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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반성 없는 日, 안보리 상임이사국 자격 없다] [다시 온 론·야스 시대] ....

뚝섬 2022. 5. 25. 06:38

[과거사 반성 없는 日, 안보리 상임이사국 자격 없다]

[다시 온 론·야스 시대]

[유엔서 목소리 잃은 한국]

 

 

 

과거사 반성 없는 日, 안보리 상임이사국 자격 없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3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지지를 얻어냈다. 양국 정상은 일본의 방위비 증액에도 의견을 같이했는데 일본 국내총생산(GDP) 대비 2%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련의 움직임은 일본이 전범 국가의 딱지를 떼고 군사대국화의 길을 걷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경제 규모에 걸맞은 정치 군사적 영향력을 국제사회에서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의 주장은 안보리가 제 기능을 못 하는 데 대해 국제사회에서 개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틈새를 노린 것이다. 현재 5개국인 상임이사국을 확대 개편해 독일 브라질 인도와 함께 추가로 이름을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일본의 그간 행보는 국제사회 리더로서의 자격을 의심케 한다.

유엔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전범국인 독일 이탈리아 일본과 싸운 연합국이 종전 후 평화적 세계질서를 마련하기 위해 조직했다. 일본이 중요한 역할을 맡으려면 당연히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이 전제다. 현실은 정반대다. 일본 정치 지도자들은 해마다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고 있으며 과거사를 부정하는 망언을 되풀이하고 있다. 주변국과 작정하고 갈등을 야기하는 나라가 국제 분쟁을 조정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반성 없는 일본의 군비 확장도 불편하다. 일본 방위비가 GDP 대비 현재 1%에서 갑절로 늘어나면 미국과 중국에 이은 세계 3위 군사비 대국이 된다. 미국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등에서 중국의 패권 확장을 견제해 이를 용인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를 함정에 내건 일본의 군사대국화는 자유 진영 국가들에조차 위협으로 다가온다.

일본은 어차피 거부권을 쥔 중국이 반대하는 한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되는 건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는 것은 국내 정치용이거나 군사대국화로 가기 위한 명분 만들기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일본이 진심으로 국제사회에서 리더국이 되고 싶다면 과거사를 제대로 반성하고 주변국의 존경을 받는 나라가 되는 게 우선일 것이다.

 

-동아일보(22-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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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온 론·야스 시대 

 

1986년 4월 레이건 미 대통령이 나카소네 전 총리를 대통령 휴양지 캠프 데이비드로 초청해 환담을 나누며 걷고 있다. 나카소네 총리는 재임 당시 레이건 대통령과 함께 미·일 관계를 최상의 밀월 관계로 만들어 미·일 동맹을 실질적 군사 동맹으로 이끌었다. /미국 정부 아카이브

 

일본 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는 재임 당시 일본열도를 ‘불침(不沈) 항모’라고 했다. 공산주의를 막는 자유세계의 항공모함이라는 뜻이다. “미·일은 공동 운명체”라고 했다. “미국의 전쟁터가 되겠다는 소리냐”는 국내 반발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과 함께 미·일 동맹을 최고의 시대로 이끌었다. 그때 두 정상의 이름을 딴 ‘론·야스 관계’는 지금도 양국의 밀월 시대를 상징한다.

 

▶일본의 근대 외교사는 단순하다. 근대화 성공, 열강 편입, 경제 대국 도약 등 잘된 역사는 미국과 친했을 때다미국과 멀어졌을 때 처참하게 패망했다. 핵폭탄까지 떨어졌다. 그때 왜 반미(反美)를 했는지는 일본사 최대 미스터리 중 하나다. 당시 일본 정치를 지배한 육군 엘리트들의 유학 지역이 독일이 아니라 미국이었다면 운명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믿는 역사가도 있다.

 

이런 일본이지만 얼마 전까지 실수를 반복했다. 2009년 권력을 잡은 일본 민주당은 ‘동아시아 공동체론’을 내세워 중국에 접근했다. 미국과는 오키나와 미군 기지 이전 문제로 대립했다. 무엇이든 자민당과 달라졌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 안달할 때였다중국은 그런다고 잘해주는 나라가 아니다. 미·일 동맹에 균열이 생기자 즉각 일본의 센카쿠 열도 영유권을 침해했다. 미국은 일본의 도움 요청에 “다른 나라 주권 분쟁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했다. 미국이 없으면 동북아에서 일본은 주권조차 지키지 못하는 나라였다.

 

▶미·일 동맹은 70년이 넘었다. 미국의 아시아 안보를 떠받치는 대들보라고 한다. 하지만 나카소네 총리처럼 끝없이 실천하지 않으면 미·일 안보 조약은 문서상 약속에 불과했다. 그 후 일본은 쿼드, 반도체 등 미국이 새로운 국제 질서를 요구할 때마다 앞장서서 미국 편을 들고 있다. 미국에서 새 대통령이 나오면 가장 먼저 가장 많은 선물을 안기려고, 미 대통령의 첫 전화를 받으려고, 미 대통령의 첫 해외 방문지가 되려고 노력한다. 생존을 위해서다.

 

▶미·일 관계가 다시 사상 최고라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센카쿠가 “미·일 공동 방어 대상”이라고 했다. 미국이 지킨다는 것이다. 바이든의 측근인 신임 주일 대사는 일본이 러시아와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섬 4개에 대해 “일본 땅”이라고 했다. 독도를 제외한 일본의 다른 영토 문제에서 모두 일본 편을 들었다. 일본은 철강 관세 특혜도 받았다. 중·러와 대립하는 미국의 전선에서 일본이 맨 앞자리를 자청해 얻어낸 성과들이다한국은 일본과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어느 쪽이 현명한지는 머지않아 드러날 것이다.

 

-선우정 논설위원, 조선일보(22-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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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서 목소리 잃은 한국

 

[특파원 리포트] 

 

지난 연말 뉴욕 맨해튼 한 호텔에서 주유엔 한국대표부가 각국 외교관을 초청해 화려한 리셉션을 열었다. 오는 2024~25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이 되기 위해 선거운동에 나선 것이다. ‘간장에 졸인 소갈비’ 같은 고급 한식에 샴페인을 대접하고, 한미 시차에 맞춰 보도자료를 뿌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1월 3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안보리는 유엔 회원국에 법적 구속력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실세 기관이다. 5개 상임이사국이 아니더라도 2년마다 새로 뽑는 비상임이사국 10국에만 들어도 입지가 달라진다한국은 1996~97년, 2013~14년에 이어 세 번째 이사국 진출을 노린다. 올해 우리 유엔 예산 분담률이 세계 9위로 올라선 만큼 자격이 충분하고, 리셉션이 필요하면 몇 번이라도 열어도 된다.

 

정작 문제는 유엔의 중요한 외교·안보 무대에서 한국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리셉션 이후 유엔총회의 북한인권결의안 통과 때는 논의의 당사자여야 할 한국이 무려 60국이 참여한 공동 제안국에서 빠졌다. 현 정부 들어 2019년 이후 3년 연속 불참이다. 답은 뻔하지만 왜 그랬냐 물으니 “반대는 안 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올 들어 북한이 미사일을 7번이나 쏘자 안보리는 급박하게 돌아갔다. 미국·영국·프랑스는 물론 자유 진영에 속하는 비상임이사국들과, 이사국도 아닌 일본까지 10국 유엔 대사가 대북 추가 제재를 논의하려 했지만 러시아와 중국이 틀어막았다. 미국 등이 회의장 밖에서 회견을 열었는데 한국은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다. “한국이 이사국 하겠다면서 이런 기본 입장조차 못 정하느냐”는 싸늘한 분위기가 흘렀다.

 

보다 못한 미국의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대사가 1월 말 한·일 유엔대사를 관저로 초청했다.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3자 협력을 논의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사실은 토머스-그린필드의 트위터로 알려졌다. 우리 대표부는 쉬쉬하다 “미국이 만나자길래 30분 만났다”고 하고 입을 닫았다. 한국은 31년 전 미국의 도움으로 피땀 흘려 유엔에 입성했다. 도대체 뉴욕까지 와서 누구 눈치를 이렇게 보는 것인가.

 

유엔은 아직 20세기 힘의 논리가 판치는 전쟁터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쿠바·이란 등과 스크럼을 짜고 자기 편의 대량 살상 무기 유통과 사이버 해킹, 마약 거래를 정당화한다. 한국보다 분담금도 적게 내는 러시아가 ‘북한의 안보리 결의 위반’ 지적에 “70년 전 유엔이 한국전에 개입한 게 유엔 규정 위반”이라며 억지 장광설을 늘어놓는다.

 

유엔은 한국의 경제·문화적 매력으로만 힘의 구도를 바꿀 수 있는 장이 아니다. 한반도 종전 선언 같은 순진한 망상이 먹히는 곳은 더더욱 아니다. 이렇게 계속 설 자리를 잃으면 돈만 내고 명분과 실리를 모두 놓치는 ‘국제 호구’가 될 수도 있다.

 

-뉴욕=정시행 특파원, 조선일보(22-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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