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방 안의 코끼리] [청와대 시절에도 이런 대통령은 없었다] ....

뚝섬 2023. 2. 8. 06:35

[방 안의 코끼리]

[청와대 시절에도 이런 대통령은 없었다]

[親尹, 최소한의 격은 갖춰라]

[“安 이기면 대통령 탈당” 얘기까지 나온 與 경선판]

[쳐다보기 위태위태한 대통령실과 여당 모습]

[유승민 나경원 이어 안철수까지… 이런 ‘쳐내기 전대’ 있었나]

[구두와 양말]

 

 

 

방 안의 코끼리

 

[정진홍의 컬처 엔지니어링]

누구나 알고 있지만 말하지 못하는 문제
천으로 가린다고 문제없는 아니다 

 

# 오랫만에 한남동 ‘리움’에 갔다. 리움은 우리나라 사설 미술관의 대표 격이다. 물론 한때는 문턱이 너무 높다는 말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개막 전시로 문을 연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기획전 ‘WE’는 단지 ‘무료’여서만이 아니라, 고매하고 거창한 미술사적 사전 지식 같은 것이 없이도 누구나 자기 눈높이와 시선으로 작품과 마주해 그것을 해석하며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가히 성공적이다. 1960년 이탈리아 출신으로 요리사, 정원사에서 시체 씻기 알바까지 온갖 일들을 해오며 제대로 된 미술 교육을 받은 적도 없는 그라지만, 카텔란의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는 각자의 처지에서 나름대로 해석될 수 있을 만큼 개방적이고 해학적이다. 그런 뜻에서 이번 카텔란의 전시는 작게는 리움의 새로운 변신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을 갖게 만들고, 크게는 미술이 돈 있는 사람들의 호사가 아니라, 내 시야와 눈길이 닿아 내 나름대로 느끼면서, 나와 한 호흡으로 연결된 세계 속에 펼쳐지는 생활의 일부임을 새삼 발견하게 한다.

 

# 우선 전시장으로 들어서니 탁 트인 공간의 높은 천장 위에 축 늘어지듯 매달린 말의 박제가 눈에 들어왔다. ‘노베첸토(Novecento)’라는 제목의 작품이었다. 노베첸토는 900이란 뜻으로 1900년대 곧 20세기를 가리킨다고 한다. 동시에 위대한 이탈리아로의 복귀를 강조했던 노베첸토 운동을 염두에 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위대한 이탈리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 죽은 말의 박제는 축 늘어져 있었다. 모습을 더는 쳐다보고 싶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우리 조국 대한민국도 이상은위대한 조국 대한민국 아닌그저 그렇고 그런 대한민국으로 추락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위기감을 지울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내 다른 것은 몰라도 우리의 거침없는 문화력이 위대한 대한민국을 다시 살릴 수 있는 온전한 바탕이 되리라 확신하며 눈앞에 성큼 다가선 거대한 발바닥 벽화로 발걸음과 시선을 옮겼다.

 

# 거대한 발바닥 사진처럼 보이는 벽화의 제목은 다름 아닌 ‘아버지’였다. 가장으로서의 삶의 무게를 지탱하듯 온 몸의 하중을 고스란히 받으며 평생을 버텨냈을 거친 발바닥의 소유자, 바로 그런 이가 ‘아버지’임을 웅변하듯 토해낸 그런 벽화였다. 마치 사진으로 찍은 듯 정교하게 그려진 그 벽화 속 발바닥에는 주름과 굳은살은 물론이고 맨발로 맨땅을 디디고 다녀서 묻은 흙과 모래 알갱이들이 잔뜩 묻어 있었다. 그런데 정작 이 벽화의 작가 카텔란의 아버지는 트럭 운전사였다고 하니 맨발로 다닐 일이 별반 없었을 듯싶다. 그럼 이 벽화 속 발바닥은 상상인가? 아니다! 작가 카텔란 자신의 것이었다. 아버지는 트럭 운전사이고, 어머니는 청소부였던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어려서부터 온갖 잡일을 하며 가족의 생계를 도와야 했던 그 자신이 자기의 발바닥을 그려 아버지라는 존재의 의미를 우리에게 되묻고 있었던 것이다.

 

# 남들 보기에 자식을 제아무리 그럴듯하게 키워놨다 해도 부모의 고생을 모르고 자란 자식은 거기까지다. 오늘 자기 자신이 두 발로 세상을 향해 서서 걸어갈 수 있게 되기까지 아버지의 발바닥이 성할 수 없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면 그 자식의 미래는 결코 단단하게 열리지 못할 것이다. 함께 고생해본 자식이라야 아버지의 존재를 아는 법이고, 자신의 미래도 제대로 열어갈 수 있는 것이다. 어쩌면 오늘의 한국 경제를 주도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재벌 3, 4세들에게 결여된 것이 바로 이것일지 모른다. 2세까지는 그런대로 아버지의 고생을 몸으로 안다. 하지만 3세가 넘어가면 알기가 어렵다. 귀한 도련님으로만 자라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기에 아버지의 거친 발바닥과 자신의 보드라운 발바닥이 결코 같은 땅을 딛고 있던 것이 아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재용 회장 같은 경우는 옥살이를 통해서라도 세상 바닥을 자기 발바닥으로 디뎌봤으니 차라리 다행이란 생각마저 든다. 땀이 혈통을 만드는 것이지 돈이 혈통을 만드는 아니다. 발바닥이 새로운 시장을 일구지, 사인만 하는 손가락이 미래를 만드는 것은 결코 아님을 알아야 한다.

 

# 마지막으로 또 다른 전시 공간으로 들어서니 방 안에 흰 천을 두른 채 눈과 코 그리고 발 부분만 드러내놓은 채 커다란 물체가 서 있었다. 한눈에 코끼리임을 모르진 않았다. 하지만 누구나 알고 있지만 대놓고 말하지 못하는 문제를 가리켜 ‘방 안의 코끼리(elephant in the room)’라고 표현한다고 하지 않던가. 지금 대통령실과 여당과 심지어 언론마저 형국이지 않을까 싶었다. 왜 대통령에게 제대로 말하지 않는가!

 

# 나라 경제가 참 어렵다. 지난 1월 한 달 무역 적자가 사상 최고, 자그마치 127억원이 아니라 127억 ‘달러’다. 한화로 16조원이다. 게다가 11개월째 적자다. 앞의 정권 탓할 일이 아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이 윤석열 정부가 헤쳐가야 할 최고의 당면 과제가 다름 아닌 무역 적자 해소다. 그런데 와중에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애꿎게 당대표 뽑는 일에 뒤엉켜들고 말았다. 안철수가 끌어들였다고? 안철수만 대통령을 팔았는가? 설사 그렇다 해도 대통령실이 당무에 관여하듯 그렇게 나서야만 했는가? 안철수가 당대표 되면 대통령이 탈당할 것이라는 말 같지 않은 말까지 나와버렸다. [] 꼬이다 못해 거꾸로 매달린 셈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카텔란이 박제된 말[馬]의 머리는 벽 속에 처박고 몸통을 밖으로 빼낸 것처럼 설치해 놓은 작품 아래서 한참을 서 있었다. 작금의 우리 모습 같았기 때문이다.

 

-정진홍 컬처엔지니어, 조선일보(23-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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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시절에도 이런 대통령은 없었다

 

[송평인 칼럼]

尹心 호소, 金엔 침묵 安엔 공격
대통령-당대표 同格도 上下도 아냐
尹 정권, 보수-중도 연대로 탄생
연대 위협한 이준석 윤핵관이 간신배

 

의원내각제에서는 정부와 여당이 일체가 된다. 정부 내각은 여당의 일부다. 여당의 실세들이 장관이 된다. 다만 여기서의 일체는 실은 구조적으로 불안한 일체다. 주요 정책을 둘러싸고 총리와 장관들 사이에 이견이 발생했으나 그것이 해소되지 않으면 장관들은 사퇴로 항의를 표시한다. 여러 장관의 동시 사퇴는 때에 따라서는 내각을 붕괴시키고 총리의 교체를 가져온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당정은 총리를 중심으로 빈틈없이 단합할 것이 요구된다.

대통령제에서는 정부와 여당 사이에 칸막이가 있다. 대통령은 여당에 의지하지 않고 정부를 구성한다. 여당의 실세 몇몇이 정부의 정책에 반대한다고 해서 정부의 존립이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래서 당정의 빈틈없는 단합은 요구되지 않는다. 다만 정부의 성공이 선거의 승패와 긴밀히 연결되기 때문에 정부와 여당은 협조할 강한 동기가 부여돼 있다.

대통령이 대통령제에 고유한 당정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정당 민주주의를 후퇴시킨다는 비난을 받더라도 리스크를 감수하고 당무에 개입하겠다고 하면 막을 방법은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무 개입을 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식언(食言)으로 만들면서 대통령실을 내세워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특정 당 대표 후보를 비토했다. 3김 이후로 청와대 시절에도 본 적 없는 대통령을 용산 시대에 보고 있다.

 

대통령실은 김기현 의원과 ‘윤핵관’이 윤심(尹心) 타령을 할 때는 잠자코 있다가 안철수 의원이 윤안(尹安)연대를 거론하자 윤심을 당 대표 선거에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왔다. 공정함은 고사하고 공정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 명백한 불공정이다. 윤심 후보를 뽑기 위해 대놓고 당무에 개입하고 있으면서 당 대표 후보가 윤심에 기대려 한다고 해서 문제 삼는 건 논리적으로도 앞뒤가 안 맞는다. 그냥 까라니까 까는 수준이다.

대통령제가 당정 분리의 토대 위에 서 있다고 하지만 당 대표는 대통령과 화합해야 한다. 대통령실이 누군가를 ‘국정 운영의 적’이라고 부른다면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무시한 이준석 같은 이들이나 대상이 돼야지 대통령에 대한 존중을 계속 표시하는 이들까지 적으로 취급해서는 그렇지 않아도 극우화하는 옹색한 정권이 더 옹색해질 수밖에 없다.

대통령실은 윤안연대는 대통령과 당 대표 후보는 같은 격(格)이 아니기 때문에 잘못됐다고도 한다. 대통령제에서 대통령과 당 대표는 같은 격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상하(上下)관계도 아니다. 둘의 차이는 격이 아니라 서 있는 위치의 차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의 오너가 아니다. 그는 바지사장일 뿐이다. 바지사장이 과거의 3김들처럼 오너 행세하며 당에 존중 이상의 복종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실은 당원들끼리 윤핵관이라는 표현을 쓰는 건 옳지 않다며 안 의원을 비난했다. 그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있는 걸 있는 대로 말하는 것일 뿐이다. 대선에서 윤석열에게 표를 던진 유권자 중에서는 윤핵관을 비판적으로 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윤핵관만 정권의 성공을 바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들도 정권의 성공을 바라며 윤핵관을 비판하고 있다.

대선에서 윤석열을 찍고 싶지 않았지만 차마 이재명이 당선되는 꼴을 볼 수 없어서 윤석열을 찍은 유권자들이 없었으면 윤석열 정권은 태어날 수 없었다. 그 세력을 온전히 안철수가 대표하느냐 마느냐는 부차적인 문제다. 중요한 것은 대선 과정에서 보수세력과 중도세력의 연대를 파괴하려고 한 것이 이준석이었고 지금은 윤핵관이고 대통령실이라는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들은 소인배이고 그들의 의도는 실제로는 충정일지 몰라도 결과적으로는 간신배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안 의원이 국민의힘 대표를 잘할까. 여러 가지 이유로 의문이 든다. 그러나 이유는 다르지만 똑같은 의문이 김기현 의원에게도 들고 이미 사퇴한 권성동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에게도 든다. 다 그만그만한 인물들이다. 지금 국민의힘에 깃발을 높이 들고 ‘나를 따르라’고 할 수 있는 독보적 지도자는 없다. 결국 그만그만한 인물들의 연대로 당을 꾸려 가야 할 형편이다. 하지만 이런 형편은 발상을 달리해보면 친이(親李) 친박(親朴) 공천이 빚은 파동의 악몽에 시달렸던 보수 정당에는 공천 민주화를 통해 한걸음 전진할 수 있는 모처럼의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송평인 논설위원, 동아일보(23-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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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尹, 최소한의 격은 갖춰라

 

[오늘과 내일]

공천권에 눈멀어 급속히 폐쇄·폭력적으로 변질
민심 폭발 전에 윤 대통령이 나서서 자제시켜야

 

여권 내 친윤들이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난장판으로 만들면서, 문득 대통령의 정치적 친족을 자처했던 세력들이 스쳐 지나갔다. 필자는 친노부터 시작해 친이 친박 친문을 거쳐 친윤까지 직접 취재하거나 관찰할 기회가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노는 취재할 당시엔 매우 거칠었으나 지금 보면 로맨티시스트적인 기질도 있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라크 파병, 제주 해군기지 건설 등 국가적 과업을 두고 서로 물고 뜯고 싸웠다. 지금은 사라진 토론이란 게 있었다. 시끄럽지만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려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이는 MB를 중심으로 뭉친 용병 집단이었다. 정치에는 서툰 일 중심 조직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유치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아쉬운 대로 보수의 건전성이 유지된 마지막 시기였다. 친박과 친문은 최고 권력자와 그 주변이 무언가 홀린 듯 외부에 귀를 닫고 비정상적일 정도로 독단적이었다는 점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게 모든 걸 말해준다.

친윤은 어떤 특성을 갖고 있을까.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친노 친이 친박 친문과는 또 다른 독특한 정치 세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겐 충성스러울지 몰라도 특히 전당대회 국면에서 내년 총선 공천권에 눈이 먼 부정적인 모습이 도드라지고 있다. 크게 3가지 정치적 특징으로 압축된다.

첫째, 폐쇄성이다. 친박 친문보다 정도가 더하다. 정치라는 생태계는 주변과의 교류를 통한 변화와 성장, 더 나아가 확장이 기본인데, 친윤은 외부와의 차단을 고집한다. 이런 집단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확장성을 이야기한 것 자체가 지금 보니 부질없는 짓이었다.

둘째는 취약한 대표성이다. 보수 세력을 대표할 만한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지 않다는 얘기다. 친윤들이 나경원 안철수를 잇달아 찍어내는 장면에 사람들이 짜증 내는 이유 중 하나는 ‘뭐 하던 사람들인데 저렇게 설쳐대느냐’는 것이다. 친이만 해도 이재오 정두언 임태희 박형준 등 당시엔 보수 인사라 할 만한 사람들이 있었다. 요새 전대 국면에서 실명으로 등장하는 친윤 인사는 장제원 김정재 이철규 박수영 이용 의원과 이진복 대통령정무수석. 이 중 유권자들에게 정치하는 이유나 스토리가 알려진 경우가 있나. 안 그래도 한국 사람들은 힘 있는 사람들의 오만을 극도로 싫어하는데, 저들을 보면서 대통령 옆에 있다 벼락출세한 사람들이 완장 찼다고 여기는 것이다.

셋째가 가장 위험한데, 그 미약한 정치적 권위를 가리기 위한 폭력성이다. 민주화 이후 정치권의 폭력성은 해산된 통합진보당 등 원래 진보 진영에서 자주 발견됐다. 그런데 친윤이 들어선 뒤 그야말로 칼춤이 벌어지고 있다. 같은 편이었다가 온갖 수단을 동원해 쳐낸 사람만 이준석을 시작으로 김종인, 나경원, 안철수까지 이어지고 있다. 내쳐진 사람도 잘못이 있지만, 군사 정권 이후 정치권에서 이렇게 집단 린치가 집중적으로 자행된 건 본 적이 없다.

집권세력이라면 최소한의 격이라는 게 있어야 한다. 세계 10대 경제 강국을 이끄는 세력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민심이 폭발하기 전에 윤 대통령이 이들의 폭주를 막아야 한다. 이걸 방치하면, 설령 김기현 의원이 대표가 되더라도 그 후폭풍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이런 환경에서 몸과 머리가 얼어붙어 친윤 외 어느 누가 제대로 움직이겠나. 21세기 한국 정치에서 처음 보는 이 비정상을 윤 대통령은 바로잡아야 한다.

-이승헌 부국장, 동아일보(23-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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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이기면 대통령 탈당” 얘기까지 나온 與 경선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김기현, 안철수 의원이 5일 서울 동대문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동대문구 갑·을 당협 합동 당원대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2.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이 대통령실과 안철수 의원 정면 충돌로 치닫고 있다. 안 의원이 ‘윤·안 연대’를 내세운 것을 두고 대통령실은 “대통령을 끌어들이지 말라”며 안 의원을 공개 비판했다. 김기현 의원의 후원회장이자 윤석열 대통령과 가깝다는 인사는 “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대통령이 탈당해 신당 창당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릴 ”이라고 했다. 친윤 진영이 원하지 않는 후보가 당선되면 대통령이 탈당하고 분당(分黨)될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대통령 의중을 각자 유리하게 해석할 수는 있지만 대통령 탈당까지 거론하는 것은 도를 한참 넘었다.

 

여권 일각에서 전당대회 이후 친윤과 비윤 갈등으로 당이 갈라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현실성이 없다고 여겨져왔다. 그럴 경우 여당이 총선에서 참패하고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도 표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특정 후보 측에서 공개적으로 이 얘기를 꺼낸 것은 경선에서 이기기 위한 선거 공학적 의도일 것이다. 이번 당대표 경선은 당을 혁신하고 총선 승리로 이끌어 윤 정부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할 적임자가 누구냐를 선택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대통령 탈당 앞세운 것은 당원들에게 특정 후보를 찍으라고 강요하는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안 의원의) ‘윤·안 연대’ 주장은 대통령을 선거에 끌어들이는 정말 잘못된 표현”이라며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란 표현도 대통령 참모를 간신배로 몰고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인사들은 “안 의원이 윤심(尹心)은 아니다”라고 했고, 윤 대통령의 발언이라고 전하면서 “윤핵관 표현으로 이득을 보려는 사람은 국정 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으로 인식될 것”이라고도 했다. 사실상 대통령이 직접 나선 듯한 모양새로 비쳤다.

 

안 의원이 경선에서 ‘윤·안 연대’를 내세운 것은 ‘윤심’에 기대려는 의도가 짙어 보인다. 대통령과 당대표 후보가 어떻게 연대하느냐는 비판을 받을 만하다. 하지만 대통령실이 특정 당대표 후보를 대놓고 비판하는 것도 전례 드문 일이다.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를 두고 파열음이 난 지 보름도 안 돼 같은 일이 재연되고 있다.

 

대통령실과 친윤 진영이 이처럼 대놓고 특정인을 공격하고 대통령 탈당까지 거론하는 것이 국민 눈에 어떻게 비치겠는가. 그렇게 해서 특정 후보가 당대표가 된다 한들 흥행도 감동도 주기 힘들다. 경선이윤심논란으로 얼룩지면 대통령 국정 운영이나 총선 승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안철수·김기현 의원은 더 이상의 ‘윤심 발언’을 중단하고 대통령실도 말을 아껴야 한다.

 

-조선일보(23-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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쳐다보기 위태위태한 대통령실과 여당 모습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또 다시 윤심(尹心)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의원 지지율이 오르자 친윤 핵심 의원들이 일제히 나서 안 의원을 향해 “가짜 친윤 팔이 후보”라고 거칠게 몰아세웠다. “대통령에 태클 걸던 사람” “국정의 힘을 뺄 것” “나경원과 똑같은 케이스” “대선 후보 단일화 효과도 의문”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래도 대선 때 후보 단일화를 이루고 인수위원장으로 임명한 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혹스러울 정도다. 나경원 사태가 봉합된 지 얼마나 됐다고 다시 같은 일이 벌어지나.

 

대통령실의 태도를 보면 의원은 당대표가 되면 된다 작정을 같다. 역대 대통령들도 모두 여당 대표에 대한 호불호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내부적으로 거중조정이 이뤄졌다. 이렇게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 노골적으로 파열음을 내는 것은 처음 본다. 더구나 윤석열 대통령은 신년 인터뷰에서 “윤심은 없다”고 공언했다. 그런데 실제 드러나는 것은 정반대이니 이를 국민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궁금하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후보 등록일을 하루 앞둔 1월 31일 김기현, 안철수 의원이 나란히 보수의 텃밭 대구를 방문했다. 왼쪽은 서문시장 출정식에서 인사말 하는 김기현 의원, 오른쪽은 서구 당협 간담회에 참석한 안철수 의원. /뉴스1

 

지금 대통령실은 어떤 특정인들이 여당 대표가 되면 같이 일을 없다 생각하는 같다. 사람들이 서로 잘 맞지 않는 경우는 있을 수 있다. 특히 대통령은 이준석 대표 때문에 호불호가 너무나 극명하게 갈라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해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대통령과 당 대표처럼 서열이 분명한 경우에는 대통령이 하기에 따라서 원만하게 사이를 조정하고 협의해 갈 수 있다. 그게 지도자급의 정치력일 것이다.

 

대통령실은 앞으로 당대표 경선까지 매사에 나서서 안 의원을 공격하고 비난할 것으로 보인다. 의원이 결국 반격에 나서면 심각한 사태까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해서 대통령실이 원하는 사람을 당대표로 만들었다고 해도 그것이 국민 눈에 어떻게 비칠지는 쉽게 짐작할 있다.

 

지금 당대표 경선이 중요한 것은 내년 총선에서 노동개혁, 연금개혁, 규제개혁, 공공개혁, 교육개혁을 이룰 정도의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이런 개혁의 필요성을 알고 있는 국민이 윤 정부가 미흡해도 지지하고 있지만 대통령실이 하는 식의 거친 정치가 계속되면 인내가 바닥을 드러낼 수도 있다. 대통령실은 경선 개입을 자제하고 후보들도윤심논란을 접어야 한다.

 

-조선일보(23-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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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나경원 이어 안철수까지… 이런 ‘쳐내기 전대’ 있었나

 

국민의힘 새 대표를 뽑는 3·8 전당대회가 도를 넘은 ‘윤심(尹心) 개입’ 논란으로 막장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김기현-안철수 후보가 “윤심은 내게 있다”며 볼썽사나운 윤심 마케팅 경쟁을 벌이더니 최근엔 안 후보 지지율이 역전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자 친윤 진영이 안 후보를 향해 “가짜 윤심팔이” “사기” 등 집단 공격에 나서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윤핵관 중 한 명인 이철규 의원은 어제 “대통령 인사와 국정 수행에 태클 걸던 분”이라며 안 의원에 대한 비난의 포문을 열었다. 이후 “(인수위원장 시절) 24시간 가출과 잠적에 (윤석열 대통령이) 굉장히 분개했다” “대통령은 (안 의원과) 밥도 차도 안 마셨다” “자기 이익 없이 단일화를 했겠느냐” 등의 발언이 쏟아졌다. 대통령과 가까운 의원들이 대놓고 윤심을 대변하고 나선 것이다.

여기에 대통령실까지 윤심 논란에 뛰어들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고위 참모들이 언론을 통해 “안 의원은 윤심이 실린 후보라고 볼 수 없다” 등 전대에 영향을 주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다. 전대에 개입할 생각이 없다며 ‘중립’ 의지를 밝힌 대통령실의 공식 입장이 무색할 정도다.

 

앞서 친윤 진영은 100% 당원 투표와 결선 투표로 당 대표를 뽑도록 당헌을 개정해 논란을 빚었다. 당심에선 밀리지만 ‘민심 1위’였던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를 견제하는 걸로 비친 것이다. 이어 ‘당심 1위’를 보이던 나경원 전 의원이 사퇴 압박 속에 전대 출마를 포기했다. 그러다 이번엔 유 전 의원 불출마 선언 후 일부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가 ‘현재 1위’로 올라서자 집중 견제에 돌입한 것이다. 물론 적극 지지층만 놓고 보면 김 후보가 안 후보를 많이 앞선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국정 운영의 손발을 맞추고 내년 총선을 지휘할 여당 대표가 누가 되는지는 대통령에게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지금 모습은 정상이 아니다. 민심과 당심의 역풍을 부르고, 전대 이후 당의 분열을 초래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대통령은 확실하게 중립 의지를 밝혀 윤심 논란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후보들도 각자의 비전을 갖고 겨루는 집권당 전대다운 승부를 해야 한다.

 

-동아일보(23-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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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와 양말

 

여당의 당대표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모양이다. 유력 후보인 김기현, 안철수 의원 두 사람의 사진이 화제가 됐다. 한 사람은 유명인과의 ‘꽃다발 사진’으로, 또 한 사람은 ‘해어진 양말’ 사진으로 모두 설정 의혹이 일었다. 정치는 쇼 비즈니스와 닮은 구석이 많다. 장의 사진을 보며 언젠가 듯한 기시감이 드는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선거를 앞두고 찍히는 정치인들의 구두에는 공통점이 있다. 유독 낡고 해졌다는 것. ‘구두’라는 발로 뛰는 정치인의 역동적인 이미지에 ‘낡은’이라는 형용사가 붙으면 ‘검소한 서민 후보’라는 이미지를 풍기기 때문일 것이다.

 

2016년에 찍힌 사진 속 문재인 전 대통령의 구두는 5·18 민주화 기념식 때 무릎 꿇고 참배할 때 밑창이 닳고 깨져 있었다. 서울시장 후보 시절 찍힌 박원순의 구두 뒤축은 차마 걷기도 힘든 수준으로 깨지고 찢어져 있었다. 2021년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도 내곡동의 생태탕집에 명품 ‘페라가모’ 구두를 신고 나타났다는 증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흥미로운 건 상대 박영선 후보의 과거 찢어진 페라가모 구두를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소환해내 진흙탕 싸움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낡은 구두 사진이 등장하게 된 첫 계기는 1952년 미국의 대통령 선거부터다. 공화당 아이젠하워와 경쟁한 민주당의 애들레이 스티븐슨의 구멍 난 구두 사진은 당시 큰 화제가 됐고, 그 사진을 찍은 기자는 다음 해 퓰리처상을 받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후보 시절 바닥이 해어진 구두를 책상 위에 올리고 있는 사진이 등장했다. 이쯤 되면 구두는 드라마의출생의 비밀 버금가는 정치적 클리셰에 가깝다. 차이가 있다면 ‘알고 보니 재벌’이 아니라 ‘알고 보니 소탈한 서민’이라는 반대 버전이다. 예전 라디오 시엠송으로 귀에 익은 가사가 생각난다. “발이 편해야 맘이 편하고, 맘이 편해야 일이 잘되죠!” 구두가 명품이든 싸구려든 새것이든 낡은 것이든 그리 중요할까. ‘쇼’보다 중요한건 ‘일’이다. 제발 일이나 잘하자.

 

-백영옥 소설가, 조선일보(23-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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