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국민 동원령]
[우크라 확전이 가져올 경제·안보 충격파에 대비해야]
푸틴의 국민 동원령

러시아는 18∼27세 남성들을 대상으로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으나 복무 기간은 1년에 불과하다. 직업 군인은 대우가 좋지 않은 데다 최상층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 기업가나 정보 관계자가 장악하고 있어 우수 인력이 드물다. 중요한 것은 사기인데 군인들은 푸틴의 독단에 의해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을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하르키우 지역을 빼앗기는 등 러시아 쪽 전세가 불리해지자 푸틴은 21일 대국민 TV 연설을 통해 예비군 동원령을 내렸다. 공산주의 시절이나 지금이나 양적 우위와 인해전술로 적을 압도한다는 사고는 변함이 없다.
▷러시아의 예비군은 약 2500만 명에 이른다. 현재 동원이 예정된 예비군은 30만 명이지만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한다. 전쟁에서 개죽음을 당하느니 팔이 부러지는 게 낫다고 여겼던지 인터넷에서는 ‘팔 부러뜨리는 방법’ 등의 검색 건수가 늘었다. 징집을 피하려고 인접국으로 향하는 직항 항공편이 동나고 곳곳에서 반전시위가 벌어졌다.
▷푸틴의 논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은 그동안 전쟁이 아니라 특수군사작전이었을 뿐이다. 우크라이나의 신나치 조직에 위협받는 러시아계 주민의 요청에 따라 그들을 돕는다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명분에 맞지 않게 부대의 정체를 숨기는 Z라는 기장을 사용했다. 이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한 후 각 지역에 세운 친러시아 공화국들이 합병을 청원하고 러시아는 그 청원을 받아들일 태세다. 합병이 이뤄지면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는 게 되고 특수군사작전은 전쟁이 된다. 예비군 동원령을 내린 해괴한 논리다.
▷어린 시절 푸틴은 다른 아이들보다 체구가 작았다. 그러나 누군가 자신을 깔보거나 무시하면 달려들어 격렬하게 싸웠고, 물어뜯든 할퀴든 어떤 비열한 방법을 써서라도 반드시 이기려 했다. 게다가 그는 지금 코너에 몰린 쥐 꼴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배한 것으로 결론이 나면 몰락이 확실하다. 스스로 발을 빼는 걸 기대하기 어렵다.
▷1989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의 철수는 소련의 해체로 이어졌다. 당시 고르바초프 공산당 서기장은 전쟁 패배의 인정이 소련의 해체로 이어질지 예상 못 했다. 푸틴은 독일 드레스덴에 파견된 KGB 요원으로 그 과정을 지켜봤다. 그래서 걱정이다. 그러나 소련 해체로 몰락한 것은 러시아나 동유럽 국가 자체가 아니라 그 속의 공산 독재 세력이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진다고 해도 러시아가 몰락하는 건 아니다. 푸틴의 무모한 전쟁을 막을 수 있느냐는 국제사회의 더 일치된 노력과 러시아 국민의 반전 의지에 달려 있다.
-송평인 논설위원, 동아일보(22-09-23)-
__________
우크라 확전이 가져올 경제·안보 충격파에 대비해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부분적 동원령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7개월째 침공 중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차 대전 후 처음으로 예비군 30만명 동원령을 내리고 핵 사용을 위협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군의 대대적 반격으로 점령지를 잇따라 내주자 전세를 뒤집기 위해 확전을 택한 것이다. 동원령 선포로 러시아 국내에선 반전 시위가 잇따르고 징집을 피해 해외로 탈출하려는 행렬이 줄을 잇는다고 한다. 러시아와 한편에 섰던 국가들도 거리를 두는 흐름이다. 지난주엔 시진핑이 푸틴 면전에서 우려를 나타냈고, 러시아와의 무기거래설이 돌던 북한은 “러시아에 무기나 탄약을 수출할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다. 코너에 몰린 푸틴이 핵 사용과 같은 비이성적 선택을 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번 전쟁은 유엔에 기초한 전후 국제질서 자체를 뒤흔들었다. 국제평화 수호의 의무가 있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침략자로 돌변한 것을 넘어 비토권을 앞세워 안보리의 개입을 원천 봉쇄했기 때문이다. 2차 대전 후 전쟁을 잊고 살던 유럽 각국은 재무장·군비경쟁에 나섰고, 70년 이상 중립 노선을 걸어온 핀란드·스웨덴은 나토에 가입했다. 러시아의 침공은 우크라이나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국가들의 위기감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핵무장한 적성국과 대치 중인 대만, 한국 등에도 시사점이 크다. 푸틴의 위험한 도박이 초래할 안보 리스크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경제가 걱정이다. 40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과 이를 잡기 위한 미국·유럽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중국의 코로나 봉쇄 정책은 전 세계 경제를 난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확대·장기화는 이런 상황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석유·천연가스·밀 등 원자재와 곡물 분야에서 세계 1~2위를 다투는 수출 대국이다. 이미 지난 7개월간 국제 에너지·곡물 시장이 마비되고 가격이 급등하며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했다. 유럽 각국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차단으로 전기료와 난방비가 폭등하고 경기침체가 가속화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전쟁이 더 길어지면 세계 경제가 실물경제 추락과 금융위기가 동반하는 초대형 복합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한국은 이런 위기에 대비하고 있나. 연일 집안싸움인 집권 여당과 선심성 입법만 쏟아내는 야당을 보노라면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조선일보(22-09-23)-
____________
○ 푸틴의 狂氣에 놀란 세계, 유엔 안보리 개혁 목소리 커져. “도대체 한 일이 뭔가?” 비판에 할 말 없을 듯.
-팔면봉, 조선일보(22-09-23)-
=============================
'[세상돌아가는 이야기.. ] > [時事-萬物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소주성·탈원전 교수님들, 지금 어디 계십니까] .... [폴리페서.. ] (0) | 2022.09.23 |
|---|---|
| [쫓아가 30분, 기다려 48초, 막말 사고.. 국격 돌아보게 한 외교] .. (0) | 2022.09.23 |
| [“신문(新聞) 총리”] [주도면밀] [ .. 한마디 못한 경제부총리] (0) | 2022.09.22 |
| [주한미군 “대만 비상계획 준비”.. 한미 협의 제대로 하고 있나] .... (0) | 2022.09.22 |
| [론스타 소송, 정부는 “승산 있다”지만.. 이자만 175억 더 물 수도] (0) | 2022.09.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