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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정치’를 이런 식으로 매듭짓고 기억되기 바라나] ....

뚝섬 2022. 8. 6. 06:54

[‘이준석 정치’를 이런 식으로 매듭짓고 기억되기 바라나]

[정권 출발 두 달 만에 여당 비상대책위, 원인 아는가]

[대선 승리 넉 달 만에 정권 위기 자초, 국정은 어찌되나]

[‘내부 총질’을 위한 변명]

[尹 ‘신뢰의 위기’… 이젠 정말 변해야 한다]

[‘문제는 경제’, 기로에 선 민심]

 

 

 

이준석 정치’를 이런 식으로 매듭짓고 기억되기 바라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대한 윤리위원회에 출석하며 입장을 말하고 있다. 2022.7.7/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상임전국위원회가 5일 당을 ‘비상 상황’으로 규정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추인했다. 비대위가 들어서면 이준석 대표의 복귀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이 대표는 이날도 윤석열 대통령과 이른바 ‘윤핵관’을 비난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인식이 “한심하다”고 했다. 지금 국민의힘 상황에 대해선 “바보들의 합창”이라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여태 이 대표 입장에서 중재해보려고 노력했으나 이제 그만두기로 했다”며 “그렇게 말했건만 참지 못하고 사사건건 극언으로 대응한 건 크나큰 잘못”이라고 했다. 이 대표 측근으로 꼽혀온 정미경 최고위원도 “이 대표는 이쯤에서 당대표로서 손을 놓을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했다.

 

요즘 이 대표 언행을 보면 ‘내부 총질’이란 지적이 옳다는 걸 입증하려는 사람처럼 보인다. 얼마 전엔 친윤계를 향해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고 했다. 지난 대선 때도 그는 윤 대통령과 크고 작은 알력을 빚으며 두 차례 당무를 거부했다. 선거운동 중에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야권 통합 과정에서 안철수 후보에게 모욕에 가까운 언사를 해 일이 틀어진 적도 있다. 국정을 뒷받침하기보다 발목 잡는 일이 더 많았다는 친윤계 항변도 일리가 있다.

 

이 대표는 지금 윤 대통령과 측근들이 자신을 억지로 몰아내려 한다며 분개하는 듯하다. 이 대표 처지에서 사법적 판단도 내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당내 징계부터 내리는 처사가 부당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성 상납 의혹을 무마하려던 일이 당원권 정지의 원인이 됐다는 점, 그 의혹이 명쾌하게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본인 책임도 만만치 않다. 이 대표는 당내 문제를 내부 대화로 조정하고 풀기보다 장외에서 비난하고 조롱하는 식으로 대처해왔다.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 것은 대통령 자신의 책임이 크지만 이 대표의 이런 행태도 영향을 미쳤다.

 

이 대표가 작년 6월 처음 당대표가 됐을 때 낡은 정치가 근본적으로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 사람이 많았다. 한때 ‘이준석 현상’이라고 부를 만한 바람이 불었고 이것이 서울 부산시장 선거 승리와 정권 교체에 도움이 된 것이 사실이다. 이 대표에게 기대를 갖고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가 극단적 내분을 상징하는 인물로 변해간 현실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 이 대표도 ‘이준석 정치’가 이런 식으로 매듭지어지고 기억되기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조선일보(22-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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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출발 두 달 만에 여당 비상대책위, 원인 아는가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를 나서고 있다.2022.7.29/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이 “비상대책위 체제 전환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23일 만에 대표 대행에서 사퇴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권 대행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이준석 대표를 지칭한 듯한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 문구가 노출돼 논란이 확산된 것이 결정적 요인이 됐다. 비대위는 주로 선거에 진 쪽이 쇄신 목적으로 만드는 기구다. 대선, 지방선거를 잇따라 승리하고도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좌충우돌하며 내분을 벌이던 여당이 집권 두 달여 만에 선거 패배 정당처럼 ‘비대위 코스’를 밟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비대위 체제 전환 여부와 요건 등을 놓고도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친윤계는 최고위원 일부가 사퇴하면 된다고 하지만 일각에선 전원 사퇴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권한은 정지됐지만 이 대표가 있는 상황에서 비대위로 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배현진 최고위원에 이어 조수진 최고위원도 이른바 ‘윤핵관’의 2선 후퇴를 요구하며 사퇴했다. 윤영석 최고위원도 물러났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권 대행이 원내대표에서도 물러날 것을 주장했다. 친윤계 내부에서도 서로에 대한 비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친윤계를 향해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 비난했던 이 대표는 “개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팔기 시작하려는 것 같다”며 원색적 표현을 써가며 공격 수위를 높였다. “당권 탐욕에 제정신을 못 차리는 골룸”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 측 인사들은 “친윤계가 이 대표의 복귀를 막으려 비대위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당 전체가 국정과 민생은 완전히 뒤로 제쳐둔 채,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벌이는 듯 서로 험악한 말을 주고받으며 물어뜯고 있다. 당 전체가 총체적 혼돈에 빠졌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복합 위기가 닥쳐오고 자영업자 3명 중 1명이 폐업을 생각 중이라고 할 만큼 경제 침체가 본격화됐는데 대통령을 포함한 집권 세력은 자신들만의 감정과 권력 다툼으로 허송세월하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석 달도 안 돼 28%까지 떨어졌고 정권 위기설이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집권 여당이 정권 출범 후 불과 두 달 만에 비대위 체제로 내몰리는 이유가 무엇인지부터 파악하고 신속하게 수습하지 않는다면 만회 불가능한 사태를 맞을 수 있다. 경제와 민생은 갈수록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될 것이다.

 

-조선일보(22-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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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승리 넉 달 만에 정권 위기 자초, 국정은 어찌되나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22.7.29/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배현진 최고위원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80여 일이 되도록 국민들 기대감을 충족해드리지 못한 것 같다”며 사퇴를 선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에게 보낸 문자 속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는 문구가 노출되면서 논란이 확산되자 현 체제로는 더 이상 당을 끌고 갈 수 없으니 새로운 지도 체제로 대체하자는 문제 제기다. 당대표를 억지로 끌어내리려다 동티가 난 것이다.

 

국민의힘 일부 초선 의원은 “최선의 방법은 권 대행 체제의 종료와 신속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이라고 했다. 권 대행은 “최고위원 일부 사퇴로 비대위가 구성된 전례는 없다”고 했다가 “요건이 맞으면 비대위로 갈 수도 있다”고 했다. 친윤계 의원들 사이에서도 최고위원 몇 명이 사퇴해야 하는 것이냐 등을 놓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당권에 관심 있는 의원들은 연일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권 직무대행의 재신임이 되지 않는다면 조기 전당대회로 가야 한다”고 했고, 김기현 의원은 “비대위를 한다고 조기 전당대회가 안 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국정을 책임지고 이끌어 가야 할 집권 여당 의원들이 매일 납득하기 어려운 사건·사고로 평지풍파를 일으키더니 이제는 당 지도 체제를 놓고 각자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사분오열한 것이다.

 

당원권 6개월 정지 조치를 받은 이준석 대표와 친윤계 의원들 간의 설전도 거듭되고 있다. 이철규 의원은 “이 대표의 언행을 보면 국정 뒷받침보다는 늘 조롱하고 발목 잡는 일이 대다수였다”고 했다. 친윤계를 겨냥해 페이스북에 ‘양두구육’이라고 했던 이 대표도 비난을 이어갔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8%까지 떨어졌다. 대선 승리 넉 달, 취임 석 달이 채 안 됐는데 지지율 30%대가 무너졌다. 희한한 일이다. 국정 실패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겸허하지 않은 태도로 왜 싸우는지도 모를 싸움을 계속하면서 자멸하는 것이다. 대통령을 포함해 집권당이라는 사람들이 속 좁은 감정과 정치 이득에 집착하다 대선 승리 넉 달 만에 정권 위기라는 희대의 기록을 세우고 있다.

 

경제·민생·안보가 총체적 위기인데 여소야대 국회에서 대통령 지지율까지 떨어지면 국정 동력을 얻을 수 없다. 고금리, 고물가 속에서 국정 책임 세력이 제 몸 하나 추스르지 못하니 국민은 어디에 기대야 하나.

 

-조선일보(22-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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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을 위한 변명

 

지금 미국에서는 지난해 1월 6일 있었던 국회의사당 난입 사건을 놓고 ‘적폐 청산’이 한창이다. 핵심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지지자 폭동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에 앉아 187분 동안 수수방관했다는 것. 진상 규명의 최전선에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인 리즈 체니 연방 하원 의원, 트럼프 탄핵에 찬성했다 살해 협박을 받은 애덤 킨징어 의원이 있다. 두 사람 모두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공화당 소속이라는 점 때문에 의회 청문회가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고 있다. 이 문자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권 원내대표에게 문자를 보냈다. (공동취재사진) 2022.07.26. /국회사진기자단

 

정치권에서는 모두가 “네”라고 할 때 “아니오”라고 말하는 사람이 뉴스가 된다. 혜성처럼 등장해 ‘별의 순간’을 거머쥐는 스타도 거기서 나온다. 문재인 정부 압력에 굴하지 않고 조국 전 법무장관 일가를 수사해 ‘공정과 상식’이 트레이드 마크가 됐던 윤석열 대통령이 실증 모델이다. 가장 최근에는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여당이 제안한 반도체특위 위원장직을 수락하며 신선한 충격을 줬다. 또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의 경찰국 신설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27일에는 민주당 주철현 의원이 “통제 안 받는 경찰공화국을 꿈꾸냐”며 처음으로 찬성의 목소리를 내 화제가 됐다.

 

정치인이 개인의 양심을 지키는 대신 소속 정당과 지지자들의 바람을 거스른 대가는 혹독하다. 공화당 텃밭인 와이오밍주가 지역구인 체니 의원은 올해 8월 예비선거에서 생환(生還)이 불투명하고, 킨징어 의원은 재선을 포기한 상태다. 양향자 의원은 민주당에서 제명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문자 폭탄’에 시달린다고 한다. 주철현 의원 페이스북에는 “검찰 출신이면 윤석열에게 빌붙어라” “창피하니 국힘으로 가라”는 악플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신파들이 끊이지 않는 건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는 다원주의가 ‘초록이 동색’인 집단 사고보다는 나을 거란 믿음 때문이다. 이런 철학은 27일 공식 출범한 국민통합위원회 면면에도 녹아있다. 민간 위원 중에는 윤 정부에 비판적인 좌파 성향 경제학자도 있고, 민변 출신으로 민주당 이재명 의원을 노동·인권 모임에 끌어들여 ‘의식화’했다는 전직 의원도 포함됐다. 김한길 위원장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다른 목소리가 하나로 모이는 과정이 통합”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표현한 텔레그램 메시지가 26일 카메라에 포착됐다. 대통령실이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결국 모두가 “네” 할 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윤 대통령이 행동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게 됐다. 국정 운영에서 여야·좌우·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비판적 목소리를 존중하며 ‘내부 총질’이란 표현이 빈말이었음을 증명해 보이는 것이다.

 

-김은중 기자, 조선일보(22-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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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신뢰의 위기’… 이젠 정말 변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가 30% 선 아래로 추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어제 나왔다.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28%,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62%로 각각 집계됐다. 국정 지지율 40% 선이 무너진 지 한 달도 안 돼 30% 선마저 무너진 것이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불과 80일 만에 국정 지지도가 20%대로 추락한 것은 심각한 민심의 경고음이 아닐 수 없다. 이미 각종 인사의 ‘지인 챙기기’ 논란과 김건희 여사 관련 잡음, 윤핵관 등 여권 내 권력 갈등으로 중도층이 대거 이탈한 가운데, 그래도 기대를 갖고 관망하던 지지층마저 끝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민심이 실망을 넘어 국정 운영이 개선될 것이라는 믿음을 잃어가는 상황인 것이다.

새로이 민심의 이반을 가속화한 원인은 최근 벌어진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논란, 윤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이 주고받은 ‘내부 총질’ 문자 노출 사태일 것이다. 일선 경찰의 거센 반발을 낳은 경찰국 신설은 새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독선적 국정 운영에 대한 거센 비판 여론을 불렀다. 이번 갤럽 조사에서도 경찰국 신설에 대해 정부의 과도한 조치라고 반대하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윤 대통령의 여당 내 권력투쟁 개입 논란을 부른 ‘내부 총질’ 문자 사태는 그간의 당무 불개입 입장과는 다른 속내를 들킨 것이어서 대통령의 말에 대한 신뢰 문제까지 낳았다. 이에 윤 대통령은 이례적인 침묵으로 대응하고 있다. 일단 침묵함으로써 곤혹스러움을 피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논란이 쉽게 수그러들지는 않을 것이다.

대통령 지지도의 추락은 중대한 리더십의 위기를 부르면서 국정 운영의 동력을 떨어뜨린다. 당장 연금개혁이든 노동개혁이든 세대 간 계층 간 갈등을 극복해야 하는 민감한 과제의 추진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나아가 대통령의 리더십 위기는 국정의 또 다른 축인 여당의 분열을 부추길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오늘부터 여름 휴가에 들어간다. 오랜만에 갖는 휴식의 기회겠지만 치열한 반성과 고심의 시간이 될 수밖에 없다. 대선에 나선 후보로선 거침없는 직진의 전사였겠지만 이제 대통령으로선 사려 깊은 경세가가 돼야 한다. 열성 지지층마저 실망감을 표출하는 지금, 윤 대통령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 내 편이 아닌 국민 전체를 대표하는 지도자로서 생각도 자세도 달라지는 심기일전의 기회를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동아일보(22-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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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경제’, 기로에 선 민심

 

[오늘과 내일]

경제 위기는 상수, 변수는 위기 극복 과정
더 절박한 태도로 위기관리 능력 보여줘야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

30년 전 미국 대통령 선거 때 등장했던 슬로건이 최근 정치권에서 자주 거론된다. 1992년 미국 대선, 걸프전 승리에 안주했던 조지 부시 대통령은 경제위기론을 앞세운 빌 클린턴 후보에게 패배하며 재선에 실패했다. 3월 대선 승리와 6월 지방선거 완승을 이끌어낸 윤석열 대통령도 경제 위기 속에선 민심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 뒤따른다.

틀린 얘기가 아니다. 사방에서 먹고살기 힘들다는 아우성이 넘쳐난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를 기록했다. 전기요금 억제, 유류세 할인 등 그동안 억눌러온 물가 정책을 고려할 때 앞으로 더 오를 일만 남았다. 여기에 경기 침체 우려에도 금융위기 때처럼 돈을 풀어 대처하기도 어렵다.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오히려 금리를 계속 올려야 할 판이다. 우리 경제가 미증유의 복합 위기에 직면했다는 분석에 민심은 요동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경제 위기 수습책을 제시하면서 비상경제정부 체제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연일 민생 현장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경제 위기 극복의 책임을 진 대통령으로서 당연한 대응이다. 하지만 대통령과 여당의 메시지를 들으면서 왠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겉으로 드러나는 공개적인 다짐과 그들의 행태가 딴판이기 때문이다.

이번 경제 위기는 세계적인 현상이라는 점에서 대책을 세우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제 경제 위기는 상수(常數)다. 변수는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이고, 그 과정을 이끄는 대통령과 여권의 리더십, 즉 정치다. 그런데 여권은 넋이 나간 듯하다. 인사 파문에 이어 이준석 당 대표 ‘궐위’, 대통령과 원내대표 간 문자메시지 논란까지 국민은 여권의 어이없는 행태에 불안을 느끼고 있다. 그 사이 국정동력을 뒷받침하는 대통령 지지율도 악화 일로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80일 만에 대통령 직무수행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졌다(한국갤럽).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역대 대통령 중에서 윤 대통령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지지율이 하락한 사례는 없었다.

 

위기 상황일수록 지도자는 국민에게 자신을 믿고 따르면 무난히 위기를 넘길 수 있다는 신뢰를 심어줘야 한다. 지금의 혼란은 일시적인 상황이고, 위기는 함께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과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중요한 것은 결국 윤석열 정부를 바라보는 민심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과 여당은 이 점에서 실패하고 있다. 국민이 화가 난 것은 위기 속에서도 ‘자기 정치’에만 몰두하는 대통령과 여당의 무책임한 태도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인수위 시절부터 지금까지 크고 작은 위기를 겪었다. 매끄럽지 않은 해명으로 잡음이 이어지곤 했다. 대통령 직선제가 실시된 이후 처음으로 국민과의 허니문 기간을 갖지 않은 정권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제 두 달 남짓 지났을 뿐이다. 지금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사적 채용 논란, 메시지 관리 미흡, 여당 내분 등 정치의 위기는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따라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질 수도 있다. 마침 여당은 새 리더십 구축에 나섰다. 대통령도 필요하다면 도어스테핑이 아닌 정식 기자회견을 열어야 한다. 윤 대통령과 여당은 더 절박한 자세로 국민 앞에 서야 한다.

-길진균 정치부장, 동아일보(22-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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