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은 핵 보유 세력" 트럼프 발언, 걱정스러운 사태 전개]
[바람을 향해 침을 뱉는 자생적 반미주의자]
"북은 핵 보유 세력" 트럼프 발언, 걱정스러운 사태 전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은 일종의 ‘핵 보유 세력(nuclear power)’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방한을 앞둔 기자 간담회에서 ‘북은 미국과 대화하려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 부분에 열려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북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한다면, 그들은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하겠다”고도 했다. 트럼프는 지난 1월 취임 첫날에도 북을 ‘핵 세력’이라고 했었다. 당시 백악관은 ‘북한 핵을 객관적으로 언급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번엔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사실상 동의하며 한 발 더 나간 것이다.
트럼프는 ‘김정은과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가 연락한다면 그럴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과 회동에 “100% 열려 있다는 것을 기자들이 퍼뜨려도 된다”고 했다. 최근 김정은도 “트럼프와 좋은 추억”을 강조하며 핵보유국 인정이 미·북 회담의 전제 조건이라고 했다. 이에 트럼프는 핵보유국 인정 가능성을 비치며 김정은과 만나고 싶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2019년 6월에도 트럼프가 일본에서 ‘만나자’는 SNS를 보낸 지 32시간 만에 ‘미·북 정상 회동’이 판문점에서 이뤄졌다. 이런 ‘깜짝 이벤트’를 다시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북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면 비핵화는 물 건너 간다. ‘미국 우선주의’ 입장에서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만 없애고 중·단거리 미사일을 그대로 두면 한국은 핵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군축’이라는 명분 아래 북핵 일부를 줄여본들 대한민국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핵무기는 그대로 남게 된다. 핵을 보유한 채 대북 제재를 풀고 한미 훈련을 없애는 것이 김씨 일가의 숙원이다. 트럼프 1기 때인 2018년 미·북 회담 때 한미 훈련에 돈이 많이 든다며 훈련을 일방적으로 중단시켰다. 그래도 그때까지는 ‘비핵화’ 원칙만은 물리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핵보유국’을 공공연히 거론하는 지경이다.
‘정치 쇼’를 좋아하는 트럼프 성향을 김정은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북·중, 북·러 관계가 순풍인 상황에서 ‘핵 보유’까지 언급하기 시작한 트럼프를 이용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두 사람이 만나기만 해도 환호할 국내 세력도 적지 않다. 통일장관은 “절호의 기회”라고 거들고 나섰다. 걱정스러운 사태 전개가 아닐 수 없다.
-조선일보(25-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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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만날 수도” 계속 군불 때는 트럼프. 6년 전에는 金이 몸 달았었는데, 지금은 트럼프가 더 목마른 듯.
-팔면봉, 조선일보(25-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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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향해 침을 뱉는 자생적 반미주의자
'내란 선동' 통진당 이석기
北 안 가봤지만 반제·반미
美 압박, 자생적 반미 자극
그래도 선동과 거리 둬야

최근 서울 도심에 내걸린 ‘이게 동맹인가?’라는 정당 현수막을 보면서 한 사람이 떠올랐다. 이석기씨다. 2030세대는 누군지 모를 사람이 더 많을 테지만 2013년 한국을 뒤흔든 통진당 ‘내란 선동’ 사태의 장본인이다. 공교롭게 현수막을 건 정당은 통진당의 후신인 진보당이다.
필자가 이씨를 처음 본 건 2003년 6월. 북한의 대남 지하당 ‘민혁당(민족민주혁명당)’ 사건으로 대전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던 이씨는 귀휴(歸休)를 얻어 투병 중인 서울의 팔순 모친 집을 찾았다. 당시 상당수 언론은 그를 ‘마지막 양심수’라 불렀다. 그는 귀휴 두 달 후 석방됐다. 노무현 정부의 첫 8·15 특별사면 덕이었다. 노모를 바라보는 눈이 선해 보였던 이씨는 그로부터 10년 만에 무시무시한 내란 선동의 주동자로 대중 앞에 다시 나타났다.
이씨가 내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을 때 일화를 들은 적이 있다. 검사가 이씨에게 믹스 커피를 권했더니 “나는 아메리카노만 마신다”고 하더란 얘기였다. 그 얼마 전 통진당에선 지도부가 회의 때 당직자에게 아메리카노를 배달시켜 마신다고 해 착취 논쟁이 일었다. 취향을 계급적 문제로 연결시키는 건 비약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NL계에서 “미제(美帝)의 똥물”이라 부르는 아메리카노를 반제·반미(反帝反美)의 선봉들이 즐겨 마시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그들의 실체와 연원을 되짚어보게 됐다.
이씨가 가담한 민혁당의 리더는 ‘강철서신’의 김영환이었다. 그는 북한에 잠입해 김일성을 만났다. 하지만 그 뒤 북 체제에 환멸을 느껴 민혁당 해체를 조직원들에게 지시했다. 정작 경기동부연합을 이끄는 이씨는 오히려 민혁당 재건 운동을 하다가 적발됐다. 민혁당 서열 2위로 꼽힌 하영옥과 함께였다. 이석기·하영옥은 북한에 가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도 전향한 김영환은 그를 추종하던 이석기·하영옥에게 사실상 적이 됐다. 반제·반미가 자생적으로 싹틀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여기엔 역사적 연원도 있다. 구한말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식인들은 소셜 다위니즘(사회적 진화론)에 매료됐다. 소셜 다위니즘은 국제 질서를 ‘우승열패(優勝劣敗)’로 설명한다. 이에 따르면 일제는 ‘우승’, 한국은 ‘열패’가 된다. 좌절한 한국의 지식인 중 일부는 ‘백마 탄 초인(超人)’을 기다렸다. 김일성은 이 초인주의를 교묘하게 활용해 수령론을 만들었다. 반제·반미 같은 설탕을 입혀서다. 여기에 빠져든 사람들이 자생적 반제·반미의 한 뿌리라는 것이다.
이석기의 내란 선동 사건이 불거진 지 10여 년 만에 서울 도심에서 “양키 고홈”을 외치는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무기로 한국을 전례 없이 압박하면서다. 여당 중진 의원 입에서 “미국은 날강도”란 말이 나왔다. 미국에서 유학한 유명 좌파 인사는 “제국주의의 아가리”를 언급했고, 한 좌파 인플루언서는 “주한 미군 빼도 별로 상관없다”며 가세했다. ‘트럼프의 3년은 너무 길다’는 정당 백드롭도 등장했다. ‘트럼프 제국주의’에 맞서 투쟁의 깃발을 들 기세다.
한국엔 반제·반미의 DNA를 뼛속 깊이 이어받은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이 20~30% 정도 될 것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다. 이 DNA가 활성화하면 과학·지성도 속수무책이다. 2008년 한국을 휩쓴 ‘뇌송송 구멍탁’ 광풍을 보지 않았나. 관건은 대통령이다. 과거 주한 미군을 “점령군”이라 불렀던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추석에 “간과 쓸개를 다 내어주더라도…”란 각오로 국정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런 인내심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냉철한 지도자라면 바람이 불어올 때 그 방향으로 침을 뱉지 않을 것이다.
-최경운 기자, 조선일보(25-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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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군경 학살 피해라며 진실화해위에 접수된 397건, 좌익이 가해자로 드러나. 허위 신청도 천인공노할 일.
-팔면봉, 조선일보(25-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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