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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나노의 세계] [通商국가 한국 興亡 걸린 동맹 전략] [무역적자 만성화... ]

뚝섬 2022. 7. 2. 07:37

[3나노의 세계]

[通商국가 한국 興亡 걸린 동맹 전략]

[무역적자 만성화 조짐... 저성장 굴레 벗을 수출대책 급하다]

 

 

 

3나노의 세계 

 

리처드 파인만은 1959년 미국 물리학회 강연에서 원자 규모로 물질을 다루게 되면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나노 세계’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시한 것이다. 그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24권을 2만5000분의 1 크기로 줄여 직경 1.6㎜ 머리 핀 굵기에 담는 사람에게 1000달러를 주겠다고 했다. 청중은 모두 농담으로 여겼다. 1985년 스탠퍼드대 학생 톰 뉴먼이 이 상금을 가져갔다.

 

10억분의 1을 의미하는 나노(nano)는 난쟁이라는 뜻의 고대 그리스어 나노스(nanos)에서 유래했다. 1나노 미터는 원자 3~4개를 늘어놓은 정도 길이다. 사람이 볼 수 있는 가시광선의 파장은 수백 나노미터 수준이다. 나노 기술은 가시광선 파장보다 작은 물질을 볼 수 있는 현미경이 1981년 개발된 뒤에야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원자와 분자를 볼 수 있게 되자 깎고 다듬고 재배열도 할 수 있게 됐다. 이 현미경을 발명한 IBM 과학자들은 5년 뒤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나노 기술은 과학과 산업은 물론 인류의 삶을 바꾸고 있다. 휘거나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 깃털보다 가볍지만 강철보다 단단한 금속 같은 첨단 분야는 물론 자외선 차단제와 골프공도 나노 기술로 만든다. 사람의 혈관 속을 누비며 약물을 정확히 전달하는 나노 로봇을 개발하는 과학자도 있다. 공상과학영화 이너스페이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나노 기술 특허를 가장 많이 출원한 회사는 IBM, 그 다음은 삼성전자와 도시바이다. 캐논, TSMC, 인텔도 10위 안에 있다. 모두 반도체 기술을 개발하거나 생산하는 곳들이다. 반도체는 시장에서 가장 앞선 기술, 이른바 ‘선단 기술’을 가진 회사가 시장을 독식한다. 먼저 제품을 출시해서 비싸게 판매한 뒤, 경쟁사가 따라오면 가격을 낮춘다. 지난 수십년간 수많은 기업들이 이 경쟁을 이기지 못하고 도태됐다.

 

▶삼성전자가 그제 세계 최초로 3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다. 3나노 반도체는 반도체의 회로 선폭이 10억분의 3m라는 얘기이다. 20년 전만 해도 100나노가 반도체의 한계라고 여겼고, 10년 전엔 10나노의 벽을 넘기 힘들다고 했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매번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반도체 회사와 과학자들은 이미 1나노 이후를 연구하고 있다. 나노의 1000분의 1인 피코(pico), 100만분의 1인 펨토(femto) 기술 시대가 열리면 우리는 또 어떤 세상에 살게 될지 궁금해진다.

 

-박건형 기자, 조선일보(22-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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通商국가 한국 興亡 걸린 동맹 전략

 

[강천석 칼럼]

질 전쟁에 한 번도 나라 밀어넣지 않았던 영국 정치 리더십
부화뇌동 않는 냉철한 국민이 安保 기둥 된다
 

 

한국은 통상(通商) 국가다.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다. 작년 한국의 교역량은 1조3000억달러에 가깝다. 한국보다 작은 나라로 한국보다 교역량이 많은 나라는 네덜란드뿐이다. 영국과 프랑스는 한국 아래다. 식민지였다가 그 식민 종주국(宗主國)을 추월했거나 근접한 나라는 영국을 넘어선 미국, 일본과 거의 비등해진 한국 두 나라밖에 없다.

 

사람들은 성격에 맞는 직업을 찾는다. 그러나 그런 행운을 누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히려 직업이 성격을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가의 경우도 비슷하다. 그 나라가 무엇으로 먹고살아왔느냐가 그 나라 특유의 국민성을 형성한다. 한국은 1960년대부터 물건을 만들어 세계에 팔아왔다.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신분적 위계질서에 매여 살던 나라가 ‘공상(工商)’이 국민을 먹여 살리는 나라로 혁명적 탈바꿈을 한 것이다. 여전히 ‘사(士·정치인, 관리)’가 ‘공상’ 위에 군림하고 있지만 지금 누리는 세계 속 한국 위상(位相)을 결정한 주체는 ‘공상’이다.

 

통상 국가는 족보가 있다. 그 중시조(中始祖)로 보통 중세 말 근대 초의 이탈리아 도시국가 베네치아를 꼽는다. 베네치아에서 네덜란드·영국을 거쳐 일본·한국으로 흘러오는 내림이다. 통상 국가의 수명은 기술 변화 주기(週期)와 맞물려 돌아간다. 기술 변화가 급격한 현대에 이르러 통상 국가의 명(命)도 짧아졌다. 남이 부화(孵化)시킨 병아리를 데려와선 이미 늦다. 제 날개로 신기술의 알을 품어야 한다.

 

통상 국가는 대부분 평화 지향(指向)이다. 전쟁이 나면 무기를 파는 전쟁 상인 말고는 가게 문을 닫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통상 국가는 정반대 특성도 지니고 있다. 바로 자신의 시장(市場)과 부(富)를 지키는 강력한 군사력이다. 험한 세상에서 담장이 허술한 부잣집만큼 털기 좋은 상대가 없다. 17세기 초 가장 부유한 통상 국가는 네덜란드였다. 영국 상인들 실력으론 네덜란드 상인을 당해내기 힘들었다. 결국 영국은 도합 4차례나 전쟁을 걸어 네덜란드를 완력으로 시장에서 밀어냈다. 통상 국가는 평화를 지향하면서도 고슴도치 갑옷을 입어야 한다.

 

통상 국가가 평화를 지향한다 해서 지역 평화·세계 평화가 항상 지켜지지는 않는다. 불가피한 전쟁은 통상 국가에 ‘내 편이냐 아니냐’는 선택을 강요한다. 장수(長壽) 통상 국가의 비결은 어떤 경우에도 승자(勝者) 편에 서는 것이다.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인 전쟁이 없듯, 통상 국가에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동맹 전략은 없다.

 

동맹 전략의 성패(成敗)는 정세 판단의 정확성에 달려있다. 어느 나라나 정세 판단은 국가 지도자나 정치인 몫이다. 불합리한 경제 정책은 나라를 쇠퇴(衰退·decline)하게 만들지만 정세 판단 착오는 나라를 추락(墜落·fall)으로 이끈다. 독일과 일본은 한때 눈부신 성장을 기록했지만 세계정세를 잘못 읽어 독일은 두 차례, 일본은 한 차례 세계대전을 일으켜 국토가 점령당하는 처지로 굴러떨어졌다. 그래서 독일과 일본현대사를 다룬 서적엔 ‘흥망(興亡·rise and fall)’이란 제목이 많다.

 

그 반대 경우가 영국이다. 영국은 자신이 참전한 전쟁에서 통쾌하게 이긴 적이 없는 나라다. 1·2차 대전은 물론이고 나폴레옹을 몰락시킨 워털루전투에서도 간신히 이겼다. 전투 막판에 프러시아군(軍)이 전장으로 되돌아오지 않았다면 영국 명장(名將) 웰링턴은 패전 장수가 됐을 것이다.

 

그보다 중요한 영국 특징은 20세기 초까지 한 번도 전쟁에서 진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국가 지도자와 정치인이 정세 판단을 그르친 적이 없었다는 뜻이다. 경제는 쇠퇴해도 국가 지도자와 정치인들 안목(眼目)은 교활하다 할 만큼 노회(老獪)했다. 질 듯싶은 전쟁에 영국을 밀어 넣지 않았다. 영국사에 ‘쇠퇴’라는 단어는 자주 나와도 ‘추락’이란 단어가 드문 이유이기도 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담에 참석했다. 한국이 달라졌고 세계가 급변(急變)한 것이다. 나토는 ‘중국의 위협에 대한 대응’을 전략 목표로 추가했다. 문재인 정권과 맥(脈)을 같이하는 정권이 다시 들어섰더라면 한국은 초대받지 못했을 것이다.

 

한국의 나토 회담 참석은 ‘한국의 선택’을 의미한다. 선택은 의도(意圖)와 목표가 있는 행동이다. 통상 국가 한국이 흥망의 시험대에 올랐다. 한국이 가장 자신 없어 해온 부문인 ‘정치와 정치인 능력’이 국가 운명을 가르게 된 것이다. 부화뇌동 않는 냉철한 국민이 전쟁에서 진 적이 없는 영국을 만든 또 하나의 요소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강천석 고문, 조선일보(22-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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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적자 만성화 조짐… 저성장 굴레 벗을 수출대책 급하다

 

올 4월부터 6월까지 수입이 수출보다 많은 적자 상태가 계속되면서 상반기 무역적자가 역대 최대인 103억 달러에 이르렀다고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이 어제 밝혔다. 무역적자가 3개월 연속 이어진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이다.

사상 최악의 무역적자가 발생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난으로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1년 만에 원유 가격은 1.6배, 가스 가격은 3.3배, 석탄 가격은 3.5배로 오르면서 상반기 에너지 수입액이 전년 동기보다 87.5% 증가했다. 반면 1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던 수출은 지난달 5.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산업부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생산과 출하에 차질이 생기면서 자동차와 일반기계 수출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외부 요인으로 충격을 받은 데다 내부의 문제까지 겹치면서 무역 성적표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무역적자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만성화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한국은 미중 경기 부진에다 계속되는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교역 여건이 크게 악화된 상태다. 고유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여름철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적자폭이 더 커질 여지도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불안이 고착화할 경우 한국은 탈출구를 찾기 어려워진다. 이미 기업들은 올 하반기 주력 분야인 전기전자, 철강, 석유화학 업종에서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다 무역적자 쇼크가 덮치면서 어제 코스피는 18개월 만에 장중 2,300 선이 무너졌다. 교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무역수지를 흑자로 돌리지 못하면 경제 전반이 침체될 수 있다. 정부는 어제 중소기업 전용 공동물류센터 확충, 온라인 상설 전시관 운영 등 중소업계 수출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지금의 무역위기는 이 정도의 단기 대응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관계 당국은 무역 현장에 뛰어들어 기업의 애로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무역적자 만성화와 저성장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방위 지원체계를 즉시 가동해야 한다.

 

-동아일보(22-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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