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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30% 정권에 일어난 일들] [尹 옆에 탁현민이라도 있어야 하나]

뚝섬 2022. 7. 13. 06:36

지지율 30% 정권에 일어난 일들

 

30%대 추락 땐 어김없이 위기… 까먹긴 쉬워도 회복은 어려워
文과 견주고 경쟁할 이유 없어… 엇나가는 野 안고 與 정비해야

 

세종시 대통령기록관에서 전시된 역대 대통령들 사진.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 연설문 속 핵심 단어를 이용해 대통령의 얼굴을 8장의 유리로 재현한 문자그림(텍스트아트) 조형물을 관람객들이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정치권에는 이른바 ‘7대3 법칙’이 있다. 찬반 여론이 7대3이 되면 소수 30%는 뒤로 숨고 70%가 득세하게 된다. 정권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다.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지면 옹호 목소리는 줄고 곳곳에서 비판이 쏟아진다. 대통령의 말도 잘 안 먹힌다. 야당은 파상 공세를 펴고 여당에선 내분이 일어난다. 40% 붕괴는 정권에 대한 경고음, 30%는 레임덕의 마지노선으로 여긴다.

 

노무현 정부는 대통령의 경솔한 언행과 내분으로 집권 6개월 만에 지지율이 40% 아래로 떨어졌다. 1년 만에 30% 마지노선마저 무너지자 국회 탄핵안이 통과됐다. 탄핵 역풍에 겨우 총선을 이겼지만 입법 폭주와 부동산 정책 실패로 다시 20%대로 내려앉았다. 결국 대통령은 당에서 밀려났고 여당은 공중 분해됐다. 이명박 정부는 과도한 자신감에 일방적 정책 추진으로 석 달 만에 30%대로 주저앉았다. 광우병 사태와 야당의 총공세로 무정부 상황 직전까지 갔다.

 

박근혜 정부는 취임 3년 차까지 40~50%대 콘크리트 지지율을 자랑했다. 하지만 총선 ‘옥새 파동’ 이후 강고했던 40% 벽이 무너졌다. 한번 둑이 무너지자 최순실 국정 농단으로 한 자릿수 지지율을 찍고 탄핵으로 갔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말 40%를 지켰지만 세 번 그 벽이 무너졌다. 조국 사태와 코로나 위기, LH 투기 파문이었다. 세 번째엔 29%까지 떨어졌다. 그때마다 남북 쇼와 돈 풀기 등 온갖 수단을 썼다. 국정을 희생해서라도 40% 벽을 지키려 했다. 하지만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지고 5년 만에 정권이 교체됐다. ‘30% 정권’이 치러야 할 대가는 혹독하다. 미국·일본도 다르지 않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40% 아래로 내려갔다. 취임 두 달 만에 유례 없는 일이다. 대선 때 지지층도 일부 이탈했다. 위험 신호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별 의미 없다. 신경 안 쓴다”고 했다. 진심은 아니었겠지만 국민들이 듣기에 편치 않은 말이었다. 윤 대통령은 여론의 일시적 변덕 정도로 여겼을지 모른다. 정권 핵심 인사들은 “취임 초에 바닥을 다져놓고 올라가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역대 정부에서 떨어졌던 지지율을 10%p 이상 끌어올린 사례는 흔치 않다.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쓴맛을 본 경우도 적지 않다.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 언제 위기가 닥칠 지 모른다.

 

윤 대통령은 “문 정부는 잘 했느냐”고 반문한다. 인사와 정책을 문 정부와 견준다. 여권 일각에선 문 정부의 비리와 적폐를 때리면 지지율을 올릴 수 있다고 여긴다. 대선 땐 먹혔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윤 대통령의 경쟁 상대는 더 이상 문재인이 아니다. 국민은 윤 정부가 전 정부보다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길 원한다. 소탈한 소통과 통 큰 협치도 기대한다. 그래서 대통령의 정제되지 못한 화법이나 측근·지인 기용 인사에 실망감을 표시한다. 여당이 왜 ‘이준석 늪’에 빠져 싸우는지도 이해하기 힘들다. 민심을 파악하고 대통령 메시지를 관리해야 할 정무 기능은 잘 보이지 않는다. 법치만 있고 정치가 없다고도 한다.

 

지금 세계적 경제 위기에 생활고는 깊어지고 북의 안보 위협도 심각하다. 윤 정부는 이를 헤쳐나갈 청사진과 실력을 보여야 한다. 적극 소통하되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국민이 듣고자 하는 말을 하는 게 좋다. 자꾸 엇나가려는 야당을 끌어안는 리더십도 필요하다. 10%p 까먹는 건 한순간이지만 그만큼 올리려면 온 힘을 다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그럴 의지를 보여왔다. 이젠 제대로 실천해야 한다.

 

-배성규 논설위원, 조선일보(22-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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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옆에 탁현민이라도 있어야 하나

 

새 정부 국정 지향점 모르겠다는 사람 벌써 많아
우왕좌왕 말고 ‘대통령 정체성’부터 뚜렷이 해야

 

윤석열 대통령을 두고 지지층에서 우려 섞인 분석이 속출하고 있다. 잇따른 인사 참사와 김건희 여사 관련 문제가 가장 자주 거론되고 ‘검찰 공화국’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어느 하나만으로는 취임 두 달 만에 펼쳐지는 이례적이고 위험천만한 지지율 하락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오히려 정치를 오래 지켜본 사람들은 윤 대통령이 도대체 뭐를 하려는 건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자주 내놓는다. 국민의힘 반도체산업 경쟁력강화특위위원장을 맡은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10일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은 마치 모든 인생의 목표를 다 이룬 사람처럼 보인다고 일갈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한마디로 목표가 흐릿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건데, 필자도 이게 잘 드러나지 않은 윤 정권의 핵심 문제라고 생각한다.

현재 윤 대통령의 국정 지향점을 국민 누구나 알 수 있는 한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집권 세력에 있나.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공정과 상식 회복은 검찰과 모피아 중심의 일방통행 인사로 일정 부분 까먹었다. 그렇다고 민생에 국정 동력을 다 쏟아붓는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취임사 때 자유를 35차례나 언급한 것은 벌써 기억이 아득하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윤 대통령과 참모들이 PI(President Identity), 대통령 윤석열의 정체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거나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PI는 단순한 지도자 개인의 이미지가 아니라 정치인과 집권 세력을 평가하고 규정하는 종합적인 인식 체계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문민정부’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준비된 대통령’을 표방해 그 틀에서 국정 드라이브를 걸었던 게 바로 PI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공정과 상식 회복이라는 정치적 브랜드가 찢어지고 있는데도 자신의 방향타를 재정립하려는 움직임이 아직 없다. 그렇다고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에 대통령의 PI를 복원시킬 역량이 있는 것도 아니다. 때로는 악역을 자처하고 필요하면 쇼를 해서라도 대통령의 브랜드를 유지·보수하는 정치전략 전문가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집권 세력의 두 축인 윤 대통령의 후배 검찰 출신들과 모피아는 주어진 과업이나 태스크포스형 일처리에 특화되어 있다. 수시로 바뀌는 여론의 흐름을 파악해 이에 맞는 대응을 하는 정치형 인재들은 아니다. 그런데도 어느 정권이든 임기 초에 특히 중요한 대통령의 정무, 홍보 라인 참모들은 요새 존재감을 찾기 어렵다. 오죽하면 대통령 PI 관련 핵심 보직인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을 아직도 발표하지 못하고 있겠나.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이 우려의 대상으로 전락한 이유 중 하나도 대통령 메시지와 전체적인 브랜드를 관리하고 조율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윤 대통령이 5월 11일부터 7월 8일까지 24차례의 도어스테핑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말이 ‘글쎄’(52회)다. 특유의 화법을 감안하더라도, 임기 초 대통령이 해법 제시와는 무관한 표현을 이리 자주 사용하는 걸 참모들은 지켜만 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윤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사람들을 만나면 문재인 정권의 탁현민 같은 이벤트 전문가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말을 한다. 오죽하면 이런 말이 나오겠냐마는, 그만큼 윤 대통령이 혼자 연출 각본에 주연 배우까지 하며 언제까지 좌충우돌할 수는 없다. 집권 세력은 하루빨리 윤석열 정권의 지향점을 다시 세우기 위해 집단 지성을 모아야 한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탈(脫)정치가 아니라 정치 실종으로 치닫게 된다.

-이승헌 부국장, 동아일보(22-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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