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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민족 종교] [애그플레이션] [세베로도네츠크 함락]

뚝섬 2022. 6. 27. 10:42

[한국의 민족 종교] 

[애그플레이션] 

[세베로도네츠크 함락]

 

 

 

한국의 민족 종교

 

동학, 증산교, 원불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 민족 종교들이 전라도 지역에서 일어났다는 점이다. 동학의 전봉준도 그렇지만 강증산 역시 고부 두승산과 김제 모악산 금산사 일대가 주요 활동 무대였다. 원불교 소태산은 전남 영광에서 시작하여 전북 익산에다 본부를 두었다.

 

왜 민족 종교가 경상도에서는 일어나지 않았는가? 이 점이 오랫동안 필자의 문제의식이었다. 물론 동학이라는 화약은 경상도에서 제조하였지만 그 폭발은 전라도의 전봉준으로부터 터졌다. 동학의 전라도 폭발로 전라도에서 대략 20만명이 죽은 것으로 추산한다. 엄청난 숫자이다. 경상도는 이런 숫자가 죽지 않았다. 경주 최부잣집도 동학군들이 왔지만 일절 손을 대지 않았다는 게 상징적인 장면이다.

 

공주 우금치 전투에서 일본군에 패배한 동학군들이 남쪽으로 쫓겨 가다가 최후로 집결한 장소가 전남 장흥의 석대뜰이었다. 이 석대뜰 전투에서 동학군 3만명이 몰살당했다고 전해진다. 장흥은 사자산, 억불산, 제암산이 포진한 문필가의 고장이다. 석대뜰 전투 이후로 장흥에는 식자층이 다 죽어 버렸다. 심지어 ‘홀기(笏記) 쓸 사람 하나도 없이 다 죽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경상도는 이런 처참한 상황을 겪지는 않았다.

 

동학의 피바람 후유증을 달래준 인물이 해원상생(解冤相生)을 주창한 강증산이고, 자력갱생의 경제활동도 병행해야 한다는 영육쌍전(靈肉雙全)의 노선을 견지한 인물이 소태산 박중빈이다. 전봉준, 증산, 소태산 모두 별 볼일 없었던 소외 계층 출신이다. 유독 전라도에서 민족 종교가 일어난 배경은 전답이 많았기 때문이다. 땅이 기름져서 세율도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높았다. 풍요로운 들판이 오히려 피를 부르는 요인이었다. 지주와 소작인 간의 갈등도 컸다. 특히 중간 관리자인 ‘마름’ 계층의 착취가 많았고, 이 계층이 동학혁명 때 죽창을 맞는 집중 타깃이 되었다. 경상도는 들판이 적어서 이런 문제도 적었다.

 

영남의 주리(主理) 학풍과도 호남은 전혀 다르다. 최근에 ‘서경덕과 화담학파’(한영우)를 읽어보니까 전라도 밑바닥 저류는 화담학파와 연결되어 있었던 것 같다. 상수역학(像數易學)이 그것이다. 선후천 개벽과 정도령, 풍수도참이 섞인 학풍이다. 이는 현실 변화와 상업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이어진다. 정여립의 ‘대동계’가 그렇고 허균이 변산(邊山)에 근거지를 두려고 했던 점, 실학의 비조인 ‘반계수록’의 유형원이 변산에서 살았던 점이다. 전라도의 민주당 ‘몰빵’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조용헌 건국대 석좌교수·문화컨텐츠학, 조선일보(22-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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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그플레이션 

 

인도양의 섬나라 스리랑카가 공무원 주 4일 근무제를 발표했다. 달러가 바닥나 외채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나라에서 공무원 100만명한테 금요일마다 유급 휴가를 주겠다고 한다. 스리랑카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주력 관광 산업이 붕괴했다. 달러 고갈로 식량도, 석유도 못 들여왔다. 식료품값이 1년 전보다 57% 넘게 올랐다. 기름 없으니 출근하지 말고 집 뒷마당에 농사 지어 자급자족하라고 긴급 도입된 황당한 주 4일제다.

 

▶국제 곡물가가 급등하던 2008년 초 이집트 총리가 “정부 보조금을 받은 밀가루를 암시장에 팔면 징역 15년형에 처하겠다”고 성명을 냈다. 이집트 정부는 밀가루에 보조금을 지급해 국영 빵집에서 빵 하나 10원꼴로 무상에 가깝게 공급해왔다. 튀니지 정치학자 사디키는 이런 시혜 정책을 ‘빵 민주주의’라고 표현했다. 국제 곡물가 상승으로 시중 빵값이 치솟으니 사람들이 국영 빵집에 장사진을 쳤다. 빵사기 전쟁 통에 시비가 붙어 목숨을 잃는 ‘빵 순교자’까지 생겼다. 재정도 감당이 안 됐다. 급등한 곡물가가 이집트 ‘빵 민주주의’에 타격을 가해 대규모 시위로 이어졌고 궁극에는 30년 독재의 무바라크 대통령이 물러나는 단초를 제공했다.

 

▶기원전 75년 무렵 로마의 속주에 대규모 기근이 발생했다. 지중해 일대에 해적이 준동해 식량 운송에도 차질이 생겼다. 로마는 식량을 수입에 의존했다. 빵값이 치솟자 폭동이 일어나 두 명의 집정관이 쫓겨났다(윤덕노, 음식으로 읽는 로마사). 역사적으로 생존과 직결되는 식료품 가격이 감당할 수 없는 지경으로 오르면 나라가 흔들렸다.

 

▶2007~2008년 당시 월가의 투자 보고서에 ‘애그플레이션’이 등장했다. 다른 물가에 비해 유독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 현상을 가리켜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을 조합해 그리 불렀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애그플레이션을 사회 안정을 뒤흔드는 ‘침묵의 쓰나미’라고 했다. 유엔기구들이 잇달아 식량 위기를 우려한다. 2007~2008년의 곡물가 파동이나 2011년 아랍의 봄보다 지금 상황이 더 나쁘다는 것이다.

 

▶경제부총리가 6월 또는 7~8월에 물가 상승률이 6%대에 이를 수 있다고 했다. 1998년 이후 20여 년 만에 처음 겪는 높은 물가 상승률이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곡물가가 급등해 정부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타격받는 저소득층을 각별히 챙기고,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 이 파고를 넘어야 한다.

 

-강경희 논설위원, 조선일보(22-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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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베로도네츠크 함락

 

러시아 서부에는 돈강이 흐른다. 돈(Don)은 슬라브어로 강이란 뜻이다. 돈의 작은 말이 도네츠(Donets)다. 우크라이나 동부에는 도네츠강이 흐른다. 도네츠강은 돈강에 합류해 아조프해로 흘러 들어가고 아조프해는 다시 흑해로 흘러 들어간다.

▷도네츠강이 우크라이나 루한스크 지방을 관통하는 한 지점에 동쪽으로 세베로도네츠크, 서쪽으로 리시찬스크라는 도시가 마주 보고 있다. 세베로도네츠크가 25일 러시아군에 함락됐다. 우크라이나군은 강 서쪽으로 철수하고 있지만 리시찬스크가 넘어가는 것도 시간문제다. 외신은 세베로도네츠크의 함락으로 루한스크 전역이 러시아에 넘어갔다고 본다.

루한스크와 도네츠크 지방을 합쳐 도네츠 유역이란 뜻의 돈바스(Donbas)라고 부른다. 돈바스는 2014년 러시아계 주민이 부대 기장을 가린 러시아군의 도움으로 반란을 일으킨 이후 양측에서 그동안 약 1만 명이 사망한 내전 상태에 있었다. 러시아는 올 2월 24일 돈바스의 러시아계 주민을 우크라이나군으로부터 보호한다는 빌미로 이번에는 ‘Z’라는 기장을 달고 노골적인 침공을 감행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크림반도로 가는 도네츠크 지방 남단 도시이자 아조프해 항구 도시인 마리우폴을 함락시킨 데 이어 이번에 루한스크 지방의 거점 도시 세베로도네츠크를 함락시킴으로써 돈바스 점령을 눈앞에 두고 있다.

 

▷러시아는 처음에는 수도 키이우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전역의 주요 도시를 상대로 전면전을 강행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3월 22일부터는 키이우 외곽 등으로부터 군대를 철수해 돈바스에 집중했다. 부차 등에서는 러시아가 철수한 이후 민간인 학살 만행이 드러나 충격을 줬다. 러시아는 키이우 등에 대한 공격은 돈바스 전투에 앞서 우크라이나의 돈바스 지원 군사력을 무력화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런 것인지, 당초 목표에서 후퇴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돈바스 점령이 침공의 목적이었다면 러시아는 목적 달성에 근접한 셈이다.

러시아가 돈바스에서 침공을 멈춘다면 우크라이나는 종전 없이 사실상 휴전의 길로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미국 등 서방국은 러시아에 대해 강력한 경제적 외교적 제재를 가하면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만은 신중히 해 러시아와의 협상 여지를 열어뒀다. 러시아가 돈바스 경계를 넘어오면 가만있지 않겠지만 돈바스 점령까지는 일단 두고 본다는 양면 신호를 보낸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처지가 옛 소련과 중국의 지원을 받은 북한의 침략으로 수많은 희생을 치르고도 한반도 북쪽을 내주고 휴전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 처지와 비슷해 안타깝다.

-송평인 논설위원, 동아일보(22-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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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佛 식민지 가봉·토고, 영국과 대영제국 식민지 주축의 영연방 가입. 과거나 인연보다 먹거리 중시한 선택이라네.

 

-팔면봉, 조선일보(22-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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