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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과 싸우다 괴물이 된 한국의 86 정치인들] ....

뚝섬 2025. 10. 24. 06:33

[괴물과 싸우다 괴물이 된 한국의 86 정치인들]

[검수완박 밀어붙이더니 헌재 제소까지 취하하라는 민주] 

[386의 변종 586, 민주화 세대 먹칠 말고 퇴장해야]

 

 

 

괴물과 싸우다 괴물이 된 한국의 86 정치인들

 

[朝鮮칼럼]

서구의 68 혁명은 지성 영역에서 빛나는 운동
권력·사익 추구는 드물어

한국 86 정치인들은 '쭉정이'
무교양·반지성 운동의 필연.. 민주주의마저 무너진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 의원은 15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제가 운동권 핵심이었다"고 주장했다. /뉴스1

 

바야흐로 ‘386 전성시대’다. 1996년쯤 운동권 출신들이 자기들 모임 이름을 정하는 과정에서 ‘3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생’을 줄여 만든 용어라는 설도 있고, 그 무렵 최신형 컴퓨터 모델 ‘386′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는 바로 그 386 말이다. 아직 공식 사전에는 등재되지 않았지만 각종 사전형 웹사이트에는 386(세대)이라는 항목이 심심찮게 나온다. 그사이 세월이 흐르고 흘러 486, 586이라고도 한 그들의 오늘날 통칭은 그냥 ‘86’이다.

 

2000년대 초 존재감을 크게 높인 386은 노무현 대통령의 극단적 선택 이후 ‘폐족(廢族)’을 자처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들에게 이재명 정부에서 ‘386 세상’이 열리고 있다. 우선 국무총리와 집권 여당 대표부터 ‘진386’이다. 장관직 상당수도 그들 차지다. 이른바 권력 실세 빅5 가운데 하나라는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그쪽 인물이다. 국회의장과 국정원장도 직전 세대 학생운동권 출신 ‘범386’이며, 민주당 국회의원 가운데 70명 이상이 학생회나 운동권과 연관돼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의 우당(友黨)이자 현재 원내 제3당 비대위원장은 386 간판 스타였다.

 

단순한 숫자나 자리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이들의 ‘거침없는 하이킥’이다. “대통령도 갈아치웠다”는 식의 무용담은 결코 허장성세(虛張聲勢)가 아닌 듯하다. 정치권 내부는 이들의 동업자로 넘쳐나고, 이들의 우호 세력이 포진한 법조계·언론계·노동계·학계·문화예술계도 난공불락 진지(陣地)처럼 보인다. 대한민국 권력장(權力場)의 안방 진입에 성공한 이들은 이제 권력의 최후 고지를 향해 전진할 태세다. 사실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수십 년에 걸친 지독한 권력 의지의 승리가 아닐까 싶다. 

 

1968년 68운동 당시 프랑스 학생운동 지도부. /연합뉴스

 

학생운동의 세계사적 대명사는 서구의 68혁명이다. 1960년대 말 냉전 체제와 경제적 풍요를 배경으로 선진 민주·자본주의 체제 나름의 권위주의와 위계질서에 도전한 격렬한 사회변혁 운동 말이다. 그것은 역사상 최초 대학발(發) 사회혁명으로 이후 서구권의 사회변동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68혁명은 기본적으로 ‘지도자 없는 운동’이었다. 참여자 가운데 훗날 스스로 권력자로 변신한 경우는 매우 드물었고, 정치인이 되더라도 눈에 띄지 않는 소박한 직분이 대부분이었다. 우리처럼 단순 학생운동 경력자가 ‘여의도 정치꾼’으로 직행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우리의 86과 달리 서구의 68이 남긴 유산은 권력 세계가 아니라 지성 영역에서 더욱 빛난다. 가령 68혁명은 좌파 내부에서 신(新)마르크스주의가 분화하는 계기가 됐다. 그 결과, 비폭력적 의회주의 방식에 따른 자본주의의 개혁 가능성을 논의하고 실험하기 시작했다. 68혁명이 촉발한 포스트모더니즘은 근대주의가 자임해 오던 이성과 합리주의, 사회적 계몽, 권력의 공공성, 지식 및 과학의 보편성 등에 의문을 제기하며 인류 문명의 대안적 미래를 제시했다.

 

소통과 대화, 숙의에 기반한 공론장 재구성을 통해 합리성과 근대주의의 새로운 출발을 모색한 위르겐 하버마스(Jürgen Habermas)의 ‘비판 사회학’도 68혁명의 결실 중 하나였다. 한국의 민주화 세대 지식인들에게 큰 울림이 된 바로 그 사회 이론 말이다. 오늘날 한국인들이 유별나게 열광하는 ‘공정으로서의 정의’ 역시 이론적 모태는 68혁명이다. 뼛속까지 자유주의와 시장경제의 나라이던 미국에서 존 롤스(John Rawls)가 철학적 언어로 평등과 복지 논리를 정립한 데는 68혁명의 영향이 지대했다. 68을 ‘사태’가 아닌 ‘혁명’이라 부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반해 한국의 86은 지성사적 측면에서 볼 때 쭉정이에 가깝다. 아직도 반제국주의·반봉건 이념이나 민중주의 계급론 수준에 머물러 있는 그들의 정신세계는 대학 시절부터 체질화된 무교양·반지성주의의 필연적 대가로 보인다. 86과 똑같이 서구의 68은 학생운동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서구의 68이 역사의 진보에 적잖이 공헌하며 인류 공통의 지적 자산으로 남은 반면, 이렇다 할 지적 성찰이나 진화를 경험하지 않은 우리의 86은 날이 갈수록 사익과 권력욕으로 얼룩지고 있다. 바로 그런 이들 손에 온 국민의 피땀이 어린 공든 탑, 민주주의 또한 무참히 무너져 내린다.

 

-전상인 서울대 명예교수·사회학, 조선일보(25-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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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밀어붙이더니 헌재 제소까지 취하하라는 민주 

 

김진표 안건조정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안전조정위원회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유상범 법사위 간사와 언쟁을 벌이고 있다. / News1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원 구성 조건으로 헌법재판소에 제소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권한쟁의심판을 취하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그래야 작년 여야 협상에서 국민의힘에 넘기기로 합의했던 법사위원장 자리를 주겠다는 것이다. 원래 지켜야 할 약속인데 대선에서 패하자 말을 바꾸더니 이제 ‘검수완박 심판 취하’라는 조건을 더 붙인 것이다. 국회 정상화를 볼모로 편법으로 강행한 검수완박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권과 이재명 의원에 대한 불법 수사를 막기 위해 법조계와 시민단체, 국민 다수의 반대에도 검찰 수사권을 대폭 축소·박탈하는 법안을 밀어붙였다. 법사위 통과를 위해 민형배 의원을 위장 탈당시켜 야당 몫 안건조정위원으로 넣었다. 그렇게 해 안건 논의와 조정도 없이 각각 8분, 17분 만에 법안을 처리했다. 법사위와 본회의 처리 법안의 내용도 달랐다. 필리버스터를 막기 위해 회기 쪼개기까지 동원됐다. 법안의 내용과 절차 모두 문제였다.

 

국민의힘은 “법사위와 안건조정위에서 법안을 제대로 논의·심사하지 않았고 위장 탈당으로 야당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며 헌재에 무효 확인 심판을 제기했다. 일부 단체는 헌법소원을 냈고, 법무부와 검찰도 위헌 소송을 준비 중이다. 그런데 민주당이 원 구성을 볼모로 그걸 뭉개겠다고 나선 것이다. 민주당은 옳은 일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헌재 심판을 자청해서 받겠다고 해야 맞지 않나.

 

헌재는 다음 달 첫 공개 변론을 연다. 2019년 공수처 법안에 대한 권한쟁의심판에선 “안건을 4시간 51분간 심사했다”며 재판관 5대4 결정으로 기각했다. 하지만 이번엔 국회에서 실질적 심사가 없었고, 위장 탈당 등 다른 절차적 흠도 많았다. 위장 탈당했던 민 의원은 그 후에도 공공연하게 민주당 선거 운동을 하고 “난 민주당 DNA”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심판의 피청구인인 법사위원장이 국민의힘으로 바뀌면 자기들에게 불리해질까 봐 법사위원장을 더 내놓지 않으려 한다. 민주당은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심판은 헌재에 맡기고, 원래 약속대로 국회 원 구성에 나서 시급한 경제 민생 현안을 처리해야 한다.

 

-조선일보(22-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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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의 변종 586, 민주화 세대 먹칠 말고 퇴장해야

 

[이기홍 칼럼]

586은 학생운동 대표세력이 아니라 정치지향적 소수 中 적응력 뛰어난 소수
낡은 세계관, 절차 정당성 무시 투쟁관 등 진보의 새로운 미래에 걸림돌

 

“월북이냐 아니냐가 뭐가 중요하냐”고 열변을 토하는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의 모습은 정치가 사람을 얼마나 바꿔놓는지를 절감케 한다. 요즘의 우상호에게서 1987년 6월 항쟁 직후 이한열 열사 영결식에서 오열하던 청년을 연상하는 건 쉽지 않다.

사실 그의 변모를 더 적나라하게 드러낸 장면은 대선 직전인 2월 20일이었다. 선대위 총괄본부장 우상호는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후보가 대장동 비리의 뒷배를 봐준 흑기사라고 볼 수 밖에 없다”며 대장동 녹취록을 공개했다.

△(김만배) “윤석열 영장 들어오면 윤석열은 죽어.” △(정영학) “죽죠. 원래 죄가 많은 사람이긴 해. 윤석열은…” △(김만배) “되게 좋으신 분이야. 나한테도 꼭 잡으면서 ‘내가 우리 김 부장 잘 아는데, 위험하지 않게 해’”.

그런데 곧 녹취록의 실체가 드러났다. 편집돼 잘린 앞뒤 문맥을 복원하니 ‘윤 후보가 사법농단 수사로 미운털이 박혔기 때문에 뭐라도 걸리면 판사들에 의해 죽는다’는 취지였고, ‘좋으신 분’ ‘우리 김 부장’ 대목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것으로 봐야 마땅한 내용이었다. 당시 필자는 우상호가 녹취록 ‘편집’ 사실을 몰랐을 것이라 믿고 싶었다.

1986년 ‘송충이’라는 시로 대학 학보사 문학상을 받았던 문학청년이 조작된 내용을 뻔뻔하게 발표할 수 있을 만큼 변질될 수 있다고는 믿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우상호는 “내가 국문과 출신”이라며 “뭐가 조작이냐”고 강변했다. 그런 모습은 이젠 정말 586들이 진보정치의 앞날을 위해 사라져 줘야 함을 웅변해 준다. 586에 대해 흔히들 “민주화운동을 주도한 사람들이 어떻게 저렇게 뻔뻔하고 내로남불일 수 있나”라고 비판한다. 그런데 이런 비판엔 오류가 있다. 586을 민주화 주도세력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정확치 않기 때문이다.

전두환 군부독재 치하이던 1980년대 중반 당시 주요 대학 운동권의 핵심 지도부는 지하에서 익명으로 활동했다. 북한의 대남방송을 단파라디오로 들으며 ‘강철서신’을 작성해 운동권에 회람시켰던 구국학생연맹 의장 서울대 김영환 씨 등이 대표적이다. 김 씨는 1991년 김일성이 보낸 잠수정을 타고 평양에 가 김일성을 만난 뒤 주체사상과 북한의 실체에 대한 환각에서 깨어나면서 전향해 북한인권 운동가로 전향했다.

물론 진정한 학생운동의 주역은 대다수 무명의 학생들이었다. 직격탄의 위험을 무릅쓰고 시위의 선두에 섰다. 강제연행 고문 구타 등으로 평생 병마에 시달리거나 이름 없이 죽어간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리고 상당수는 기득권을 버리고 노동현장 등 민중 속으로 갔다.

현재 586 정치인들 가운데 그런 길을 걸은 이는 많지 않다. 대부분 학생회 등 공개조직 장(長) 출신들로 옥고를 치른 뒤 현역 정치 거물들에 스카우트되거나 의원 보좌관 비서 등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어느 공동체든 앞에 나서 사람을 모으고 연설하고 이끌고 가는 걸 좋아하는 정치지향적인 인물들이 있는데, 그런 성향과 독재에 대한 항거 의지가 결합된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렇게 386 중 극소수가 정치에 뛰어들었고, 수십 년간 진화론의 적자생존과 도태 과정처럼 변신과 현실적응력이 뛰어난 이들이 살아남아 다선 의원이 된 것이다. 즉, 586은 민주화운동 세력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386이라는 뿌리에서 출발해 현실정치판에서 생존한 소수의 변종그룹이라 할 수 있다.

문재인 정권의 내로남불 뻔뻔함도 386세대 자체가 뻔뻔한 특성을 가져서가 아니라, 그런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 권력층에 집결한 결과물이다. 엄혹한 독재폭력에 맞선 상황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면화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게 상식이나 도덕에 지나치게 배치되면 주저하게 마련인데, 그런 거리낌을 상대적으로 덜 느끼는 강한 멘털의 소유자들이 문재인 정권에 포진했다.

그 결과 그들은 최고 권력자가 방향을 설정하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로매진했다. 피살된 국민을 단호하게 월북자로 낙인찍을 수 있었던 것도 ‘남북관계 치적’이라는 대통령의 목표가 혁명군에 하달된 테제처럼 전체를 압도해 국가권력이 한 방향으로 달려간 결과물일 것이다. 이 사건 외에도 목적 달성을 위해 팩트를 마사지하고 절차를 어긴 행각들은 앞으로도 숱하게 드러날 것이다.

이제는 절차와 수단, 상식을 무시하고라도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 586식의 정치에는 더 이상 미래가 없다. 당장은 손해여도 가치 원칙을 택하는 쪽이 승자가 되는 세상이다. 586들이 냉전시대 흡입했던 좌파 세계관은 시장 자유 미국 경쟁 등 해방 후 우리 사회가 몰입해 온 주류 가치들의 극단적 쏠림을 막아주는 보완재로서는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그런 주변부 세계관을 중심적 세계관으로 내면화한 사람들이 주도권을 잡는 한 진보세력은 미래가 없다.

민주당이 미래를 위해 586의 굴레를 벗고 새로운 진보로 재탄생해야 한다는 건 삼척동자도 아는 길이다. 그런데도 강경파들이 다시 목소리를 높인다. 대선 막판 586 퇴진 약속이 무색하게 우상호를 비대위원장으로 앉힌 것은 당장 살기 위한 선택일 것이다. 진보의 미래보다는 자기들 방어를 목표로 뭉친 것이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지만, 발을 딛고 있는 곳이 얼음장이면 정반대가 된다.

-이기홍 대기자, 동아일보(22-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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