착오적 언론중재법 개정안 강행 시도가 언론 자유를 위협한다는 국내외 여론의 강력한 비판에 막혀 좌초한 상황을 빼닮았다.
헌법 제12조 3항 및 제16조에 규정된 검사의 수사권을 원천 박탈하는 것은 대한민국 형사 사법 체계의 근간을 파괴한다. 국가 수사 절차상 큰 혼란을 야기하고 국민 불편만 가중하는 민주당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시행된 게 불과 1년 전이다. 전체 형사 사건의 1%도 안 되는 6대 중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대형참사·방위사업 범죄)에 대한 검찰 수사권조차 사라지면 나라 전체가 거악(巨惡)을 저지른 범죄자들 천국이 되고 사회적 약자의 눈물이 쏟아지게 된다. 검찰 공화국을 없앤다면서 국민이 훨씬 자주 만나는 경찰 권력을 리바이어던(Leviathan·거대 괴물)으로 키우는 민주당 법안은 국가를 중국 공안 같은 ‘경찰 왕국’으로 만드는 역사 퇴행적 조치가 아닐 수 없다.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검수완박에 앞장선 민주당 강경파 의원 다수가 6대 중대 범죄의 피의자라는 사실이다. 로마 공화정의 법률가이자 정치가로 일세를 풍미한 키케로(BC 106~BC 43)는 재판정에서 ‘쿠이 보노(Cui Bono·과연 누가 이익을 보는가)’를 외치곤 했다. 복잡한 범죄 현장에서는 누가 가장 큰 이익을 얻는지 짚는 것이 범인을 체포하고 정의를 구현하는 지름길이라는 통찰이다. 검수완박이 현실화했다면 조국 일가 범죄나 김경수 전 지사 선거 범죄는 다 묻혀버렸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관련 울산시장 부정선거와 탈원전 정책 수사도 사라지고, 이재명 전 대선 후보가 연루된 대장동 범죄 수사도 증발하게 된다.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의 검수완박 폭주 배경엔 문 정권과 이재명 전 후보 관련 중대 범죄를 은폐해야만 2년 후 총선에서 자신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계산이 자리한다.
중대범죄수사청 같은 대안적 수사기관도 마련하지 않고 국민적 공감대도 없이 무턱대고 검찰을 모든 범죄 수사에서 배제하는 것은 대한변호사협회 성명처럼 “빈대가 미워 집에 불을 놓는 격이다.” 중대 범죄 수사가 증발하면 부정과 불법을 저지른 재벌과 권력자들만 환호작약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전 대선 후보,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가장 큰 이익을 얻는다는 사실은 검수완박의 추악한 실체를 폭로하고도 남는다. 민주당 강경파 패거리가 정치 생명을 연장하는 대가로 대한민국 법치주의와 사회 정의가 무너지는 끔찍한 시나리오가 현실이 된다.
어떤 조직이든 강경론자들이 발호하면 붕괴 위기를 맞는다. 검수완박은 정상적 국가라면 상상조차 힘든 극단적 무리수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일군 보편적 국민 정당 민주당이 운동권 강경파가 활개 치는 연성(軟性) 파시스트 도당(徒黨)으로 타락하고 있다. 이것이 민주당이 직면한 정체성 위기의 근본 원인이다. 제6공화국 역사상 최소 표 차 대선 패배는 민주당에 쓴 약이 되기는커녕 소중한 재생 기회까지 앗아간 독극물이 되고 있다.
‘현대의 군주’인 정당은 구성원들의 공심(公心)을 바탕으로 정권을 획득해 보편적 국민 이익을 실현하는 민주적 결사체다. 이에 반해 자신들의 중대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담당 수사기관 자체를 없애려는 도당은 민주공화정의 적(敵)이다. 검수완박을 밀어붙이고 있는 민주당 강경파 국회의원들의 행태는 반민주적 도당의 작태를 여실히 보여 준다. 검수완박은 유사(類似) 파시스트 패거리에게만 이익이 될 뿐 주권자인 대한민국 국민에겐 전적으로 해롭다. 국민의 이름으로 검수완박 즉각 폐기를 촉구한다.
-윤평중 한신대 명예교수·정치철학, 조선일보(22-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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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밀어붙이려 공수처 만들 때 편법 또 쓴다니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 등 참석 의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83차 정책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2.4.1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14일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강행 처리하는 것과 관련해 “20대 국회 말에 임시국회 회기를 단축해서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종결시킨 사례가 있다”며 “이 선례를 잘 참고하겠다”고 했다. 국회선진화법상 회기가 끝나고 다음 국회가 되면 필리버스터를 자동 종료시킬 수 있다. 회기 쪼개기라는 편법이다. 이렇게 해서라도 검찰 수사권 박탈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2020년 초 공수처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법안 등을 강행 처리할 때도 이 방법을 썼다.
당초 민주당은 정의당이 요구해온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를 들어주고 그 대가로 검찰 수사권 박탈 법안 처리에 도움을 받으려 했다. 정의당이 우군이 되면 범여가 180석을 넘겨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종결시킬 수 있다. 막후에서 정의당과 중대선거구제 시범 실시 방안까지 논의했다. 그런데 정의당이 검찰 수사권 박탈에 대해 반대 입장을 정하자 회기 쪼개기 꼼수로 선회한 것이다.
민주당은 2019년 공수처법 처리 때도 소수 야당을 끌어들이려 정의당 등이 요구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끼워팔기로 활용했다. 게임의 룰인 선거 제도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서 공수처법도 함께 처리한 것이다. 하지만 이듬해 총선에서 연동형의 취지와 상반되는 비례 위성 정당을 만들어 정의당의 뒤통수를 쳤다.
민주당은 이미 국회 법사위에서 수사권 박탈 법안을 밀어붙이려 자기 당 의원을 빼고 무소속 의원을 배치했다. 여야 3대3으로 구성되는 안건조정위를 친여 무소속을 이용해 4대2로 만들어 신속 처리하려는 것이다. 검찰의 6대 중요 범죄 수사를 대신할 중대범죄수사청 설립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지자 형사소송법 등에서 검찰의 수사권만 없애는 방안도 준비했다. 문재인 정권의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를 막으려고 온갖 궁리를 다 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의 목적이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전 경기지사를 지키려는 의도라는 것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 여야가 정면 충돌하고 검찰이 들고 일어나는데 정작 당사자인 두 사람은 침묵하고 있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검수완박은 헌법에 반한다”며 대통령 면담까지 요청했다. 현재 검찰의 수사권 내용은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 그대로다. 민주당이 이를 무너뜨리려 하는데도 모른 척 침묵하는 이유가 뭔가.
-조선일보(22-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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