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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과 김성동]

뚝섬 2022. 10. 2. 06:44

김훈과 김성동

 

[아무튼, 줌마] 

 

‘산다는 것은 한 조각 뜬구름이 일어나는 것이요, 죽는다는 것은 한 조각 뜬구름이 사라지는 것이올시다. 뜬구름이라는 것은 본디 그 참모습이 없는 것이니 태어나고 죽는 것 또한 이와 같다는 말씀.’

 

소설 <국수>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바둑의 고수를 뜻하는 ‘국수(國手)’는 얼마 전 ‘한 조각 뜬구름으로 사라진’ 김성동 작가의 역작이지요. 익살스러운 우리말과 날 선 풍자, 판소리 한 대목을 듣는 듯한 운율감에 반해, 5부작에 달하는 긴 소설을 줄 치고 메모해가며 열독했던 기억이 납니다.

 

절친인 김훈도 소설 <국수>에 탄복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김훈이 “문체가 판소리를 연상케 한다. 진양조가 본류를 이루면서 중모리와 중중모리가 들어와 있는 형국인데, 그 문체가 저절로 나온 건가?” 하고 묻자 김성동이 답합니다. “전문적으로 얘기하니 난 뭔 말인지 모르겄구먼(웃음). 뭘 의식한 게 아니고 그냥 터져 나온 거여.”

 

4년 전 적어놓은 메모를 다시 보니 이런 문장도 있습니다. ‘가뭄 지나 홍수가 지더니 온갖 역병이 미쳐날뛰네. 골통에 먹물 든 선비 것들은 뭐하구 자빠졌다나. 그 잘한다는 글 가지고 상소 한장 올려보잖구. 임금이나 선비나 다 한통속으루 돗진갯진. 그래도 명색이 선비 자라면 읽은 값은 해야 아닌가베.’ 구한말에 비유되던 당시 정치 상황과, 배운 값 못하고 둘로 갈라져 으르렁대던 지식인들을 향한 일침으로 읽히더군요.

 

어려운 사자성어 써가며 고담준론 펼치는 벼슬아치들을 넉살 좋게 꼬집은 대목도 있습니다. ‘우물정자 가운데 점을 하나 찍으면 퐁당퐁자가 아니냐. 풀초 아래 배암삿자를 한 것이 바시락밧자라는 것이다. 풀 속에 배암이 지나가면 바시락바시락 하지 않느냐. 글자라는 것이 본시 사람과 사람 사이 마음과 뜻을 서로 전달하는 것. 그런 까닭에 사람들 뜻에 따라 만들어 쓰는 것이 즉 문자인 것이다.”

 

[아무튼, 주말] 넷플릭스 탈출하기

 

그래서 이번주 뉴스레터에는 <국수> 출간 직후 김성동과 김훈이 안동국시집에서 만나 소설을 두고 나눈 ‘유쾌한 수다’를 배달합니다. 김훈이 “(소설 ‘만다라’와 비교해) 성애(性愛) 묘사에서 장족의 발전을 했다”고 호평한 이유와 김성동이 “지금 정치인의 품격은 조선의 오입쟁이 수준도 되지”라고 일갈한 대목에서 웃음이 빵 터집니다. 아래 인터넷 주소창에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45743을 넣으면 구독 창이 열립니다. 거기에 ‘이메일 주소’와 ‘존함’을 적고 ‘구독하기’를 누르시면 이메일로 뉴스레터가 날아갑니다.

 

-김윤덕 주말뉴스부장, 조선일보(22-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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