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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스토킹] [그 밤 900번의 셔터.. ]

뚝섬 2022. 10. 3. 07:41

[장관 스토킹]

[그 밤 900번의 셔터.. ] 

 

 

 

장관 스토킹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1997년 여름이었다.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각, 파리 중심부의 리츠 호텔에서 벤츠 S클래스 승용차 한 대가 빠져나왔다.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전 부인인 다이애나 빈, 그녀의 인도계 애인인 도디, 그리고 앞 좌석엔 운전기사와 경호원이 타고 있었다. 기다렸다는 듯이 오토바이를 탄 파파라치들이 따라붙었다. 이들을 뿌리치려고 운전기사가 가속 페달을 밟았지만 파파라치도 이골이 난 프로들이었다.

 

▶결국 도심을 시속 100km 넘게 달리던 벤츠 승용차는 센강 변 지하차도에서 교각을 들이받고 나뒹굴었다. 셋은 현장 즉사, 다이애나는 오전 4시에 숨졌다고 공식 발표됐다. 그날 부리나케 현장에 가봤으나 폴리스 라인 저쪽에 부서진 파편들만 처참했다. 그때처럼 언론의 취재 윤리에 관한 논란이 뜨거웠던 적도 없다. 취재원의 의사에 반하는 접근은 얼마만큼 허용될 수 있는가.

 

▶사실 취재원을 만나서 녹음기 꺼내고 수첩에 받아 적는 전통적인 방법으론 특종이 힘들다. 그래서 선배에게 요령을 배운다. ‘뻗치기(하리꼬미)’ ‘귀대기’ ‘위장 취재’ ‘쓰레기통 뒤지기’ ‘잠입 취재’ 같은 것들이다. 가장 대표적인 방식인 뻗치기는 취재원의 집 앞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일인데 우직하지만 의외의 효과도 있다. 그러나 ‘미행(尾行) 취재’는 처음 듣는다. 해외로 내뺐던 범죄자가 귀국했을 때 취재 차가 공항에서 검찰 청사까지 따라붙기도 하지만 엄연히 언론사 로고가 찍혀있다.

 

▶최근 친민주당 쪽 유튜브 채널 관련자가 한동훈 법무장관의 관용차를 미행하다 발각됐다. 당연히 스토킹 처벌법에 저촉될 수 있다. 마치 흥신소 직원이라도 된 듯 취재원 모르게 집에서 직장으로, 그리고 반대 경로를 따라 다니는 것은 윤리적 일탈이 아니라 범법 행위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이런 일이 터졌다. 북미와 유럽 쪽 정치인·공직자는 30~93%가 괴롭힘과 스토킹을 당한다는 조사도 있지만 ‘얼굴 없는 미행자’는 아니다.

 

▶어떤 범죄학자는 스토킹을 7가지로 분류한다. 전 배우자, 연쇄 범죄자, 구애가 거절된 자, 연예인 사생팬, 정치적 목적, 청부 살인, 복수 등이다. 한동훈 장관에 대한 유튜버 미행은 ‘정치적 목적’도 의심될 뿐 아니라 ‘정당한 이유’도 희박하다. 그 행위를 언론 활동으로 볼 것이냐도 논란이다. 작년 11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부인 김혜경씨 경우도 그랬다. “누군가 미행한다”는 신고가 접수되자 경찰은 법 위반으로 보고 기자에게 경고 조치를 내렸다.

 

-김광일 논설위원, 조선일보(22-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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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밤 900번의 셔터..

 

오늘도 많은 사람이 카메라를 들고 매일의 순간, 아름다운 풍경, 역사의 한 장면을 향해 셔터를 누른다. 

마음을 움직히는 한장을 위해 셔터를 누르는 사람들에게 사진의 매력과 사진 한 장의 의미를 들어봤다.

  

[Story: 마음을 움직이는 한장을 위해… 오늘도 셔터를 누르는 사람들]
 

 정의(正義)?

대한민국에 그런 달달한 것이 남아 있긴 한가?’ 

 

영화 ‘내부자들’ 이병헌 대사가 머리를 스쳤다. 지난달 7일 조선일보 1면에 실린 ‘우병우 팔짱 사진’을 보는 순간이었다. 고운호(27) 조선일보 사진부 기자는 이 한 장의 사진을 위해 전날 밤 서초동 한 빌딩 옥상에 올라 5시간 동안 서울중앙지검 11층 조사실을 지켜봤다.

 

'스나이퍼처럼!’ 지난 11월 6일 밤 조선일보 사진부 고운호 기자는 어둠 속에서 5시간을 기다리며 900장의 사진을 찍었다. 미세한 움직임이 있을 때마다 셔터를 눌렀다. 그중 한 장이 이튿날 세상을 뒤흔들었다.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600mm 망원렌즈에 2배율 컨버터로 최대한 줌을 당기고도 육안으로 겨우 물체의 움직임 정도만 감지할 수 있는 300m 거리. 게다가 어두운 밤이었다. “뷰파인더에 작은 움직임이라도 보이면 무조건 셔터를 눌렀어요. 흔들릴까 봐 숨도 참았죠.” 5시간 동안 촬영한 사진은 총 900장, 그중 한 장이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우병우 팔짱 사진’은 사진 애호가들 사이 더욱 화제가 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사진 촬영 장소와 장비에 대한 분석이 이어졌다. “제대로 된 군인이 저격총으로 적장(敵將)을 저격하는 수준”이라며 고 기자를 ‘스나이퍼’에 비유하기도 했다. ‘우병우 세트’란 말도 생겨났다. 한 카메라 렌털 업체는 촬영에 사용된 600㎜ 망원렌즈를 무료 체험해볼 수 있는 이벤트를 열면서 SNS에 ‘특종사진대포렌즈’ ‘특종사진’ ‘우병우’라는 해시태그를 붙였다. 고 기자가 사용한 사진 장비를 ‘우병우 세트’로 부르는 마케팅 전략도 등장했다.

 

-(위에서부터) 11월 7일자 조선일보 1면에 실린 ‘우병우 팔짱 사진’, 특종 사진을 담아낸 ‘우병우 세트(캐논 1D X카메라, 600㎜ 망원렌즈, 2배율 컨버터)’와 현장에 나갈 때마다 분신처럼 사용하는 고운호 기자의 카메라와 렌즈 가방, 노트북과 리더기. 

 

대특종 사진의 주역이지만, 고 기자의 출발은 미미했다. 중학생 때 아버지가 회사에서 사은품으로 받아온 ‘똑딱이카메라’가 첫 만남이다. 사진을 찍겠노라 마음먹은 건 대학 진학을 앞두고서다. “해군사관학교를 가고 싶었는데, 성적이 따라주질 않았어요. 부모님도 반대하셨고. 그래서 더 열심히 매달렸죠. 공부도, 사진도.” 중앙대 사진학과에 진학해 장학금을 타서 부모님 반대를 누그러뜨린 뒤 본격적으로 사진기자의 꿈을 키웠다.  재학 시절 중대신문 기자로 활동하며 사진학과 출신 최초로 학보사 편집장을 지냈고, 군 복무도 사진병으로 마쳤다. 졸업을 앞둔 2014년 12월 조선일보 객원기자로 꿈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죠. 눈보라와 비바람이 몰아쳐도, 한밤중이든 꼭두새벽이든 현장을 뛰어야 하니까요. 하지만 재미있으니 포기할 수 없었어요.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사진 한 장에 대한 믿음이 있었으니까요.” 

 

사진 한 장의 힘은 크다. 글자 한 줄 없이 사람 마음을 움직인다. 지난해 9월 터키 해변으로 떠내려온 시리아 꼬마 난민 아일란 쿠르디의 주검 사진은 시리아 난민 사태의 심각성을 전 세계에 알리며 각국 지도자들을 움직였다. 1972년 베트남전 당시 네이팜탄 폭격에 화상을 입고 알몸으로 비명을 지르며 달려나오던 소녀의 사진은 전쟁의 끔찍한 참상을 알렸다. 카메라 든 이들이 한 장의 사진에 목숨 거는 이유다. 오늘도 단 한 장의 사진을 건지기 위해 셔터를 누른다. 수천 번, 수만 번. 사람이 보지 못하는 진실을 렌즈가 먼저 포착한다. 셔터 한 방이 사람과 사랑과 삶을 포획한다. 찰칵!

   

제주 海女

한 컷 위해…
물과 상극인 그녀, 40㎏ 장비 메고 ‘풍덩’

 

-태어나서 시집가던 날까지 아버지는 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전몽각의 사진첩 ‘윤미네 집’의 사진들은 딸을 향한 아버지의 사랑스러운 시선을 느낄 수 있다. /포토넷 제공 

 

“나는 그날 처음으로 그토록 신비스럽던 나의 혈육을 대했다. 그 애 사진 찍는 일도 그날 시작되었다.” 

 

갓 태어난 딸을 마주한 아버지는 감격에 겨워 카메라를 들었고 딸이 시집가던 날까지 멈추지 않고 셔터를 눌렀다. 1990년 세상에 처음 나온 전몽각 전 성균관대 교수의 사진집 ‘윤미네 집’에는 한 아버지가 26년간 카메라를 통해 기록한 사랑하는 딸 윤미의 성장 과정과 평범한 가족의 일상이 담겨 있다. 강보에 싸인 갓난쟁이 윤미, 엄마 젖을 먹는 아기 윤미, 교복을 입은 채 숙녀티를 내는 윤미, 결혼식 날 웨딩드레스를 입고 식장에 들어서는 윤미…. 흑백사진 한 장 한 장에 담긴 건 딸 윤미의 모습이지만, 사진에는 렌즈 너머 딸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사랑이 진하게 묻어난다. 

 

전문 사진작가의 사진집이 아니건만, 이 책이 절판되고 2010년 재출간되기까지 이 사진집을 구하겠다는 사람이 줄을 이은 건 소박한 사진에서 새삼 발견하는 ‘사진 한 장의 힘’ 때문일 것이다. 설명 하나 없이도 셔터를 누르는 사진가의 시선과 마음, 끈기가 그대로 느껴지는 사진을 보고 나면 ‘딸바보’ ‘아빠진사’가 아니라도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 답을 찾고 카메라를 들게 만든다. 

 

오늘도 많은 사람이 카메라를 들고 매일의 순간, 아름다운 풍경, 역사의 한 장면을 향해 셔터를 누른다. 디지털카메라는 물론 스마트폰으로도 매일 어디서나 찍고, 공유하고, 소비한다. 프랑스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사진을 찍을 때 한쪽 눈을 감는 것은 마음의 눈을 뜨기 위해서”라고 했다. 사진 단 한 장을 위해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찍고 또 찍는 이유는 분명하다. 사진 한 장을 위해 밤을 새우고, 산에 오르고, 물속에 들어가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이 말하는 사진의 매력, 사진 한 장의 의미! 

 

사진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 

 

바닷속, 길거리 모두 스튜디오 

 

-수중사진을 전문으로 찍는 사진작가 와이진. /와이진컴퍼니 제공

 

서른일곱 살 와이진씨의 스튜디오는 바다다. 20㎏의 잠수 장비와 18㎏의 카메라 장비를 짊어지고 물속에 들어간다. 조류와 날씨, 수온에 따라 촬영 환경은 달라진다. 모델의 컨디션도 살펴야 하고 상어나 문어 같은 위험 요소도 극복해야 한다. 그래도 바다를 고집한다. ‘단 한 장의 사진’을 얻기 위해서다. “물속에서만 얻을 수 있는 사진이 있으니까요. 남들과 똑같은 사진을 찍고 싶지는 않아요.”

 

국내 최초 내셔널 지오그래픽 수중 사진작가이자 국내 유일의 여성 수중 사진작가. 하지만 체질은 물과는 상극이었다. “심장이 남들과 달리 중간에 위치한 데다 폐도 작아서 어릴 때부터 물 근처엔 가지도 않았죠.” 바다와 애증에 빠진 건 사진 때문이다. “물속이라서 생각한 대로 사진을 찍는다는 게 정말 힘들어요. 보통 셔터를 누르기 전에 흔들림 방지를 위해 숨을 참는데 물속에선 호흡이 흐트러지면 패닉이 올 수 있기 때문에 단 1초도 숨을 참아선 안 돼요. 그런 환경에서 셔터를 눌렀는데 ‘이거야!’ 하는 사진이 나오면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죠(웃음).”

 

2012년부터는 ‘해피 해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제주의 ‘해녀(海女)’를 카메라에 담는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해녀’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싶었어요. 해녀들은 자기 직업이 천하다고 카메라 앞에 나서기 싫어했지만 가족을 위해 물속에 뛰어들어 긴 숨으로 수십 킬로그램의 해산물을 건져 올리는 해녀라는 직업이 얼마나 멋있는지, 물속에서 얼마나 아름다운지 제가 꼭 찍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서른 살 임재현씨 스튜디오는 거리다. 내년 1~2월 열리는 피렌체, 밀라노, 파리, 뉴욕 패션위크 촬영을 위한 장기 출장을 앞두고 있다. 그가 스트리트 패션 사진을 찍기 시작한 건 4년 전 워킹홀리데이로 떠났던 호주에서였다. 거리를 걷는 호주인들 모습이 멋져 홈쇼핑에서 산 10만원짜리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올린 게 출발이었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으려면 더 집중해서 빠르게 찍어야 하죠. 파파라치컷처럼 몰래 찍을 때도 있고요. 저를 이상하게 보는 사람도 많지만 제가 원했던 사진 한 장을 건지면 그 희열이 정말 대단했지요.” 취미가 업이 됐다. 패션위크가 열릴 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패션쇼와 행사장 근처를 뛰어다닌다. 하루 수만 걸음씩 걷는 일도 다반사. 거리가 스튜디오이다 보니 더운 여름, 추운 겨울에는 고역이다. “힘들지만 거리에서 매일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는 일이 즐거워요. 이번엔 또 어떤 모델이 나타날까 하는 기대와 설렘! 사진 한 장의 힘이 그 모든 고역을 이깁니다(웃음).” 

 

나는 찍는다, 고로 존재한다

 

힘들어도 ‘이거다’ 하는 한 컷에 모든 고역 잊어, “운전 면허처럼 사진도 한번 배우면 평생 활용…”
동호회서 야경 출사… 사진전 여는 아마추어 작가도

  

생업이 아니라도 좋다. 사진은 중독성 어마어마한 취미이기도 하다. 한 포털의 사진 관련 동호인들 카페 숫자만 1만2000개가 넘을 정도다.

  

지난 8일 오후 5시. 어스름 녘 서울 남산전망대로 DSLR카메라와 삼각대로 무장한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영하 2도의 추위를 무릅쓰고 남산에 오른 사람들은 사진 동호회 빛담사진클럽(cafe.naver.com/nikonphotoacademy) 회원들. 서울 야경과 N타워를 카메라에 담는 야경 출사였다. 회원들은 어둠 속에서도 저마다 구도를 잡고 진지하게 촬영에 임했다. 운영자 스티브배(51)씨는 “40~50대가 많고, 아마추어지만 프로답게 사진을 찍는다는 자세로 카메라 장비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회원들”이라며 웃었다. 이들은 매주 토요일 야외 정기 출사를 나가거나 이날처럼 번개 출사가 열릴 때 함께 모여 사진을 찍고 카페에서 사진을 공유한다. 이날 출사에 나선 이화정(47)씨는 평생 취미로 사진을 찍겠다 마음먹고 500만원을 투자해 카메라를 장만했다. “처음엔 어떻게 찍어야 할지 몰라 고민했는데 동호회 출사를 함께 다니며 실력이 늘고 있어요. 언젠가 내 책을 쓰게 될 때 내 사진을 싣고 싶어서 앞으로도 꾸준히 사진을 찍을 생각입니다.”

 

-이론과 실기를 한번에 배울 수 있는 사진강좌, 오른쪽 사진은 추위를 무릅쓰고 야경출사에 나선 사진 동호회 빛담사진클럽의 회원들. /착한사진연구소 제공,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서울 성수동 카페 비썸에선 착한사진연구소(cafe. naver.com/ilikephoto2) 수강생들의 작품 전시회가 열리는 중이다. 제목이 ‘Like’다. 지난해 이어 올해로 두 번째. 착한사진연구소는 매월 ‘감성여행사진’ 수업을 열고 3차에 걸쳐 이론, 실기 수업을 한다. 마지막 시간은 야외 출사로 실전 경험을 통해 사진의 노하우를 익힌다. 이 사진 강좌에는 카메라를 처음 만져보는 초보, 고가의 DSLR카메라를 사놓고도 자동 모드로 사진을 찍다가 제대로 사진을 배워보겠다는 사람, 여행 사진을 전문으로 찍으려는 사람까지 다양하다. 착한사진연구소 남상욱(40) 대표는 “운전은 당연히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카메라는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운전면허 딸 때처럼 이론와 실기, 주행을 제대로 배워놓으면 평생 운전을 할 수 있듯 카메라도 이론부터 실기, 출사까지 배우고 경험하면 평생 자신이 원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지요.”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도 강조한다. “프로는 무엇을 찍을지, 어떻게 찍을지가 분명한 반면 아마추어는 생각 없이 그냥 찍는 경우가 많아요. 풀꽃 하나든 하늘의 구름이든 내가 끌린 게 무엇인지, 그것을 어떻게 찍을지 목적을 두고서 꾸준히 사진을 찍다 보면 좋은 사진을 얻습니다.” 

 

스마트폰으로도 작품 사진을!

 

-거리에서 화보 촬영 중인 임재현씨. /임재현씨 제공

 

디지털카메라가 본격적으로 보급된 건 2000년대 초반. 인터넷 발달과 맞물려 디지털 사진 파일을 사용하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 다양화하면서 시장은 급속히 발전했다. 이제는 전문가가 아니라도 DSLR카메라를 사용하고 미러리스·하이엔드카메라까지 전문화·특성화됐다. 캐논컨슈머이미징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카메라 시장은 카메라를 잘 아는 고급 유저들이 증가하고 본인의 취향 및 목적에 맞는 카메라를 구입하는 성향이 늘면서 세분화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DSLR카메라의 기능을 갖추면서도 휴대가 간편한 미러리스카메라는 최근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대세로 떠올랐다.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기종별 판매량 점유율에서 2012년 미러리스카메라가 DSLR카메라를 상회한 이후 올해는 판매 점유율 45.47%로 DSLR카메라(27.46%)를 크게 앞질렀다.

  

나날이 업그레이드되는 스마트폰 카메라도 디지털카메라 시장을 위협한다. 스마트폰 보급률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우리나라는 특히 ‘5000만이 사진작가’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누구나 스마트폰 카메라를 사용해 사진을 찍는다. ‘스마트폰 사진 찍기’를 펴낸 안태영(43)씨는 “비싼 카메라, 좋은 성능의 카메라여야 가능한 촬영이 별도로 존재하지만 내가 본 것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데 있어서는 반드시 좋은 카메라일 필요는 없다”고 했다. 안씨도 처음 사진을 찍기 시작할 땐 DSLR카메라를 사용했다. 사진을 찍고 싶은 순간,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기에 크고 무거운 카메라는 불편했다. 그다음으로 손에 든 게 똑딱이카메라다. 그는 똑딱이카메라로 찍은 사진으로 파워블로거도 됐고 ‘나는 똑딱이 포토그래퍼다’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지금은 주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촬영해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는 중이다. “스마트폰은 파지법이 불안하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도록 양손으로 잘 잡고 팔꿈치를 몸통에 가까이 붙인 채 촬영해야 합니다. 화면에 안내선을 켜두면 수평과 수직을 맞추기 쉽고요. 화면 밝기를 조절해 눈으로 보이는 밝기와 가장 흡사하게 맞추는 것도 중요해요.” 


   

소박하지만 따스한 감성… 흑백 필름 사진으로 특별한 추억을 만드세요 

 

다시 등장하는 흑백 필름 사진관 

 

-아날로그 감성 가득한 흑백 필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연희동 사진관(위)과 최근 출시된 후지필름의 즉석사진기용 흑백 필름. /염동우 영상미디어 기자·한국후지필름 제공

 

‘증명사진, 반명함판 사진 5분 완성’이란 간판을 내걸고 경쟁했던 동네 사진관들이 사라진 자리에 흑백 필름 사진 단 한 장을 찍어주는 사진관들이 들어서고 있다.

 

서울 종로구 계동 ‘물나무사진관’, 서대문구 연희동 ‘연희동사진관’이 대표적이다. “결혼 1주년을 맞아 남편이랑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었는데, 흑백 필름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해서 찾아왔어요. 세상에 한 장뿐인 사진이라 더욱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연희동 골목길, 아련한 70~80년대 동네 사진관처럼 꾸민 ‘연희동 사진관’을 찾은 이영주(33)씨 말이다. 두 달 전 이곳에서 결혼 사진을 찍은 박진영(36)씨는 “억지로 꾸미고 웃는 기백만원 웨딩 사진보다 소박하지만 우리다운 사진을 찍어서 신혼집에 두고 싶었다”며 “비용도 줄인 데다 느낌이 아주 근사한 사진이 됐다”고 했다. 만난 지 100일을 맞아 기념사진을 찍으러 오는 풋풋한 대학생 짝, 태어날 아이를 기다리며 만삭 사진을 찍으러 온 부부, 부모님 모시고 가족사진 찍으러 온 사람들까지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이 이곳 문을 두드린다. 

 

지난해 봄 문을 열었다. “처음엔 연희동 주민들이 가족사진이나 기념사진을 찍으러 오는 동네 사진관이었어요. 흑백 필름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요즘은 멀리서 찾아오는 분이 더 많아졌지요.” 김규현(30) 대표는 오히려 나이 든 사람보다 필름 사진은 물론 흑백 사진의 추억과 거리가 먼 20~30대 발길이 잦다고 했다. “생소하기도 하고 디지털 사진과는 느낌이 다르다 보니 20~30대에겐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소박한 아날로그 감성이 먹힌다고 할까요.”

  

이곳에선 흑백 폴라로이드 사진과 흑백 필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흑백 폴라로이드 사진은 단종된 흑백 폴라로이드 필름으로 촬영하는 즉석 사진. 촬영 후 30초~1분 만에 사진을 받을 수 있다. 흑백 필름 사진은 총 12컷을 촬영한 뒤 암실에서 필름을 인화하는 방식인데 디지털 사진처럼 포토샵으로 몸을 늘씬하게 만들거나 얼굴을 갸름하게 하는 등 보정 작업은 전혀 할 수 없는데도 인기다. 대학생 최규은(26)씨는 “사진을 매일 찍다시피 했는데도 흑백 필름으로 찍은 사진 속 제 모습은 좀 달랐어요. 물론 좀 뚱뚱해보이고 키도 작아 보이지만 오히려 자연스러운 제 표정과 저다운 모습이 담긴 따뜻한 사진이었죠.”

  

필름과 흑백 사진, 사진 한 장에 대한 관심은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G마켓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카메라 판매량에서 DSLR(-7%), 똑딱이카메라(-8%), 미러리스카메라(-12%) 같은 디지털카메라 판매량은 감소한 데 반해 즉석카메라는 2%, 일회용 카메라는 55%로 필름카메라 판매량은 증가했다. 아날로그 취향에 맞춘 제품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라이카는 즉석카메라 ‘라이카 소포트’를 출시했다. 자동 모드를 비롯해 파티·피플 모드, 스포츠·액션 모드, 마크로 모드 등 다양한 촬영 모드를 지원하고 다중 촬영, 장노출, 초점 거리 기능을 갖췄다. ‘셀카족’의 편리한 셀프 촬영을 위해 전방에 직사각형 거울을 단 것도 특징이다. 후지필름도 지난 10월 즉석 사진기를 위한 흑백 필름 ‘인스탁스 미니 필름 모노크롬’(1팩 1만4000원)을 출시했다. 한국 후지필름 관계자는 “컬러가 흔한 시대에 독특한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랑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따끈따끈한 신제품 테스트 해보려면 청담동

 

다양한 제품 보려면 가게 몰려있는 남대문

 

카메라족의 단골 쇼핑 코스

 

-소니프라자 압구정(왼쪽)과 라이카스토어 강남의 매장 모습. /소니코리아·라이카코리아 제공

 

카메라족들에게도 단골 쇼핑 코스가 있다. 명품과 정품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청담동 명품거리로 향한다. 명품 가방 따위엔 관심 없다. 오직 명품 카메라를 보고, 체험하고, 사러 간다.

 

압구정로데오역과 학동사거리 사이엔 캐논코리아 컨슈머이미징의 ‘캐논플렉스’, 소니코리아의 ‘소니스토어’, 후지필름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의 ‘후지스튜디오’ 등 3대 카메라 브랜드 매장이 몰려 있다. 지난해 5월엔 인근 논현동에 라이카의 국내 첫 직영 매장 ‘라이카스토어 강남’까지 문을 열며 사진작가는 물론 사진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코스가 됐다. 이 매장들은 정품을 직접 체험·구매하고 A/S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진 관련 강좌도 들을 수 있고 사진 전시도 관람할 수 있다. 캐논플렉스 압구정점 단골인 회사원 이재현(39)씨는 “이곳에선 신제품을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어 좋다”며 “DSLR카메라는 보디는 물론 렌즈 가격이 워낙 고가이다 보니 신중하게 구매하게 되는데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테스트까지 해볼 수 있다는 게 매력”이라고 했다. 캐논코리아 컨슈머이미징 관계자는 “일대에 사진 스튜디오들이 모여 있어 전문가들도 많이 찾지만 카메라에 입문하는 초보들이 카메라를 테스트하고 교육을 받기 위해서도 많이 찾는다”고 했다.

  

강남에 카메라 브랜드 스토어가 있다면 강북엔 남대문, 충무로, 용산이 카메라 단골 쇼핑 코스로 꼽힌다. 카메라도 인터넷으로 가격을 비교한 뒤 클릭 한 번에 구입하는 이가 많지만, 고가가 많다 보니 직접 보고 구입하겠다는 이들의 발길은 끊기지 않는다. 카메라 매장이 밀집해 있는 만큼 가게마다 취급하는 브랜드가 다양하고 중고부터 신제품, 디지털부터 필름카메라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정품 매장과 달리 제품에 따라 가격 흥정이 가능하다는 게 최대 장점. 발품을 판다면 시세보다 저렴하게 카메라를 구입할 수 있다. 매장 운영자나 직원들이 대부분 전문가 수준의 카메라 지식을 갖춰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추천받을 수도 있다. 단, 입문자라면 사전에 온라인으로 가격 비교를 해보거나 SLR클럽, 전문 블로그들의 사용 후기와 정보를 꼼꼼히 확인한 뒤 방문하고 정품인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강정미 기자/편집=이소정, 조선닷컴(16-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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