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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종합기술과학... 전공 정원 확대만으론 인력난 해결 어려워] ....

뚝섬 2022. 6. 15. 09:56

[반도체는 종합기술과학… 전공 정원 확대만으론 인력난 해결 어려워]

[국가 전략 자산 ‘반도체’ 지키기, 교육부 아니라 정권 목숨 걸어야]

[수도권大 반도체 정원 황급히 확대… 교육부 그동안 뭐 하다]

 

 

 

반도체는 종합기술과학… 전공 정원 확대만으론 인력난 해결 어려워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반도체에 진심으로 관심을 보인다. ‘반도체 자립’을 목표로 미국에서 필요한 반도체를 자국에서 생산하도록 총력을 기울이자,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 등이 미국 내 팹(제조 시설) 건설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올해 초 월스트리트 저널은 인력 부족으로 반도체 자립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반도체 시제품에 사인하고 있다./연합뉴스

 

당장 2025년까지 7만~9만명이 부족하고, 반도체 자립을 위해서는 30만명이 더 필요하지만 인력 확보가 어렵다는 것이 월스트리트저널의 분석이다. 관련 전문가의 전언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있는 텍사스는 대학을 비롯한 기존 반도체 생태계가 잘 형성되어 그나마 괜찮지만, TSMC가 팹을 건설 중인 애리조나주는 인력 확보가 더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반도체 산업의 인력 부족은 전 세계적 현상이다. 대만의 채용 플랫폼인 104인력은행은 대만 전체적으로 2021년 인력이 2만7000여 명 부족한 것으로 집계한 바 있다. 중국 베이징대 중국교육재정보고서의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의 인력 부족 규모는 2015년 15만명에서 2019년 30만명으로 급증 추세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는 국가 안보 자산이자 우리 산업의 핵심이라 강조하고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우수 인재 육성을 전 부처에 지시한 것은 지극히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산업의 만성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대학의 반도체 학과 신설과, 이를 위한 수도권정비계획법상의 정원 규제 완화 등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30여년전 공대 증원은 인력 과잉

 

하지만 특단 조치는 그만큼 부작용이 따른다. 30년 전인 1991년 3월 14일 노태우 대통령은 ‘제조업 경쟁력강화 대책회의’를 주관하고 산업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도권 우수 공과대학의 입학 정원을 2000명 안에서 증원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당시 500명 안팎이던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정원은 한때 1500명 선까지 늘었다. 하지만 교수진과 교육을 위한 공간·시설은 턱없이 부족했다. 급속한 공학 인력 확충은 단기적으로는 산업 현장의 인력 수급에 도움을 주었지만 이후 인력 과잉으로 이어졌으며, 결과적으로 이공계 기피 현상을 불러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분야에 20년 넘게 큰 후유증을 초래하였다.

 

반도체는 단순히 전자 전기 관련 전공으로만 해결되지 않는 종합 기술 과학의 영역으로 확대된 지 오래다. 반도체 생산에는 전자, 전기뿐 아니라 물리, 화학, 재료, 기계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총동원되고 있다. 반도체 내부의 회로 선폭이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3 수준인 3nm(나노미터)로 미세해지면서 전자가 회로를 벗어나 이동하는 터널링 효과 등이 반도체 제조 공정에 영향을 끼친다. 이에 따라 기초과학으로 간주하던 이론물리학의 영역도 이제 현장에서 필요한 지식이 되어가고 있다.

 

복잡다단한 기술과 지식의 결집체인 반도체와 관련한 인력을 특정 학과에서 모두 양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반도체와 관련돼 각 영역에서 배출하는 인력을 반도체 산업에서 필요한 인력으로 양성할 수 있는 종합적 시스템 구축이다. 특정 산업 분야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관련 학과를 신설하여 인력을 공급하고, 기술 개발을 위해 관련 연구소를 국가가 설립하는 것은 과거 방식이다.

 

기업·대학 협업으로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해야

 

반도체 관련 인력 양성을 위해 지금 해야 할 일은 대학 교육의 내실을 키워 학생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충실한 기본기를 갖추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특정 학과와 전공의 범주에 학생들을 묶어놓지 않도록 함으로써 변화하는 기술과 산업 흐름을 이해하고 따라갈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중등교육과 고등교육, 그리고 산업 현장이 긴밀하게 결합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기업과 학과들이 공동으로 다양한 수준의 반도체 관련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학생들이 방학 또는 특정 시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폭넓은 분야의 인력을 확보하는 지름길일 것이다.

 

중국은 산학연(産學硏)이 협력하여 도태되는 장비들은 학교로 이관하여 학교에 클린룸이 갖춰진 연구 실습동을 건설하고, 학부생들이 이 장비들을 직접 오퍼레이터와 함께 실습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우리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관련 인력 부족은 대학 특정 전공의 정원 확대로 해결할 수 없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2020년 반도체 업계에서는 인력이 최소 1621명 부족하였는데 세부적으로 보면 고졸 894명, 전문 학사 316명, 학사 362명, 석사 40명, 박사 9명 등으로 조사된 바 있다. 최첨단 산업이니 고학력 인력이 대부분을 구성할 것으로 여겨지지만 사실은 다양한 수준의 인력이 골고루 필요하다. 대학의 학과 신설과 증원에 모든 관심이 쏠리지만 반도체 산업계에서 정말 당장 필요한 것은 충실한 교육을 받은 특성화고 인력일 수도 있다.

 

어쩌면 반도체 관련 인력의 부족은 반도체 산업 역시 제조업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답답한 방진복을 입고 화학약품 냄새와 열기가 있는 현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인력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프로그램이나 앱을 개발하여 단기간에 큰 부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소프트웨어 분야에 비해 오랜 시간 교육을 받고 경험을 쌓으면서도 묵묵히 일해야 하는 제조업의 매력은 낮아지고 있다. 반도체 말고도 디스플레이, 조선, 이차 전지 등 주력 산업 분야 대부분에서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넘치는 인력 가운데 좋은 자원을 선발하여 투입하는 방식은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선발이 아닌 육성과 양성이 더욱 중요한 시기가 오고 있다.

 

-최준영·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조선일보(22-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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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전략 자산 ‘반도체’ 지키기, 교육부 아니라 정권 목숨 걸어야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받은 반도체 포토마스크를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반도체는 국가 안보 자산이자 우리 경제의 근간”이라면서 교육부에 “목숨을 걸고” 인재를 육성하라고 주문했다. 옳은 문제 인식이다. 바이든 미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길에 일본보다 한국을 먼저 찾고, 삼성 반도체 공장을 첫 방문지로 골랐듯이 반도체는 한미 동맹의 전략적 가치를 뒷받침하는 핵심 전략 자산이다. 국가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제1의 성장 엔진이기도 하다. 반도체 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해야 경제가 살고 동맹의 전략적 가치도 유지할 수 있다.

 

한국은 삼성전자의 분투와 반도체 종주국 미국의 협조 덕에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 자리를 30여 년간 유지해 왔다. 하지만 미·중 기술 패권 전쟁의 핵심 무기로 반도체가 부상하면서 글로벌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미국이 대만, 일본, 유럽을 끌어들어 반도체 공급망 개편에 나서면서 반도체 산업은 국가 간 경쟁 차원을 넘어 국가 연합 간 경쟁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세계 각국은 미국 주도 반도체 동맹에 올라타기 위해 경쟁적으로 미국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특별법을 만들어 자국 반도체 기업 전방위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한국도 문재인 정부가 ‘K반도체 전략’을 내놓고, 반도체 특별법도 만들었지만 내용 면에서 경쟁국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산업계는 특별법에 수도권 대학 반도체 학과 정원 확대와 주 52시간 규제 완화를 반영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국회는 ‘대기업 특혜 불가론’ ‘지방 균형 발전론’을 이유로 거부했다. 각 대학도 타 학과 교수들의 기득권 저항 탓에 반도체 관련 학과를 신설하거나 정원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 결국 기업들은 몇몇 대학에 자금 지원을 조건으로 반도체 계약 학과를 만드는 수준에서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 하지만 매년 대졸 이상 반도체 전문 인력이 1600명 이상 필요한데 비해 계약 학과 졸업생은 260명에 불과하다. 경쟁국 대만은 매년 1만명의 반도체 인재 확보를 목표로 반도체 학과 정원 규제를 풀고 대학에 1년에 두 번씩 신입생을 뽑는 특혜를 주고 있다.

 

윤 대통령은 “교육부가 경제 부처처럼 생각해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교육부에만 맡길 일이 아니다. 반도체 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소재·장비 등 연관 산업, 용지·용수·전력 등 인프라, 세제 등 제도적 환경, 인력 양성 등 한 나라의 총체적 역량이 동원돼야 한다. 지역 주민 반발 탓에 삼성전자 평택 공장의 송전선 설치가 4년간 지연되는 동안 대만에선 극심한 가뭄으로 용수난이 발생하자 정부가 농업용수까지 끊고 반도체 공장에 물을 공급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반도체 관련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의회에 지원 법안 통과를 재촉하고 있다.

 

윤 정부도 반도체 산업의 발목을 잡는 장애물 제거에 총력전을 벌여야 한다. 교육부에만 “목숨 걸라”고 할 일이 아니라 정권의 명운을 걸고 나서야 한다. 국회도 남아도는 지방 교육 교부금을 대학에도 분배해 학과 구조 조정에 쓸 수 있도록 법을 고치는 등 입법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조선일보(22-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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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大 반도체 정원 황급히 확대… 교육부 그동안 뭐 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제 국무회의에서 “반도체는 국가 안보 자산이자 전체 수출액의 20%를 차지하는 우리 경제의 근간”이라며 전 부처에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한 특단의 노력을 주문했다. 대통령의 질책에 교육부는 하루 만에 수도권 대학 반도체 학과 입학정원 증원 방안을 내놓았다. 그동안 수도권대 정원 규제로 어렵다고 해온 건 뭐였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지금 반도체 산업 현장의 인력 부족은 심각하다. 반도체산업협회는 앞으로 10년간 약 3만 명이 부족하다고 한다. 하지만 기업들이 원하는 수도권 소재 대학은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인구 집중 유발시설로 분류돼 입학정원 증원이 불가능했다. 지난 정부가 규제 완화를 약속했으나 올해 초 국회를 통과한 반도체특별법에서 이 내용은 빠졌다. 대학이 학부를 통폐합해 반도체 등 첨단산업 학과 정원을 늘리는 방법도 있지만 기존 학과들의 저항에 가로막혀 있었다.

기업들은 대신 수도권 주요 대학과 반도체 계약학과를 개설했지만 모두 합해 15개 대학 419명에 그친다. 평균 5년 단위의 계약학과라 지속성도 보장하기 어렵다. 그러는 사이 최대 경쟁국인 대만은 15년 전부터 매년 1만 명의 반도체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신입생도 일 년에 두 번씩 뽑고 있다. 중국은 베이징대 칭화대 등에서 매년 20만 명의 반도체 인력을 키워내고 있다.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반도체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 내연기관차에 들어가는 반도체가 200개 정도라면 전기차에는 500개, 자율주행차에는 2000개가 필요하다. 반도체 인재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교육부는 일단 그동안 대학 구조조정으로 줄어든 수도권대 입학 정원을 활용하는 방안으로 반도체 정원을 늘리겠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근본적인 해법은 사회적 합의를 거쳐 수도권정비계획법을 개정해 교수진과 학생들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수도권대의 정원을 늘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뿐만 아니라 정부 전체, 나아가 국회도 함께 움직여야 한다.

 

-동아일보(22-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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