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피해서 경찰 수사 받으면 더 안전할까]
[한동훈, 딸·재산 의혹 국민 눈높이에서 겸허하게 해명하라]
검찰 피해서 경찰 수사 받으면 더 안전할까
[朝鮮칼럼]
“정권 스무 명 감옥간다”며 검수완박 입법한 민주당
경찰 수사력이 검찰보다 떨어진다 여겼다면 오판
내심 분개한 경찰, 최강의 수사인력 투입할 것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공포 후 이틀 후인 5일 서울 서초동 반포대로에서 바라본 서울중앙지검(오른쪽)과 서울고검의 모습. /연합뉴스
검수완박 관련 법안을 공포한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 수사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선택적 정의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국민의 신뢰를 얻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되어 수사와 기소의 분리에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의 중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 부족으로 검찰 개혁이 요구된 것은 사실이다. 과거 검찰이 고위 공직자나 재벌 총수 등을 수사할 때 정권의 주문에 따라 적당히 봐주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죄가 없는 사람도 죄가 나올 때까지 파헤쳐 반드시 ‘한 건’ 하려고 한다는 인상을 많은 국민이 아직 지우지 못하고 있다. 후자는 검사의 공명심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취임사에서 “별건 수사를 하지 말자”고 다짐한 검찰총장도 있었는데 이번 검수완박에도 또 포함된 것을 보면 그 폐습이 아직도 남아있는 모양이다. 잊을 만하면 한번씩 재발했던 피의자의 자살 사건은 검찰이 “인권 수호자”라는 교과서적 역할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민은 검찰의 과도한 권력 행사 억제 못지않게 죄지은 자를 봐주는 일 없이 엄정하게 처벌하는 것도 검찰 개혁의 과제라고 생각하는데, 검수완박은 무리한 수사를 막는 데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2년 전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가 법원의 제동으로 실패했을 때 민주당이 윤석열 검찰총장 탄핵과 함께 검수완박을 추진하면서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말을 하지 말아야 했다. 이번에 법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양향자 의원에게 안건조정위원회에서 꼼수를 쓰는 데 협조를 부탁하면서 “이 법안들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문재인 정권 사람 스무 명이 감옥에 간다”는 경솔한 말도 하지 말아야 했다. 무리한 검수완박 추진이 오로지 자신들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한 것으로 비치게 만들었고, 죄가 있다고 자복하는 셈이 되었다.
온갖 무리수를 다 동원해서 이룩한 검수완박이 과연 문재인 정권 사람들이 감옥에 가지 않게 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까? 검찰의 수사는 받을 수 없고, 경찰 또는 새로 만들어질 중대범죄수사청의 수사를 받겠다는 것은 도대체 어떤 계산에서 나온 것일까? 집권 세력의 주문이 있으면 죄 있는 자를 봐주기도 하고 죄 없는 자도 죄인을 만들기도 하는 게 검찰뿐이고 경찰은 그러지 않는다는 확신이라도 있는 것일까? 헌법이 검찰에만 체포·구속·압수·수색 영장 청구권을 준 것은 과잉 수사로 인권을 침해할 가능성은 경찰이 더 크다고 본 것 같은데 경찰 수사를 받는 게 과연 유리할까?
경찰의 수사력이 검찰보다 훨씬 떨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면 그것도 오판이다. 경찰청장이 경찰의 수사 역량에 대해 회의적 발언을 한 검찰에 대해서 유감을 표시했다는데, 말은 안 해도 검찰을 피해서 경찰의 수사를 받겠다는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는 내심 더 분개하고 있지는 않을까? 경찰이 분발해서 최강의 수사 인력을 투입할 것 같은데….
경찰은 폭력이나 절도 같은 치안 유지 중심 수사에 치중해 왔기 때문에 새로 넘겨받을 6대 중대 범죄 수사에서는 경험 부족으로 조금은 역량이 떨어질 수 있다. 지난번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늘어난 수사 업무 때문에 이미 심각한 인력 부족을 겪고 있기도 하다. 일이 더 늘어나면 경찰은 당연히 증원을 요청할 것이고 지금까지 그 일을 담당하던 인력을 일과 함께 넘기는 것이 최선의 방법임은 물론이다.
중수청을 만드는 과정에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만들 때처럼 수사에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을 장으로 앉히는 등 중수청의 역량을 최대한 떨어뜨려 보려고 시도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공수처 같은 미니 기관을 만드는 것과 현재 검사 2100명을 포함해서 검찰 인력 1만400명이 담당하고 있는 중대 범죄 수사를 모두 담당할 기관을 만드는 일은 차원이 다르다. 지금까지 그 일을 담당해 오던 사람들을 놀릴 수도 해고할 수도 없기 때문에 재정 당국은 당연히 일과 함께 인력과 예산은 같이 넘기라고 할 것이다. 기관의 이름과 장을 바꾼다고 조직의 실체가 바뀌지는 않는다. 수사 역량 손실은 일시적일 것이라는 말이다.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을 내려 주면 가장 좋겠지만 그러지 않는 경우를 대비해서 새 정부는 수사 인력과 예산의 차질 없는 이관을 미리미리 준비해서 이 나라 검경의 수사 역량이 일시적으로라도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박병원 안민정책포럼 이사장·前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조선일보(22-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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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딸·재산 의혹 국민 눈높이에서 겸허하게 해명하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고등학생 딸이 올해 2월 해외 학술 사이트에 올린 글을 외국 대필 작가가 작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후보자의 딸은 지난해 다른 해외 학술 사이트에 6개의 글을 게재했고, 영어 전자책 10권을 쓰기도 했다. 9일 열린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부모 찬스로 스펙을 쌓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후보자 측은 대필 의혹과 관련해 “온라인 튜터로부터 도움 받은 적은 있다”면서도 “입시에 사용된 사실이 전혀 없고 사용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도움을 받아가면서 작성한 글을 학술 사이트에 올리고서는 입시와 무관하다고 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더욱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비리를 수사했던 한 후보자에게는 누구보다 엄격한 잣대가 적용될 수밖에 없다. 한 후보자는 ‘법적으론 문제가 없다’는 식의 해명을 내놓고 있지만, 국민 눈높이에서 보면 장관 후보자의 자녀 교육 및 입시에 관한 사항은 법적인 잣대로만 재단할 문제가 아니다.
또 한 후보자의 모친이 근저당권을 설정한 아파트를 한 후보자가 매입한 것을 놓고 민주당에선 편법 증여 의혹을 제기했다. 한 후보자는 급여, 예금, 어릴 때 증여받은 돈으로 자금을 마련했다고 했지만 보다 구체적으로 내역을 밝힐 필요가 있다. 한 후보자와 가족이 소유한 농지를 직접 경작하지 않아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 한 후보자가 아파트 전세 보증금을 지나치게 많이 올려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돼 있다.
한 후보자는 ‘소통령’ ‘왕(王)장관’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윤석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핵심 측근이다. 그런 만큼 다른 장관 후보자들보다 더 몸을 낮출 필요가 있다. 그런데도 한 후보자는 딸 관련 보도를 한 기자들을 고소하는 등 성역 없는 검증을 받아야 하는 공직자로서 적절치 않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 후보자는 자신과 관련된 의혹이나 지적에 대해 겸허하고 성실하게 설명하는 모습부터 보여야 한다.
-동아일보(22-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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