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에게 호재가 된 코로나19]
[코로나에 숨통 틔워준 피렌체의 ‘와인 창문’]
北 김정은에게 호재가 된 코로나19
북한 코로나19 확진자(confirmed case)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는(spread unchecked) 소식이 전해지면서 정권 위기론까지 대두됐었다(come to the fore). 김정은이 ‘건국 이래 대동란’이라고 자인하면서(own up to it) 심상치 않다는 추측이 난무했다(run rampant). 그런데 실제로는 코로나19가 김정은의 정권 유지에 더할 나위 없는 호재(superb favorable factor)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라 전체를 봉쇄해(lock down the entire country) 전에 없이 정권 장악력을 확고히 할(assert the power of his regime as never before) 수 있게 됐다. 어떤 이유로든(for any reason) 규율 위반으로 낙인찍어 누구나 체포해 처벌할(arrest and punish anyone stigmatized to have broken the rules) 수 있는 명분이 더해졌다. 코로나19가 대량 발생한(break out on a mass level) 책임을 전가하며 일탈 행위를 바로잡겠다는(pass on the blame and correct deviations) 구실을 내세워 눈엣가시(thorn in the eye) 같았던 존재들에 대한 대대적 숙청을 가할(execute a sweeping purge) 빌미를 갖게 됐다.
그리고 허튼소리가 아님을 보여주겠다는(show he means business) 듯 자신의 친숙한 지지 세력 원천(familiar wellspring of support)인 120만 인민군을 방역 최전선에 배치했다. 별다른 수단이나 전문성이 없는 실태에 대한 절망감을 군대를 동원한(marshal the armed forces) 숙청과 공포 정치로 방역하고(take preventive measures with the purge and the reign of terror) 있는 것이다.
신과 같은 존재로 자칭해온(describe himself as a God-like figure) 김정은으로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이런 대재앙이 일어나는 걸 인정할 수가 없다. 바이러스 창궐 자체가 무(無)오류의 전지전능한 존재(infallible omnipotent being)에 대한 신성 모독이다. 이 때문에 다른 이들에게 책임을 떠넘겨야(shift the blame on to other shoulders) 한다. 그래서 이참에 정보 조작과 책임 전가(perception management and blame game)를 통해 자신에게 거스르는(work against him) 자들을 희생양으로 만들어 투옥하거나 처형하는(do not hesitate to imprison or execute them) 기회로 삼고 있다.
김정은 정권의 계획적인 날조와 허위 정보로 인해(due to its deliberate fabrication and disinformation) 확진자와 사망자 숫자는 제대로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런 심각한 비상사태 와중에(in the midst of the serious emergency) 김정은은 방역을 위해 소매를 걷어붙이기는(roll up his sleeves)커녕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를 빌미 삼아 과거 어느 때보다 더 가혹하게 주민들을 탄압하는(crack down more harshly than ever before on his people) 변이 행태를 보이고 있다.
[영문 참고자료 사이트]
-윤희영 에디터, 조선일보(22-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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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숨통 틔워준 피렌체의 ‘와인 창문’
[김성윤의 맛 세상]
건물 외벽 어깨 높이 지점에 뚫린 아치형 구멍… 와인 주고받는 창문
흑사병 때 애용됐지만 20세기 이후 벽돌·판자로 막아 무용지물로
코로나 때 ‘와인 창’ 되살린 가게 명소로… 팬데믹 후에도 열려 있길
“바바에(Babae)는 피렌체 올트라르노에 있다”고 호텔 컨시어지가 말했다. 올트라르노(Oltrarno)는 ‘아르노(Arno)강 건너편’이란 뜻으로, 이탈리아 피렌체를 관통하는 아르노강 이남 지역을 말한다. 두오모, 시뇨리아 광장 등이 있는 르네상스 시대 피렌체의 중심이던 북쪽과 구별해 그렇게 부른다고 했다. 베키오 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 울퉁불퉁한 돌길을 따라 걸으니 산토스피리토 거리에 있는 식당 바바에가 금세 눈에 들어왔다.
식당 외벽에는 어깨 높이 정도에 작은 구멍 하나가 뚫려 있었다. 코로나 이후 3년여 만에 다시 방문한 피렌체에서 바바에를 일부러 찾아간 건 이 구멍 때문이었다. 높이 30㎝, 폭 20㎝ 정도에 위쪽이 둥그런 아치형 구멍으로, 식당 출입구를 작게 줄여놓은 듯했다. 구멍 주변 보도에 서서 와인을 홀짝이는 사람이 많았다. 이들을 통과해 구멍 앞으로 다가갔다. 구멍 안쪽에 달린 손잡이를 잡아당기자 벨이 울렸다.

/일러스트=이철원
“챠오(안녕하세요)! 무엇을 드릴까요?” 식당 안쪽에서 종업원이 구멍 밖으로 내다보며 활짝 웃었다. 잠시 후 종업원이 주문한 와인을 구멍으로 내밀었다. 와인 잔을 건네준 종업원 손에 와인 값을 쥐여줬다. 코로나 이후 화제가 되고 있는 피렌체의 명물, ‘부케테 델 비노(buchette del vino)’. 우리말로는 ‘와인 창문’이다.
와인 창문은 피렌체에서 오랫동안 잊혔던 시설이다. 이탈리아에서도 오직 토스카나에만 있다. 특히 피렌체에 집중됐다. 그동안 인식 못 했지만, 이번에 피렌체 시내를 걷다 보니 정문 왼쪽이나 오른쪽 벽에 와인 창이 난 저택이 꽤 많았다. 현재까지 남은 것만 피렌체 시내에 150여 개, 피렌체를 포함 토스카나 전체에 300개 정도라고 한다.
과거 피렌체 귀족들은 자기들 소유 포도원에서 생산한 와인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했다. 코시모 1세 데 메디치(1519~1574) 토스카나 대공(大公)이 와인 직거래를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는 1559년 기록이 있다. 귀족들에게 호감을 얻기 위해서였다는 설이 있다. 귀족들은 세금 내지 않아도 되고, 서민들은 중간상 거치지 않고 저렴하게 와인을 마실 수 있었다. 하지만 귀족들은 서민들이 자기 저택을 들락거리는 건 보고 싶지 않았다. 서민들도 높은 분 집에 드나들기가 마음 편하진 않았을 것이다. 와인 창이 탄생한 이유다.
와인 창은 17세기 흑사병이 피렌체를 덮치자 빛을 발했다. 도시가 봉쇄되고 상업 활동이 중단됐지만, 와인 창만은 계속됐다. 와인 플라스크를 구멍을 통해 내놓으면 사람들이 집어 갔다. 동전은 구리 국자에 받아 식초에 던져 넣어 소독했다. 당시 와인은 오늘날처럼 기호 음료가 아닌, 물보다 안전한 일상 음료. 1인당 하루 1L 이상 마시던 시절, 와인은 술이라기보단 생필품이었다. 와인 창이 당시 피렌체 시민들의 생존에 얼마나 기여했을지 짐작할 수 있다.
와인 창과 이를 통한 와인 거래는 19세기까지 이어졌으나, 알코올에 대한 과학적 지식이 쌓이며 술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유통·관리가 엄격해졌다. 허가증 없이는 와인 판매가 금지됐다. 무용지물이 된 와인 창은 벽돌을 쌓거나 판자로 막았다. 1966년 피렌체를 휩쓴 대홍수 이후로 흔적도 없이 유실되기도 했다. 차츰 와인 창에 대한 기억이 사라졌다. 피렌체 사람들조차 와인 창을 모르게 됐다.
와인 창이 재조명된 건 코로나가 유행한 이후. 바바에는 오랫동안 잠겨 있던 와인 창문을 열어 젖힌 최초 가게다. 의도했던 건 아니다. 지난 2019년 6월 식당을 개업하면서 주인들은 피렌체의 오래된 전통인 와인 창을 되살리기로 했다. 반 년가량 뒤인 2020년 초 코로나가 이탈리아를 뒤덮었다. 400여 년 전 흑사병 유행 때처럼 피렌체 모든 식당과 상점이 문 닫았지만, 바바에는 와인 창을 통해 와인과 칵테일 등을 손님들에게 비대면 판매했다.
“400년 만에 전통이 되살아났다”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코로나 관련 뉴스는 처음”이라며 세계적 화제가 됐다. 아이스크림 가게 ‘비볼리’, 또 다른 식당 ‘브라케’ 등 피렌체 시내 다른 가게들이 속속 바바에를 따라 와인 창문을 다시 열었다.
비싸지 않은 와인이지만 피렌체 골목길에 서서 마시니 별다른 맛이었다. 이탈리아에서도 코로나가 끝나가고 있지만, 되살아난 와인 창은 열린 채로 그대로 남아도 괜찮겠다 생각하며 다시 한 모금 와인을 삼켰다.
-김성윤 음식전문기자, 조선일보(22-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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