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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에 與 격분, 할리우드 액션 또는 포비아] [사무송(使無訟).. ]

뚝섬 2022. 4. 21. 06:53

[‘한동훈 법무’에 與 격분, 할리우드 액션 또는 포비아]

[사무송(使無訟)이 정치다]

 

 

 

한동훈 법무’에 與 격분, 할리우드 액션 또는 포비아

 

[김창균 칼럼]

최고 칼잡이 수사에서 배제.. 권력 범죄 켕기는 民主 호재
일부러 화난 척 과잉 대응.. “韓 오만하다”며 청문회 거부
군기 잡을 기회 스스로 포기.. 論戰 밀릴까 겁나는 건가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열린 2차 내각 발표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당선인의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자는 “검찰은 나쁜 놈 잘 잡으면 된다”고 했다. 검사들은 정·재계 거물을 구속하는 것을 ‘골인’이라고 부른다. 한동훈 검사의 골 결정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한동훈 후보자 지명 보도 자료도 “부정부패 수사에서 비교 대상이 없을 정도로 발군의 성과를 거뒀다”고 돼 있다. 그는 에이스 검사가 몰려 있는 특수통 중에서도 최고 칼잡이였다.

 

검찰 선배는 한동훈 후보자를 “AI(인공지능)처럼 수사한다”고 평했다. 알파고는 바둑판 위 모든 변화를 훑어 가며 이기는 길을 찾는다. 한동훈 검사는 피의자의 먼지를 탈탈 털어 감옥에 보낸다. 첫 혐의가 무죄 나면 형량이 더 높은 별건(別件)으로 구속한다. 한동훈에게 걸리면 혐의를 인정하고 짧게 감방 가는 편이 낫다고 한다. 그는 검사 하면 떠오르는 폭탄주를 입에도 안 댄다. 대신 ‘나쁜 놈’ 잡는 일로 스트레스를 푼다. 민원도 안 통한다. 주변 통해 선처를 부탁했다가는 본전도 못 찾는다. 무자비하고 철저한 수사 방식에 동료들은 혀를 내두르고, 당하는 사람들은 진절머리를 친다.

 

한동훈 검사는 승진 고속도로를 내달리다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조국 수사 때문에 정권 눈 밖에 났기 때문이다. 검찰의 꽃인 대검 반부패부장에서 고검 차장, 연수원 연구위원, 연수원 분원 파견, 연수원 부원장 등 네 차례 좌천 인사를 당했다. 정권이 조작한 검·언 유착으로 감옥 갈 위기도 겪었다. 이런 수모를 겪은 것은 단 하나, 윤석열의 최측근으로 찍혔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권에서 한동훈의 부활은 예정된 코스였다.

 

한동훈 법무장관 인선을 민주당은 ‘인사 테러’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했다. 민주당 원내대표는 “내각 구성이 대통령 권한이라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고 했다. 윤 당선인이 후배 검사에 대한 특혜로 검찰 공화국을 만들려 한다는 거다. 이 인사가 그토록 상궤를 벗어난 걸까. 역대 법무장관 상당수도 검찰 출신이었다. 대통령의 측근 법무장관이 잘못이라면 문 대통령의 조국 임명부터 문제 삼아야 한다.

 

한동훈 법무장관 발탁이 선배 기수 20여 명을 추월한 파격인 건 맞는다. 그의 경력과 서열에 맞는 선택은 서울 중앙지검장이었을 것이다. 윤 당선인이 박근혜, 이명박 두 정권의 적폐를 사냥했던 보직이다. 한 후보자가 그 자리에 갔다면 문 정권과 이재명 전 대선 후보의 의혹을 파헤치는 사령탑 역할을 했을 것이다. 반면 법무장관은 형식상 검찰 조직의 정점에 있지만 현장 수사에 개입할 수 없다. 수사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지휘권이 있다지만 이래라 저래라 구체적 지시를 내리지 못한다. 비상 브레이크만 있고 핸들과 액셀은 없는 운전 교관 비슷한 처지다.

 

그래서 한동훈 후보자는 “나로선 검찰에서 전역하는 셈”이라고 했다. 당선인이 “아끼는 후배에게 칼 대신 펜을 쥐여준 것”이라고 장제원 의원은 설명했다. 더 이상 손에 피를 안 묻히도록 배려했다는 것이다. 정치 보복 프레임을 염려한 당선인의 원모심려 포석이라는 해석도 있다. 영전 모양새를 빌려 통제 안 되는 한동훈을 수사 라인에서 배제했다는 얘기다.

 

윤 당선인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한동훈 검사가 수사 라인을 벗어나 법무장관으로 승진한 것은 민주당 입장에서 그나마 다행이다. 포르투갈 골잡이 호날두가 월드컵에 선수 대신 감독으로 출전한다면 같은 조에 속한 한국 팀은 반겨야 하지 않겠는가. 민주당이 한동훈 법무장관 인선을 정치 보복 예고편이라고 비난하는 건 할리우드 액션이다. 민주당은 격분한 것이 아니라, 격분한 척 연기하는 것이다. 검찰 수사권 박탈을 추진할 핑곗거리 삼으려고 상대방이 파울한 것처럼 눈속임하고 있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가 “오만방자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인사청문회에서 혼쭐 내면 된다. 하루짜리 청문회 차수를 변경해 다음 날 새벽까지 군기를 잡겠다고 별러야 정상이다. 그런데 반대로 청문회를 보이콧하겠다고 한다. 온 국민이 지켜보는 청문회에서 한 후보자를 마주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더러워서가 아니라 무서워서 피하는 거다. 조국 사태 때 민주당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국회에 불러 호통 치다 역공을 당했다. “검찰총장은 법무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같은 사이다 발언들은 유튜브 조회 수가 300만을 넘겼다. 윤석열이 화끈한 펀치라면 한동훈은 날카로운 송곳이다. 방어 논리가 궁색한 검찰 수사권 박탈을 주제로 한동훈과 설전을 벌이는 것은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한동훈에 대한 민주당의 과잉 대응은 ‘포비아’(공포증)로 비쳐진다. 윤 당선인이 신의 한 수를 뽑아 든 것인가.

 

-김창균 논설주간, 조선일보(22-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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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송(使無訟)이 정치다

 

[이한우의 간신열전]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검찰총장이 의회를 거치지 않고 바로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꼭 해주고 싶었던 말이 ‘논어’에 있다. 안연(顏淵) 편에 나오는 두 구절이다.

 

먼저 공자는 이렇게 말한다. “한마디도 안 되는 말로 판결을 내려도 사람들이 믿고 따르게 할 수 있는 자는 아마도 자로일 것이다. 자로는 일단 말로 내뱉으면 묵혀두는 일이 없었다.” 오늘날로 치자면 유능한 법률가라 하겠다.

 

그런데 바로 이어서 공자는 이렇게 말한다. “송사를 듣고서 결단을 내리는 일은 나 자신이 한다 해도 다른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정작 내 관심은 송사 처결을 잘하기보다는 반드시 송사를 처음부터 하지 않도록 하겠다.”

 

사무송(使無訟), 즉 송사를 없도록 만드는 것이 정치다. 지난 5년 우리는 지겹게 모든 것을 법률로 끌고 가는 대통령을 보았고 법무장관들을 보았다. 이건 법치와는 전혀 무관한 법 만능주의자들의 폭주일 뿐이었다.

 

윤석열 당선자가 내세운 ‘공정과 상식’이 큰 호응을 얻어 마침내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법 기술자들의 법 만능주의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국민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공정과 상식’은 법률 이전 문제다. 민주국가 시민이라면 마땅히 갖춰야 할 시민 의식의 출발점이다.

 

첫 내각 인사를 통해 많은 사람은 법 만능주의를 벗어나 ‘공정과 상식’의 세계가 펼쳐지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논란으로 이런 바람에 금이 가기 시작했고 윤 당선자가 “부정의 팩트” 운운하며 정 후보자를 감싸는 순간 그런 바람은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이 글이 나갈 때쯤 여전히 정 후보자가 청문회까지 가겠다고 버틸지 도중에 사퇴했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이미 실기(失機)한 지 오래다.

 

남는 교훈은 앞으로 하는 인사에서는 이런 일이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점일 것이다.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조선일보(22-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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