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침내 우주로 첫발 내디딘 대한민국]
[누리호 발사 성공… 한국 우주개척사에 남을 15분 45초]
마침내 우주로 첫발 내디딘 대한민국
한국의 첫 우주 발사체 누리호가 21일 전남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돼 위성의 궤도 안착에 성공했다. 지난해 10월 1차 발사의 실패 원인을 보완해 발사와 단 분리, 성능 검증 위성의 궤도 진입까지 완벽한 성공을 거두었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러시아·유럽·일본·중국·인도에 이어 중량 1t 이상 위성을 자력 발사할 능력을 갖춘 일곱 번째 우주 자립국이 됐다.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 및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우주로 날아오르고 있다. 실제 기능이 없는 모사체(더미) 위성만 실렸던 1차 발사와 달리 이번 2차 발사 누리호에는 성능검증위성과 4기의 큐브위성이 탑재됐다. /2022.06.21 사진공동취재단
누리호에는 12년간 예산이 약 2조원 투입됐고, 300여 국내 기업이 참여했다. 발사체 기술은 미사일로 전용이 가능한 대표적 이중 용도로, 어느 나라도 전수해주지 않는다. 1950년대에 개발한 발사체의 설계도조차 극비에 부칠 정도다. 국내 연구진은 다른 나라 박물관에 전시된 발사체를 찾아다니고, 나로호 발사 당시 방한한 러시아 과학자들이 버린 서류까지 뒤지며 기술을 확보했다. 이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누리호 성공으로 이어졌다.
선진국들은 우주를 미래 산업으로 보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우주정거장, 우주 호텔, 달 기지 등을 짓는 계획이 쏟아져 나오고, 5억원이 넘는 우주여행 티켓도 수백 장이 팔려나갔다. 100만명이 거주하는 도시를 화성에 건설하겠다는 민간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기업 가치는 160조원으로 세계 최대 방산업체인 록히트마틴을 훌쩍 뛰어넘는다. 15~16세기 대항해 시대를 주도했던 유럽 국가들이 수백 년간 전 세계를 지배한 것처럼 앞으로 패권은 우주를 선점하는 나라가 거머쥐게 될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027년까지 네 차례 누리호를 더 발사해 신뢰성을 확보한 뒤 기술을 민간에 이전할 계획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수십 년 축적한 기술이 스페이스X 탄생으로 이어진 것처럼 우리도 누리호를 통해 우주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올해 8월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가 미국에서 발사되고 2030년에는 우리 발사체로 달 착륙에 도전한다.
한국은 인공위성, 우주 센터, 우주 발사체라는 우주산업의 3대 핵심 경쟁력을 모두 확보했지만 아직 우주 선진국과 경쟁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발사체 회수와 재활용 기술, 더 무거운 인공위성과 탐사선을 쏘아 올릴 수 있는 발사체 기술 등 넘어야 할 거대한 장벽이 수두룩하다. 우주 강국 도약은 수십 년이 걸리는 긴 여정이 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인 ‘한국판 NASA’ 설립을 서두르고, 예산 확대와 인력 양성 계획도 공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한국에는 이미 이노스페이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컨텍 같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젊은 창업자들의 우주 스타트업이 싹트고 있다. 이 스타트업들이 우주 시장을 누비는 한국 대표 기업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조선일보(22-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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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발사 성공… 한국 우주개척사에 남을 15분 45초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 및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우주로 날아오르고 있다. 실제 기능이 없는 모사체(더미) 위성만 실렸던 1차 발사와 달리 이번 2차 발사 누리호에는 성능검증위성과 4기의 큐브위성이 탑재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오후 5시 10분께 발사 성공을 발표했다. 2022.06.21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어제 오후 4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돼 예정한 700km 고도에 도달했다. 누리호에 실려 있던 인공위성들도 발사 15분 45초 만에 목표 궤도에서 성공적으로 분리돼 지상 관제센터에 정상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한국이 우주강국으로 발돋움하는 길이 활짝 열린 것이다.
누리호는 2010년부터 12년에 걸쳐 설계·제작·발사·관제의 전 과정을 우리 기술로 완성한 ‘K로켓’이다. 로켓의 심장인 75t 엔진, 발사대 모두 국내 기업이 만들었다. 작년 10월 1차 발사 때 3단 로켓의 불완전 연소로 모형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데 실패했지만 2차 발사에서 완전한 성공을 거뒀다. 우주 선진국들의 초기 발사 성공률이 30%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한다면 자립 기술로 제작한 로켓 발사가 두 번 만에 성공한 건 탁월한 성과다.
이로써 한국은 러시아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 인도에 이어 1t 이상 실용위성을 쏠 수 있는 7번째 나라가 됐다. 올해 8월에는 미국 스페이스X 로켓에 달 궤도선 ‘다누리호’를 실어 보내고, 2031년까지 성능을 높인 국산 로켓으로 달착륙선을 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63년 전 소련이 달에 무인우주선을 보내고, 53년 전 미국 우주인이 달을 밟던 때 끼니를 걱정하던 저개발국이 우주개발 경쟁에 본격 합류하는 것이다.
누리호를 2027년까지 4차례 더 발사해 성공 경험이 축적되면 한국의 우주산업은 성장에 가속도가 붙게 된다. 수백억 원씩 내고 다른 나라 로켓에 싣던 통신·기상·군사 위성을 우리 힘으로 발사하고, 다른 나라 위성을 대신 쏴줄 수 있게 된다. 올해 전 세계에서 발사되는 초소형 위성만 700여 기다. 우주발사체 독자 개발 능력을 갖게 됨으로써 군사강국의 위상도 더 높아질 것이다.
물론 명실상부한 우주강국에 이르는 길은 여전히 멀다. 세계 우주산업 규모가 반도체 산업을 넘어설 정도로 성장했지만 한국의 비중은 1%에 못 미친다. 미국 중국 등은 이미 민간기업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 진입했다. 누리호의 성공은 출발점일 뿐이다. 우주산업을 미래성장 엔진으로 키워내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서둘러 수립해야 한다.
-동아일보(22-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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