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정(內政) 간섭 말자는 中, 한국 내정인 ‘사드 3不’은 강요]
[사드·칩4 노골적 압력 가하며 “내정간섭 말자”는 中의 이중성]
[북한의 특이하고 위험한 핵 독트린]
내정(內政) 간섭 말자는 中, 한국 내정인 ‘사드 3不’은 강요

박진 외교부 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중국 외교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왕이 부장은 박진 장관에게 ‘내정 불간섭’ ‘상호 중대 관심 사항 배려’ ‘공급망 안정’ 등을 요구했다. 미국 주도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칩4′와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참여하지 말고 ‘사드 3불(不)’을 지키며 대만·남중국해 문제에 관여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한국의 경제·안보 주권을 무시하는 요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은 최근 “새로운 관리는 과거 부채를 외면할 수 없다”며 사드 3불을 노골적으로 압박했다. 이번 회담에서도 같은 요구를 했다고 한다. 3불은 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 방어 체계(MD) 참여, 한미일 동맹 불가 등을 한국이 약속했다는 것이다. 모두 한 나라의 주권에 관한 사항이다. 국가 간 공식 합의나 약속도 아니었다. 문재인 정부의 입장 표명이었을 뿐이다. 구속력이 없다. 중국이 북한을 압박해 핵·미사일 위협을 없애면 사드는 필요도 없다.
중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쏜 북한에 대한 유엔 추가 제재안에 반대했다. 북 규탄 성명도 무산시켰다. 북한이 한국을 위협하는 데엔 동조하면서 이 위협을 피해 자신을 지키려는 한국의 조치는 방해한다. 자국 내정엔 간섭하지 말라면서 남의 나라 안보 주권은 침해해도 되나. 중국은 걸핏하면 우리 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하고 서해 중간수역 너머로 군함을 보내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한반도가 중국의 일부였다는 말까지 했다.
‘칩4′와 IPEF 참여도 경제적 국익 차원에서 우리가 결정할 문제다. 정부는 “특정 국가를 배제하기 위한 게 아니다”라고 수차례 설명도 했다.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 또한 국제법과 평화 원칙에 따라 원론적 입장을 밝힌 것이다. 정부는 중국과 협력은 확대해 나가되 부당한 압력에는 단호하고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 중국 공산당은 상대가 약세를 보이면 굴종시키려 든다.
-조선일보(22-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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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칩4 노골적 압력 가하며 “내정간섭 말자”는 中의 이중성
박진 외교부 장관이 어제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갖고 한반도 문제와 양자 경제협력 문제 등을 논의했다. 왕 부장은 한중 양국이 독립, 자주와 선린우호를 견지하고 원활한 공급망과 산업망을 수호하며, 서로의 내정에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는 등 5가지 원칙을 내놨다. 박 장관은 양국이 “상호 존중에 기반한 협력적 관계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국익과 원칙에 따라 협력하겠다고 했다.
이번 회담의 핵심은 한중 양국이 사드 관련 ‘3불(不)’ 입장을 비롯한 갈등 현안들을 어떻게 풀어내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왕 부장은 공개 모두발언에서부터 중국 입장을 담은 5가지 원칙을 꺼내놓으며 협의 여지를 사실상 차단해 버렸다. ‘독립과 자주’를 거론하며 사드 문제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고, 한국이 미국 주도의 ‘칩4’ 협의체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혔다. 서로 내정간섭을 하지 말자면서 막상 한국의 독자적인 안보, 경제정책 결정에는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이중적인 태도를 드러낸 것이다.
회담이 이뤄진 날 중국군이 칭다오에서 불과 150여 km 떨어진 롄윈강 앞바다에서 실탄 사격훈련을 벌인 것도 한국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됐다. 중국은 언론 등을 통해 내놓는 경고 수위도 점차 높이고 있다. 중국 관영 환추시보는 어제 사설에서 “한국은 친구가 건네준 칼을 절대 받아서는 안 된다”며 한국의 사드 배치를 거칠게 비판했다.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자 북핵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쥔 중국과의 협력 확대는 필요하다. 한국은 특히 수교 30주년을 맞아 중국의 한한령을 풀고 사회, 문화 교류를 정상화하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시점에 중국이 한국을 훈계하며 자국 입장만 고압적으로 강요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유감스럽다. 정부는 중국이 우리 국익과 안보 관련 결정에 간섭하려는 시도에는 단호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 확고한 원칙과 기준으로 중국을 대해야 외교의 중심이 흔들리지 않는다.
-동아일보(22-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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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조스 등 억만장자들, 그린란드 희토류 채굴에 거액 투자. 中이 장악한 희토류 시장에 진짜 ‘게임 체인저’ 등장.
-팔면봉, 조선일보(22-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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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특이하고 위험한 핵 독트린
[세계의 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7일 정전기념일 69주년 기념행사에서 노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뉴스1 노동신문
독트린은 일반적으로 종교적 교의나 정치적인 주의(主義), 신조 같은 기본 원칙을 일컫는 말이지만 핵무기 사용 원칙에 관해서도 사용된다. 핵보유국은 각국이 안고 있는 사정에 따라 독자적인 핵 독트린을 갖고 있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간주해도 될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핵실험을 6차례 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반복하는 나라가 독자적인 핵 독트린을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 밑에서 ‘인공위성’이라고 부른 ICBM이 발사됐고 제3차 핵실험이 실시된 2013년경부터 북한에서도 일반적인 논의는 전개돼 왔다. 당초 핵무기 사용은 미국 주요 도시에 대한 보복 타격에 한정됐지만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시작되자 선제타격이 허용됐다. 다만 2016년 5월 노동당 7차 대회 이후에도 핵무기 사용을 둘러싼 논란의 대상은 대(對)미국 전쟁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획기적이었던 것은 2021년 1월 노동당 8차 대회다. 그 전해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낙선을 확인한 김정은은 핵 선제 및 보복 타격 능력을 고도화하겠다고 선언하며 국방발전 5개년 계획의 우선 과제를 열거했다. 거기에는 대미 전쟁에 사용될 전략 핵무기뿐 아니라 대남 전쟁용 전술 핵무기와 극초음속 활공미사일 개발이 포함돼 있었다.
새로운 핵 독트린 탄생의 첫 징후는 지난해 10월 11일 국방발전전시회 개회식에서 있었던 김정은의 연설이었다. “우리는 누구와의 전쟁을 론(논)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 그 자체를 방지하고 국권 수호를 위해 말 그대로 전쟁 억지력을 키우는 것이고 우리가 말하는 전쟁 억지력과 남조선이 말하는 대북 억지력은 어휘와 뜻과 본질이 다른 개념입니다.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이나 미국, 특정한 그 어느 국가나 세력이 아닙니다.”
당시에는 이 연설의 진의를 읽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그러나 김정은의 불가해한 연설은 북한이 독자적인 핵 독트린을 모색하는 모습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올 4월 4일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의 담화가 그 의미를 해설해 줬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지 40일이 되는 타이밍에 김여정은 “남조선이 우리들과 군사적 대결을 선택하는 상황이 도래한다면… 전쟁 초기에 주도권을 장악하고… 장기전을 막고 자기의 군사력을 보존하기 위해서 핵전투무력이 동원되게 된다. 무서운 공격이 가해질 것이며 남조선군은 괴멸, 전멸에 가까운 비참한 운명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결코 위협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남 전쟁에서 핵무기 선제 사용을 천명한 것이다.
주지하는 대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2월 24일 개전 연설에서 러시아가 “여전히 가장 강력한 핵보유국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또 며칠 뒤 러시아 국방장관은 핵전력부대가 전투태세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푸틴 정부는 우크라이나에서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개입, 즉 전쟁의 에스컬레이션(escalation)을 억지하려 했다. 북한 지도부가 그걸 놓칠 리 없었다.
그러나 북한 지도부가 러시아의 핵 독트린을 부분적으로 모방하고 개작(改作)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사실 우크라이나와 달리 한반도에는 한미 동맹과 주한미군이 존재한다. 대남 전쟁과 대미 전쟁을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재래식 전력에서 열세인 북한군으로서는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한 주한미군에 대항할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은 전면 핵전쟁을 의미하는 것이다. 요컨대 북한이 언급한 것은 극단적인 형태의 에스컬레이션 억지 독트린이다. 김정은은 전쟁 자체를 막지 못하면 대미 전쟁이든 대남 전쟁이든 곧바로 핵전쟁으로 번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4월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열병식 연설에서도, 7월 27일 전승절 연설에서도 그런 위험한 주장을 폈다.
이는 명백히 위협이다. 하지만 그것이 위협임을 증명하려면 위협은 위협이 아닐 수 있다. 또 그런 핵 독트린이야말로 북한으로 하여금 핵탄두 소형화와 경량화를 위한 핵실험을 서두르게 하고 있다. 그것은 ICBM의 다탄두화, 전술핵무기 개발을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고 한미 측이 연합 군사훈련을 펼친다면 2016, 2017년 한반도 긴장 사태가 재연될 것이다. 이것이 2023년 ‘2, 3월 위기설’이다. 안정적인 상호 억지가 이뤄질 때까지 한반도에 평화는 오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공포와 희망의 두 가지 요소를 지니고 있다.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명예교수, 동아일보(22-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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