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에 막힌 한화-대우조선 합병… 꼬리가 몸통 흔드는 일은 없어야]
[한화 대우조선 인수 추진, 이번에도 정상화 안 되면 파산해야]
[‘밑 빠진 독’ 대우조선 매각… 혈세 낭비 ‘흑역사’ 책임은 밝혀야]
[대우조선 혈세 7조원이면 할 수 있는 것들]
[12조 지원받고도 만성 적자에 도덕적 해이, 대우조선 매각해야]
[4번 점거에도 책임 면제, 그러니 또 점거한 것]
[노동장관의 현장 설득 하루 뒤 총파업 집회로 답한 민노총]
방산에 막힌 한화-대우조선 합병… 꼬리가 몸통 흔드는 일은 없어야
대우조선해양의 사업은 크게 ‘상선’과 ‘해양 및 특수선’으로 나뉜다. 지난해 기준 매출 비중은 상선 부문이 83.9%, 해양 및 특수선 부문은 14.5%다. 해양 및 특수선에는 잠수함과 수상함 등 ‘방산 분야’가 포함돼 있다.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작년 초 HD현대와 대우조선 간 합병을 불허했을 때는 상선을 문제 삼았다. 공개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EU는 한국 조선사가 덩치를 키우는 걸 탐탁지 않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치열하게 가격 경쟁을 하던 HD현대,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3곳 중 둘만 남게 되면 유럽 선사들이 아무래도 더 비싼 값을 치러야 할 거란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는 그들에게 완전히 다른 딜이다. 상선 부문에서 한국의 ‘빅3 체제’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EU 경쟁당국은 당초 예정(이달 18일)보다 한참 앞선 지난달 말 ‘승인 도장’을 찍어줬다. 철저히 계산기를 두드려 본 뒤 다른 누구도 아닌 자국 기업들을 위해 내린 결정이다.
정작 문제는 안방에서 불거졌다. 모든 나라에서 승인된 한화-대우조선 합병을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만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방산 부문 수직결합이 공정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한화나 대우조선으로서는 예상치 못한 복병이다. 대우조선은 이미 독자생존이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해만 1조6136억 원의 적자를 냈다. 2021년의 1조7547억 원 영업손실까지 합하면 2년간 영업활동으로 까먹은 돈만 3조3683억 원이다. 부채 비율은 2021년 말 380%에서 작년 말 1540%로 뛰었다. 정상적인 회사라고는 보기 힘들 만큼 처참한 수치다.
인수합병(M&A)은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중요한 경영활동이다. 한화가 이런 부실기업을 사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사회에 공헌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투자한 만큼의 사업적 시너지가 예상되니 2조 원을 선뜻 내기로 한 것이다. 내수에만 머물던 방산을 글로벌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었을 것이다. 때마침 한국 방산기업들의 해외 수출 계약이 잇따르던 터였다.
일부에서는 공정위가 승인을 내주되 여러 조건을 붙일 거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같은 정부 기관인 KDB산업은행마저도 고개를 젓고 있다. 산업은행은 측은 “산업통상자원부가 한화와 대우조선의 방산업체 매매 승인을 이미 완료했다”면서 “방산시장의 구조적 특성상 공정위가 우려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함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했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폄하할 만한 논리는 아니다.
작년 1분기(1∼3월) 42억 달러어치를 수주했던 대우조선은 올해 같은 기간 8억 달러 수주에 그쳤다. 그나마 훈풍이 불고 있다는 조선업에서 대우조선은 차디찬 겨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회생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거란 지적도 심심찮게 나온다. 꼬리가 몸통을 흔들고 있는 셈이다. 비록 전부는 아니더라도 22년 만에 찾아온 공적자금 회수의 기회다. 공정위가 걱정하는 바가 있다면, 승인 후 불공정 행위를 더 철저히 감시하면 될 일이다.
-김창덕 산업1부 차장, 동아일보(23-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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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대우조선 인수 추진, 이번에도 정상화 안 되면 파산해야

산업은행이 대우조선을 한화그룹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금액은 2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 7월 23일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의 불법 점거로 진수가 중단된 지 5주 만에 30만톤급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이 성공적으로 진수되고 있는 모습. /뉴스1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한화그룹을 대우조선의 인수 우선 협상자로 선정했다. 2001년 산업은행 관리에 들어간 지 21년 만에 다시 새 주인을 맞는 것이다. 한화그룹은 2008년에도 대우조선을 인수하려 했으나 글로벌 금융 위기 탓에 자금 조달에 실패해 위약금을 물고 인수를 중도 포기했었다. 한화그룹은 방위산업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어 대우조선의 잠수함 등 특수선(군용) 사업과의 시너지를 노리고 인수에 재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은 한화의 인수를 계기로 정상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산업은행의 22년 관리 기간 동안, 대우조선엔 국민 세금이 약 12조원 투입됐지만 부채비율이 676%에 달할 만큼 만성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누적 순손실이 7조7000억원에 이르고 작년에도 1조7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말만 기업이지 실제로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이었고 직원들은 준공무원이나 마찬가지였다. 경영이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당연히 대우조선은 노사 모두 도덕적 해이가 만연했다. 정권 낙하산 경영진은 수조원대 부실을 감추려 분식 회계를 일삼았고, 노조는 EU본부에 찾아가 현대중공업과의 합병 불허를 요청하는 등 매각 작업을 방해해 왔다. 국민 세금 받아 편히 살겠다는 것이다. 대우조선이 무책임하게 저가 수주 공세에 나서면서 한국 조선 업체 간 출혈 경쟁이 벌어져 모두가 손해를 봤다. 7월 7000억원대 영업 손실을 야기한 하청 노조의 불법 파업도 저가 수주 후 다단계 하청 구조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최근 조선업 장기 불황이 끝나고 선박 신규 수주가 늘어나는 등 훈풍이 불고 있지만, 대우조선은 과거 저가 수주 탓에 올 상반기에도 5000여 억원 적자를 내는 등 경영 정상화가 요원하다. 새 주인을 맞은 뒤 뼈를 깎는 구조 조정과 경쟁력 제고 노력이 있어야 독자 생존이 가능하다. 대우조선이 국민 세금 먹는 하마가 되는 것은 더는 용납할 수 없다. 하지만 벌써 대우조선 노조는 “전면 투쟁”을 말하며 반발을 시작하고 있다. 만약 이번에도 노조 문제 등으로 대우조선이 정상화되지 못하면 파산하는 수밖에 없다.
-조선일보(22-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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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 빠진 독’ 대우조선 매각… 혈세 낭비 ‘흑역사’ 책임은 밝혀야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전략적 투자유치 절차 개시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이 어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그룹을 선정했다. 한화그룹은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규 자금 2조 원을 투입하고 신주를 받는 방식으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게 된다. 대우조선해양이 2001년 워크아웃에서 졸업한 지 21년 만에 민영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과거 대우조선해양은 수차례 민영화 기회가 있었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2008년 한화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금융위기로 무산됐고 2009년, 2012년, 2014년에도 매각이 추진됐지만 무위에 그쳤다. 2019년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섰지만 올 초 유럽연합 경쟁당국이 시장 과점 우려를 들어 제동을 걸기도 했다.
이번 매각대금 2조 원은 2008년 한화가 제시한 6조3000억 원의 3분의 1 수준이고, 2019년 현대중공업이 투입하려 했던 2조5000억 원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지금까지 대우조선해양에 공적자금과 자본 확충 형태로 들어간 10조 원이 넘는 혈세를 회수하기에 2조 원은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어제 강석훈 산은 회장은 헐값 매각 논란에 대해 “기업가치가 속절없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국민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대우조선해양이 ‘밑 빠진 독’이 되는 걸 막으려면 민영화가 중요하다. 그렇다고 해도 매각대금이 급격히 쪼그라든 이유가 기업가치 하락이라면 대주주인 산은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장기 표류한 것은 산은이 기업 구조조정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999년 대우조선해양을 자회사로 편입한 지 9년이 지나서야 매물로 내놓았고 매각 실패 이후에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정치권의 눈치를 보며 정부, 채권단, 노조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다가 부실을 키우고 산업구조를 재편할 적기를 놓쳤다.
현재 한국 조선업은 과당경쟁, 인력 부족, 원자재 가격 급등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빠져 있다. 뒤늦은 대우조선해양 매각으로 혈세를 온전히 회수하지 못할 상황에 처해 있다. 조선업 체질 개선을 위한 대우조선해양 민영화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에 앞서 혈세 낭비의 책임 소재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동아일보(22-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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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혈세 7조원이면 할 수 있는 것들
[朝鮮칼럼]
누적 적자 7.7조, 부채 비율 500%… 5조원대 분식회계, 51일 점거 파업
공기업 대우조선의 실패는 무능한 경영진과 산은의 합작품
인기 연연하는 정치 논리 배제하고 미래 위한 파격 대안 찾아야
51일간 대우조선해양을 마비시켰던 독(dock) 점거 사태는 대우조선 폭탄 돌리기가 한계에 도달했음을 뜻한다. 지난 10년간 공적 자금을 7조원 넘게 투입하고도 누적 적자 7조7000억원에 부채 비율이 500%가 넘는다. 30조원대 수주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올해도 5000억원대의 적자를 낼 가능성이 크다. 연말이면 누적 적자와 부채 비율이 더 치솟을 것이다.
또 원청에서 하청·재하청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하청 구조나 정규직과 협력 업체 직원 간의 극심한 임금 격차는 부실기업·한계기업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증후들이다. 이번 파업 때 대우조선 정규직의 평균 임금이 월 600만원인 반면 하청 근로자들의 임금은 월 200만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산업계와 노동계 전체에 적잖은 충격을 주기도 했다. 심지어 파업 반대를 외치며 인간 띠 잇기를 했던 대우조선 직원들도 자신들과 같은 공간에서, 더 힘든 일을 하는 협력 업체 직원들이 고작 최저임금 시급을 받는 데 할 말을 잃었다고 한다. 대우조선 측은 “파업 참가자들의 근무 일수가 부족한 탓”이라고 해명하지만, 대우조선 협력 업체의 열악한 처우와 근로 조건은 이미 오랜 이야기다. 대우조선은 이런 비정규직 직원이 1만2000명으로 정규직(8600명)보다 많은 기형적인 인력 구성을 갖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대우조선이 협력 업체 근로자들을 착취해서 연명한다고 주장한다.
대우조선도 잘나가던 때가 있었다. 조선업이 호황이었던 2000년대 중반 대우조선은 지배 구조 우수 기업, 지속 가능 경영 우수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 당시엔 대우조선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오너 전횡으로 폐해가 많았던 한국 재벌 체제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2016년 분식 회계 사건은 대우조선의 민낯을 드러냈다. 5조원대 분식 규모, 정권에 잘 보여 임기 연장을 노리는 CEO(최고경영자)들과 대주주인 산업은행에서 CEO를 견제하라고 보낸 CFO(최고재무책임자)들이 대(代)를 이어가며 결탁한 것, 회계 분식을 통해 실적을 부풀린 다음 임직원들이 5000억원의 성과급을 받은 것 등 주인 없는 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더 가관인 것은 이 분식 사건이 한국 조선업의 고질(痼疾)인 저가 수주의 한 원인이 됐다는 점이다. 당시 대우조선 분식 가담자들은 선박이나 해양 플랜트 건조에 들어가는 원가를 줄이는 방식으로 매출 이익을 부풀렸는데, 이를 모르는 수주 부서에서는 분식한 원가가 실제 수치인 줄 알고 저가 수주에 나서 부실을 눈덩이처럼 키웠다는 분석도 있다. 이로 인해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도 울며 겨자 먹기로 저가 수주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한 조선업계 고위 임원은 “대우조선의 저가 수주로 현대·삼성도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었다”며 “과거 정부가 공기업 대우조선에 7조원의 혈세를 쏟아부어 멀쩡한 현대·삼성까지 적자의 수렁으로 끌어들인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문가들은 신속한 민영화가 대우조선 문제의 해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려면 회사와 노조,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이 골칫덩이 매물(賣物)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아무리 돈 많은 부자라도 부채 비율이 500%가 넘고, 단 한 사람의 점거 시위로 51일간 전체가 마비되는 회사를 선뜻 사려고 나서지 못할 것이다. 게다가 조선 산업이 소득 3만달러 시대에 반도체나 바이오처럼 손실을 각오하고도 돈을 퍼부을 만한 미래 산업인가? 한국 조선이 현재 수주를 싹쓸이하는 LNG 선박도 유일한 경쟁력인 ‘친환경 기술’ 하나로 항공모함을 건조하는 중국을 과연 몇 년이나 앞설 수 있겠나 하는 회의가 든다. 정치인들과 지자체도 ‘10만명의 고용이 걸렸다’ ‘거제 섬의 생존이 달렸다’는 식의 협박성 떼쓰기는 그만두기 바란다.
과거 정부들이 대우조선에 쏟아부은 7조원이면 지금도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1조원이면 연간 3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첨단 자동차 공장을 건립할 수 있고, 7조원이면 현대차 울산 공장만 한 초대형 공장을 건립해 3만명 이상을 고용할 수 있다. 또 거제도 전체를 관광특구가 포함된 신산업 기지로 탈바꿈할 수도 있다. 윤석열 정부만큼은 욕먹을 각오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결정을 해야 한다. 5년 내내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뒤늦게 파업 현장에 찾아가 노동자 코스프레 하는 일은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조형래 산업부장, 조선일보(22-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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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조 지원받고도 만성 적자에 도덕적 해이, 대우조선 매각해야

하청노조의 파업이 끝나고 25일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진수 작업이 재개됐지만 누적 적자가 7조8000억원에 이르는 대우조선의 경영 정상화는 여전히 요원하다. /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의 불법 파업이 51일 만에 종료돼 조업이 정상화됐지만 근본적인 해결책과는 거리가 멀다. 22년간 산업은행의 관리를 받는 동안 대우조선엔 사실상 국민 세금이 약 12조원 투입됐지만 부채 비율이 546%에 달할 만큼 만성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누적 순손실이 7조7000억원에 이르고 작년에도 1조7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조선 업체가 국민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준공무원 조직으로 변질된 것이다. 조선업 불황이 끝나 일감이 많아졌다지만 흑자 전환과 독자 생존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대우조선은 22년간 국민 세금에 기대 존속하면서 노사 공히 도덕적 해이가 만연한 부실 기업이 됐다. 정권에 코드를 맞춘 낙하산 경영진들은 수조 원대 부실을 감추려 분식 회계를 일삼았고, 노조는 벨기에 브뤼셀 EU본부에 찾아가 현대중공업과의 합병을 불허할 것을 요청하는 등 매각 작업을 방해해 왔다. 민주노총이 장악한 노조의 강경 투쟁이 언제 다시 재발할지 모른다.
수 년간 대우조선 매각 작업을 지휘하다 물러난 전 산업은행 회장은 “산은 자금으로 연명하는 대우조선이 국제 수주전에서 출혈 경쟁을 벌이는 것에 대해 다른 조선사들 원성이 자자하다”고 말했다. 독자 생존 능력을 잃은 부실 기업을 세금으로 연명시키는 것은 자유 시장 원리에 배치되는 일이다. 이번 하청노조 파업도 저가 수주 후 다단계 하청 구조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전문가들은 세금으로 연명하는 대우조선이 적자 수주를 주도하고, 이것이 국내 조선업 전체의 출혈 경쟁을 낳아 산업계 전반의 부실을 유발하고 있다면서 조선업 전반의 구조 개혁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해법은 하루 빨리 새 주인을 찾아 썩은 부위를 도려내고 새 살을 돋게 하는 대수술을 하는 것뿐이다. 저가 수주를 유발하는 공급 과잉·중복 투자 문제를 풀게 조선업 전반의 산업 개편 청사진도 함께 그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대우조선의 잠수함 등 방산 부문과 LNG 운반선 등 민수(民需) 부문을 분리 매각하는 방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외국 정부의 독과점 시비를 피하기 위해 LNG 운반선 부문은 비(非)조선 국내 기업에 우선 매각하되, 여의치 않으면 미국, 유럽 등 우호국 기업에 매각하는 대안이 가능하다. 매각에 앞서 일본 정부가 만성 부실 기업 일본항공(JAL)에 외부 전문 경영인,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회장을 투입해 적자 노선 정리, 인력 감축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처럼 외부 전문 경영인을 투입해 조직 군살을 빼는 작업부터 진행할 필요가 있다.
-조선일보(22-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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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점거에도 책임 면제, 그러니 또 점거한 것
민노총 금속노조 소속 대우조선 하청노조의 불법 점거 파업이 8000여억원의 매출 피해를 남긴 채 51일 만에 노사 협상 타결로 종료됐다. 극렬 투쟁에도 노조는 임금 30% 인상 등 당초 요구를 관철하지 못하고 사측의 4~7% 인상안을 그대로 수용했다. 다른 대부분 근로자들은 파업 없이도 이 인상안에 동의했었다. 대체 무엇을 위한 파업이었나.
파업 참가 노조원 120여 명 가운데 6명은 옥포조선소 1독(선박 만드는 작업장)을 불법 점거해 난간에서 고공 농성을 벌이고 위험 인화 물질인 시너를 반입했다. 1명은 철제 구조물에 들어가 자기 몸을 가둔 채 농성을 벌였다. 자기 목숨을 무기로 한 자해 공갈과 다름없다. 이로 인해 선박 건조 라인이 마비되고 선박 인도 마감일을 못 맞춰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대우조선 임직원과 거제 시민들이 파업 중단을 아무리 호소해도 불법 농성을 계속했다. 같은 민노총 금속노조 소속인 대우조선 노조마저 ‘일하게 해달라’고 간청했지만 민노총은 파업 지원 집회까지 열면서 불법을 조장했다.
하청노조가 당초의 ‘임금 30% 인상’을 포기하면서 막판 협상에 매달린 것은 손해배상 소송을 면제해 달라는 요구였다. 파업 중단 요구를 외면한 채 불법을 저질러 수천억원의 손실을 끼쳐 놓고도 아무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문제로 협상하느라 또 며칠이 흘러갔고 손실액이 불어났다. 결국 타결된 합의안에 이 부분은 언급되지 않았다.
이번 불법 파업 이전에도 대우조선 하청노조는 작년 4월부터 올 5월까지 4차례나 독을 점거하고 임금 인상, 고용 승계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장의 핵심 시설을 장악하고 이를 볼모로 극렬 투쟁을 벌여도 그간 별다른 책임을 묻지 않으니 이런 일을 또 벌인 것이다.
대우조선이 입은 8000억원의 매출 피해는 빙산의 일각이다. 왜 했는지도 모를 명분 없는 불법 파업 때문에 그동안 우리 사회가 입은 피해는 막대하다. 민노총 계열의 강성 노조가 툭하면 불법 파업에 나서고 견디다 못한 사측이 책임을 면제해주고 타협하는 악순환이 노동 현장에서 반복되고 있다.
이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극렬 파업을 벌인 불법 행위자 전원에 대해 끝까지 민형사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윤석열 정부는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이번 대우조선 불법 파업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정부의 노동개혁 의지를 보여주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불법에 책임을 지우지 않으면 불법은 영원히 계속된다.
-조선일보(22-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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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장관의 현장 설득 하루 뒤 총파업 집회로 답한 민노총

20일 오후 경남 거제시 옥포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하청 노조 파업을 지지하는 금속노조와 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원청 노조(오른쪽)가 서문(西門)을 마주하며 집회를 벌이고 있다. 2022.7.20 /사진공동취재단
민노총 산하 금속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갔다.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의 선박 건조장을 점거해 생산을 마비시킨 하청지회의 파업을 지지한다는 것이다. 대우조선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도 수천명이 집결해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서울 집회는 윤석열 대통령이 “법치주의는 지켜져야 한다”며 공권력 투입을 시사한 데 대한 항의 집회라고 한다. 민노총은 다음 주 대우조선 대주주인 산업은행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도 예고한 상태다. 대우조선 하청 노조 120명의 불법 점거를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번 파업은 대우조선 하청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에서 시작됐다. 당연히 하청업체의 노사끼리 풀어야 할 문제다. 하지만 노조는 원청업체인 대우조선 생산 현장을 마비시켜 대우조선과 다른 협력업체 종사자와 가족 10만여 명의 생계를 위협하는 극단적 방식으로 투쟁하고 있다. 일부는 건조 중인 배 안으로 들어가 15m 난간에서 고공 농성 중이고 1명은 인화성 위험 물질인 시너 통을 안고 철제 구조물에 들어가 농성 중이다. 제 목숨을 무기로 삼는 1980년대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공권력 투입 가능성이 커지자 농성 현장에 위험 물질을 추가 반입했다고도 한다. 민노총 아니면 할 수 없는 무법 행위다. 이는 120명의 임금 인상 목적이라고 볼 수 없다. 갈등을 악화시키고 불행한 사태를 유발해 새 정부의 노동 정책과 법치주의를 무너뜨리는 기폭제로 이용하겠다는 의도가 있을 것이다.
민노총의 의도가 드러나면서 피해를 보는 다른 근로자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민노총이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자 대우조선 종사자 수천명이 사내에서 “우리 일터를 지키자”는 손팻말을 들고 파업 중단 촉구 대회를 열었다. 민노총 금속노조에 소속된 대우조선 근로자들은 이에 항의해 금속노조를 탈퇴하고 기업별 노조로 전환하는 방안을 투표로 결정하기로 했다. 한 직원은 농성 현장인 선박 건조장에 올라가 맞불 시위를 시작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민노총의 주요 세력이다. 민노총의 횡포가 얼마나 심각하면 상급 노조를 향해 이렇게 항의하겠나. 이들과 함께 생계를 위협받는 거제 시민 수천 명도 얼마 전 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인간띠 잇기’ 행사에 참여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그제 농성자들을 만나 “농성을 풀면 최선을 다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민노총은 다음 날 총파업 결의대회로 답했다. 대화를 통한 합의가 최선의 해결책이지만 민노총이 원하는 것은 합의가 아니라 파국이다.
-조선일보(22-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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