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내분 여당’ 對 ‘김건희 스토킹 야당’, 지금 한국 정치]
[집권 땐 ‘못한다’던 法 야당 되니 밀어붙인다니]
[쏟아지는 巨野 선심입법 막을 재정영향평가 의무화해야]
‘매일 내분 여당’ 對 ‘김건희 스토킹 야당’, 지금 한국 정치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치고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주가 조작, 허위경력, 뇌물성 후원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골자로한 '김건희 특검법' 발의와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9.7/국회사진기자단
정기국회가 시작된 지 20일이 지났지만 여야는 볼썽사나운 정치 싸움만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몇 달째 이준석 대표 징계와 비상대책위 구성을 둘러싼 분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수사를 막기 위한 방탄용 정치 공세에만 빠져 있다. 입만 열면 ‘김건희 특검’ 타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경제 안보 위기 속 중대한 국정 현안엔 관심도 보이지 않고 저질 정치 싸움만 판치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윤리위원인 유상범 의원이 과거 주고받은 문자가 노출됐다. 이준석 대표를 제명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전 원내대표가 주고받은 문자가 노출돼 큰 문제가 된 지 두 달도 되지 않았다. 대선 이후 국민의힘에서 나온 것은 국정 정상화와 개혁이 아니라 ‘가처분’ ‘제명’ ‘체리따봉’ ‘양두구육’ ‘신군부’ ‘유엔 제소’ 등 치졸한 분란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당은 ‘김건희 스토킹 당’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다. 모든 일을 김 여사에 걸어 비난한다. 김 여사에 대한 국민 여론이 부정적인 것을 이용해 이재명 대표 수사에 대한 물타기 용도로 이용하는 것이다. 이제는 김 여사 특검까지 한다고 한다. 특검 대상 의혹은 문재인 정권 검찰이 1년 반 넘게 수사하고도 혐의를 찾지 못한 내용이다. 일반인이었던 김 여사의 허위 경력이 특검까지 할 일인가.
국회는 열리기만 하면 이재명 대표 방탄 논란과 한동훈 법무장관을 둘러싼 말장난들뿐이다. 국회의원들이 상대방의 사소한 일들을 과대 포장해 서로 공격하는 모습을 보면 중고생들보다도 못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지금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경제 안보 위기는 가상이 아닌 눈앞의 현실 문제다. 미국이 이런 속도로 금리를 올리면 환율 불안을 막기 힘들다. 주식 시장과 부동산 시장이 한꺼번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 심각한 문제에 대한 논의를 국회에서 들어본 적이 없다. 반도체가 생명선과 같은 나라에서 반도체특별법은 왜 처리가 안 되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민주당은 찬성인지 반대인지 입장도 제대로 밝히지 않는다. 북한이 우리를 핵으로 선제타격한다는데 여야 정치권은 치졸한 ‘꺼리’를 찾아 우리끼리 서로 선제타격하는 데 골몰해 있다.
심각한 것은 이런 상태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 징계 후유증이 이어지고,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방탄에 모든 것을 걸고 나설 태세이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2024년 국회의원 총선까지 가게 된다면 경제 안보 위기 대처와 연금, 노동, 교육, 공공 등 국정 개혁은 모두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 답이 보이지 않는 한국 정치 상황이다.
-조선일보(2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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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땐 ‘못한다’던 法 야당 되니 밀어붙인다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조정식 사무총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 400회 국회(정기회) 제 4차 본회에 참석해 대화를 하고 있다. 2022.9.20/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공공 의대 설립법을 쌀값 처리와 마찬가지로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국회 상임위 소위에서 수요보다 많이 생산된 쌀을 정부가 매년 의무적으로 사주는 ‘쌀 시장 격리법’을 단독 처리했는데, 지방 공공 의대 설립법도 단독 통과시킬 수 있다고 한 것이다.
두 법안 모두 문재인 정부 때부터 농민 단체나 지자체가 요구해온 것들이다. 그러나 이해관계자 간 갈등이 첨예하거나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에 민주당도 섣불리 처리하지 못했다. 그런데 정권이 교체되고 정책 시행에 대한 부담이 윤석열 정부로 넘어가자 이를 통과시키겠다고 나선 것이다. 무책임하다.
민주당은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공공 의대 설립을 추진했다. 시민 단체에 의대 신입생 추천권을 부여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어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를 시험 대신 집권당과 가까운 이들의 추천과 면접으로 선발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의료계의 반발을 샀다. 코로나 현장을 지키던 전공의들이 파업에 나서자 문 정부는 논의 중단 및 원점 재검토를 선언했다.
쌀 시장 격리 의무화도 농민 단체가 줄기차게 요구했지만, 169석의 민주당은 들어줄 수 없었다. 가뜩이나 공급 초과 상태인 쌀의 과잉 생산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예산도 문제다. 지난해 쌀 초과 생산분 37만t을 사들이는 데만 7900억원이 들어갔다. 이걸 2년간 보관하는 데에 또 8400억원이 든다. 매년 쌀 매입과 보관에 조 단위 세금이 들어갈 수 있다.
민주당은 불법 파업으로 발생한 손해에 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노란봉투법도 집권 땐 손대지 않았다. 선거법, 공수처법, 검수완박법은 입법 독주를 하면서도 이 법은 건드리지 못했다. 기업과 경제에 미칠 악영향 때문에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야당이 되더니 무엇보다 먼저 밀어붙이겠다고 한다. 무책임에도 정도가 있다. 자신들 편과 농민들에게 인기를 얻고 그로 인한 문제와 부담은 새 정부에 지우겠다는 계산이다. 내로남불과 정도를 벗어난 국정 운영으로 정권을 잃고도 변한 게 없다.
-조선일보(2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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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巨野 선심입법 막을 재정영향평가 의무화해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원대연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쌀 수매 의무화, 기초연금 인상 등 조 단위 예산이 필요한 입법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169석 다수 의석으로 ‘민생입법’을 밀어붙여 건전 재정을 강조하는 정부 여당과 차별화를 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재정당국, 여당과 협의 없이 야당이 단독으로 입법화하는 정책들이 필요한 재원을 어디서, 어떻게 조달할지 불명확하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과잉 생산된 쌀 전량을 정부가 의무 매입하도록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 단독 처리를 공언하고 있다. 초과 생산되는 쌀을 사서 보관하는 데 매년 1조 원 넘는 예산이 들 것으로 전망된다. 8월부터 연말까지 국민이 쓴 버스·지하철 요금 절반을 돌려주겠다는 대중교통법 개정안은 최대 4조600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국회 예산정책처가 전망했다. 기초연금을 40만 원으로 올리는 법안은 2030년 한 해에만 12조 원 넘는 예산이 더 든다.
헌법은 정부에 예산 편성권과 집행권을, 국회에는 심의권과 확정권을 나눠서 부여하고 있다. 국회는 예산안의 세부 항목을 늘릴 때에도 일일이 정부 동의를 받아야 한다. 예전에는 주로 여당이 예산 증액을, 야당은 삭감을 요구하면서 견제가 이뤄졌다. 지금은 거대 야당이 많은 예산이 나갈 선심입법을 독단적으로 밀어붙이는 상황이 됐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 한 나라살림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하는 상황까지 가는 것도 결코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사전에 이를 거를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국회의 입법으로 재정 리스크가 커지는 걸 막기 위해 선진국들이 시행하는 ‘페이 고 원칙’을 도입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버는 만큼 쓴다(Pay as you go)’는 뜻으로 예산이 들어갈 법안을 내놓을 때 지출규모가 비슷한 다른 법을 폐지하는 등 재원 마련 방법을 함께 제시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방안을 포함해 의원 입법이 재정상황에 미칠 영향을 의무적으로 평가하는 제도의 도입이 불가피하다. 정부 여당의 세금 낭비를 감시해야 할 야당이 재정 축내기에 앞장서는 상황은 정상이라고 할 수 없다.
-동아일보(2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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