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적 압박, 힘 합쳐 막아내기]
[사드 ‘3不’의 현실과 ‘3可’의 미래]
[사드-패트리엇미사일, 연내 통합 운용]
[전자전]
[美의 틱톡 경계령]
중국의 경제적 압박, 힘 합쳐 막아내기
[朝鮮칼럼 The Column]
미국의 국제관계학자 에이브 노이먼과 헨리 퍼렐이 2019년 경제적 상호 의존을 무기화하는 행위에 관한 중요한 보고서를 썼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광범위한 제재, 북한이나 이란의 핵 개발에 대한 국제 협력으로 진행된 징벌적 행동의 효과에 대한 내용이다. 나는 중국이 취하는 상호 의존의 무기화를 ‘약탈적 자유주의(predatory liberalism)’라고 불러왔다. 중국 정부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외교 수단에 경제적 억압을 일상적으로 포함해왔기 때문이다. 이는 일탈 행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와는 다르다.
중국 정부의 약탈적 자유주의는 한국·일본·호주·노르웨이·필리핀 등 많은 나라를 겨냥해왔다. 롯데·갭·인텔·샘스클럽·월마트·구글 같은 기업도 겨냥했다. 이제 각국이 하나로 뭉쳐 중국의 이런 행위에 맞서 미래의 약탈적 자유주의를 막아야 한다.
중국의 약탈적 자유주의는 곳곳에 만연해 있다. 2010년 일본과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토 분쟁을 할 때는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중단했다. 2010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중국의 반체제 작가(류샤오보)가 선정되자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을 중단했다. 2012년에는 스카보러 암초 영유권을 두고 분쟁하던 필리핀의 바나나 수입을 중단했다. 호주 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자, 호주산 보리·쇠고기 등의 수입을 중단했다. 2018년 중국 정부는 홈페이지에 대만을 독립국가처럼 표시한 것을 문제 삼아 아메리카·유나이티드·델타 등 항공사 40곳에 이를 바꾸도록 압력을 가했다. 이듬해에는 소속 직원이 홍콩을 지지한다는 트윗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NBA 휴스턴 로키츠의 기념품 판매를 중단시켰다.
한국에 많이 알려진 대로 중국 정부는 2016년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를 문제 삼아 롯데를 비롯한 많은 한국 기업을 억압했다. 중국의 거대한 시장 영향력을 지렛대로 삼아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기를 금지하거나, 또는 중국 소비자들이 특정 상품을 사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중국의 목표는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중국 이익을 우선시하고 존중해 따르도록 하는 것이다. 중국 시장의 높은 영향력에 맞서 개별 국가가 할 수 있는 것은 없기에 이런 전략은 효과를 보고 있다.
한국과 독일은 중국의 홍콩 민주주의 억압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브라질 등은 5G 시장에서 중국을 배제하려 들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을 만나지 않은 것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들렀기 때문이다. 이 나라들은 자신들이 취한 행동을 합리적·경제적 결정으로 여기지만, 사실은 중국이 상호 의존성을 무기화하는 것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중국의 이런 행동은 자유로운 국제 질서를 더욱 크게 위협하고 있다.
각국은 이런 상황에 각자 방식으로 대응했다. 첫째, 경제 안보 조기 경보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둘째, 무역 다변화를 추진하며 중국을 대체할 시장을 개척했다. 셋째, 중국에 있던 공장을 자국으로 들여오는 리쇼어링, 다른 국가와 협업 체제를 구축하는 프렌드쇼어링을 통해 중국 의존도를 줄여나갔다. 넷째, 중국의 타깃이 된 국가끼리 합심해 대응했다. 이것이 중국의 추가적 약탈주의를 막아내기 위한 ‘공동 회복 파트너십’(Collective Resilience Partnership)이다.
중국은 호주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했지만, 철강 수입량의 60%를 호주에 의존한다. 잠재적으로 호주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이다. 공동 회복성 파트너십은 이처럼 중국에 중요한 수입 품목을 지렛대로 삼아 각국이 중국의 경제적 억압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이는 무역 전쟁과는 다른 집단적 경제 안보 구축이다. 한 나라의 독자 대응만으로는 중국의 행동을 바꾸는 데 효과가 없다. 그러나 공동으로 협업하면 중국은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중국은 여러 사람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무역 의존도가 높다. 한국과 하는 무역에서 25품목은 대한국 수입 의존도가 70%가 넘고, 4품목은 100%다. 대일본 무역에서는 114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70%를 넘고, 13품목이 100%다. 중국은 니켈을 수입할 때 호주산 의존도가 75%가 넘으며, 말린 살구와 아스파라거스는 호주산에 100% 의존한다. 대미 무역에서도 94품목 수입 의존도가 70%를 초과한다. 중국에 맞선 각국의 공동 회복 파트너십이 위협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 중국 정부를 향해 더 이상 경제 억압을 외교 도구로 쓸 수 없다는 신호를 보내기 위해 모든 당사국의 능력과 의지가 필요하다.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조선일보(22-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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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3不’의 현실과 ‘3可’의 미래
[오늘과 내일]
배치결정 때 한미가 공표한 ‘1限’의 굴레
신냉전 긴장 속 自强 없인 활로 못 열어
지난주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재점화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논란은 곧바로 우리 정치권을 들끓게 했다. 한국 정부가 사드 추가 배치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참여, 한미일 군사동맹화를 하지 않는다는 ‘3불(不)’에다 사드 운용을 제한하는 ‘1한(限)’까지 선언했었다는 중국 측 주장에 국민의힘은 “문재인 전 정권의 안보주권 포기”라며 이면합의 여부에 대한 규명을 촉구했다. 대통령실도 “인수인계받은 사안이 없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적어도 ‘1한’에 대해선 여당 공세는 번지수가 잘못됐다. ‘1한’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7월 사드 배치를 결정하면서 공표된 내용이다. 당시 한미의 발표문에는 한국에 배치될 사드는 ‘어떠한 제3국도 지향하지 않고, 오직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만 운용될 것(It will be focused solely on North Korean nuclear and missile threats and would not be directed towards any third party nations)’이라고 돼 있다.
결국 ‘1한’의 근원은 박근혜 정부 때 미국과 함께 발표한 동맹 차원의 공동발표에 있었다. 2017년 10월 문재인 정부가 중국의 대대적 사드 보복을 무마하기 위해 ‘3불’ 입장을 천명하면서 사드가 중국을 겨냥하지 않는다는 ‘1한’을 주요 협의 의제로 삼은 것도 그 연장선이었다.
중국은 이미 2014년부터 미국 MD망의 구성 요소인 사드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 사드 배치는 미국이 중국 동북부의 핵미사일 기지를 들여다보며 중국의 핵 억지력을 무력화하려는 노림수라고 본 것이다. 중국의 반발을 의식한 박근혜 정부 역시 미국의 요청도, 한미 간 협의도, 결정된 바도 없다는 ‘3노(No)’를 내세우다 북한의 잇단 도발에 사드 배치를 전격 발표했다. 그 과정에서 중국에 대한 외교적 관리는 서툴고 안이했다.
중국은 정작 미국은 제쳐두고 약한 고리인 한국에만 보복을 가했다. 그런데 한국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동안 미국은 뒷짐 진 채 침묵했다. 한국은 여러 경로로 미국에 도움을 호소했지만 정권교체기까지 겹친 미국의 반응은 냉랭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MD용 레이더 배치를 타진해왔던 미국이지만 막상 배치한 뒤 한국이 겪는 곤경엔 나 몰라라 했다.
따지고 보면 중국의 ‘3불’ 요구는 중국을 겨냥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1한’에 대한 불신에서, 한국의 ‘3불’ 수용은 미국의 방관자적 태도에 대한 실망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는 사드 배치를 전 정부 최악의 외교 실책으로 보고 북핵 문제가 잘 풀리면 언제든 철수시킬 수 있다고 여겼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게 ‘3불’이다. 비록 약속도 합의도 아니라지만 우리 안보의 미래 선택지마저 닫아버린 또 하나의 실격(失格) 외교였다.
윤석열 정부는 그런 ‘굴욕 외교’의 산물을 폐기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냉정하게 현실을 보자. 윤 대통령이 대선 때 내건 ‘사드 추가 배치’ 6자 공약도 외교적 고려 속에 슬그머니 접어둔 상황 아닌가. 더욱이 고조되는 미중 간 전략적 긴장 속에 MD 참여나 한미일 군사동맹화는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드는 무모한 선택일 것이다.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강대국의 패권경쟁에 휘말리지 않기 위한 자강(自强)의 노력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해협 긴장으로 세계 각국이, 당장 이웃나라 일본까지 대규모 국방비 증액에 나서는 요즘이다. 한데 한국에선 군비 증강 목소리도 듣기 어렵다.
-이철희 논설위원, 동아일보(22-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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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패트리엇미사일, 연내 통합 운용
中 반발에도 사드 성능개량 속도전… 3단계중 2단계 완료
탐지거리 긴 사드 레이더 활용… 신형 패트리엇 요격 범위 넓어져
올해 3단계 성능개량 마무리땐, 사드-패트리엇 ‘한 몸’처럼 운용
北 SRBM 등 동시 요격도 가능

경북 성주 기지에 배채돼 있는 사드 발사대. 총 6기의 발사대와 48발 이상의 미사일이 임시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3단계 성능 개량이 올해 완료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 3단계 성능 개량은 사드와 신형 패트리엇미사일(PAC-3 MSE)을 통합 운용하는 것이다. 이미 주한미군은 사드 발사대와 포대(레이더, 교전통제소)의 분리 배치 및 원격 발사(1단계), 사드 레이더를 활용한 신형 패트리엇의 원격발사(2단계) 성능 개량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요격 고도와 탐지 거리가 다른 두 무기를 ‘한 몸’처럼 운용해 고도화되는 북한 미사일 위협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사드 운용 정상화’ 조치가 속도를 내면서 10일 ‘3불(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불참, 한미일 3각 군사동맹 불가) 1한(사드 운용 제한)’을 내세운 중국이 사드의 성능 개량을 빌미로 반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1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주한미군은 합동긴급작전요구(JEON)에 따라 사드 레이더로 패트리엇을 원격으로 발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성능 개량 2단계를 완료했다. 패트리엇 레이더(100∼170km)보다 탐지 거리가 긴 사드 레이더(600∼800km)를 활용하면 패트리엇의 요격 범위가 확대된다.

미 국방부는 올해 4월 2023회계연도 예산안 자료에 사드와 패트리엇의 레이더, 발사대를 통합 운용하는 마지막 3단계 성능 개량이 올해 2분기 완료될 예정이라고 명시했다. 이에 대해 정부 소식통은 “미군 내부 사정으로 사드 3단계 업그레이드는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3월 로버트 에이브럼스 당시 주한미군사령관은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미사일방어청(MDA)이 개발 중인 3가지 특정 능력 가운데 1개는 이미 한국에 구축됐다”면서 “다른 2개 능력도 올해 안에 (한국에) 갖춰지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연내 3단계 성능 개량이 모두 마무리되면 상·하층 방어를 담당하는 사드(40∼150km)와 패트리엇(40km 이하)의 요격 고도가 통합 운용돼 사각지대가 해소되고 맞춤형 미사일 요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군은 올해 3월 본토에서 사드와 패트리엇의 통합 실사격 시험에 성공한 바 있다.
북한의 최근 도발 양상은 복수의 지역에서 다종(多種)의 탄도미사일을 동시에 여러 발 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앞서 북한은 6월 5일 북한 전역 4곳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8발을 발사했다. 한미는 사드 성능 개량을 통해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북한판 에이태킴스(KN-24)’ ‘초대형방사포(KN-25)’ 등 저고도로 비행해 요격이 어려운 대남(對南) 겨냥용 SRBM ‘섞어 쏘기’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사드와 패트리엇의 통합 운용으로 SRBM뿐만 아니라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의 동시 요격도 가능해진다. 전 세계에 미군이 운용하는 7개의 사드 포대 가운데 북한의 MRBM, IRBM 타격권에 사드와 패트리엇이 배치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신규진 기자, 동아일보(22-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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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전
케이블이 연결되기 전까지 사람들은 생선뼈 모양의 안테나를 통해 TV를 시청했다. 집집마다 꽂혀 있어 도시 미관을 해치는 주범이라고 했다. 이 안테나는 1926년 개발됐다. 일본의 개발자 이름을 따 ‘야기·우다 안테나’라고 한다. 세계 방송사를 바꾼 기술로 꼽히지만 세계 전쟁사를 바꿨다는 소리도 듣는다. 전자전(電子戰)의 서막을 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기술을 활용해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끈 나라가 일본이 아니라 미국이란 사실이 흥미롭다.

▶야기 안테나 기술은 전파를 더 멀리, 더 많이 보내는 탁월한 지향성이 장점이다. 군사용 레이더에 사용하면 적을 더 빨리 포착할 수 있었다. 미국이 가치를 알아본 것은 절실함 때문이었다. 진주만 공습 때처럼 미국은 일본 주력 전투기 ‘제로센’의 항속 거리와 기동력을 당해낼 수 없었다. 적보다 느렸기 때문에 먼저 찾아내야 대비할 수 있었다. 일본은 적보다 빨랐기 때문에 자만했고, 안방 기술을 경시하다가 전자전에서 까막눈이 됐다.
▶전쟁 다큐의 명작인 NHK의 ‘태평양전쟁’은 제로센의 참혹한 종말을 다루고 있다. 제로센은 출격 직후 미군의 고성능 레이더에 포착된다. 높은 상공에 숨어있던 미 전투기 ‘헬캣’이 기습해 제로센의 기동력을 무너뜨린다. 2차 사냥은 전파장치를 장착한 미 함대의 대공포탄이 담당했다. 일정한 거리에서 자동 폭발해 산탄으로 제로센을 격추한다. 전자전에서 무력화된 제로센은 결국 가미카제의 자살 전투기로 전락해 태평양에 수장돼 버렸다.
▶현대의 전자전은 누가 먼저 적을 포착하는지 겨루는 수준이 아니라고 한다. 전자 무기로 적의 감시와 통신 시스템까지 엉망으로 만든다. 좌표가 엉망이 되면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를 보유해도 띄울 수 없고 최신형 미사일을 도입해도 쏠 수가 없다. 겨우 전투기를 띄운다고 해도 유령을 찾아 헤매다가 적을 보지도 못한 채 격추된다. 제로센처럼 ‘날아가는 관짝’ 신세가 되는 것이다. 미국이 세계 최강인 것은 2차 대전 이후 전자전에서 초격차 기술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할 때 중국군이 최신 구축함과 전투기를 동원해 펠로시 의장이 탑승한 비행기를 추적했지만 실패했다고 한다. 미 군용기의 전파 방해 때문에 중국 장비가 모두 먹통이 됐다는 것이다. 미국의 진짜 위력은 이런 게 아닐까 한다. 펠로시 방문 이후 중국은 대만을 포위하고 미사일을 쏴대면서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기세등등해 보이지만 결국 부처님 손바닥 안에서 용쓰는 것이다.
-선우정 논설위원, 조선일보(22-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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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 틱톡 경계령

“중국에서는 모든 게 들여다보입니다.”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미국 직원들이 2021년 9월 내부 회의에서 내놓은 발언이다. 한 회의 참석자는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중국인 엔지니어를 “모든 접근권을 가진 마스터 관리자”라고 불렀다. 틱톡의 모(母)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에서 미국 서버에 담긴 정보에 접근할 수 있음을 사실상 인정하는 내용이었다. 미국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는 최근 이런 내용이 담긴 14개의 틱톡 내부회의 녹음파일을 입수, 공개했다.
▷중국의 30대 인터넷 사업가 장이밍이 개발한 틱톡은 15초∼1분가량의 동영상을 공유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다. 댄스, 음악, 패션 등을 동영상으로 쉽게 편집해 올릴 수 있어 젊은층에 큰 인기다. 전 세계 사용자 수는 10억 명, 1인당 월평균 사용시간은 23.6시간으로 유튜브를 추월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해외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빼내 악용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보안에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 정치권의 틱톡 규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상원의원들은 연방거래위원회(FTC)에 틱톡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워싱턴의 대중 강경파들은 틱톡을 ‘트로이의 목마’라고 부른다. 중국공산당이 틱톡 앱에 ‘백도어’를 심어 사용자들의 전화번호와 생년월일은 물론 지문, 홍채 같은 생체정보에 접근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정보가 유출된다고 국가안보 위협까지 될까 싶지만 타깃이 연방정부 직원이나 고위 관료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이들의 정보를 해킹에 이용하면 주요 부처나 정보기관의 서버 침투까지 이론상 가능해진다. 틱톡을 사용하는 주요 인사들의 휴대전화가 도청 장치로 이용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2020년 미국 내 틱톡과 중국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위챗’ 사용을 중지시키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법원이 제동을 걸면서 없었던 일이 됐지만, 안보위협을 둘러싼 논쟁은 오히려 가열되는 분위기다. 미국뿐 아니다. 영국과 뉴질랜드 의회는 틱톡 계정을 닫거나 사용 중단을 권고했고, 인도는 틱톡을 포함한 59개 중국 앱 사용을 금지시켰다. 호주에서는 틱톡, 위챗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보안업체의 보고서가 나왔다.
▷틱톡 이슈는 결국 SNS를 이용한 중국과 미국 간의 정보보안, 이를 넘어 국가안보와 연관된 기술전쟁으로 봐야 할 것이다. 틱톡이 사용자 정보를 미국과 싱가포르 서버에 저장하고, 미국 업체 오러클에 보안을 맡기겠다지만 개별 업체의 몸부림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첨단기술이 가능케 한 침투력은 틱톡이 아닌 다른 앱을 통해서도 또다시 문제가 될 수 있다. 동영상 속 댄스와 노래, 코미디를 마냥 즐기기만 할 수 없는 세상이 됐다.
-이정은 논설위원, 동아일보(22-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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