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남불’로 정권 잃고도 또 방송 장악 내로남불]
[민주당 ‘괴담 정치’의 파산]
‘내로남불’로 정권 잃고도 또 방송 장악 내로남불

24일 국회에서 언론미디어 제도 개선 특별위원회가 열리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이 24일 국회 언론·미디어 특위에서 공영방송 사장을 쉽게 바꾸지 못하도록 방송법을 개정하겠다고 한다. 지난달 9~11명인 공영방송 이사회를 25명 운영위원회로 개편하고, KBS·MBC 사장 선임 때 전체 운영위원의 5분의 3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늘어난 운영위원을 민주당 편으로 채우면 공영방송 지배권을 계속 장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운영위원 25명 추천권은 국회와 방송 단체, 시청자 기구, 언론 학회 등에 분산된다. 그런데 국회 몫은 의석이 압도적인 민주당이 더 차지하게 된다. 방송 단체도 민주당과 가까운 민노총 언론노조가 장악한 경우가 많다. 언론노조 출신인 현 공영방송 사장들은 시청자 몫 위원으로 같은 성향을 임명할 가능성이 크다. 비(非) 민노총 계열의 공영방송 노조들은 민주당 개정안을 ‘집권에 실패해도 영원히 방송을 장악하려는 모략’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야당이던 2016년에도 이와 비슷한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었다. 당시 민주당 의원 12명은 법안 통과를 위한 농성까지 했다. 문재인 대선 후보는 이 방송법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런데 문 전 대통령은 2017년 대통령에 당선되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사람을 공영방송 사장으로 뽑는 것이 도움이 되겠는가”라고 말을 바꿨다. 정권을 잡았으니 정권 입맛에 맞는 사람을 시키겠다는 것이다. 내로남불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민주당은 기존 방송법을 악용해 공영방송을 정권 나팔수로 만들었다. ‘야당 측 이사의 부정·비리를 부각시켜 퇴출’ 같은 시나리오를 짜서 밀어붙였다. 노조원들은 야권 추천 이사들의 직장과 학교까지 찾아가 시위를 벌여 사퇴를 압박했다. ‘2500원 김밥’ 법인 카드 내역까지 공개하며 괴롭혔다. 이번에 방송법을 바꾸려는 건 5년 전 자신들이 했던 행위를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민주당이 정권을 잃자마자 가장 먼저 한 것이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고 그다음이 방송법 개정이다. 문 정권 불법 수사를 막고 방송을 계속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내로남불이 끝이 없다.
-조선일보(22-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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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괴담 정치’의 파산
‘민영화 괴담’ 퍼뜨렸지만 이재명 등 오히려 지지율 하락
대중들 이젠 가짜정보 안 속아… 사실 중시해야 野 책무도 가능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8일 오후 인천 연수구에서 '전기 ,수도, 공항 ,철도 민영화 반대' 피켓 들고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유튜브 황기자TV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17일 국회에 나와 과거 자신의 저서 내용에 관한 질문에 “인천공항공사의 경우, 운영권을 민간으로 넘기는 게 아니라 한전처럼 경영은 정부가 하되 30~40%의 지분을 민간에 팔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대선 패배 두 달 만에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가 18일 인터넷 팬카페에 “전기, 수도, 공항, 철도 민영화에 절대 반대한다. 같이 싸워 달라”는 글을 올렸다. 당내 의원들도 릴레이로 같은 메시지를 올리며 실체도 없는 ‘기간산업 민영화’를 선거 쟁점으로 만들려고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민영화를 검토한 적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고 했지만 요지부동이었다. 김 실장의 언급은 개인적 생각인 데다 그조차 민영화와 전혀 상관없는 내용인데 거침이 없었다. ‘민영화 방지법’을 입법하겠다고까지 한다. 침소봉대 수준이 아니라 파렴치한 왜곡을 통한 대대적인 괴담 유포다.
공교롭게도 이 후보 여론조사 지지율이 이때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와 10%포인트 안팎 격차를 보이던 지지율이 19일 이후 실시된 조사에선 오차 범위 안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다른 민주당 후보 상당수도 갑작스러운 지지율 하락 현상을 겪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청와대 개방, 한미 정상회담, 민주당 박완주 의원 성범죄 사건 등이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민주당의 전매특허였던 상대 진영을 향한 막무가내 괴담 살포가 선거 막판 스스로 만든 악재가 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 20여 년간 민주당과 그 지지 세력의 정치는 괴담을 통한 혹세무민을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 2008년 ‘뇌송송 구멍탁’으로 요약되는 광우병 괴담과 이에 따른 대규모 시위는 온 나라를 뒤흔들며 이명박 정권을 순식간에 위기로 몰고 갔다.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 때는 미 핵잠수함 충돌설 등으로 민심을 흔들었고 2014년 세월호 참사 때는 박근혜 정부의 고의 침몰설까지 제기했다.
하지만 이들의 괴담 정치는 최근 급속히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2021년 재보선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향한 ‘생태탕’ 공세,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씨를 향한 ‘쥴리’ 유언비어 등은 오히려 이들의 선거 패배 요인으로 지목됐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광우병 사태 당시만 해도 친정권 지상파 방송이 사실 호도 방송으로 불씨를 만들고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에서 바람을 잡으며 친정권 시민단체 등이 온라인과 거리에서 전방위적인 허위 사실 유포에 나서면 파급력이 엄청났다. 하지만 현재 고도화된 IT 환경에서 정보 접근권이 극대화돼 있으며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대중은 인터넷·SNS·방송에서 무엇이 정치적 목적으로 만들어진 가짜 정보인지 구별할 수 있는 집단 지성을 갖추게 됐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시대착오적 괴담 집착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소수의 지지층만 열광하면 사실관계 확인은 중요치 않다는 이들의 ‘아니면 말고’식 선동 정치 행태는 의정 활동조차 웃음거리로 만든다. 한동훈 법무장관 청문회에서 한 민주당 의원이 ‘이모(李某) 교수’를 ‘이모(姨母)’로 오인해 따지면서 ‘의원이냐 개그맨이냐’는 비아냥을 들었던 것이 대표적이다. 야당은 국정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엄밀한 검증을 통해 정부·여당을 견제할 책무가 있다. 하지만 지금 민주당을 보며 그런 역할을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허구에 의존하는 괴담 정치는 파산 선고를 받았다. 사실을 중시하는 상식적 지성부터 되찾아야 진짜 야당 노릇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한다.
-최승현 논설위원, 조선일보(22-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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