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개인 불법 문제 들고 거리로, 野 장외 투쟁 역사 오점 될 것]
[‘사법 정의’ 누구보다 외쳤던 李 대표의 정반대 처신]
[기싸움만 하다 끝난 12시간 반 이재명 조사]
李 개인 불법 문제 들고 거리로, 野 장외 투쟁 역사 오점 될 것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두 번째 검찰 소환조사 다음 날 심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장외 투쟁’을 선언했다. 당 차원에서 거리로 나가 시위를 벌이겠다는 것이다. 장외 투쟁은 기본적으로 소수당이 쓰는 전략이다. 다수당의 일방 독주를 저지할 힘이 없을 때 거리로 나가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169석의 압도적 다수당이다. 국회를 장악하고 있다. 대선에 패하고도 법안과 예산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있다. 국회에서 무소불위의 힘을 휘두르는 정당이 국회 밖으로 나가 거리 투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에 맞지 않는다.
민주당은 이 대표 방탄을 위해 필요도 없는 1월 국회 문을 열어 놓고 있다. 방탄 국회이니 이미 의원 수십명은 해외로 나가고 본회의는 1월 30일에야 처음 열렸다. 장외 투쟁을 할 것이었다면 1월 국회를 소집하지 말았어야 했다. 민주당이 주도해 국회를 열었으면 그 국회 안에서 주장할 것을 주장해야 한다. 국회에선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고, 거리에선 이 대표 방탄용 여론전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동료 의원들과 정부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스1
이날 심야 회의에는 이 대표도 참석했다. 민주당의 장외 투쟁이 명분이 서고 국민 지지를 얻으려면 이 대표가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 이 대표는 형식상 소환 조사에 응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검찰 수사를 거부하고 있다. 검사 질문에 답하고 싶은 것만 한다. 중요한 물음엔 묵비권을 행사한다. 불체포 특권도 언제든 행사 가능하도록 방탄 국회까지 열어뒀다. 보통 사람은 상상도 못할 특권들이다.
이 대표는 많은 혐의에 대해 한 번도 제대로, 정면으로 해명한 적이 없다. 김만배씨의 천화동인 지분 절반 400억원 이상이 이 대표 본인 것이라는 증언이 한때 이 대표 측근들로부터 나왔는데도 설명이 없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30일에도 “그 지분은 이 대표 것”이라며 “공당 대표가 권력을 이용해 힘없는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려고 한다”고 했다.
근본적인 문제는 이 대표가 받고 있는 혐의는 전부 다 민주당과는 아무 상관 없다는 사실이다. 지금 민주당 의원 중에 대장동, 쌍방울, 백현동, 성남FC, 위례 등 사건을 미리 알았던 사람이 누가 있나. 이런 개인 불법 문제는 개인적으로 해명하고 책임져야 한다. 그런데 대선 패배 두 달 만에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고 다시 곧이어 당 대표가 되면서 개인 문제를 당 전체 문제로 만들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모두 내년 총선 공천을 의식하고 있다. 민주당이 방탄 정당이 돼 버렸다.
힘없는 소수 야당의 장외 투쟁은 국민 지지를 받은 적도 많았다. 과거 민주화 운동 시절이 그랬다. 그런데 그 반대 역시 많았다. 민주당의 2011년 한·미 FTA 비준 반대 시위 등이 대표적이다. 국민이 외면했고 당의 내분으로 이어졌다. 지금 이 대표 방탄용 장외 투쟁에 내심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민주당은 한 개인의 정당이 아니다. 이 대표 개인 문제는 이 대표가 개인적으로 대응하고 민주당은 민생 현안에 집중해야 한다. 그게 국회를 장악한 다수당으로서 국민에 대한 책무다.
-조선일보(23-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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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정의’ 누구보다 외쳤던 李 대표의 정반대 처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8일 대장동·위례 개발 특혜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검찰이 진실 규명을 위한 수사가 아니라 기소를 위한 조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미리 작성한 진술서를 검찰에 제출하고는 12시간 넘게 진행된 조사 과정에서는 사실상 묵비권을 행사했다고 한다. 지난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첫 번째 조사 때도 마찬가지였다.
첫 조사 때 민주당 의원 40여 명을 몰고 출석했던 이 대표는 두 번째 조사에는 변호사만 대동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민주당 의원 20여 명이 검찰 청사에 나와 이 대표를 응원했다. 조사를 마친 이 대표는 민주당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이 대표가 당직자가 건네준 안개꽃을 받아 들고 흔들자 지지자들은 “이재명”을 외치며 환호했다. 검찰 수사를 받는 피의자가 아니라 선거에 출마하며 세 과시하는 후보 모습이었다.
주말 혹한 속에서도 서울 도심에서 두 동강 난 민심이 맞부딪쳤다. 이 대표가 출석한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지지 단체와 규탄 단체가 맞불 집회를 열었고, 광화문 일대에서도 양측이 대치했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이재명은 국민이 지킨다”는 팻말을 들고 행진했고, 반대 진영도 질세라 “이재명 구속”을 외쳤다. 조국 사태 때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나뉘어 국민들이 벌였던 장외 집회 대결이 똑같이 되풀이되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이 야당 대표를 두 차례나 소환한 것은 전례가 없다며 야당 탄압이라고 주장한다. 민주당 내 친명(親明)계는 이 대표가 기소돼도 대표직 유지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영장이 발부될 경우에도 “체포 동의안을 국회에서 당연히 부결하겠다”고 한다.
수사 대상에 오른 이 대표의 각종 혐의는 모두 지난 정권 때 불거진 것이다. 당시 검찰이 집권당 대선 후보의 비위를 뭉개고 덮어뒀다가 뒤늦게 수사가 시작된 것이다. 검찰이 여러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를 수차례 소환하는 것은 결코 전례 없는 일이 아니다. 그런 피의자가 유력 정당의 대표로 선출된 것이 전례 없는 일일 뿐이다. 범죄 의혹이 무더기로 있어도 당대표로 뽑혔을 땐 수사하면 안 된다는 말인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대통령도 죄가 있으면 감옥에 가야 한다”고 가장 먼저, 가장 큰 목소리로 외쳤던 사람이 이재명 대표다.
이 대표는 형식상 소환 조사에 응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검찰 수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세다.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자신이 대표를 맡은 정당의 국회 절대 다수 의석과 강성 지지자들의 장외 집회를 무기 삼아 버티겠다는 것처럼 보인다. 삼권분립을 생명으로 하는 민주주의에서 대통령 하겠다는 사람이 정치 세력 대결로 사법(司法)을 깔아뭉개겠다는 건가.
-조선일보(23-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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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싸움만 하다 끝난 12시간 반 이재명 조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그제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했다. 대장동 의혹이 제기된 지 1년 반 만에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최종 결재권자였던 이 대표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 것이다. 이 대표가 민간업자들에게 천문학적 수익이 돌아가도록 특혜를 줬는지, 민간업자들이 얻은 이익 중 일부를 이 대표가 받기로 했는지가 의혹의 핵심이다. 그 실체를 가려내기 위해 이 대표와 검찰은 치열한 법리·증거 공방을 벌였어야 했다.
하지만 조사에서 양측은 각자 하고 싶은 주장만 일방적으로 쏟아냈을 뿐이다. 이 대표는 출석하면서 혐의를 부인하는 내용의 진술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이후 12시간 반 동안 이어진 조사에서 이 대표는 검사의 질문에 “진술서로 갈음한다”고만 답변했다고 한다. 적극적인 해명을 하는 대신 사실상 진술을 거부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검찰 역시 구체적인 증거 등으로 이 대표의 입을 열게 하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그 대신 양측은 “이 대표를 추가 소환하기 위해 같은 질문을 반복하며 시간을 끌었다” “조사 범위와 분량이 많았을 뿐이다” 등 조사 시간과 방식을 놓고 옥신각신했다. 기싸움만 하다 끝난 셈이다. 장외 정치 공방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 대표는 “정적 제거, 사법살인”이라고 했고, 민주당은 “증거도 없이 없는 죄를 만들면 깡패인가, 검사인가”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런 뻔뻔한 정치인을 본 적 없다” “대선 불복을 넘어 사법 불복”이라고 맞받았다.
2021년 9월 시작된 검찰 수사는 우여곡절 끝에 김용·정진상 씨를 거쳐 이제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각종 의혹에 대해 결론을 맺어야 할 시점이다. 유동규 씨 등에 대한 공소장에는 이 대표 이름이 140차례 넘게 나온다. 이 대표가 특혜를 주도록 ‘지시’하거나 ‘승인’했다는 내용도 적혀 있다.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이 대표 관련 혐의의 명백한 근거를 밝혀야 공소장을 통해 검찰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 한다는 의심을 지울 수 있다. 이 대표도 진술을 피하려고만 하지 말고 실체 규명에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 정치 공방은 진상 규명에 아무 도움이 안 된다. 정치권과 검찰 모두 뚜렷한 증거로 말해야 한다.
-동아일보(23-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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