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에 쓴소리해주는 사람이 ‘진짜 청년’]
[총선까지 1년… 양당 모두 원심력이 커지고 있다]
[20대 무당층 1년 새 27→57%… 정치권 포퓰리즘에 MZ 마음 떠났다]
尹에 쓴소리해주는 사람이 ‘진짜 청년’
청년 정책 간담회는 넘치는데 정부여당 지지율은 고공낙하
‘사장 아들’ 같은 주최측 인물 말고 “이건 아니다” 고언해줄 청년을
빨간불이라는 수식어로도 모자란다. 말 그대로 처참히 무너지고 있다. 정부·여당에 대한 청년들의 지지율 이야기다. 지난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에 대한 20대와 30대의 지지율은 각각 21%를 기록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그보다 낮은 10%대 중반이었다. 온라인 플랫폼이나 커뮤니티에서 표출되는 날것의 여론은 더욱 심각하다. 그 공간에서 여당 지도부는 이미 웃음거리가 됐다. 출범 이래 온갖 실언이 끊이지 않은 탓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2022년12월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청년과의 간담회에서 웃음짓고 있다./대통령실
국민의힘도 이 상황을 심각하게 인지하고는 있는 것 같다. 김기현 대표는 지난 10일 비공개회의를 열고 청년층 포섭 방안을 논의했다. 배현진 조직부총장, 김병민 최고위원,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등 당내 1980년대생 정치인들이 참석했다. 이후 대변인단에 청년들을 대거 임명하고 당대표 직속 청년 정책 기구 신설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걸 보면 그 자리에서 공감한 위기의식이 얼마나 엄중했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청년층을 끌어안으려는 그들의 노력이 썩 효과가 있으리란 느낌은 들지 않는다. 각종 옵션을 추가한다고 자동차 엔진 결함을 해결할 순 없는 것처럼 말이다.
이제라도 청년들과 접점을 높이려는 당 지도부의 의지는 높게 평가한다. 그러나 의지가 실효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청년 지지율이 낮으니 청년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청년 정책을 늘리면 된다는 발상부터가 일차원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수년 전부터 청년들을 주요 당직에 두루 기용했고 2019년부터는 청년미래연석회의라는 이름의 청년 의제 발굴 회의체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이 활동을 게을리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 그 시기 적잖은 청년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등을 돌렸다. 그 이유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들이 국힘 지도부다. 그런데 정작 ‘청년 정책이 부족해서’ 청년들이 지지하지 않는다고 여기는 지금 그들의 모습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진단이 잘못되니 처방도 겉돈다. 정부·여당의 청년 지도부 및 관계자가 모인 ‘청년 당정대(당·정부·대통령실)’는 지난 13일 중소기업 청년 노동자 3명을 초청해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지난달 24일 MZ 노조와 ‘치맥 회동’한 이후 두 번째다. 당초 이들은 이 행사를 통해 당이 청년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젊고 세련된 모습을 보여주려 했을 것이다. 그런데 또 윗분들의 심기를 거스를 순 없었던 모양이다. 적당한 선에서 장단을 맞춰줄 청년이 앞에 나섰다. 하필 그게 ‘사장 아들’이었다. 논란은 더 커졌다. 사실 그게 아니더라도 청년층이 강하게 반발하는 ‘69시간 노동제’에 대해 “현장에선 찬성하는 분이 많다”는 소리가 나온 것만으로 그 간담회가 2030세대의 공감을 얻지 못했으리란 건 자명하다. 이런 보여주기식 간담회는 수백, 수천 번을 해도 헛수고다.
정치권이 청년들을 대할 때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가 바로 청년이라는 테두리를 설정하는 것이다. 청년들에게 청년 이슈를 묻고, 청년 정책으로 지지를 호소한다. 청년이니까. 하지만 2030 유권자들이 그것만으로 정당에 대한 인식을 형성하지는 않는다. 당 구성원들이 하는 말의 품위, 의원 개개인의 역량, 그들이 보여주는 갈등 수준 등 당의 모든 것이 호감도를 결정하는 판단 근거가 된다. 이런 데서 크게 까먹으면 청년 정책으로 조금 딴다고 해도 결국은 청년들의 지지를 잃는다.
지금 정부·여당에 필요한 건 얼굴마담이 되어 줄 근사한 청년이 아니다. 신통한 청년 정책도 필요 없다. 비록 언론에 사진 한 장 나가지 않을지라도, 당의 정책과 비전이 국민의 보편적 정서와 어긋나고 있을 때 “이건 아니다”라며 제대로 고언해줄 사람부터 찾는 게 먼저다. 지금 국민의힘의 위기도 거기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청년의 시각과 목소리라는 건 그런 데서 필요한 법이다.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 조선일보(23-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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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까지 1년… 양당 모두 원심력이 커지고 있다
[박성민의 정치 포커스]
총선 1년 남은 시점에서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체제와 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제가 유지될까, 원심력이 점점 커지는 양당이 결국 분열할까, 경쟁력 있는 제3당이 출현할까 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도 버거운데 ‘돈 봉투’ 폭탄을 맞았다. 자칫 당이 초토화될 수 있는 대형 악재다. 이재명 대표는 유동규, 송영길 전 대표는 이정근이라는 측근에게서 은밀한 정보가 쏟아지는 터라 방어가 쉽지 않다.
국민의힘 처지도 별반 나을 게 없다. 전당대회 치르고 겨우 한 달 지났는데 벌써 비대위 체제와 김재원 수석 최고위원 사퇴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전당대회 규칙을 100% 당원 투표로 개정할 당시 우려대로 민심에 둔감한 당이 되었다. 김종인·이준석 체제에서 사라졌던 ‘전광훈 리스크’가 부활해,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총선에서 역사적 참패를 당한 ‘다키스트 아워(Darkest Hour)’로 당이 돌아갔다.

윤석열 대통령 직무 수행 긍·부정 평가는 대략 30% 대 60%다. 중도층 부정 평가는 꾸준히 65%를 넘는다. 70대 이상에서만 긍정 평가가 높을 뿐 전 세대에서 부정 평가가 높다. 전 지역에서 부정 평가가 더 높다.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정부 지원론)’ 36%,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정부 견제론)’ 50%다. 모든 지표가 위험을 알리고 있다.
작년 11월 ‘현실에 맞춰 생각 바꾸는 게 민주적 리더십’ 칼럼에서 이렇게 썼다. “11월 11일 갤럽이 발표한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30%, 부정 평가는 62%다. 민심은 국정 기조를 바꾸라는 쪽이다. 긍정 평가보다 부정 평가가 두 배 이상인 상황은 좋지 않은 예후다. 이쯤 되면 ‘플랜B’를 꺼낼 시간이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그대로 쭉 갈 것 같다. (...) ‘40% 콘크리트 지지층’ 운운했던 문재인 정권의 우를 답습하면 안 된다. 문재인 정권은 ‘40% 콘크리트 지지층’을 결집하는 동안 ‘50% 콘크리트 비토층’을 만들었다. 5년 만에 정권을 빼앗긴 전략적 패착이다. 윤석열 정부도 똑같은 길을 가고 있다. (...) 중도 스윙보터의 요구는 단순하다. ‘문재인 정부와 같은 윤석열 정부’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와 다른 윤석열 정부’가 돼 달라는 것이다. 정책만 문재인 정부와 반대로 할 것이 아니라 정치적 태도도 반대로 해 달라는 것이다.”
6개월이 흘러 윤석열 대통령이 원한 대로 김기현 대표 체제가 들어섰지만 상황은 훨씬 나빠졌다. 자칫하면 조기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 낮은 지지율로 귀착된 강성 지지층 결집의 ‘플랜A’를 버리고, 이탈한 중도층을 돌아오게 할 ‘플랜B’로 전환해야 한다. 국정 기조를 바꿔야 한다. 생각과 사람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변화를 가져올 내부 동력이 없기 때문에 외부 동력에 기댈 수밖에 없다. 민주당의 외부 동력은 ‘법원’이고, 국민의힘의 외부 동력은 ‘민주당’이다. 이재명 체제의 운명은 법원에 달려 있고, 김기현 체제의 운명은 이재명 대표 거취에 연동되어 있다.
민주당이 사법 리스크를 정치적으로 돌파하려는 ‘1980년대 운동권 전략’은 매우 위험하다. 군사독재 시절에는 사법 시스템을 부정하고 싸우면 민심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민주화 운동 시대가 아니다. 개인 부패 사안을 운동권식으로 인정·반성하지 않고 정치적으로 싸우면 민심도 얻지 못하고 형량만 올라갈 뿐이다.
전·현직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민주당은 구심력이 약해지고 있다. 냉정하게 분석하면 ①이재명 대표 체제로 똘똘 뭉쳐 총선 치를 가능성 5% ②이재명 체제가 붕괴하고 비대위로 치를 가능성 35% ③이재명 대표가 물러나지 않고 비명·반명도 그 체제로는 총선 치를 수 없다고 판단하여 분열할 가능성 60%로 보인다.
설사 분열을 막고 비대위 체제로 봉합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과 2008년 ‘통합민주당’이 대선과 총선에서 대패한 이유는 대선 투표율 63%, 총선 투표율 46%가 보여주듯 민주당 지지층이 대거 투표에서 이탈한 점이다. 당명에 있는 ‘통합’은 역설적으로 분열을 상징한다. 자칫하면 그런 사태를 또 맞을 수 있다.
국민의힘도 구심력이 약해지고 원심력이 강해지고 있다. 양당이 이대로 간다면 ①2020년 총선처럼 양당이 똘똘 뭉쳐 양자 구도로 치를 가능성 20% ②2016년 총선처럼 강력한 제3당이 출현하여 3자 구도로 치를 가능성 40% ③1996년 총선처럼 양당이 모두 분열하여 4당 체제로 치를 가능성 40% 정도로 보인다.
②와 ③의 경우 중도층과 2030세대의 이탈이 큰 국민의힘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2016년 국민의당은 안철수를 비롯해 민주당 탈당파가 중심이었으나, 공천 파동으로 이탈한 중도 보수의 지지를 흡수해 새누리당에 더 큰 타격을 입혔다. 1996년 총선에서 여권은 신한국당과 자민련으로 분열했고 야권은 새정치국민회의와 민주당으로 분열했다. 자민련은 충청과 TK를 중심으로 50석을 얻었지만 수도권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수도권은 오히려 야권이 국민회의와 민주당으로 분열하여 신한국당에 승리를 헌납했다. 국민의힘이 얻어야 할 교훈이 바로 이것이다. 국민의힘이 분열한다면 이번에는 당시 야권처럼 수도권에서 치명적 타격을 입을 것이다.
결국 3자 구도든 4자 구도든 국민의힘이 받을 타격이 더 커 보인다. 분열을 막기 위해 먼저 변해야 할 쪽은 국민의힘이다. 그런데도 절박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위기에 둔감한 것이 위기의 핵심이다. 위기에 동의하지 않으면 원인과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 과연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위기를 인정하고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담대한 변화를 할 수 있을까.
-박성민 정치컨설턴트, 조선일보(23-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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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무당층 1년 새 27→57%… 정치권 포퓰리즘에 MZ 마음 떠났다
총선 승부처 MZ 5만명 표심 분석
22대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MZ세대라고 하는 20-30대에 정치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30 세대가 어느 쪽으로 쏠리느냐에 따라 선거가 결판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작년 3월 대선도 60대 이상은 국민의힘, 40-50대는 민주당 쪽으로 기울었지만 열쇠를 쥔 20-30대는 투표 성향이 반반으로 갈렸다.
21대 총선 직전인 2020년 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한국갤럽이 매주 조사한 자료를 취합해 분석한 결과, 최근 들어 20-30대에서 위 세대보다 무당층(無黨層)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3년간 조사한 전국 성인 15만5184명(20-30대는 5만521명)의 정당 지지 성향을 파악한 결과다. 여야(與野) 어느 쪽에도 마음을 주지 않는 청년층의 ‘무주공산(無主空山) 표심’을 얻기 위한 정치권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이후 MZ세대 무당층 최고치
한국갤럽 자료에선 지난 총선이 열렸던 2020년 4월에 20대는 민주당 지지율이 35%였고 국민의힘 전신(前身)인 미래통합당은 13%였다. 30대는 민주당 63%, 미래통합당 14%였다. 모두 민주당이 3~4배가량 높았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말기인 작년 초에는 양당 지지율이 비슷해졌다. 대선 이후에는 20-30대에서 여야 지지율이 동시에 하락하면서 무당층의 증가 추세가 뚜렷했다. 20대에선 27%에서 57%로 두 배 이상이나 늘었고 30대도 24%에서 35%로 증가했다. 최근 20-30대의 무당층 비율은 전체 연령층 평균치인 29%보다 훨씬 높았고 2020년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요즘 여야가 MZ세대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이들은 오히려 정치권을 외면하는 역설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MZ세대의 정치 외면은 대선과 지방선거 투표율 하락에서도 잘 드러난다. 작년 3월 대선에서 전체 유권자 투표율은 77.1%로 2017년 대선(77.2%)과 0.1%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하지만 20대와 30대는 투표율이 약 5%포인트씩 떨어졌다. 6월 지방선거에선 20-30대 투표율 하락 폭이 더 컸다. 2018년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20대(52.0→36.3%)와 30대(54.3→37.8%)는 두 자릿수 이상 하락했다. 김용섭 현대리서치 대표는 “여야 대결이 사생결단식으로 과열될수록 탈진영 성향이 강한 MZ세대는 염증을 느낄 것”이라며 “지금 추세라면 내년 총선에서 20-30대 투표율이 50%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이대남은 脫진보 이대녀는 脫보수
작년 대선과 지방선거의 유권자 분석에서 가장 관심을 끈 것은 20대 남성과 여성의 성향 차이 즉 ‘이대남 이대녀’ 현상이었다. 한국갤럽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20대 남성의 정치 성향 변화는 롤러코스터 같았다. 박근혜 정부 초기인 2013년 3월엔 새누리당(34%) 지지율이 민주당(22%)보다 높았지만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2017년 3월에는 12% 대 49%로 완전히 역전됐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고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르면서 다시 국민의힘 우세로 돌아섰다. 지난 3월 조사에선 국민의힘 35%, 민주당 16%였다.
20대 여성도 정치 성향 변동이 컸다. 박근혜 정부 초기에는 민주당과 새누리당 지지율이 각각 29%와 27%로 비슷했지만 탄핵 정국 때부터 민주당 쪽으로 기울어졌다. 2017년 3월에는 민주당(58%)이 자유한국당(9%)을 압도했고 문재인 정부에서도 민주당 쏠림 현상이 지속됐다. 지난 3월 조사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36%로 다소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국민의힘(7%)을 크게 앞섰다.
2013년 3월과 2023년 3월을 비교하면 10년 동안 20대 남성은 보수 정당 지지율(34→35%)이 거의 변하지 않았고 진보 정당(22→16%)만 하락했다. 반면 20대 여성은 진보 정당(29→38%)의 상승에 비해 보수 정당의 하락 폭(27→7%)이 훨씬 컸다. 20대 남성과 20대 여성이 각각 보수 성향과 진보 성향의 강화가 아니라 탈진보와 탈보수가 진행된 것으로 해석된다.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는 “10년 전엔 이대남과 이대녀 모두 보수 진보 정당 지지가 비슷했던 것을 감안하면 그동안 여야의 젠더 갈라치기는 한쪽을 얻으면 한쪽을 잃은 반쪽짜리 전략이었다”고 했다.
◇정치 혐오 부추기는 포퓰리즘 경쟁
최근 여론조사에서 20-30대는 정부 여당에 불만이 크지만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에도 기대가 낮다. 케이스탯·엠브레인·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사 공동 조사(4월 10~12일)에선 20대와 30대의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각각 18%와 21%에 그쳤다. 하지만 이들의 민주당 지지율도 24%와 28%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여야의 극단적 대결과 정치권의 진영 간 양극화가 심해졌다”며 “20-30대가 정치 양극화에 환멸을 느끼면서 무당층도 늘어났다”고 했다.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포퓰리즘 경쟁도 청년층의 정치 혐오를 부채질한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엔 여야가 공공 투자 사업을 시행할 때 경제성 등을 검증토록 하는 예비 타당성 조사의 면제 대상을 완화하려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고 미루기로 했다. 조일상 메트릭스 대표는 “MZ세대는 부모 세대보다 가난해지는 첫 세대가 될 것이란 불안감이 많다”며 “총선에서 환심을 사기 위해 재정 건전성을 포기하며 미래 세대에게 빚을 떠안기려는 여야 정치권에 20-30대의 시선이 차가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형준 배제대 석좌교수는 “정치권에 대한 청년층의 기대감이 사라지고 있는 것은 이들에게 진정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이 안 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20-30대의 정치 무관심 증가는 정당 정치의 위기”라며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청년층의 고민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고 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18~19세 무당층, 부모 세대의 2배]
지난 2020년 4월 총선에선 선거 연령이 18세로 낮아짐에 따라 ‘10대 유권자 100만명 시대’가 처음 열렸다. 한국갤럽이 매주 실시하는 정치 지표 조사에 18세를 포함하기 시작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10대 응답자 3343명의 정당 지지율 연간 통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뚜렷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8~19세는 2020년엔 민주당(27%)보다 국민의힘(9%)이 크게 낮았지만, 2021년에는 국민의힘이 19%로 상승했고 민주당은 24%로 하락했다. 지난해에는 국민의힘(25%)과 민주당(26%)이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
10대 유권자는 중·고등학교에서 정치 시민 교육을 거의 받지 못해서 투표 참여가 낮으리란 예상과 달리 최근 선거에선 20·30대에게 뒤지지 않았다. 작년 3월 대선에서 18세(71.3%)·19세(72.5%) 투표율은 20대(71.0%)·30대(70.7%)보다 다소 높았다. 6월 지방선거도 18세(36.1%)·19세(35.7%)는 20대(36.3%)·30대(37.8%)와 비슷했다. 전체 유권자 중 비율이 2%가량인 ‘정치 신인류’ 10대 유권자가 어느 한쪽으로 쏠릴 경우 초박빙 대결에선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18~19세 유권자의 민주당 지지율은 26%로 부모 세대인 40대 지지율인 48%의 거의 절반 수준이었다. 10대 유권자는 민주당 지지율이 낮은 대신 무당층(43%)이 40대(23%)의 두 배에 달했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25%로 40대(24%)와 비슷했다.
한규섭 서울대 교수는 “미국에선 10대 유권자의 정치 성향이 부모 세대와 상관관계가 높지만 우리나라는 가장 진보적인 40대와 자녀 세대의 성향이 다르다”고 했다. 한 교수는 “경제성장의 최고 수혜자인 40대는 가장 진보적인 세대가 됐지만, 자녀 세대는 불황과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진보 성향이 강하지 않다”고 했다.
-홍영림 여론조사전문기자 겸 데이터저널리즘팀장, 조선일보(23-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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