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대만은 미국이 지킨다”] [세계 반도체시장 '國共합작 태풍' 온다]

뚝섬 2022. 5. 25. 06:37

대만은 미국이 지킨다”

 

2020년 8월 미 국방부에서 진행된 미중 간 시뮬레이션 전쟁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가정된 상황은 대만해협에서의 무력 충돌. 펜타곤과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군사작전 전문가들로 구성된 미국 쪽 ‘블루팀’은 중국 쪽 ‘레드팀’에 참패했다. 역내 가용 전함과 전투기, 잠수함, 지상병력을 모두 동원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존 하이튼 미 합참차장은 이후 한 행사에서 이 결과를 “비참한 실패”라고 불렀다.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은 미국이 가장 심각하게 인식하는 인도태평양 지역 내 안보 위협이다. 펜타곤의 고위 장성들은 2027년이 되기 전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미국이 대만 지원에 나선다고 해도 격퇴를 장담하기 어렵다. 중국∼대만의 거리는 불과 145km. 워게임 결과에 따르면 대만 공군은 몇 분 만에 전멸해 버린다.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등 무서운 속도로 군사력을 증강해온 중국이다. 섣불리 나섰다간 중국과의 전면전까지 각오해야 한다는 것도 미국에는 부담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의 대만 침공 시 군사 개입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매번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화들짝 놀란 백악관 대변인실과 펜타곤이 부랴부랴 진화에 나서는 패턴도 반복되고 있다. 첫 발언 때만 해도 “고령의 바이든 대통령이 말실수를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지만, 이쯤 되면 의도가 담겼다고 보는 게 맞다. 호시탐탐 대만 공격 기회를 엿보는 중국을 향해 ‘꿈도 꾸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내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막상 대중 견제를 위해 출범시킨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는 대만을 끼워주지 않았다. 중국 눈치를 보던 아세안(ASEAN) 10개 회원국 정상들은 백악관까지 불러 참여를 설득하면서 참가를 원했던 대만은 배제시켰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유지하는 미국이 중국과의 선을 넘지 않기 위해 마지못해 내린 결정일 것이다. 쓰린 속을 달래고 있을 대만을 향해 바이든 대통령이 말실수 형식을 통해서나마 ‘든든한 뒷배’ 역할을 자임한 것은 아닐까.

▷미국은 대만에 ‘MQ-9 리퍼’ 같은 최신무기 판매를 허용하고, 대만군의 훈련을 도우면서 대만관계법에 따라 가능한 군사적 지원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구축에 빠져서는 안 되는 핵심 파트너 국가의 안보 위협을 두고만 보지 않겠다는 미국의 입장은 분명하다. 이런 지원을 이끌어내는 힘은 대만이 보유한 첨단 반도체 기술력과 TSMC 같은 대만 기업들이다. 국력을 결집해 키워낸 ‘실리콘 방패’의 힘이 전투기와 탱크 못지않음을 대만이 보여주고 있다.

-이정은 논설위원, 동아일보(22-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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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반도체시장 '國共합작 태풍' 온다

 

[대만, '극비' 반도체 설계분야에  투자 허용 방침]

 

"핵심산업 몽땅 에 넘겨줄 우려" 대만 우려도

-반도체 공정 기술 습득 가능 대만, 6년만의 마이너스 성장에 반도체 투자 활성화 카드 빼들어

-반도체시장 판도 뒤바뀐다 칭화유니그룹이 인수한 샌디스크, 시장점유율 3위로 한 단계 뛰어

 

올해 세계 메모리 시장을 뒤흔들었던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이번에는 반도체 강국 대만을 뒤흔들고 있다. 자신들의 거대한 자본에 대만의 기술력을 결합시키려는 반도체판 국공합작(國共合作) 시도다.

2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대만 국민당 정부는 자국 반도체 설계 분야에 대한 중국의 투자를 허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FT에 따르면, 대만 경제부 덩전중(鄧振中) 장관은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을 피해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을 더욱 키우고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중국 자본의 투자를 더 끌어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 임기 중에는 개방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만은 파운드리(위탁가공)와 후공정(포장·검사) 등 다른 반도체 공정에선 중국 자본에 문을 열었지만 설계 분야만큼은 빗장을 풀지 않았다. 기술 유출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6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경제가 어려워지자, 반도체 분야에 대한 투자 활성화 차원에서 과감한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투자 규제가 풀리게 되면, 중국 반도체 업계는 반도체 전(공정에서 대만의 기술을 수혈받아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대만과 중국의 이해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셈이다.

대만과 중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현재 대만 반도체 산업에 대한 중국의 투자는 제조 공정에서만, 그것도 경영권에 영향을 못 주는 범위에서만 허용된다. 하지만 반도체 설계 분야는 중국 자본이 단 1%도 들어올 수 없다. 대만 반도체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중국의 손아귀에 넘어가게 된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중국이 대만의 이런 국가적 금기를 시험하고 나선 것이 이달 초. 대만 1위 반도체 설계 기업인 미디어텍에 대해 중국 국영 반도체그룹 칭화유니그룹이 거액의 인수 제안을 한 것이다. 미디어텍은 스마트폰의 두뇌인 응용프로세서(AP) 분야에서 퀄컴에 이어 세계 2위 기업으로, 대만 반도체 설계 기술을 대표하는 존재다.

칭화유니그룹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상징하는 돌격대로 통한다. 비록 미국 정부의 반대로 실패하기는 했지만, 지난 7월 세계 D램 시장을 3분해온 미국의 마이크론을 인수하겠다고 해 세계 D램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두 달 뒤 낸드플래시 메모리 업계의 강자인 미국 샌디스크를 190억달러(약 22조원)에 우회 인수하면서, 기어코 메모리 시장에 진출했다. 최근에는 "11조원을 들여 중국에 자체 메모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메모리 시장에 발을 들이는 데 성공하자, 이번엔 반도체 설계 분야를 타깃으로 삼은 것이다. 대만 정부의 '문호개방 추진' 발표는 그에 대한 응답인 셈이다.

대만의 기술력 겨냥

만약 이번에 대만 정부가 투자 문호를 개방하면, 한국 반도체 업계로선 대만의 기술력에 중국의 자본력이 합쳐진 '차이완(차이나와 타이완의 합성어)'이라는 강력한 경쟁자를 만나게 된다. 칭화유니그룹 자오웨이궈(趙偉國) 회장도 지난 16일 영국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칭화유니 산하 두 반도체 설계 업체와 미디어텍을 합치면 퀄컴을 능가하는 규모가 가능하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그는 "2020년까지 470억달러(약 54조원)를 쏟아부어 세계 3위 반도체 업체가 되겠다"고 호언했다.

실제로 칭화유니를 내세운 중국 자본의 힘은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칭화유니그룹에 인수된 샌디스크는 올 3분기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점유율 4위에서 3위로 한 단계 도약했다. 반도체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샌디스크는 올 3분기 시장점유율 15.4%를 기록해 마이크론을 제치고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10.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5위에 그쳤다.

하지만 대만 정부의 뜻대로 순순히 규제가 풀릴지는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이번 발표는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여당인 국민당이 불리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반도체발(국공합작 시도에 대한 대만 내 반발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만 반도체 업계에선 "투자를 유치하려다 대만의 핵심산업을 몽땅 넘겨줄 수도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길성 기자, 조선일보(1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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